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8수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도서관 대출 가능 권수가 2배가 된다.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 참새마냥 들렀지만 가방의 무게 때문에 2권만 더 빌려왔다. 빌려오진 못했지만 도서관에서 두 권의 슬로리딩(온책읽기) 관련 책을 읽었는데 한 권은 도서관을 나서며 제목도 잊었는데 이 책은 읽으며 머리에 내용도 새기고 공감도 하고 그래서 계속 기억에 남아 있었다. 사봄직한 책이다. 사례집이기도 하고 이론서, 방법론 등 현장에서 직접 투입하기에 좋은 내용이 많았다. 특히 올해 나도 온책읽기로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논제 예시가 우리 반에서 했을 때보다 많이 제시되어 참고가 되기도 했다.

 '온책읽기'라는 말과 '슬로리딩'이라는 말 사이에서 이 그룹은 '슬로리딩'을 택했다. 가장 큰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가 명명에 가장 큰 요인인데 그런 식으로 치자면 나는 '함께소리내어천천히온책읽기'라고 해야할지도 ㅠㅠ 이름이 뭐길래, 그냥 좀 정신없기는 하다. 책을 읽어보면 다 비슷한 활동을 하는데 그냥 '독서교육'으로 해도 될 뻔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굳이 바꾼다면 '온책읽기'라고 두고 그 앞에 '함께', '천천히' 등의 수식어를 붙이는 게 가장 낫지 않나 싶다.

 

 

20181129목

 이 책을 읽으며 요시타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이 떠올랐다. 신기한 그리고 황당한 느낌의 서점 분위기 때문인데 이 책은 신기 보단 황당에, 그보단 진상에 가까운 손님들과의 에피소드가 나열되어 있다. 끼워맞춰 넣느라 고생했다만 사실 '서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는데 그냥 떠오른 것이다^^ 굳이 이유를 더 만들자면 주인과 손님간의 대화로 구성된다는 정도?

  이 책에는 진상의 손님이 엄청 많이 나오는데 서점의 모습에 피곤과 짜증이 아닌 유머가 있다. 아, 유머가 공통점이었나???? 아무튼 기상천외한 손님들이 등장하는 현실판 서점이야기이지만 왠지 이 주인장들이 행복해 보인다.

 

(그나저나 현암사는 알라딘에서 이 책을 띄어쓰기 없이 검색하면 검색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나 모르겠다.)

 

 

 

 

 

 

 

 

 

 

 

 

 

 

 

 

20181130금

12월 9일로 예정된 온라인 독서모임 책이다. 열흘 앞두고 반만 읽은 터라 두번 읽기엔 시간이 모자라다 싶어 운동 가기 전 1시간을 읽었다. 이 책은 계속 집중하며 읽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멈추기가 어렵다. 온라인 서점에서 썩 안좋은 평을 보곤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데 사서 읽어도 될 뻔 했다. 종말은 두렵지만 그 두려움 때문에 현재를 잘 살아야겠다는 게 아니겠냐며....

 

20181205수

 며칠을 아이의 감기로 밤을 새다시피해서 운동은 다 빠진 상태인데 오늘은 간다고 말하고 몸은 카페로 향했다. 애시당초 운동 갈 생각은 1도 없었는데 식구들에게 미안하니까. 남편이 저녁 시간에 있는 날이라 꼼수 좀 부리며 오늘은 이 책을 마무리 지으리라 마음 먹었다. 다행히 이 책과 읽던 다른 책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집에 가니 단톡방에 논제가 올라왔다. 음.....나 뭘 읽은 거지? 머리가 하얘지며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20181209일

6시 반부터 독서토론이 시작인 줄 알고 5시 50분에 나서 김밥 한 줄 사 먹고 6시 20분에 세팅 완료했는데 7시부터란다. 온라인 독서 모임을 앞두고 너무 시간 강박이 있었나 싶다.  오후가 아닌 오전 시간이다.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실수로 반납을 해 버려 원서를 가지고 준비했는데 거의 읽지 못했지만 얼핏 보기엔 [윔피키드] 원서보단 어려워보이지 않아 작가의 다른 책은 원서로 사서 읽어볼까 싶다. 아직 번역본은 [스테이션 일레븐]이 유일하니까.

