마음이 하찮니 - 스스로 방치한 마음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다시 채우는 시간
조민영 지음 / 청림Life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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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은 새해가 되어서 쓰지만 2019년 마지막으로 만난 책, 《마음이 하찮니》입니다. 책을 다 읽고난 후 느낀 건 ‘이 책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50권이 넘는 책을 읽으면서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났지만, 이 책이 정말 최고예요.


사실 제목만 봤을 때는 ‘내가 지금 읽지 않아도 되는 책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지친 마음을 치유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지금 꽤 편안한 마음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눈에 들어올 것 같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음이 하찮니》는 번아웃 증후군을 겪은 저자가 이를 극복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긴 책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말은 요즘엔 낯설지 않은 용어인 것 같아요.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을 말하죠.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럼 이 책은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는 사람들만 읽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증후군을 겪고 있지 않는데도 이 책이 너무 좋았거든요. 오히려 번아웃 증후군이 오기 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이 너무 좋으면서도 약간 무서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이야기가 꼭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는 거예요. 그만큼 저의 모습과 번아웃 증후군을 겪은 저자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거죠. 그 말은, 제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거나 곧 겪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해요. 이 책은 정말 모든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도 모르게 놓쳤던 부분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저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단순히 ‘번아웃 증후군 극복기’라고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의 삶의 나침반을 찾은 듯한 느낌이 들었을 정도로 여러 방면에 대해서, 특히 항상 고민이 많았던 인간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저자가 상상한 ‘우주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가 ‘나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 들어주는 예시’라고 하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자존감이 떨어질 때 떠올리면 힘이 나는 이야기입니다.


《마음이 하찮니》는 적혀 있는 문장마다 다 가슴에 새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문장들, 공감가는 문장들, 앞으로 내가 살면서 반영시켜야 하는 문장들 등으로 가득 채워져 있거든요. 저는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읽는 일이 없는데 이 책은 정말 옆에 두고두고 계속 읽고 싶은 책입니다.


지금 마음이 지치지 않았더라도 이 책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진심으로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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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 1페이지로 보는 불멸의 베스트셀러 120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시리즈
보도사 편집부 지음, 김소영 옮김, 후쿠다 가즈야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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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 많이 읽으시나요? 저는 소설로 독서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 에세이, 자기계발, 경제 등 다양한 장르로 범위를 넓혀갔는데 고전 문학을 읽은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몇 년 전, ‘그래도 유명하다는 고전 문학들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쉽게 쓰여진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은 적이 있었어요.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아… 그래도 뭔가 어려운데’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 이후로 고전 문학에는 손도 안 대다가 ‘2시간이면 머리에 쏙’ 들어온다는 텍스트에 끌려서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마음 잡고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는 제목처럼 정말 빠르게 고전 문학을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에요. 고전 문학 한 편에 한 페이지, 길어야 두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심지어 한 페이지에 6개의 문학을 소개한 페이지도 있습니다. ‘그것밖에 안 되는데 고전 문학을 이해할 수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솔직히 한 두 페이지 가지고는 하나의 고전 문학을 완전히 알기는 불가능하죠. 하지만 저처럼 고전 문학 제목을 들었을 때 ‘아~’ 하지만, ‘그런데 무슨 이야기지?’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에게는 입문용으로 읽기 딱 좋습니다.


이 책에는 총 120편의 고전 문학이 담겨있는데요. 책 표지에 ‘2시간이면’ 된다고 써있지만, 사실 2시간은 조금 무리인 것 같아요. 200 페이지도 안되는 얇은 책이라서 소설처럼 읽으면 2시간이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방대한 내용을 한 두 페이지로 압축시켰다보니, 완벽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한 페이지라도 꼼꼼히 읽게 되더라구요. 또 저는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헷갈려서 조금 더 시간이 걸린 것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줄거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놓았다는 점입니다. 글로만 되어 있었으면 ‘역시 고전 문학은 지루하네’라는 생각이 들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정말 간단한 일러스트로 줄거리를 표현해주니까 너무 좋더라구요.


