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을유세계문학전집 (총100권)
을유문화사 편집부 / 을유문화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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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 세트를 전자책으로 구입하니까 정말 저렴하네요. 구입하고 나니까 마음이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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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머니의 유산
미즈무라 미나에 지음, 송태욱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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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 미쓰키는 솔직히 정감 가는 인물은 아니다. 사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두가 그렇다. 미쓰키의 엄마도, 남편도, 언니도, 그 누구도 대단히 매력 있거나 공감 가는 캐릭터가 아니다. 다들 제멋대로 살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면서 타인의 행동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해야할 말을 제때 하지 못하고 참고 참다가 이상한 곳에서 터트린다. 전부 다 이상하고 전부 다 삐그덕거리는데도, 그런데도 이 소설이 너무 좋았다.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과 닮은 부분이 별로 없는데도 이 소설을 읽다가 마치 내가 미쓰키가 된 것처럼 아팠다.


이 소설의 주된 이야기는 미쓰키와 어머니이다. 누군가를 오랜 시간 간병해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읽기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나이 든 사람을 간병하는 일에 대해 적나라하게 써놓았다. 작가가 실제로 누군가를 간병해봤거나 아니면 요양원에서 오랜 시간 지켜본 게 아니라면 이렇게 세세하게 쓰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부모님을 간병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았지만 우리 부모님이 조부모님을 돌본 일에 대해 가끔 건너 들은 적이 있다. 어느 날은 이 병이 의심돼서 지방 큰 병원까지 가고 어느 날은 저 병이 의심돼서 또 병원을 바꾸고, 자식들이 전부 타지에 있어서 병원 다니는 걸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 동네 젊은 사람에게 돈을 주고 자신을 병원에 데려다달라고 부탁하는데 그 돈을 포함해 병원비는 당연히 자식들 차지이고, 자식들끼리 이번에는 니가 내라, 안 된다 내가 저번에 많이 냈으니 이번에는 니가 내라, 하면서 싸우거나 전화 꺼놓고 잠적하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노인의 수발을 두고 벌어지는 온갖 일들은 언젠가는 조부모의 일이었지만 곧 부모의 일이 될 것이고 머지않아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 것이기에 이 소설이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고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졌다. 특히나 주인공 미쓰키의 어머니는 화려하게 살아온 사람이라 젊은 시절의 삶과 노년의 아픔과 슬픔이 더욱 대비된다.


「어머니의 고독은 날카로웠다. 어머니의 존재는 반드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어머니는 굳은 표정으로 허공을 노려보았다. 오직 어머니만이 찬바람이 부는 마른 들판에 앉아 있고, 주위에 마른 잎들이 소리도 없이 춤추고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왜 이렇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피로와 짜증이 심해지기만 했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요양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짜증이 난다고 했는데 내 눈에는 그 단어가 '슬픔'으로 읽혔고 '공포'로도 읽혔다. 주인공 역시 자신이 그 길을 피하지 못할 것임을 알았기에 그토록 날카롭게 반응했을 것이다. 이런 문장들을 읽는 독자인 나 역시 등골이 서늘해진다.


「어머니가 두 번 다시 보지 못할 벚꽃은, 언젠가 미쓰키도 두 번 다시 보지 못하게 될 벚꽃이었다.」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해 쓰고 있기는 하지만 작가의 문장 자체는 꽤나 담백한 편이다. 슬픔의 밑바닥까지 사람을 끌고 가지는 않는다. 거리를 두고 고통을 지켜본다. 그런 문체가 나랑 잘 맞아서 이 작가의 팬이 되었다. 원래는 전자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이었는데 결국 구입했다. 두고 두고 읽고싶은 소설이다.


(+)병구완, 개호택시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데 살면서 처음 보는 단어들이어서 사전을 찾아야 했다. 병구완은 그래도 기사 제목으로도 나오기는 하는데 개호택시는 정말 생소하다. 나의 어휘력 문제인건지ㅠ일본어 단어를 냅다 한글로 표기한 것 같은 이런 단어들을 제외하고는 번역도 깔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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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3-03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호택시’는 일본에서 쓰는 걸 그대로 옮긴 듯하네요 일본에서는 간병, 간호 그런 걸 개호(介護 가이고)라 해요 병구완도 들어가네요 한국에는 그런 택시 있을지... 장애인이나 나이가 많아서 급수를 받으면 그런 차 돈 많이 내지 않고 탈 수 있어요 그런 거군요 택시보다 차가 커요 아마 일본도 택시 크기는 아닐 듯하네요 장애인이나 나이 많은 사람이 탄다면 휠체어에 탈 테니...


희선

Laika 2024-03-03 13:29   좋아요 0 | URL
‘개호‘는 역시 일본말을 그대로 옮긴 건가보네요. 생소한 단어였어요. 일본은 아무래도 우리나라보다 노인이나 몸이 아픈 분들이 이용할 수 있는 탈 것들이 꽤 있나봐요. 소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eBook] 어제의 세계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곽복록 옮김 / 지식공작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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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오스트리아 빈의 예술 가득한 분위기, 양차대전이 일어났을 때 당대 사람들의 반응을 세세하게 서술해놓은 책이다. 번역만 좀더 매끄럽게 다듬었다면 더 읽기가 쉬웠을텐데 그 부분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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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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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50년 대여 이벤트로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가 떴길래 쓰윽 한 번 훑어봤는데 표지가 예쁘고 아기자기해서 급 관심이 생겼다.(그 전에는 이런 시리즈가 있는 줄도 몰랐다.) 검색을 해서 평을 살펴보니 잔잔한 추리소설인데 취향에 맞으면 극호, 안 맞으면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갑자기 궁금한데? 나는 과연 어느 쪽 취향일까.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이 책이 있다길래 일단 1권인 <스틸 라이프>만 펼쳐봤다. 몇 장 읽고 지체 없이 50년 대여 상품을 결제했다. 완전 내 취향, 극극극호다.


