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작이 장장 세 권이라니.. 참 대단하기도 하다.
인터넷 로맨스소설 사이트인 <로망띠끄>에서 연재되던 작품이다. 초보작가임에도 극찬의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어서 책의 반 정도는 인터넷으로 예전에 읽었었다.
로맨스소설이지만 사실은 로맨스가 중점이 아니다.
강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섭고 흉악한 범죄인지를 고발하는 글이라고 하는 것이 더 옳겠다.
여주인공 유화는 영화감독이다.
20년전 강간으로 아이까지 낳았던 그녀.. 어둠과 고통의 세월속에서 괴로와했던 그녀가.. 강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어둠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
물론 그녀를 끔찍히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기에 그 과정이 좀 낫지 않았을까 싶지만...
영화속의 여주인공의 심경과 책의 여주인공의 심경이 겹쳐지는 형식이다.
영화 한 편을 다 찍으면서 책도 마무리가 되는데, 읽는 내내 유화와 같이 괴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웠다.
심지어 잡힌 강간범이 유화를 엄청 아끼는 형민(주인공 아님..)에게 무지하게 두들겨 맞고 죽음의 위험에 처하기까지 하는데, 어찌나 속이 시원하든지.....(요 앞전 책을 읽을때의 모토는 암만 나쁜놈이라도 직접 폭력을 행사하면 안된다였다..ㅡ.ㅡ;;; 고새 이렇게 바뀌냐~)
작가는 말한다.
그녀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 강간 사건에 있어서 그녀들을 탓하지 말아달라는 것.. 발가벗고 다녀도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간이라는 것을...
1차 가해자보다 더 오랜 상처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이고 , 이 사회임을 깨달았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