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26수

망겔이라 써도 좋다. 난 망구엘이 더 좋지만.

이 분의 책이 좀더 큰 출판사에서 출판되어 절판되는 일 없이 홍보도 팍팍 해준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작은 출판사는 보는 눈이 있는데 홍보력이 없잖소 ㅠㅠ. 지난 번 구입한 [은유가 된 독자]부터 서둘러 읽어 개인적으로 홍보해야겠다. 마음만 그렇다^^;;

 

 20180928금

편의점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는 미처 실물을 접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을 안고 2박 3일의 캠핑을 떠남.

 

 

20180927목

  며칠 전 줄리언 반스의 책을 처음 시작하면서 나의 베스트셀러 기피증에 대해 말했었는데 이 책도 거기에 포함된다. 몇 달 전 스노우볼 증정 때 리커버북을 살 뻔 했으나 순식간에 스노우볼이 동이 나 기회를 놓쳤다. 학교 도서실에 있는 교사용 책의 대부분은 상태가 매우 좋은데 이 책은 양장의 틀이 무너지고 손때도 많이 탄 것으로 보아 역시 많은 이가 읽은 책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베스트셀러는 아무래도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며칠 전 히기사노게이고를 읽은 참에 빌려왔다.

 

 

20180929토

 

 

새 책이 왔으니 사둔 책을 어여 읽자하지만 쉬운 내용은 아니다. 꼭꼭 씹어 읽자.

 

 

 

 

 

 

 

 

20180930일

 서평의 양끝에 감정과잉과 지식과잉을 두고 반으로 나눈 뒤 왼쪽을 정서적 서평이라, 오른쪽을 지적 서평이라 부른다면(순전히 내 개인적인 구분이지만) 이 책은 오른쪽으로 많이 치우친 서평집이다. 책에 대한 느낌을 주고받기 보다는 책의 내용과 부수적 지식을 제공받는다. 필요로 보자면 유용한 책이지만 어떤 공감을 느끼고 싶다면 중도에 포기할 지도. 난 중간에 위치한 책이 좋은데^^

 

 

 

20181001월

 오랜만의 북펀딩.

 10월의 첫 구매.

 콘세이요 이름만 보고 망설임 없이.

소문내야지!

 

 

 

 

 

 

20181002화

 이 책을 발송했다는 문자를 받고 당황했다. 분명 주문 취소를 했었단 말이다. 다른 책들과 함께 사려던, 그래서 원하는 굿즈를 받으려던 나의 '빅 픽처'가 물거품이 되었다. 하지만 사고자했던 책을 좀더 빨리 내 손에 오게 된 의미가 있다. 책은 생물이라 믿는 내게 이 책, 왠지 운명처럼 만난 느낌이다. [느낌의 공동체]에서 받은 다정한 느낌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20181003수

 

아이가 고열인데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아이를 맡기고 대학로로 나섰다. 정극인데다 김수로, 조재윤의 연기를 직접 볼 수 있기에 좀 무리를 했다. 예상대로 그들의 역할은 작았지만 발성과 발음, 연기를 통해 왜 그들이 인기를 얻는지 알 수 있었다. 기본기가 탄탄했다. 물론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슈테판 역은 좀 아쉽지만.

 정의는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며, 사랑과 정의 중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할까? 고민하게 하는 내용이라 원작이 궁금해졌다. 서문당의 이 책은 1973년도에 출간된 것이던데 이후 현재는 품절된 책세상의 단행본을 제외하면 책세상의 [알베르 카뮈 전집] 중 한 권에 들어가 있는 게 전부라 구하기 쉬운 책이 아니다. 세상에 책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데 카뮈 책이 이런 대접을 받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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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1금

  이번 우리 반 온책읽기 책은 배유안 작가의 [초정리 편지]이다. 이미 아이들은 4학년 국어활동책에서 접해 본 적이 있는 책이라 어느 정도의 내용을 알고 있어 아마 나 혼자 진행하는 책이라면 선정하지 않았겠지만 학년 전체가 같이 하기로 한 터라 선정하게 되었다. 난 처음 읽는 책이라 사전 계획을 미리 하지 못했고 일단 시작부터 해 보았다. 이전의 책들은 읽는 중 활동북을 미리 나눠줬었는데 아직 내가 계획이 잘 안서서 이번엔 일단 읽고 시작한다. 교육이란 의도된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은 '에라 모르겠다.'의 정신도 의미가 있다. 같이 공감하며 읽게 된다는 점이 이번엔 적용된다. 그래도 빨리 계획을 세워야겠다. 애들은 원하지 않겠지만. 그러고 보니 애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그냥 쉬세요."다. 귀여운 녀석들^^

 

 

20180922토

 추석 연휴, 누가 休래? 추석 '특별 근무'지! 책 읽을 겨를이 있겠느냐만 어쩔 수 없는 습관으로 2권의 책을 챙겨 넣었다. 재미가 보장된 추리 소설들로. 이번엔 시댁 근처에서 1박을 하고 갈 터라 이 책들을 읽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기도 했다만 단숨에 다 읽어버릴 줄이야!