 7시부터 9시 넘어까지 이야기를 나무며 정신이 명료해졌다.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지만 모두 이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다른 작품들을 떠올렸다. 그래서 별로냐? 설령 이 얘기, 저 얘기 섞인 느낌일지라도 이렇게 잘 쓰면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문장도 좋고 기억해두고픈 작가이다.

 

20181201토

 

 아들과 영화 <후드>를 보았다. 단순히 재미만을 기대했는데 내용도 연기도 액션도 모두 좋아서 시리즈를 다 챙겨볼 계획이다.

 같이 본 아들은 '십자군'은 아는데 '로빈 후드'를 몰랐다. 우리 어릴 때 '로빈 훗' 정도는 다 알았던 것 같은데? 그냥 '영국 홍길동'이라고 말해줬더니 그럼 진짜 있었던 일이냐고 ㅠㅠ 얘 왜 이러지?

 아무튼 집에 가서 이 책을 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잊고 있었다는 게 생각났다.

 

20181202일

 요시타케 신스케의 책은 그림책으로 나오기도 하고, 에세이로 분류되기도 하고, 만화책 전문 출판사에서도 출간된다. 작품도 많고 내용도 재밌어 요즘 정말 많이 출간된다.

 아이가 저녁부터 열이 올라 꼭 붙어 있으면서 이 책을 읽었는데 키득키득 많이 웃었다. 생각이 엉뚱하기도 하지만 그의 글과 그림이 매력적인 것은 요시타케 신스케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보는 것이 어려운 것은 맞지만 그 다름에 유머와 긍정을 싣는 것은 더 어렵고 의미 있는 일이다. [결국 못하고 끝난 일]이라는 책을 주문하는 것으로 오늘의 독서는 끝!

 

 

20181203월

 

지금도 잘 보는 책들이지만 짐을 줄이고자 몇 권의 책을 드림했다.  가끔 생각날 테지. 달님도, 손도, 미피도....같이 보낸 것 중에 아쉽지 않은 책은 읽지 않은 채 몇 년을 책장에서 보낸 소설책 뿐. 역시 좋은 책, 기억에 남는 책은 여러 번 읽은 책이다.

 

 

20181204화

청나라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한다. 공과를 고르게 드러나게 하며 관련 설을 다양하게 소개하여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청의 역사를 황제별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강희제의 능력이 과연 출중했으며 동시에 시대를 읽는 눈도 예리하고 새로운 것에 대해 편견없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이후 황제들보다 단연 뛰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중국이 시대를 읽는 판단 오류를 한 이유로 우리 나라의 역사도 파국으로 닿았구나 싶은 생각에 약소국으로서의 아픔도 느껴졌다. 누군가를 따를 땐 그 사람이 따를 만한가를 정확히 판단해야 했는데 조선이는 그 판단력이 늘 모자란 것 같다. 일본이는 천대받고 눈치보는 삶을 살아 그런가 결정적인 순간에 판단을 잘 하고 말이다. 씁쓸하다.

 

20181206목

 

 오늘 이 책의 마지막 활동을 했따. 모둠별로 선택하여 한양지도 그리기, 보드 게임 제작하기, 역할극, 노래 등을 발표하며 마무리했다. 이것으로 올해 온책읽기 활동도 종료했다. 설문할 때 온책읽기를 도움이 되었다고 답한 아이들이 적지 않아 기쁘고 보람되다. 남은 시간은 내가 읽어주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지. 그전에 진도 좀.....

 

 

 

 

20181207금

 

 요즘 '요요작가' 좋아한다. 요시타케 신스케와 요안나 콘세이요를 가리키는 나만의 애칭이다.  이 책은 김미혜 시인과 협작한 거라 더 호기심이 일었는데 '빨간 모자'의 외형부터 그것의 등장 여부 등 그림의 표현은 역시나 기대만큼 매혹적이다. 시인의 글도 좋았는데 특히 '웃는 늑대'의 설정과 그에 대한 경고는 원작과 다른 공포를 준다. 내가 본 <빨간 모자> 중 최고다!

