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불타는 토요일을 달려. ;;;; 


Dits et ecrits 이 책에 90페이지에 달하는 푸코 연보가 있는데 

81년 미테랑이 대통령 당선되던 날도 별도 항목이 있다. 


"그 날 저녁 그는 Paul Rabinow와 같이 거리로 나가 환호하는 시민들과 합류했다. 

어느 여학생이 그에게 다가와 말했다. "나는 학교에서 철학 수업이 너무 고통스럽다." 그는 폭소했고 이렇게 답했다. "그 고통은 자본주의에 의한 것이다. 사회주의 하에서 철학은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다."" 


대강 저런 내용이다. 

아니 대통령 당선과 사회주의 하에서의 철학과 무슨 상관? 

.... 하다가 미테랑을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그가 사회주의자 대통령이라고 (..................) 

미테랑. 혼외 자식이 있지 않았나? 당당하게? (어쨌든, 결과적으로 당당하게? 아니 시작부터 당당하게?) 

하튼 그래서 역시 프랑스... 무려 대통령의 혼외 자식을 쿨하게 인정함. 그렇게 소비되던 시절이 있지 않았? 

아무튼 그가 사회주의자였군요. 푸코는 그의 당선에 거리로 나가 계속 웃었을만큼 기뻐했군요. 

미테랑을 그가 사회주의자였는지 같은 것도 몰라도 되는 세대가 아닌 거 같은데, 몰라 뵈었.  



푸코의 삶도 짧았다. 그렇게 많이 말하고 쓴 (아 정말.... Dits et ecrits, 이 두 권에 실린 양만으로도 기절...) 사람의 

삶도 그렇게 짧았다. 저 긴 연보를 사전 계속 찾아가면서 더듬더듬 보면서도 끝엔 "인생이, 푸코의 인생도 

이렇게 짧구나..." 


.......... 그러니 어디서 어떻게 남은 ㅎㅎㅎㅎㅎㅎ 삶을 살 것이냐가 

내 세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을 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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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공화국의 몰락. 

요런 책을 아주 저렴한 (배송 포함 5불?) 아마존 중고로 주문했다. 천 페이지 넘는 책이다.

프랑스 제3공화국에 관한 책들 중 고전으로 꼽히는 거 같다. 프랑스 제3공화국은 무엇이었? 관심이 생긴 건 <프랑스 혁명: 비평적 사전>의 필자들이 거의 너나없이 보여주는 제3공화국에 대한 경멸적 시선. 그런 게 아니라면 어쨌든 어떤 부끄러움. 어떤 고개 돌리고 싶어짐. 


왜죠? 

제3공화국의 당대 옹호자들에 대해 "후대의 우리가 그간의 역사 덕분에 당신들보다 더 잘 알기 때문만은 아니야...." 투로 비판적이기도 하다. 이들 얘기 문맥을 보고 위키피디아 찾아보고 하니 제3공화국은 그러니까 "1789의 복귀, 탈환" 같은 것이었나 보았다. 프랑스가 확고히 공화정을 수립함. 이런 건 사실 아마 초등생도 ㅎㅎㅎㅎㅎ 역덕이라면 쭉 잘 알고 있을 사실일 거 같은데 나는 혁명에는 관심이 있었어도 프랑스 역사 전체 알못이던 처지라 모두가 새로움. 1789의 유산, 유산의 해석을 놓고 제3공화국의 진보 진영내에서 여러 분열이 있기도 했나 보았다. 공화주의자와 사회주의자의. 혹은 공화주의 안에서도 1789냐, 1793이냐의. 등등의. 그러나 어쨌든 제3공화국이 수립될 때 프랑스의 진보세력은 흥분하고 열광하며 지지했었나 보았던 것인. 


<프랑스 혁명: 비평적 사전>. 모두를 역사화, 맥락화하는 책인데도, 아니 그러는데도 그게 "역사는 이념 투쟁의 역사"라 말하는 거 같아지는 때가 아주 많다. 계급 투쟁은 이념 투쟁 "by other means".


그런데 과연 그렇기도 하지 않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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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상. 가운데를 확 늘려서 본격 ㄷ자 형 책상. 아니면 ㄴ자 형이라도. 11자 형도 좋겠다. 

지금 집에 책상을 ㄴ자 형으로 두고 있긴 한데 좁다. 짧다. 작다. 



 


옛날 집, 집이라고 하기 곤란한 집이었지만 

이사하기 2년 전쯤부터 근처에 새집들이 생기기 전까지 

정말 절간처럼 조용했었다. 그 집은 하튼 각세대 내부구조도 이상했지만 건물의 위치를 포함하여 건물 자체 굉장히 특이한 집이었는데 도로와 면해 있지 않음, 이것이 그 특이함의 일부. 


그 조용함. 00년 즈음 dvd 광고 "사운드가 하도 clear 하여 핀이 떨어지는 소리도 들림" 생각나게 하는 조용함이었다. 사지를 움직이면 휙휙 바람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거 같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너무 좋다! 처음부터 그랬고 나중 집 내놓고 나서 집보러 왔던 모두에게 그렇다고 강조해 말했었다. 이 집은 절간처럼 조용합니다. 조오--------용 합니다. 그게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조용함에 그렇게 끌리지 않는 사람들이 적어도 반이었다. 그러나 "오오 그래요? 정말 그렇다면 오직 그것 때문에라도 여기 와야할 거 같아집니다" 같은 반응을 눈빛으로 하시던 분들이 있긴 있었다. 