이 책을 읽어보니까 ‘고전 문학만큼 작품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잘 표현해내는 건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장소에 직접 가보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책으로 가는 여행이 피부에 더 확 와닿을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를 통해서 제목만 알고 있었던 작품들은 내용을 간단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새롭게 알게 된 작품들도 많아서 좋았습니다. 전에는 내용을 아예 몰라서 읽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고전 작품들인데, 이 책을 읽고나서 관심이 가는 작품들도 몇 편 생겼어요. 그런 작품들은 따로 찾아서 전체 내용을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저처럼 고전 문학을 잘 읽지 않는 분들은 이 책을 먼저 가볍게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읽다가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전체 내용을 읽어보고, 이렇게 고전 문학으로도 독서의 범위를 넓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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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심리학 사용 설명서 - 꼬인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심리술
김정아 옮김, 요코타 마사오 감수 / 성안당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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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풀리지 않는 난제, 이런 것보다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게 제일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사람을 좀 잘 믿는 편이라서 그 사람이 하는 말도 곧이 곧대로 믿을 때가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사람에 몇 번 데이면서 상처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게 몇 번 있다보니 이제는 사람을 만날 때 조심스러워지더라구요. 사람을 믿는 게 나쁜 게 아닌데, 결국 상처받고 힘들어지는 건 제가 되니까 이게 참... 가끔은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상처를 덜 받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와 관련된 게 바로 '심리학'이 아닐까 싶어요. 심리학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심리학을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책이 나온 것 같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요코타 마사오가 쓴 《교양 심리학 사용 설명서》는 심리학에 대한 모든 개념을 적어놓은 책입니다. 3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이 책 속에 심리학의 모든 것이 다 적혀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 책을 통해 내가 궁금했던 점들을 알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각 심리학 개념마다 이해하기 쉽도록 일러스트를 그려넣었다는 점입니다. 일러스트도 심플해서 더 좋더라구요. 또 적혀있는 설명도 어려운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 간결해서 읽기가 편하더라구요.


책을 읽어보니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의 문제 하나 이상씩은 갖고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시험같이 중요한 날이 있을 때면 일주일 전부터 속이 불편해져서 밥도 잘 못 먹을 뿐만 아니라 시험 당일에는 물 한 모금도 먹지 못하고 시험을 치릅니다. 책에서는 이런 걸 '심신증'이라고 하더라구요. 심신증이란 심리적·사회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몸에 이상이 나타나는 병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신과 가는 것을 꺼려하는데, 정말 심각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꼭 가셔서 적절한 치료법을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동안 잘못 있었던 사실들도 이 책을 읽고 바로잡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혀의 맛지도 설(혀의 장소에 따라 느끼는 미각이 있다고 하는 설)'을 배웠었는데, 잘못된 거라고 해요. 맛을 느끼는 미뢰는 혀 전체에 있다고 합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저는 이번에 처음 알아서 놀랐습니다. 또 '콤플렉스'가 '열등감'의 의미로만 쓰이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구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미의 콤플렉스는 여러 가지 콤플렉스 중 하나인 '열등 콤플렉스'입니다. 책에도 몇 가지 콤플렉스에 대해서 간략하게 적어놨는데, '이런 것도 콤플렉스야?'하는 것들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교양 심리학 사용 설명서》를 읽는다고 해서 사실 제가 기대한 것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의 마음보다 '나의 마음', '나의 심리'를 알아보기 좋은 책이에요. 그래서 저는 읽기 전에 기대한 것과 느낌이 달랐지만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과 지낼 때 나보다 남을 신경쓰는 일이 많잖아요.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지금 나의 심리는 어떤지', '앞으로 이럴 땐 난 어떻게 해야할지' 등 나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심리학에 대해서 가볍게 훑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또, 연말을 맞이해서 이 책을 읽고 이제 남이 아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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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방법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나카야 우키치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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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에 코스모스를 다 읽었는데, 또 과학과 관련된 책을 읽었습니다. 😂 종종 서평 제안 메일을 주는 AK커뮤니케이션즈의 책인 과학의 방법이 바로 그 책인데요~ 그냥 과학과 관련된 사실들만 나열한 책이었다면 읽을 생각조차 못 했을텐데, 수필 형식이라는 말에 궁금하고 재밌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습니다.

 

과학의 방법은 저온물리학을 전공한 나카야 우키치로가 과학의 한계와 본질을 수필 형식으로 적어내면서, 과학과 관련된 개념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책은 제1장 과학의 한계부터 제11장 과학에서의 인간적 요소까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 마다 그렇게 길게 다루고 있지 않아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보통 이런 분야의 책들은 읽고 나면 그래서 무슨 말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하나의 장을 다 읽고 나면, 해당 장에서 무얼 말하고 싶은 건지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이 되었어요. 그런데 그럴 수 있었던 이유가 단점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의 장 안에서 같은 이야기를 몇 번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주제를 망각하고 있다가도 이거 아까 했던 얘기잖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기시켜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뒤로 갈수록 수식이 꽤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점점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 전반적인 내용 자체는 흥미로웠습니다. 고등학교 수업 때는 과학을 암기 과목인 것 마냥 수식 외우기에 바빴는데, 이 책은 1장에서 과학이란 무엇인지 그 본질부터 알게 해주고 2장에서는 과학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줘요. 결국 수식이 나왔을 때는 여전히 좀 어렵게 느껴지긴 했지만요.

