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N 뉴스 중에서 이건 

눈물을 흘리면서 웃었다. 

한 다섯 번 볼 때까지 어김없이 울면서 웃게 됨. 


"The inevitable end-point of modern technology."

"You knew something like this would come out eventually." 삼성에서 이렇게 광고하는 

"올해의 머스트해브 tech gadget"은 


왼쪽 눈으로는 비디오를 오른쪽 눈으로는 인터넷을 하고

그 동안 robotic mouth가 suck dick 하는 제품. Apex. 




이게 왜 이렇게 웃기지. 생각을 해보았는데 

무엇보다 인터뷰하는 삼성 임원, 닐 워너 때문인 듯. 

전투적으로, 화내면서 말함: You will get your dick sucked! 


애초 아이디어가 별 환영 못 받았을 거 같고 

그러나 꼭 이걸 만들고 싶었던 이들이 삼성 임원을 구상했을 거 같다. 

비판과 조롱을 피해갈 길이 여기 있다면서 구상했을 거 같다. 여기 뭔가 글쓰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교훈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네 아이디어가 유치하고 유치한데다가 극히 사소하다면, 그러나 네 생각에 

그것이 우리 삶에서 갖는 작지 않은 자리가 있다면, 그렇다면 광적으로 과장하는 요소를 도입해 보라. 

이상한 설득력이 생겨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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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20-12-1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왜이리 우끼죠 정말

몰리 2020-12-17 16:20   좋아요 0 | URL
처음 등장하는 리포터도 웃음을 간신히 참는 느낌임에도
흥 이런 걸로 날 웃길려고? (한 번 해봐라) 였다가, 였다가.......
이게 글케 웃기더라고요 ㅎㅎㅎㅎㅎ 특히 닐 워너. 막 책상 치고.
 



와중 책들은 배송되는데 

오늘은 이런 책들을 받았다. 아마존 중고 직구. 

요즘 몰테일에서는 "직구 독서단" 5불 쿠폰을 준다. 

아마존에서 한국 배송을 시작하면서 (99불 이상이면 무료 배송이라던가) 대응 조치인 거 같은데 

배송비는 무게로 산정되지만, 대략 저 정도 책이면 20불 정도 나오고 여기서 5불 할인 받으면 

그게 ..... 별 거 아닌 (아무 차이 없고, 그래? 그런가보다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작지 않은 차이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 배송비 부담이 확 줄었다 느껴진다. 

겨우 5불에! 그런데 그런 것이다. 연말에는 여러 할인들이 겹쳐서 (카드사들마다 5불 즉시 할인, 3불 즉시 할인) 

책들도 저렴했지만 배송비도 저렴하게 받은 책들. 


좋은 책들을 사두면 

시간의 문제지 다 읽게 된다. 

시간만 있다면, 아 이 책! 내가 그 때 샀었지! 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없는 것이다. ; 저 책들을 읽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진지하게 생각함.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필요하고 중요한 연결들을 하고 

그걸 글로 쓰고. (................) 해야 할 일은 이것인 것임. 


난리 난리를 겪었더니 

느므 힘들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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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터다이크 책 중 이런 것도 있었다. 

플라톤에서 푸코까지, 철학적 기질. 


전쟁 같던 학기, 전쟁 같던 논문 쓰기가 동시에 끝났으면 

좀 쉬어도 (누워 있고 ㅎㅎㅎㅎ 누워 있다가 산책하고 다시 누워 있고...) 될 텐데 

도저히 쉴 수 없게 극히 초조하고 절박하고 그렇다. 1초도 남김없이 논문에 투입해야 해.. 의 초조함과 절박함. 

.... 이라고 쓰고 보니, 과연 그 정도까지? 서재에 와서 이러고 있는 몇십분 몇 시간은?

서재 활동은 제외해야 한다. 서재 활동은 별개. 


1년 전 이 즈음을 기억하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 더 격하게 그렇다. 

지금 더 분명히 실감한다. 시간은 없고 그 시간은 지금도 사라지고 있다... 의 실감. 

그 시간의, 지금은 천분의 일이겠지만 금세 백분의 일이 되고 남은 시간이 없게 될 때가 곧 올. 

그렇게 분할되는 시간이 지금 너의 오늘이다....;의 실감. 하여튼... 노인으로 향해가거나 노인인 분들은 아실 그것. 


90년대를 기록한 영화 중에 Office Space. 


Office Space' at 20: How Mike Judge's Flop Became a Cult Hit - Variety



- 너 꿈이 뭐냐. 

- Doing nothing. 

- 그건 지금도 가능한 거 아니냐. 



이런 대화 나오던 Office Space. 

90년대와 00, 10년대 사이에 심연이 있는 거 같기도 하다. 