지금 집은 

도로와 면해 있어서 차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래도 본격 차도 아니고 골목길 정도라서 저녁 6시만 되어도 

차소리가 훨씬 덜 들리기 시작하긴 하는데 아 이 소리, 절간처럼 조용한 것에 익숙해 있다가 아직 완전히 적응이 안되고 있다. 절간처럼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어진다. 


유튜브 자취남 채널에서 최근 출연한 한 30대 싱글 출연자는 아파트 자가였는데 (30평대였던 거 같다) 

방1을 보여줄 때, 한쪽 벽을 가리키더니 저 벽이 실은 가벽이라 허물면 옆 방과 합쳐 큰 방으로 만들어 쓸 수 있다... 고 하는 것이었다. 오! 아아! 그래요? 원래 그런 건가요? 오오 신세계군요. (.....) 그리하여 벽을 허물어 큰 방을 만드는 상상이 진행되었다. 이미 방1이 충분히 큰 방이었다. 그와 닿아 있는 방2도 충분히 큰 방이었으니 그 둘을 합치면 아주, 아주 아주 큰 방이 나오는 것. 그렇게 아주 아주 아주 큰 방에 ㄷ자 형으로 책상을 놓고 홈 오피스를 만든다면 좋을 것이다. 


토요일. 매일이 토요일 같지만 그러니 진짜 토요일은 더 토요일. 

절간처럼 조용한 작업실을 상상하는 토요일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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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중에서 이 채널 좋다. 

영어가 국적 불명인 것처럼 들리는 것도 좋다. 영어 억양에 예민하고 예민하게 포착하는 사람이면 이건 어디어디서 형성된 억양이다... 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는 국적, 어느 지역과 연결되는 억양이 사라진 영어로 들린다. 그런 영어로 정확하고 좋은 문장들을 말한다는 게 주는 즐거움 있다. 


9 to 5, 아니면 8 to 4. 매일 이렇게 일하면 

어떤 문이 열리지 않겠는가... 같은 기대가 있다. 

올해 남은 네 달은 이걸 시도해보는 시간.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이렇게 많았구나 알게 되던 상반기 다음 

그 얘기를 하면서 살 수 있는 길은 어떻게 가능한가 찾아보는 시간으로 하반기. 


누구든 자기 삶으로 모두를 위한 얘기를 할 수 있는데 ㅎㅎㅎㅎㅎ 이런 생각 매일 함. 

그 얘기를 하게 (할 수 있게) 하느냐 아니냐. 이것에 그 사회의 교육이 실패하냐 성공하냐의 기준이 있다고 해도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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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은 <이창> 생각하게 하는 집이다. 

창문 바로 앞은 길이고 길 따라 숲이라서 마주 보는 집들 안을 보게 되는 건 아닌데 

우리집은 꼭대기층이고 창문에 나와 있으면 길에서 오가는 동네 사람들 보게 된다. 숲 안엔 둘레길과 연결되는 오솔길이 있어서, 나무들 사이로 그 오솔길 걷는 사람들도 볼 수 있다. 그들이 고개를 들어 위를 보지는 않기 때문에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하지만 나는 그들을 보고 있는....... 하튼 그런 배덕하게 <이창> 느낌. 


옆집엔 전업 주부같은 아저씨가 있는데 

굉장히 부지런하시다. 맛있는 것도 자주 대량, 박스로 사나르심. 

중형차 트렁크에서 비싸고 맛있어보이는 복숭아 (내가 사온 것과 대조되는), 싱싱하고 좋아 보이는 토마토 등을 박스로 꺼내서 나르시는 걸 볼 수 있다. 


말로만 아저씨가 아니라 실제로 내게 아저씨"뻘"인 것처럼 생각하다가 

.... 헉 아니다 내 막내동생 나이일 수도! 80년대 초반생일 수도! 81년생이면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 하나 아니냐. 

고 깨달았는데 그렇게 깨닫고보니 나보다 나이가 많을 가능성은 아마 거의 없는 분. 머리가 흰머리가 전혀 없으며 매일 반들반들하게 왁스(?) 무스(?) 발라서 딱 각나오게 정돈하는 분. 그냥 이것에서 뭔가 78년생 느낌. 


그는 바로 그의 집 앞만이 아니라 넓게 한 서너 집에 해당할 구간 길을 

매일은 아니어도 꼬박꼬박 나와 청소한다. 빗질을 꼼꼼히 해서 쓰레기를 모으고 모은 쓰레기는 쓰레기 봉투에 담고 짱짱하게 묶어서 세워둔다. 외부 수도가 있는데 그걸로 정기적으로 물청소도 한다. 


오늘 오후에 그가 숲속 오솔길을 반복 왕래하면서 전화하는 걸 보았. 

............... 그의 부지런한 청소 덕분에 깨끗한 길을 매일 오갈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포스팅을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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