 

 

 

20181208토

 

 히가시노게이고를 읽고 있따. 도서관의 대부분의 책은 너덜너덜하고 그중 가가형사 시리즈는 출간연도도 오래되어 유난히 더 너덜너덜하다. 빌리기 꺼려져서 데뷔작을 읽어보기로 했다. 출간된지도 꽤 지났는데 손을 덜 탄 것이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도 좋아하는 정도의 차이가 꽤나 크구나 싶어 놀랐다.

 학원물인데 상은 받았다지만 첫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기본 설정부터 썩 공감이 되진 않았다. 형사의 역할도 너무 적고. 작가로 치자면 지금의 히가시노게이고가 될 때까지 이때부터 찬찬히 쌓아온 거겠지만.

 

20181210월

 설흔의 역사 동화, 역사 교양서 등을 다 재밌게 읽어 추천도 여러 번 하고 그랬기에 이 책도 기대 많이 했는데 초반 과다한 묘사에 좀 지쳤다. 내가 좋아하는 문체가 아니다. 현재는 고민 중이다. 믿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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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9월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즐겨 읽는 편은 아닌데 얼마 전 읽은 로쟈의 [책에 빠져 죽지 않기]를 통해 이 저자의 [미움받을 용기]를 읽어볼까 하던 참에 다산북스에서 서평단을 모집한다기에 신청해서 읽는 중이다. 게다가 제목이 나를 겨냥(살짝 빗나갔지만)하는 듯 하니 읽으려던 책보다 더 흥미가 생긴다.

 아들러 심리학(철학)을 기반으로 쉬운 말로 삶의 태도에 대해 조언하는 것이 저자의 책이 사랑받는 까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어 새겨들을 글들이 몇 있었다. 근데 가끔은 원제도 '마흔에게'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아흔에게' 느낌이^^

 

20111120화

  출근 길에 알라딘 알림으로 전각도장 세트 사은품을 보고는 그만 또 장바구니를 가득 채워 주문했다. 노트, 에코백에는 요즘 잘 현혹당하지 않는데 도장엔 여전히.....그러느라 책을 고르다보니 이 책이 마침!이더라는!

 나름 만족스럽다. 함께 산 [파일명 서정시], [올챙이 발가락], [Fantastic Beasts and Where to Find The - Newt Scamander : A Movie Scrapbook]도 무척 마음에 든다. 어차피 살 책들이라 꼭 사야한다는 당위성으로 본다면 [로마 제국 쇠망사]가 가장 적다^^

 

 

20181121수

 

 

 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온 것 같아 들렀더니 글쎄 희망도서로도 안받아주던 [특공황비 초교전]이 들어와있지 뭔가! 어차피 살 거면서 희망도서는 왜 안받아주는 거지? 그 중 2권을 빌리고 궁금했던 파커J.파머의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라는 책을 빌려왔다. 운동 가기 전 스터디 카페에서 읽다가....꿀잠 잤다. [가르칠 수 있는 용기]는 꽤 감화하며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너무 하나마나한 말들의 반복이었다. 이 책을 끝으로 당분간은 나이듦, 죽음과 관련된 책을 안 읽으려 한다.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

 

20181122목

 어쩌다 가방에 이 책만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첫 문장부터 구조가 단순하지 않아 고민하다가 온라인 서점에서 번역본 미리보기를 봐가며 첫날 일기를 다 읽었다. 이거 읽는 어린이들 진심으로 존경한다. 시작을 했으니 어찌 끝을 보긴 해야할텐데 번역본이랑 같이 갖고 다닐 수도 없고 고민을 해봐야겠다. 아무튼 오늘 하루 열심히 산 기분이다.

 

 

 

 

20181123금

 

 

 

 

 

 

 

 

 

 

도서관에서 책을 여러 권 빌렸는데 빌리고 나니 죄다 중국 역사, 중국 시, 중국 소설. 전생에 중국인이었나 싶은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  게다가 빌리지 않은 책조차 중국 황실사라니!

