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Read: 'The Melancholy Science' by Gillian Rose






이 책도 안 보여서 찾던 책인데 이건 찾아냈다.  

48세에 타계한 질리언 로즈의 책.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이 책 좋음. 독특하다. 


"아도르노와 비판이론에 관심있는 교수가 있는 학교에서 공부했더라면....." 

이런 생각을 예전에 자주 했었다. 그랬다면 무엇이 달랐을 것인가. 


학생(대학원생) 입장에서, 관심 영역을 공유할 동료, 잘 가르칠 교수가 있다 혹은 없다는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이긴 하겠는데 .....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보게 된다. 

없어도 어쩔 수 없고 있다면 행운이지 없다고 불운인 건 아니지. 책들이 이렇게도 많은데. 

너를 가르칠 무수한 책들이 이미 네 곁에 있다. 


이 책도 그 무수한 책들에 속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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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잃어버린 줄 몇 년 지나서 알았던 책들은 꽤 있다. 그 몇 년 동안엔 이사가 꼭 있었다. 

며칠 전에도 본 거 같은 책인데 다시 찾아 보려고 하니 안 보임.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함. 

이런 일은, 아예 없었던 거 같지는 않지만, 겪어 보니 새로움. NEW! 


며칠 전까지는 아니어도 최근에 이 책 본 건 맞는 거 같은데, 아닌가. 

작년에 이사한 다음, 이 집에서 이 책 읽은 적이 있는가. 없다면 이 책도 이사하면서 잃어버린 것 아닌가.  


이사하고 나서 이 집에서 이 책을 보았다는 "증거"는 (일기에 기록을 했다든가 같은) 없지만 

.... 기억은 있다. "사회의 그물이 점점 긴밀하게 짜이면서 개인들을 완전히 포섭할 때" 대강 이런 구절이 책 시작할 때 있는데, 이 구절 여러 번 기억했던 기억. ;;; 여기 실린 Bach 주제 에세이는, "바흐의 적들에 맞서 바흐를 옹호하겠다"고 하는데, 도입부 읽으면서 감탄했던 기억도 있다. 이 집에 와서 있은 일이었던 게 분명하다. 



이거 사실 지금 무서워야 되는 거 아닌가. 

없어졌다니. 어떻게 없어지냐. 누가 가져간 거 아닌가. 

최근 이 집에 왔던 외부인은 세탁기 수리 기사, 가스 검침원, 두 사람이었다. 

세탁기 수리 기사가 공대 출신인데 하필 또 습관적 도벽이 있는 데다 "Prisms" (공대에서 이게 중요한 과목이 있지 않을까) 제목을 보고 갑자기 이끌려 자기도 모르게 (..........) : 이런 가설도 세워보았다. 세우고 바로 허물었. 


도어락 번호를 누군가 알아내어 내가 집에 없는 동안 들어왔던 걸 수도. 

(........) 이것에서 시작하는 가설도 몇 가지 세웠. 다가 바로 허물었. 



잃어버려도 되는 책이 최소 2천권인데 그것들 다 두고 절대 잃어서는 안될 책을 잃었. 

어떤 책도 서로 똑같거나 비슷하지 않고, 그 책은 오직 그 책이어야만 그 책이라는 것. (.....) 


아도르노가 비슷한 회고를 하기도 한다. 

프루스트 잃시찾 2권,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를 사려고 서점에 가서 책을 찾다가 찾지 못하고 직원에게 문의했을 때, 직원은 아도르노에게 이렇게 답했다.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는 재고가 없고 <5월의 소녀들>은 재고가 있습니다."


........... 으흨. (조금은 웃기지 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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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 책 중 이런 것도 있다. 이건 국역도 되어서 국역본은 제목이 <프리즘>. 

그의 책들 워드 파일 만들어서 워드 파일과 책을 같이 보는데, 이 책도 그러려고 책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는 중이다. 책상에 앉으면 왼쪽에 다른 책들과 같이 두었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지금 3일째 찾고 있지만 나오지 않는다. 


너무 감쪽같이 안 보이니까 

그게 있었던 건 맞나? .... 의문이 진지하게 들려고 한다. 

구글 이미지에서 위의 책 이미지를 구해서 수시로 보면서, 책의 촉감 색과 크기 등등을 계속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 책은 책 표지는 저 (연한 하늘색, 연한 탁한 하늘색) 저런 색인데 책 등은 아주 아주 바랜 연하늘색, 거의 흰색이었다. 중고로 샀던 책이라 책 받고 나서, 어떻게 이렇게 딱 책등만 햇빛 받게 내두었던 거냐.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구글 이미지에서 찾아보니, 그게 빛이 바랜 게 아니라 원래 그렇게 제작되었던 책인가 봄. 표지는 하늘색, 책등은 흰색. 납득이 안가는 선택이지만 그렇게 디자인 되었던 책인가 봄. 