밤에 식구들이 다 잠들고 난 후 맥주 한 캔과 함께 읽어내려가다 중도에 도저히 접을 수 없어 끝까지 다 읽어냈다. 내 예상은 철저히 빗나갔지만 아쉽진 않았다. 후속작에서도 나오미를 만날 수 있을까?

 

 

 

 

20180923일

 

창비학당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 방법 연수를 한다기에 덥썩 신청을 하곤 이내 깨닫는다. 아, 내가 이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없구나! 고작 오은 시인이 SNS에 작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았을 뿐이다. 그 상태로 가면 안 될 것 같아 장바구니에 담는다. 특별 근무 짬에. 이내 다시 근무 태세로 돌아가서 차마 구입은 못했다. 나의 특근의 대가로 내 휴대폰은 아기가 '헬로 카봇'을 원없이 보는 두구로 전락하였나니! 도대체 명절을 왜 지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가족은 이런 식으로 모이면 안된다. 근데 이 책 창비 책이 아닌건가???

 

 

 

 

20180924월

 

 우리 둘째는 모기를 심하게 탄다. 올여름 무더웠지만 덕분에 모기가 없어 무사히 보냈는데 추석에 방문한 시골의 모기를 피할 수 없었다. 이 나라 며느리가 추석에 제 아들만 돌볼 수는 없기에 그만 십여 방을 물려 귀도 2배, 손도 2배, 종이리도 2배로 부은 아기가 밤에도 걱정이 되어 밤을 새기로 마음 먹었다. 어차피 새벽에 떠날 것이므로 잠은 차에서 자면 되니까. 그리하여 가져온 책 중 읽지 않은 이 책을 꺼내 읽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것도 아니요, 영화를 한 번만 본 것도 아닌데 기억이 나는 것은 범인 뿐 어렴풋했다. 몇 장 시작하다보니 기억도 하나씩 일어났다. 그런데 그만 아기도 자다 가려워하며 일어났다. 달래느라 진을 빼고 사람들도 모두 깨어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다행히 아기는 차에 타선 진정했고 잠도 잘 잤다. 책 몇 장 못 읽는 게 대수랴? 너만 아프지 않다면.

 

20180925화

어제에 이어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읽는다. 범인을 알고 읽는데도 재미있구나! 그래도 이 책으로 리뷰를 쓸 것 같진 않아 독서 일기에 하루 도 적는다.

이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르는 채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다시 읽다 보니 타인의 외모를 표현하는 푸아로와 당시 사람들의 생각이 거슬렸다. 마플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개인적으로는 푸아로를 더 좋아했다. 좋아한다기 보단 흥미로워 하는 것이리라 캐릭터가 확실하니까 만화로 나와도 되겠어. 하지만 이 점에선 마이너스.  

열두 군데의 자상, 열두 명의 승객, 열두 명의 배심원이라는 조합을 통해서도 모자이크가 맞춰지는 사소하지 않은 단서를 우리는 사소하게 넘어가고 탐정들은 그렇지 않다. 피곤하겠지만 흥미로운 삶이다. 새로 나온(?) 영화도 챙겨봐야겠다. 예전 영화에선 잉그리드 버그만과 숀 코네리가 반가웠다면 이번엔 조니 뎁과 미셸 파이퍼가 있다. 게다가 감독이 직접 포아로 역을 하다니 기대 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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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3목
[토론 그림책365]


'토론'을 가르치는 중이라 고른 이 책은 '토론'의 범위를 많이 넓게 보아 내가 가르쳐야 하는 대립토론에 활용할 소재가 없다. 논의, 논술 주제만 가득하다. 찬반을 나눠 토론 수업을 진행하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즉시 반납했다.

 

 

 

 


20180914금
[호텔 파라다이스]


낯익은 그림 작가의 이름인데 창작 그림책 보단 삽화에서부터 자주 본 이름이다 .그 내공이 이 그림책으로 뿜어져 나온 것이다.
여행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그건 아닐 것이다. 그곳의 삶을 받아들이는 과정임을 나타내는 그림들이다.
색연필의 질감이 따스하고 그것이 닿는 마지막 선까지 공이 잔뜩 들어간 그림이다.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이벤트 선물로 고른 책인데 참 자~알 골랐다!