 제목처럼 자극적인 일화들의 집합이다. 도서정가제 이후 보급판으로 판매되니 궁금한 사람은 사서 봐도 부담없을 가격과 내용이다. 애초에 빌리려는 목적은 아니었기에 이미 알고 있던 한성제와 조씨 자매의 이야기만 읽었다. 오래 전 본 중드 <모의천하>에서 군계일학으로 빛난 조비연 역의 동려아를 기억하기 때문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7명의 황제를 곁에서 보며 한의 멸망을 지켜본 그 드라마의 여주인공 왕정군의 삶이 훨씬 중요하나 것 같은데 드라마도 자극성 위주로 전개되고 보는 사람(나)도 아무 생각없이 본 것 같다.  차라리 후궁이 되길 거부한 중국 4대미녀 왕소군을 더 눈여겨 볼 걸 그랬다. 악녀는 별로야, 물론 악남은 더 별로고. 동려아의 선한 외모는 악녀엔 어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기억에 남았는지도 모르겠다만.

 

20181124토

음....이 소설은 그냥 오해와 화해의 반복 패턴이 지나치다.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꽝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문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기본 설정만 괜찮다. 하나라의 전 공주가 기나라와 욱나라에서 모두 황비가 되고 두 나라의 왕과 주변 인물들의 사랑을 몰빵으로 받는 그런 유치하지만 끌리는 이야기. 드라마를 안 봤지만 드라마가 더 나을 것 같다. 배우빨이라는 게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3권을 빌리는 심리는 뭘까?

 

 

 

20181125일

  원래부터 강건성세에 궁금증이 있었는데 다시 중드에 빠진 삶을 살다보니 그 궁금증이 다시 도졌다. 새로 알게 된 점은 만주족이 여진족의 개칭한 것이라는 점과 세번째 순치황제 푸린에 이르러서야 명이 멸망하고 청나라가 중원을 차지하게 된 점, 이민족 국가 중 유일하게 200년을 넘긴 왕조라는 점인데 조선을 가르쳐야 할 타이밍에 유용한 지식이다. 천년 신라, 조선왕조 500년에 대한 왠지 모를 우아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중국 사회의 혼란은 상상 이상으로 거세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20181126월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 덕분에 이 독서일기를 쓰게 되었지만 그 시리즈 중 유독 공감이 가지 않는 책이 있다. 사실 오늘이 이 책을 세번째로 펼친 것인데 오늘의 느낌도 앞서의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오늘에야 알아냈다.

 매일 쓰는 일기의 소재가 되는 책이 너무 무게감이 있는 책인데 남궁인의 일기는 읽기가 아닌 북리뷰에 가까웠으며 그의 직업을 떠올렸을 때 그게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이미 읽었던 책에 대해 매일 정리하는 식이었나, 그렇다면 그게 일기인가? 하는 시리즈와 컨셉이 동떨어진 석연찮음 때문이었다. 재미도 없지만 믿음도 가지 않는 그런? 다른 작가들과 직업적인 공통점이 거의 없어 신선할 줄 알았는데 되려 진부했다. 너무 힘을 들인 게 아닐까? 네번은 도전하지 않을 생각이다.

 

20181127화

 이사벨아옌데의 책은 처음으로 샀는데 이 책을 살 때 왜 이작가에게 꽂힌 건지는 설명할 수 없다. 처음엔 [전쟁과 평화]를 사려다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다른 책들을 고르던 중 이 이름에 꽂혔다. 이름이 예뻤나?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본 바 없고 작가가 페미니스트인 것도 이번에 알았는데 참 신기하다. 아차, 내가 민음사세계문학전집을 열심히 고른 이유는 사은굿즈인 세계문학달력 때문이었다. 그 굿즈 하나가 나를 새로운 작가에게 안내했다. 왠지 맘에 드는 만남이다.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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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8-12-07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제국 쇠망사는 축약본이라도 천 페이지가 넘으니 읽고 싶어도 솔직히 엄두가 안나네요^^;;;

그렇게혜윰 2018-12-07 08:01   좋아요 0 | URL
언제 읽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로마 시대에 대한 궁금증은 「마스터스오브로마」를 통해 장전해 두었습니다^^
 

 

원더우먼을 참말로 좋아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히어로의 모습은 SF쪽 보다는 고전쪽이다. 하긴 그래서 여타의 히어로들을 제치고 원더우먼을 가장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에 기반을 둔 스토리와 영상이었으니까.