책을 찾지 못하는 일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끝나는 일은 그렇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대개는 찾아내고 말지 않나. 그리고 어이 없게도, 바로 눈 앞에 두고도 찾지 못한 경우도 많지 않나. 


이것도 그럴 걸로 예상했다. 아! 여기 있었네! 이게 안 보였다니, 뭐 보고 사는 거냐. 그럴 걸로 예상했다. 

3일째가 되니 (어제는 밤에 샅샅이 다시 찾고 나서 자려고 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내가 이 책을 찾으면 축배를 들리라. 이제 월간도 아니고 연간이 되어가는 경축 혹은 그냥 음주, 그걸 할 만한 이보다 더 중요한 사안이 없다.... 하지만 찾지 못할 거 같아진다. 등등의 생각으로 잠이 오지 않음). 


책을 다시 사려고 보니 4-5만원. 페이퍼백 2백 페이지 조금 넘는데 저런 가격이고 (하긴 중고로도 비쌌다, 10여년 전 20달러 정도에 샀던 거 같다), 이 가격이면 이게, 독보적 적립금, 마일리지, 쿠폰.... 모두를 동원하여. 그렇게 다음 달에 살 수 있는 책. 


pdf 파일을 바로 구할 수 있는 책이긴 하다 (아도르노 영어 번역된 책들 거의 전부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pdf가 실제 책 판형 그대로인 버전이 아니고 편집 버전이다. 실제 판형 그대로인 버전이면 그걸로 "제본" 했으면 딱이긴 하다. 그 제본은 7-8천원이면 할 수 있다. 



빈틈이 있는 어디든 (냉장고 밑, 어느 날 바닥에 나와 있던 책을 치운다는 게 생각 없이 발로 차서 냉장고 밑으로 보냈을 수도 있지. 자기 소외가 극에 달하면 무엇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들여다보았지만 어디에도 책은 없었다. 


4월까지 기다려 보고, 4월이 되어도 나오지 않으면 그 때 

독보적, 마일리지, 쿠폰... 합하여 구매하려고 하는데, 혹시 찾아진다면 과연 어디서 어떻게 찾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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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 책들 중 음악학 책들이 남아 있지만 

그것들 제외하면 거의 다 읽어가는 중이긴 하다. 그것들 제외를 하지 않으면, 영원의 문 앞에 ;;; 서 있는 듯한. 


그는 정말 어린 시절 천국을 살았구나, 확신하게 되는 대목들이 있었다. 

이 세계가 그 천국일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한다, 현세계는 오직 지옥을 생산하고 있다 (...) 이걸 진심으로 믿기 어려워하는 면모도 있다. 강렬한 행복을 체험했고 천국을 알았던 아이. 그 아이로 남아 있기. 정말 바로 이것이, 그의 철학을 이끈 에너지라는 실감이 나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렇게 계속 하고 계속 이 엄청난 글로 썼을까? 그 답의 일부는 바로 저기에.  



그런가 하면 

바슐라르도, 바슐라르는 아도르노와 비교하면 전혀 유복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그도 

곳곳에서 알게 한다. 나는 이 세계에서 천국을 알았음. 다시 그 천국을 불러오는 법을 네게 가르쳐주겠음......... 



천국. ;;;;; 하튼 아도르노가 너무 너무 어려운 말로, 압축적이고 변증법적이고 철학적인 언어로 

그가 알았던 천국으로서의 현세계, 말하는 걸 보고 나니까 

.......... 그 세계를 찾으러 나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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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고국이 없는 이에게, 글쓰기가 집이 된다. 

"a place to live" 이 간단한 구절을 딱 맞게 어떻게 번역을 못하겠다. 


이 말 <미니마 모랄리아>가 출전인데 

이 책 전체에서 유일하게 진부한 문장... 같은 생각 했었다. 

유배자, 국외자, 망명자는 글쓰기로 도피하고, 망명하고. 늘 그랬던 거 아닌가. 



그런데 이 말에, 내가 몰랐던 깊은 뜻이 있었다는 생각이 점점 더 든다. 

글쓰기의 결과는 물론이고 과정 모두가 나의 "집" "고국" "살 곳"을 찾는 노력이라는 것이. 

일찌감치 (중학생?) 저게 과연 그런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늦어도 대학원에서는, 네가 쓰는 모든 페이퍼가 너의 집이다, 네가 짓는 집 거의 전부를 너는 허물고 싶어질 것이고 허물 것이다.... 고 배웠다면. 그랬다면 더 경계하고 자각하고 탐색하면서 주제를 찾고 문장을 만들고 (...) 했을 거 같다. 


어떻게 지었는가. 이것이, 어떻게 살았는가가 되는. 

아도르노의 말에 글쓰기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 전부가 동의할 것 같지는 않지만 

동의하고 공감하는 쪽이라면, 그의 말에 담긴 "글쓰기의 철학"이 그걸 자각할수록 글쓰기를 변화시킬 힘을 갖는 철학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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