20180915토

[와글와글 만화 한국사 대탐험2]


요즘 5학년 아이들에게 한국사를 가르친다. 아주 단기간에 후다닥 배우는 것이 옳을까? 지루해하는 눈빛을 견디기 힘들어 이 얘기 저 얘기 하다보면 진도는 저만치 미뤄지고 아이들의 배움 공책엔 '주몽은 바람둥이'라느느 정리만 남나니 ㅠㅠ
집에 있는 만화책을 복습용으로 읽히고 있다. 개인적으로 만화책을 잘 못 읽는 편인데도 잘 읽힌다. 애들 눈에 어떨지 모르겠다만.
한국사를 구석기부터 가르치는 게 옳을까? 한국사를 세계사를 떼어두고 나홀로 가르치는 건 옳을까?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게다가 교과서 상엔 부여도, 삼한도, 옥저, 동예도 없으니....상위 학교에서 더 흥미롭게 배울 수 있을까? '흥미'를 놓치게 되지는 않을런지 그게 참 걱정인 초등 한국사이다.

20180916일
[화천골4]


4편을 읽기 전에 드라마를 모두 보았다. 그래서인지 4권을 읽는 것에 소홀했다. 그만큼 영화 후반부가 소설에 충실했기도 했고 긴박하고 흥미로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백자화 역에 곽건화가 최선인가에 대해 의문이 들어 곽건화 출연작 <금옥량연>을 보며 화꺼앓이를 시작했다 ㅠㅠ 백자화 역은 아닌 걸로.

 

 



20180917월
[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고 노회찬 의원의 강연집을 사려다 아직 예판 중이고 마침 가제본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하여 랜덤이지만 기대하며 신청했더니 노회찬 의원 책으로 당첨이 되어 신 나 하며 받았는데 이 책이 들어 있어 살짝 실망했다. 물론 이내 곧 '노회찬 의원 책은 사면 되지.'라며 서운함을 달랬다.
2시간의 강연을 편집한 책이라 일단 매우 얇고 쉽게 쓰였다. 이전에 산 은수미 의원의 책도 같은 시리즈였나? 판매되는 책은 양장본으로 그 책과 비슷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를 챙겨보던 때도 있었다. 김현정PD는 지금이 그런 시대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론 그렇지 않다. 이 책을 읽고 아마 챙겨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뉴스의 가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20180918화
[연애의 기억]


어릴 때부터 그랬다. 남들 다 보는 영화, 책, 드라마는 안 보고 이해 못할 프랑스 영화 찾아보고 베스트 셀러는 패쓰하고 드라마는 그냥 다 잘 안 보고 그랬다. 또래 여자 아이들과 달리 무협 영화, 시리즈를 좋아하고 남들 다 읽은 고전을 모르는 무식자가 된 것도 그 이유일 테다.
지 버릇 남 못 준다더니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때도 그랬다. 궁금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요샌 어릴 적처럼 그렇게 엇나가지도 않는데 말이다. 그리하여 [연애의 기억]은 내가 읽은 그의 첫 소설이 되겠다. 그의 첫 연애 소설이기도 하단다. 나 요즘 화꺼 때문에 로맨스 세포 활성화 중인데 거 참 반갑다.
그나저나 지난 번 마거릿애트우드처럼 지금 읽는 소설이 작가의 첫 소설이지만 집엔 나도 모르는 새 줄리언반스의 다른 소설이 더 있더라. [시대의 소음]이라더라~~

20180919수
[왼손은 마음이 아파]


왜? 왜 왼손은 마음이 아플까? 오른손도 이해하지 못했을 그 이유는 뭘까? 왼손은 왼손으로 아프고 오른손은 오른손으로 아프다. 왼손은 왼손이라 아프고 오른손은 오른손이라 아프다. 모든 게 그렇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그들은 그저 그 사이의 무언가르 이해하고 받아들일 분이다. 그건 고통이든 사랑이든 다 똑같다. 그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어쩔 수 없는.