 

킹스맨도 제대로 안 본 터라 주연배우는 뉘신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12세이상 관람가'라는 파격적인(?) 관람가능연령에 아들의 마음을 달래줄 겸 상봉까지 가서 4DX로 관람을 했다. 영화는 혼자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아들이라면 괜찮은 동무가 될 것 같아 4DX까지 선택하며 봤지만 2D기반의 4DX는 굳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아들은 말 탈 때 좋았다고 한다. 초반에 마구 나오는 키스씬+에 살짝 당황했으나 이내 징집되어 떠나는 격투씬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것이 과연 '12세 이상 관람가'가 맞구나 싶어 이후엔 편하게 봤다. 초등학생에겐 아직 좀 잔인한 장면들이 있어 몇 번 눈을 가려준 기억이 있지만 말이다. 

 

아들은 십자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내용을 이해하는데에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다만 로빈 후드를 몰랐다. 영국의 홍길동이라고 말해줬더니 공감을 했다. 그러면서 로빈 후드도 홍길동처럼 진짜 있었던 인물이냐고 묻는데 당황했다. 애들은 홍길동을 위인으로 아는구나......아무튼 십자군 원정의 이면에 있는 권력과 부에 대한 탐욕에 대항하는 로빈 후드의 활약상은 이미 수많은 히어로물을 본 어른들에게는 섭섭한 정도였을지도 모르겠지만 나와 아이가 보기엔 정말 괜찮은 작품이었다. 인류를 구한다는 원대한 목표보다도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을 구한다는 그 소박한(?) 정의가 더 좋았고, 많은 사람들을 희생하여 살아남는 후드가 아니라, 대의를 추구하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 여럿의 목숨과 바꿀 수 없다는 평등함이 신선하고 공감이 갔다. 

 

앞으로 후속작이 나올 것인데 챙겨보고 싶은 영화였다. 특히 청소년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흥미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진실들, 그 마음들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즐겨보는 중드들이 가지는 의미하고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리뷰를 쓰는 건 이 때문이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영화도 좋지만(물론 이 영화도 그러하지만) 이 영화가 느끼게 하는 부분들이 좋아서 며칠 전 본 곽건화의 <28세 미성년>을 알리는 대신 이 영화를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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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0토

 아들이 만화책 [쿠키런]을 사달라기에 근처 중고서점에 갔지만 인기 많은 책이라 그런가 찾을 수 없어 결국 온라인으로 새 책을 사줬지만 기왕 들른 김에 책이나 골라보자 하며 고른 책이 [소금 호수]와 심스 태백의 영어책이었는데 심스 태백의 책이 잘못 꽂힌 거라 판매가 안된다며 미안해하시며 [소금 호수]를 선물로 주셨다.

어쩌면 지나쳤을 수 있는 처음 본 그림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몇 해 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반달'이라는 출판사 이름을 제목보다 먼저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저자의 사인본이었다. 그런 귀한 책을 두고 올 수는 없어 고른 책이었는데 선물받아 오니 더 좋았다. 로맨틱하지 않나? 누구랑???

집에 와서 아들은 이 책을 읽고 가보지 못한 소금 호수를 상상으로 그리며 독서록을 대신했고 이어서 나도 읽어보니 글보다 그림이 매력적인 마치 화집을 보는 느낌이었다. 원화를 보면 자개가 붙어있겠지? 궁금해진다. 그림으로도 얼핏 질감이 느껴졌지만 원화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기에 안타까웠다.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다.

 

20181111일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렇게 자상하고 꼼꼼하고 왠지 모를 효율성이 느껴지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나? 약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이런 느낌도 들고, 소설가의 독서 에세이라기 보다는 독서 전문 강사의 자기 계발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슬로 리딩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아주 유용한 책이다. 세상에 근 20년 전에 포기한 소설 [일식]의 저자와 같은 사람이라니!

대체적인 논지에는 수긍을, 세부 사항에는 의견 충돌(?)을 하며 읽는 중이다. 실천편이 궁금해지지만 슬로~리딩을 위해(현실은 육아 때문에 ㅠㅠ) 책을 덮고 음미(현실은 망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20181112월

 토평 도서관에 있길래 냉큼 빌린 책. 엄머 먼저 읽으시라 하고 이어서 내가 읽는다. 엄만 2권 읽으시는 듯.

