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 산다. 불멸의 신神적인 것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방 안에 혼자 있으면 코를 후빈다. 내 영혼 안에는 인도印度의 온갖 지혜가 자리하고 있지만, 한번은 카페에서 술 취한 돈 많은 사업가와 주먹질하며 싸웠다. 나는 몇 시간씩 물을 응시하고 하늘을 나는 새들을 뒤좇을 수 있지만, 어느 주간 신문에 내 책에 대한 파렴치한 논평이 실렸을 때는 자살을 생각했다. 세상만사를 이해하고 슬기롭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때는 공자孔子의 형제지만, 신문에 오른 참석 인사의 명단에 내 이름이 빠져 있으면 울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숲 가에 서서 가을 단풍에 감탄하면서도 자연에 의혹의 눈으로 꼭 조건을 붙인다. 이성의 보다 고귀한 힘을 믿으면서도 공허한 잡담을 늘어놓는 아둔한 모임에 휩쓸려 내 인생의 저녁 시간의 대부분을 보냈다. 그리고 사랑을 믿지만 돈으로 살 수 있는 여인들과 함께 지낸다. 나는 하늘과 땅 사이의 인간인 탓에 하늘을 믿고 땅을 믿는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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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la 2003-12-08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이 부분이 너무 좋았는데!
 

영국배우 휴 그랜트가 1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새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기자회견에서 사랑의 정의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사랑했듯이 상대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든 무조건 무제한으로 사랑해주는 것"이라 설명하고 "그것이 요즘 가장 순수한 영국식 사랑인 것 같다"고 (풍자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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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ey 2003-11-24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저도 따뜻한 영화가 보고 싶어요. 그러나 현재 대기영화는 킬 빌 - 올드 보이.
포스트 잇. 앗, 저는 달랑 제목만 붙여놓고 아직 쓰지도 못하고 있는데 왠지 죄송;; 주말은 잘 보내셨지요. ^^

zooey 2003-11-2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부럽. 전 어린 것들(사람이나 동물이나)에게 사죽을 못쓰는데 주변에 이뻐해줄 아기가 없어 너무 슬퍼요. ㅠ.ㅠ 아기랑 노는 거 힘들죠. 그 선전도 있잖아요. 아기들이 레슬링 선수보다 신진대사량이 높다는... 아, 아기 보고 싶다. 전 이번 주말에 킬빌을 볼 계획이랍니다~

zooey 2003-12-07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킬 빌. 잘 보았지요. 감상은 마이페이퍼에. 흐흐. 마음같아서는 ''반지의 제왕 1, 2, 3부'' 몰아서 보기에 도전하고 싶으나 몸도 시간도 안 따라줄듯 하군요. ㅠ.ㅠ (예전에 ''킹덤'' 보다 엄청 지쳤던 기억이...)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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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아주 불행했고
나는 아주 얼빠졌었고
나는 무척 쓸쓸했다.

때문에 결심했다 될수록이면 오래 살기로
나이들어서 굉장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
불란서의 루오 할아버지같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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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tosea 2003-11-24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맘에 와닿는 글... 냉큼 훔쳐갑니당..;;;
 

국기(國旗)라는 것은 정부가 처음에는 국민들을 바보로 만드는 데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죽은 자들을 위한 수의(壽衣)로 사용하는 색깔있는 천 조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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