 

 

 



20180920목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가 출간되고 기타 등등 히가시노게이고의 소설들이 물밀듯이(아니 파도가 밀려오듯이) 출간되는 것을 보며 내가 그의 책 중 몇 권이나 읽었나 생각해보니 고작해야 두세 권이고 그마저도 제목이 가물가물하다.
탐정 소설은 순서대로 읽는 게 좋으니 기왕 다시 시작해보려면 새로운 탐정으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 싶어 닛타고스케를 시작한다. 현재 왠지 나오미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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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세상을 움직이다 지혜의 시대
김현정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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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꾸준히 시청하는 편이 아니다. 우리 집 리모컨 주도권이 내게 없는 탓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만 따지기에는 혼자 살 적에도 뉴스를 잘 보지 않았다는 데에 양심이 찔린다. 굳이 변명을 해 보자면 매일 보는 뉴스가 사건 사고의 전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그 내용이라야 또 매일 매일이 비슷비슷한 내용이라 그렇지 않았을까? 또한 어떤 드라마보다 자극적이기도 하고, 보고 있으면 우울하기만 할 뿐 뭔가를 알게 되었다거나 깊이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손석희라는 이름 역시 내게는 허영일지도 모른다. 그의 뉴스가 좋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그가 다른 뉴스와 차별화되고 그의 뉴스를 볼 때 다른 마음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뉴스를 즐겨 보게 되었다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창 정치가 어지러웠던 때에,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직전과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질 무렵에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여러 패널들이 전문가라며 나오는 것을 챙겨 본 적이 있지만 그것을 뉴스라고 보기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까 내게 뉴스는 오며 가며 보는 간판 정도의 의미 밖에 없다. 너무 냉정한가? 너무 지나친가? 그럼 뉴스는 그동안 뭐한거지?

이 책을 읽으며 뉴스쇼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 안다, 한심하다고 보는 눈빛. 그런데 말이다, 그런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뉴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뉴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 뉴스를 바꾸고자 노력한 흔적이 이 책에 드러나 있다. 그리고 그 노력에 공감하고 고마워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치는 그것에 있고, 김현정 PD의 뉴스쇼의 가치는 그 소명 의식에 비례한다. 그러니 그 노력을 멈추지 마시길, 이 아둔한 사람도 뉴스쇼의 존재를 알기 시작했으니 부디 오래토록 세상을 움직이는 뉴스를 만들어주시길 바랄 뿐이다

 

* 본 서평은 가제본 서평단으로 읽고 쓴 내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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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암살자 1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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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건 어떤 행위일까? 말과 행동으로 그때 그때의 생각과 감정을 풀지 못할 때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위로 그 이상일 것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그것이 이토록 정교하게 짜여진 한 장의 멋진 직조물일 줄이야.

 

상이용사로 전역하여 전쟁을 환상이 아닌 현실로 인식하는 노벌 체이스를 아버지로 둔 아이리스와 로라, 그녀들의 삶은 그 시대의 남자들이 운전한 대로 따라가야했고 그 운전대에 몸을 맡긴 아이리스와 자기만의 운전대를 갖길 원했던 로라의 삶이 대조적으로 펼쳐진다. 안정되지만 결정할 수 없었던 삶과 불안정하지만 자기 결정력을 가진 삶 중 후자의 삶이 더 옳아보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더 파란만장하기 마련이다. 로라의 삶이 그랬다.

 

로라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은 음치로 살아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음악이 연주되면 어떤 소리를 듣게 되지만, 여느 사람들과는 다른 식으로 듣는 것이다. (2권 337쪽)

 

어릴 때부터 순응적이지 않았던 로라를 간수하기가 때로는 벅찼던 아이리스, 그녀의 삶이 옳다고 믿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을 잃고 난 후에야 그녀의 삶이 옳았다고 믿게 되는 아이리스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녀를 위해 그리고 그 자신을 위해, 또한 그들의 교집합인 알렉스를 위해 애도하는 일. 그렇게 아이리스의 글쓰기는 완성된다.

 

노년의 아이리스가 쓴 회고록과 로라 체이스로 발표된 원고들, 그 안에 들어간 자이크론 행성과 지노어 행성의 이야기들, 그들과 관련된 주요한 사건을 다룬 신문 기사들이 교차되어 가며 밀도 있게 짜여지는 이야기들은 소설 내내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다가 후반부로 가면서는 반전의 수까지 놓는다. 그 안에서 그는 애도도 하고 고백도 하고 후회도 하고 그리워도 하고 원망도 한다. 평생을 마음이 없는 상태로 살아온 아이리스에게 마음을 채우는 과정이 글을 쓰는 시간이었으리라.

 

마거릿애트우드의 작품을 처음 읽는다. 집에는 작가도 모른 채 사둔 그의 작품이 하나 더 있다. 소설을 읽고도 며칠 동안이나 이야기를 되새김질했다. 나는 이 아름다운 직조물을 나의 언어로 다시 직조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 작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조악한 글이나마 기록해둔다. 이 아름다움을 기억하기 위하여.

 

나는 오랜 슬픔을 달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기록한다. 애도하기 위하여. 아빌리온과 그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애도하며. (2권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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