 저자 이름이 오정옥이라 중드를 몰랐다면 한국 사람이 쓴 무협 소설인 줄 알 뻔 했다. 하긴 난 김용도 오랫동안 한국 사람인 줄 알았으니....저자명은 중국발음으로 표기해주면 좋겠다.

아직 초반인데 여주의, 여주를 위한, 여주에 의한 그런 소설과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여배우라면 탐낼 그런 역할을 임심여가 제작하고 맡았다니 영특한 배우이다. 그나저나 화꺼의 역할을 긴가민가 잘 모른 상태에서 소설을 읽었는데 연성의 미모를 묘사한 장면을 보니 딱 알겠다. 그래서 임심여가 곽건화에게 부탁했구나, 그 미모를 대체할 이가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가 유료라 유감이다.

 

 

20181117

 

합정에 공연 보러 가는 길에 선택의 고민없이 이 책을 가져갔다. 이유는? 오늘이 반납일이라.

 복아(반옥, 설해)로 사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겠으나 복아 역으로 사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행복했겠다는 생각이 오늘도 든다. 다 좋아하고, 하는 일마다 다 된다 캬! 3권까지라는데 계속 이런 식이면 3권으로 바로 넘어갈까 싶다.

 드라마를 보니 구성이 좀 다른 듯 한데, 3권 읽고 바로 드라마를 볼까? 소설로서의 매력은 좀 부족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론 나쁘지 않다. 남의 인생 멀리서 구경하는 기분이 들 뿐이니. [화천골]이나 [삼생삼세십리도화]는 소설로도 좋았는데 아쉽다.

 

 

 

20181113화

 어린이집에서 관람하기로 한 작품이 이 작품으로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아 채람이에게 읽어줄 생각으로 꺼냈다. 마침 요즘 동물백과만 읽는 중이라 호랑이 이야기 좋아할 것 같았다. 다만 글밥이 적지 않아 걱정이 되어 목소리 연기에 혼을 담아 읽어주니 아주 재밌게 읽는다.

 오랜만에 그럴듯한(?) 그림책을 읽어주니 내가 더 신났다. 우리 아기도 이제 '아름다운' 그림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것인가? 캐릭터책과 아기책에서 좀 벗어나고픈 에미의 마음을 좀 읽어주려나? 욕심 부리지 않기! 넌 지금 그대로도 정말 멋지니까! 기다리자!!

 

 

20181114수

 하람이와 둘만 온 춘천. 썸원스페이지.

 춘천 명동 CGV에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고 들어간 터라 바로 방으로 직행! 우리 방 테이블에 있던 책은 [며느라기]와 [주말엔 숲으로]였는데 안 읽어본 [며느라기]를 읽기로 하고 들어보니 예상보다 묵직하고 제본도 견고하니 첫눈에 맘에 들었다. 내용이야 결혼한 여자로서 더 말해 무엇할까? 여자들보단 남자들이 읽어야 하는데....주변에 결혼할 커플이 있다면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군더더기 없이 재밌는 만화책이다.

 

 

 

20181115목

[동백꽃], 김유정 원작, 한국문학논술만화, 직지

 

 김유정 역 주변엔 '봄봄'이나 '동백꽃'의 이름을 딴 가게들이 여럿 있었따. 낭만적인 공간이어 연인들도 많았다. 아들은 김유정이 누군지도 모르는지라 그냥 기찻길 구경만 한 듯 했지만.

 집에 오니 '한국문학 논술만화'시리즈를 얻어둔 게 생각나서 [동백꽃]을 꺼내 읽었다. 만화인 줄도 꺼내고 나서야 알았다.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중간에 덮었다. 곁에서 [봄봄]을 펴던 아들도 덮었다. 원작을 읽는 게 낫겠다 싶어 처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나저나 '봄봄'이라는 말이 참 어여쁘다.