[가마슈는 그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아는 사람이어서 놀란 것은 아니었다. 그건 그의 작은 비밀이었다. 그 작은 비밀이란 오십대 중반으로 지금은 정체 상태에 빠진 듯하나 오랜 경찰 생활의 정점에 도달했음에도 변사체를 보면 여전히 놀란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시체를 보고 놀라는 경감이 나온다. 내가 소심한 편이어서 그런가, 소설에 소심한 사람이 나오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게다가 경찰인데!시체를 보고 놀라!이 가마슈 경감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긴다. 살인 사건이 벌어진 스리 파인스(세 소나무) 마을이 어떤 곳이냐 하면,


[클라라는 지금까지 스리 파인스에서 25년 동안 살면서 단 한 번도 범죄 소식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현관문을 잠근다면 그건 기껏해야 주키니가 넘쳐 나는 수확철에 이웃 사람들이 주키니를 몰래 가져다 놓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문장 보고 바로 50년 대여 결정했던 것 같다. 이웃집이 주키니를 가져다놓을까봐 무서워서 그때만 문을 잠그는 마을이라니.ㅋㅋㅋㅋ이런 책은 두고 두고 읽고 싶다. 재독하게 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 건 아니지만 하이라이트 해놨던 곳 위주로 해서 쓱쓱 훑어볼 수 있어서 좋다. 구독 서비스에 올라온 책은 언제든지 내려갈 수 있어서 말 그대로 맛만 보는 거다. 진짜 좋아하는 책은 여러 번 읽어야 해서 꼭 구매한다. 50년 대여도 사실상 구매...라고 생각한다.


이 스리파인스라는 곳은 캐나다 퀘벡에 속한 작은 마을이다. 작으니까 평화로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성소수자 혐오, 인종차별에 더해 영국계와 프랑스계의 갈등까지 더해졌다. 나는 우리나라도 상당히 갈등이 심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스리파인즈 만만치 않다. 내가 가면 왠지 적응 못하고 도망나올 것 같은 마을인데 이렇게 소설을 통해 잠시 이곳에 살아보는 느낌이다.


마지막 해설을 보니 이 작품은 고전 미스터리 소설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안에는 기가 막힌 트릭이나 천재적인 추리 이런 건 나오지 않는다. 솔직히 한국인의 입장에서 봤을 떄 가마슈 경감이랑 그 주변 동료들 이 정도 속도로 일 하면 문제 안 생기나? 싶을 정도로 다들 천천히 살인 사건을 수사한다. 심지어 추수감사절이라서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추수감사절 만찬을 즐기자는 이야기까지 오고 간다.(이런 건 부러웠다. 명절은 쉬어야지) 이런 잔잔한 리듬이 안 맞는 사람들은 아마도 소설 초반에 다들 탈주할 것이고 잘 맞는 사람들은 이 세계에 풍덩 뛰어들어서 이곳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하는 것이다. 나는 잔잔하면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이 리듬이 좋았다.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숨도 안 쉬고 범인만 찾는 것보다는 이 소설처럼 수사 과정에서 알게 되는 동네 사람들 이야기도 주섬주섬 챙겨가면서 천천히 또박또박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박자가 좋았다.


이 책에서 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니콜 형사 캐릭터다. 니콜 형사는 25살 신참 형사인데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크고 혹시나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까지 있어서 살인 사건 수사에서 계속 엇박자를 낸다. 니콜 형사가 가마슈 경감을 비롯한 베테랑 경찰들과 계속해서 충돌하는데 사실 충돌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니콜 형사만 계속해서 쿠사리 먹는 식이다. 나는 SNL의 MZ오피스 본다는 심정으로 웃으면서 넘어가기는 했는데 이 부분도 취향에 안 맞으면 은근히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퀘벡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퀘벡에 가본 적이 없기에 머릿속에 그 공간이 탁 하고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찾고 찾다가 마침내 찾아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있다는 것을. 왓챠에 올라온 <쓰리 파인즈>가 바로 이 소설을 영상화한 시리즈다. <쓰리 파인즈> 시리즈를 1,2화만 봤는데 이거 보다가 아...니콜 형사 왜 저래, 이런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소설만 읽을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드라마에 나오는 니콜 형사가 약간 더 덤벙이 캐릭터다. 마지막 해설을 보면 작가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니콜 캐릭터에 투영했다고 한다. 가마슈 경감보다는 그 밑에 있는 보부아르 경위가 좀더 니콜을 싫어하는데 이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처음에 이 시리즈가 9권으로 완결되는 줄 알고 대여했는데 그게 아니었다.ㅋㅋㅋㅋ아무 생각 없이 당연히 완결이겠지, 했는데 띠요옹. 미국 아마존 사이트 보니까 무려 18권까지 나와 있다. 지금 한국에 번역된 건 10권까지인 것 같고, 나는 1~9권 세트를 대여했다. 혼란스럽다. 나중에 완결되고 나서 한꺼번에 읽으려면 힘드니까 절반 정도에서 끊어준 걸까? 나중에 완결되면 또 한 번의 이벤트를 기대해봐야겠다. 이런 이벤트가 아니었다면 평생 모르고 지나쳤을 책인데 덕분에 좋은 시리즈를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 지금 왓챠 구독하는 게 3월이면 끝나는데 그 전까지 소설 먼저 읽고 <쓰리 파인즈>시리즈까지 다 봐야해서 마음이 급하다. 주말은 가마슈 경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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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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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소설에 이런 감상을 남겨도 될지 모르겠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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