저런 대화가 지금은 나올 수 없다 같은 차원에서가 아니라 (그런 거 같기도 하지만, 그런데 저 대사가 뭐라고) 

냉소의 종류, 이게 다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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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2-16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oing nothing 그거 아무나 못합니다. 머든지 해봐야 할 수 있는 듯..그런것 같아요 ㅎㅎ

몰리 2020-12-16 08: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그렇기도 해요. 아 정말 아무나 못하는 그것 doing nothing.

han22598 2020-12-17 07:16   좋아요 0 | URL
http://phdcomics.com/comics/archive.php?comicid=2037

이러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2020-12-17 08: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8 05: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8 0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9 0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9 0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허쉬 초코칩싱글쿠키 50g x 20개 - 미성비즈몰





학기 시작하고 나서 너무도 힘들어서 

처음엔 오란다 (아 쫀드기도 샀었다. 쫀드기... 곤약 쫀드기라 그래도 쫀드기로서는 건강 식품), 다음엔 

허쉬 초코칩 쿠키와 새우깡, 그냥 꾸준히 흡입했었다. 이런 것 없이 버티기 힘든 시간들, 왜 그. 

갈아넣는 시간. 갈아넣음이 지속되는 시간. 


그 시간이 지나갔음이 얼마나 좋은가. 

그래도 (여기 계속 쓰는 주제....) 페이퍼 압박은 여전하고 

오란다, 쫀드기, 초코칩 쿠키, 새우깡 흡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다행이긴 한데 

..... 그래도 여전히 고강도 스트레스. 




내 생각엔, 제대로 한다는 한에서 

글쓰기만큼 인간을 바꾸는 활동 없는 거 같다. 

고강도 고통과 고강도 희열의 결합이지 않나. 

그런 활동이 또 무엇이 있나. 그 결합에 그러니까 인간을 

여러 의미로 well-tempered 되게 하는 힘 있는 거 같다. 


그것들을 쓰면서 나는 나를 바꾸었고 만들었다. :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싶은데 ㅋㅋㅋㅋ 

(the onion 뉴스 생각남. 임박한 재난에서 사망할 것이 확실시되는 사람들을 위한 추모행사가 열림. 

"물론 오늘 우리를 모이게 한 며칠 뒤의 그 재난은 막을 수도 있을 것인 재난입니다" 이런 대사가 나오는데... 

it will have been preventable. 영어로 이런 구절을 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싶지만 

글쓰기 중에서도 "논문"은, 일단 분량 기준으로 인풋>>>>>>>>>>>>아웃풋. 

단 (겨우, 오직) 1편이 나오기 위해 절라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니 인간을 바꾸는 힘으로써의 "쓰기"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장르. 


다른 장르를 써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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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2-10 0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짠을 갈아 넣는 류하고는 다르게, 저는 소다로 끓어오르는 답답함을 제어시키는 스탈이에요. 둘다 건강을 해치는건 동일 ㅠㅠ. 그나저나 저 쿠키....여기도 있나 뒤져바야겠네요 ㅋ

몰리 2020-12-10 07:10   좋아요 1 | URL
미국은
쿠키 권하는 사회. 였다고 기억하는 1인. 두껍고 큰 쿠키들이 쌓여 있는 여러 현장들.
피자로 점심 먹고 쿠키로 입가심했던 교수님들, 대학원생님들. ㅎㅎㅎㅎ 비만인들.
이거 맛있어요! 어쩌면 한국판이 더 우리 입맛에 맞는 걸수도요. 우유랑 같이 먹으면
잠시 확 낙관적이 됩니다!

han22598 2020-12-11 02:24   좋아요 1 | URL
기억이 정확하시네요 ㅎ 쿠키보다는 칩으로 하는 입가심이 더 요상스러웠는데, 저도 이제는 칩 플리즈 ㅋ
이곳에 맛난 쿠키을 많이도 좋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식 쿠키를 외면하기는 힘들더라고요.

그냥 두개버전 다 흡입하면서 하이퍼로 살아가지요..머ㅎㅎ

몰리 2020-12-11 04:22   좋아요 1 | URL
아 생각이 납니다. 저 있던 학교에 ˝free food˝ 많았었어요. 왜 그 Piled Higher and Deeper에서 대학원생들의 쪼들리는 생활에 구세주가 되는 학교 제공 프리푸드 주제 만화도 꽤 있었던 거 같은데 ˝맞아 우리도 그래˝ 그랬던 거 같은.