 

과학의 방법은 과학에 관심이 있든 없든 나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인문책인 것 같습니다. 과학은 무엇인지 물질은 무엇인지 사전적 정의를 말해주는 게 아니라 풀어서 설명을 해줘서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해줍니다. 또 과학에 있어서 이론과 실험은 어떤 의미를 갖고, 왜 중요한지 알려주는 장은 특히 더 재밌게 읽었어요.

 

과학 수업 시간에 배우지 않는 과학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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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정혜신 지음 / 해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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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정신과 의사 정혜신의 책 《당신으로 충분하다》를 읽은 적이 있다. 당시 몇 달간 여기저기서 치여 많이 깨지고 약해져버린 내 정신 치유를 위해 선택한 책이었다. 이 책은 정신과 의사 정혜신이 6주 동안 4명의 여성들과 상담한 내용들을 드라마 대본처럼 대화 형식으로 엮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그 자리에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 자리에서 같이 상담하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이 책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공감'이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의 8할은 '공감'이다. 공감을 받으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내 마음이 어땠는지 명료하게 느껴진다. 내 마음이 분명해지면 사람 관계에서 편안해진다.

정혜신 ∥ 당신으로 충분하다 中


책 속의 이 문장은 곱씹을수록 마음에 와닿았다. 당시에는 '공감'이라는 게 그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끄덕거리며 잘 들어주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에 저자의 새 책을 읽으며 제대로 된 공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당신이 옳다》는 《당신으로 충분하다》에서 강조한 '공감'의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다. 또한 남을 위한 공감뿐만이 아니라 의사를 만나지 않아도 치유할 수 있는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치유하는 법도 알려준다.


혼자서 길을 걷다 보면, 이 길이 맞는건지 아닌건지 알기가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내가 옳다'는 확신이다. 주변으로부터 들려오는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은 답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집중을 해서 더 단단한 의지를 만들고, 이 의지로 굳세게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내 마음에 집중한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 걸까? 진정한 '나'가 누구인지 알고 싶으면 나의 '감정'에 집중을 해야한다. 내가 치유를 받아야 하는지 아닌지도 이 감정에 달려있다.


정신과 의사를 찾는 다양한 이유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바로 '우울'이 아닐까 싶다. 우울함이 깊어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까지 하는 걸 미디어를 통해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우울은 좋지 않은 것'이라는 게 내 머릿속에 박혀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우울이 꼭 극복해야만 하는 건 아니었다. 우울 중에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우울이 존재하고, 이런 우울은 억지로 뿌리치려 하기 보다는 담담히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걸 더 좋아한다. 충조평판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게 좋지만, 사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조언 정도는 많이 하게 된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고민에 관여를 하게 되는 상황이 생긴다면, 항상 '경계'를 생각해야 한다. 그 경계를 허락없이 멋대로 넘고 있는 건 아닌지, 말하면서 스스로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한다. 그래야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책을 읽으며 '공감'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봤다. 공감은 무조건 '아~ 그랬구나'가 아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때로는 단호함도 필요한 게 '공감'이다. 자신을 지나치게 질책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약간 큰 소리로 말해도 공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옳다》는 힘든 현대인들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자식이 있는 부모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어릴 적 부모의 말투와 행동이 아이들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자식에게 소홀히 하고 있던 건 아닌지, 자식에게 '남에게 맞추면서 살아라'라고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자식과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가셨으면 좋겠다. 또한 공감이란 한 번에 할 수 있는 게 아닌 듯이, 이 책도 한 번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제대로 공감하는 방법을 몸으로 익힐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공감하는 과정에서 남뿐만 아니라 나도 함께 치유받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나와 내 옆 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소박한 심리학을 나는 ‘적정심리학‘이라 이름 붙였다. …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집밥 같은 치유다. 집밥 같은 치유의 다른 이름이 적정심리학이다. … ‘경계‘를 품은 공감, 그 입체적인 공감은 집밥 같은 치유, 적정심리학의 핵이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프롤로그 中

심리적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어지지 않고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 산소 같은 것이 있다. ‘당신이 옳다‘는 확인이다. 이 공급이 끊기면 심리적 생명도 서서히 꺼져간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p48

"당신이 옳다."

온 체중을 실은 그 짧은 문장만큼 누군가를 강력하게 변화시키는 말은 세상에 또 없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p53

모든 인간은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적응하는 독립적이고 개별적 존재다. 그 사실을 믿으면 함께 울며 고통을 나누면서도 서로의 경계를 인정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갈 힘과 근원이 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들이 지닌 경계를 인식해야만 모두가 각각 위엄 있는 개별적 존재로 살아갈 수 있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p184

계속 바꾼다는 건 흔히 생각하듯 게으르거나 끈기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자기를 찾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p232

정의나 도덕 등에 대한 강박이 공감의 방해물이 되어 사람 마음을 치명적으로 다치게 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정혜신 ∥ 당신이 옳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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