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사람들
헨리 제임스 지음, 김윤하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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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하고 끝도 없는 단어와 문장과 문단의 연속. 유장한 언어의 큰 강어귀, 그 속에서 빠져 죽기 일보 전이다. 2백쪽도 안 왔는데 환장하네, 이거. 하긴 이렇지 않으면 헨리 제임스가 아니지. 안 읽는다, 안 읽는다 하면서도 보이면 꼭 읽게 되는 제임스. 내가 밋쵸요, 밋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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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세상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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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만 가지고 따지자. 나도 마음 같으면 별 두 개 주고 싶은 식민주의적 유럽 백인종들의 난리굿이지만, I, C, 재미있어도 보통 재미있어야지. 오르부아르부터 쭉 읽은 독자들은 틀림없이 뒤통수 맞을 듯. 그러니까 걍 재미로만 따지자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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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4-18 16: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르메트르… 지독한 페이지터너… 뒤통수라니까… 안되겟네요… 일단 이 시리즈 3권 먼저 챙겨오겠습니다… (한쪽 발로 도서관 행차 중)

Falstaff 2024-04-18 19:20   좋아요 1 | URL
맞아요, <오르부아르>부터 차근차근 읽으면 더 재미날 겁니다.
근데 지금은 느므느므 재미있어서 열광하지만 몇 달 안 가서 그런 책이 있었지... 하는 수준으로 내려 가리라는 생각을 멈출 수 없기도 합니다. <오르부아르>가 그러했듯이 말입니다.
 
가장 짧은 낮 거장의 클래식 3
츠쯔졘 지음, 김태성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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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열여섯 편 가운데 버릴 수 있는 건 하나도 없다. 저 북방 벌판에서 들려오는 사랑과 인애의 이야기. 단편집 읽고 감격하긴 시어미 죽고 처음일세 그려. 촌스러워 오히려 더 애간장이 녹는 드문 경험을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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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막간극
유진 오닐 지음, 이형식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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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Viva 오닐! 더 이상 드라마틱할 수 없는 끝장의 신파가 이렇게 멋있어도 괜찮은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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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화? 한자어로 繁花? 화려하게 핀 꽃, 만발한 꽃이라고 이해하면 될까?

  1952년 12월생. 중국에서 이 시절에 지식분자의 자식으로 태어났으면, 팔자 참. 아니나 다를까, 열여섯 살이던 1969년에 헤이룽장성, 저 멀고 먼 북쪽의 꽝꽝 언 땅인 흑룡강성으로 하방을 당해 1976년에 상하이로 돌아왔다. 무려 7년 동안 어린 청소년이 얼마나 고단했을까? 이 책 <번화>는 2012년에 발표해서 마오둔 문학상, 시내암 상, 루쉰 문화상 등을 탔단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상하이를 무대로 변호사 후성(滬生), 대 아프리카 잡화 무역업을 하는 후성의 친구 아바오(阿寶), 아바오가 열 살 때 영화표를 사러 줄 섰다가 친하게 된 샤오마오(少馬)의 이야기다. 두 권 1,156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이지만 쇤네는 189페이지까지 읽고 때려 치웠다.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로 접어들지 않았겠지만, 독자로 하여금 확 몰입하게 하는 스토리 라인도 없고, 읽고 읽고 죽자사자 읽어온 연애 이야기도 진짜 별 거 없고, 전혀 야하지도 않으며, 젊은이들의 인생관이 심금을 울릴 것 같지도 않은 데다가, 옛 중국문학의 서술기법이라고 하는 화본話本 형식의 문장이, 적어도 189 페이지까지 읽었으면 이젠 적응할 만한데도, 도무지 그렇지가 않았다.

  화본 형식이 뭐냐고? <삼국지 연의>나 <수호전>이나 뭐 하여간 중국 고전 소설에서 사용하던 거라는데 갑식이가 말했다, 점period 찍고, 중얼중얼. 을순이가 물었다. 이렇고 저러냐? 이런 게 쉬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 이걸 1,156 페이지까지 읽는 건 그만두고 2백 페이지도 못 가서 근육경련에 마그네슘 부족은 분명 아닌데 눈꺼풀까지 발발 떨리는 현상이 일어났으니, 만수무강은 못하더라도 괜히 서둘러 숟가락 놓을 일은 없어야겠기에 눈물을 머금고(진짜야?) 접었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한 거라서 웬만하면 죽자사자 읽는 것이 예의범절이요 에티켓인 건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어쩌냐, 당장 죽겠는 걸.

  내가 사는 도시 시민들에게 미안한 바가 작지 않다. 뭐 다 인생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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