저염식 다이어트 한다고 하고 있다가 대학원 라운지 프리푸드 피자 그 강렬한 짭짤함을 콜라와 함께 맛보면, 사흘치 에너지가 충전되는 거 같은 느낌이기도 했어요. 어떤 땐 너무 짜지만 어떤 땐 너무너무너무 맛있었어요.

han22598 2020-12-11 06:11   좋아요 1 | URL
쉐미나 가면 항상 있었던 피자....항상 수투레스 충만 상태여서 세미나도 제대로 즐겨본적도 없고, 피자도 제대로 먹어본 기억이 없어요 ㅠㅠ

그런데 도대체 저염식 다이어트는 왜 하신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몰리 2020-12-11 07:56   좋아요 1 | URL
과연 언제가 되어야 충만하게
인생을 순간을 오늘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거려나요.
제 경우엔 한 십년을 완전히 낭비했다는 상황 ㅜㅜ 이어서 더 그렇겠지만
대학원 있던 동안엔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높고
공기가 유난히 맑고 은은하게 ; 향기롭고
이런 날 내가 살아서 이 대지를 걸어보았다... 그랬던 날들이 많았던 거 같은
기억 왜곡이, 완전히 진행되었습니다.

다락방 2020-12-11 09:08   좋아요 0 | URL
두분의 댓글들이 왜이렇게 좋을까요, 저는...

몰리 2020-12-11 09:37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우리 모두
우리가 잃어버린 시간에 대해 써야 합....;니다.
잃어버린 하늘과 풀들에 대해서도.

han22598 2020-12-12 00:35   좋아요 1 | URL
잃어버렸기 때문에 영영 없어진거라 생각했는데, (사실 없애버리고 싶은것도 많고)
아직도 그 어둠의 터널을 소환하고 싶을만큼 그리운 요소가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ㅠ
전 시간을 더 보내야할지도....아님 기억 왜곡의 왜곡 ㅋ

일어나보니 마실 물이 없네요.ㅠ 아이스 한주먹 들어간 콜라 마시니...다시 또 그때의 내가 되어있는듯...(아...진짜 ㅠ)

 





그 미소, 짜릿한 말로 

내 심장이 빠르게 뛰게 했던 

아름답고 젊은 무수한 친구들이 있었지만 

오 중력이여, 그 중 너와의 사랑이야말로 

결코 끝나지 않는 사랑이었다. 

십년이 지나고 또 십년이 지나도 

너는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네가 나를 데리고 갔던 

세계를 보게 할 새롭고 드높았던 고지가 있다. 

우리 앞에 수수께끼가 놓일 때마다 

그 배후의, 아직 드러난 적 없는 단순성이 

너의 덕분에 드러난다. 


Many a fair young friend, oh Gravity, 

By smile and happy word 

Has made my heart beat faster, 

But with you my love affair 

Has never ended. 

You grow ever more beautiful 

With each passing decade. 

You lead the way

To a new and higher lookout point, 

And behind yet another mystery

You reveal hitherto hidden simplicity. 



이것이 <중력과 시공간으로의 여행>에서 존 휠러가 보여주시는 그의 다수(....) 시들 중 첫 작품의 첫 연이다. 

번역은 (당연히, 시니까) 되지 않지만 


지금 보면서 웃게 됨. 이렇게 시로 

책 얘기도 하고, 물리학자와 물리학 얘기도 한다. 

워즈워드의 The Prelude, 시로 쓰는 자서전. 그 낭만주의 전통에 서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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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20-12-02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의 세월이 가고 또 가도 매혹시킬 수 있는 주제가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할까요. 자연을 탐구하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휠러의 기쁨이 느껴지는 시네요!
휠러 정도면, 특히 중력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에게는, 거의 신일 것 같은데요, 휠러의 이런 감정, 이런 다정함이 제자들을 굉장히 고무하는 힘이 됐을 것 같습니다.
휠러의 시 소개 감사합니다!

몰리 2020-12-02 19:38   좋아요 0 | URL
유튜브에서 인터뷰 영상 보면
이 분은, 무엇이든 같이 말할 수 있는 분이다... 느낌 들더라고요.
이 분과 무엇이든 같이 말할 수 있기 위하여 통과해야 할 관문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을 통과했고 그리하여 단련된 사람이면, 그에게 무엇이든 물을 수 있고
그는 무엇이든 깊이 생각한 후 답할 것이다. 진짜의 대화란 그런 것이다......... 같은 느낌.
한국에서는 과연 누가 그런 선생인가, 누가 그런 선생을 알았는가. 이런 생각도 당연히(?) 따라 붙고요.


han22598 2020-12-04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귀여운 시네요.

몰리 2020-12-04 07:33   좋아요 0 | URL
저는 휠러의 외모도 굉장히 ㅎㅎㅎㅎ 끌립니다.
보편적으로 끌릴 외모는 아닐 거 같은데, 그의 말투나 눈빛, 입모양
계속 보고 있을 수 있을 거 같. 아기 때부터 노인 때까지.

hnine 2020-12-10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번역은 몰리님께서 하셨나요?

몰리 2020-12-10 07:08   좋아요 0 | URL
네 제가 막 그냥.
그런데 이 책 좋아요.
휠러가 쓴 시들도 귀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