 

20181116금

 

 고려-원의 관계를 가르치는 데에 도움을 얻고자 빌린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일단 '원.명'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주로 명의 내용이 많고 초등학생에게는 알려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원장의 존재는 알되 개인적으로 중국사에서 가장 재미를 못느끼는 시대가 명이라 더 눈에 안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내일 반납 예정이다^^

 

 

 

 

20181118일

 

 

 대학 때 [논문 잘 쓰는 방법]을 읽었다. 간간이 사들여 집에 [장미의 이름]과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가재 걸음]이 있다.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이래저래 너무 많이 접해 나는 내가 그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고 착각하고 살았다. 밀란쿤데라 때처럼. 그런데 이 소설이 처음 읽는 에코의 소설인 거다. OH!

신랄하고 디테일하다. 때문에 잘 읽힌다. 그러나 통독할 수 없다. 정독해야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따. 이래서 에코, 에코 하는구나. 내가 아무리 신경 써 읽은 들 에코가 신경 쓴 것을 다 읽지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무척 고무되는 경험이다. 좋다 에코 소설.

그런데 정독하다보니 오탈자가 잘 보인다. 요즘 읽는 책들은 왜 이렇게 오탈자가 많을까? 요즘 책 만드는 곳의 '프로' 정신이 부족한 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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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11-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에는 오탈자가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정성스럽게 편집과 검수를 하지 않는다는 느낌. 오탈자가 나도 이 정도면 하는 게 아니라 아니 어떻게 이런? 하는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책을 빨리 내려고 해서 그런 건지... 역량 자체가 부족한 건지...

그렇게혜윰 2018-11-29 12:37   좋아요 0 | URL
큰 출판사 작은 출판사 가리지 않아서 이젠 편집자 이름 보고 책을 골라야하나보다 이러는 참입니다^^,,
 
초정리 편지 창비아동문고 대표동화 24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 창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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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책은 그 책의 작품성과 재미를 떠나 내게로 오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그 원인은 대체로 비자발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 역시 그랬다. 결론적으로 흐지부지 되어 결국 두세반 정도만 이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2학기 들어 학년에서 정한 온책읽기 도서였다.

 아이들에게도 이 책은 익숙했다. 4학년 때 국어 시간에 일부를 읽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아마 한 시간에 지나가듯 읽었으리라. 이 책을 두 달 가까이 함께 소리내어 읽으며 느낀 점은 짜임새도 좋고 이야기도 재밌어 그때 읽고 더 읽은 아이도 있을 법 하건만 씁쓸하게도 이 책을 다 읽은 아이는 없었다. 그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이 함께 읽기에는 출발선이 같아 효과적으로 진행되었지만 학교에서 발췌본이나 축약본이 아닌 온책읽기가 필요하다는 까닭을 느끼게도 되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정의공주 일화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의견으로는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것과 달리 집현적 학자들이 거의 관여를 하지 않고 세종 개인의 업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 책이 출간될 당시 보다 요즘 더 공감을 얻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야기의 초반에 토끼 눈 할아버지로 만나 장운에게 한글을 알려주고  결말에 세종으로 다시 만나 한글을 익히고 알리는 장운에게 힘을 얻는 세종의 이야기가 가난하고 미천한 신분의 장운이 꿋꿋하게 일어서는 이야기와 맞물려 감동과 생각거리를 준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인데 소리내어 돌아가며 읽고, 중간 중간 끊어가며 작은 활동들을 하며 읽다보니 그 감동과 생각이 더 길고 깊게 이어졌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낯선 언어를 익혔다. 소리 내어 읽다보니 엣 한글을 처음 읽을 때에는 어색한 것은 물론이고 어떻게 읽을 줄을 몰라 난감해할 수 밖에 없었다. 영어보다 낯선 언어인 셈이다. 그러다 몇 번을 반복하다보니

정도는 너끈히 읽어낼 수 있게 되었고, 옛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왜 '여린ㅎ'을 사용하는지부터 한글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며 막연하게 느끼던 한글의 위대함을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조선시대의 신분의 차이나 친구들간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흥미로워했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 지식인들의 이기심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기회도 가졌다.

 

 

마지막 모둠 활동을 앞두고 개인적인 독후감을 쓰는 시간을 갖는데 늘 그렇듯 아이들은 자기들이 뭔가 힘든 일을 할 때 그것을 하지 않는 선생님이 샘이 난다. 다른 때 같으면 "선생님은 준비하는 사람이지 너희들과 같이 공부를 하는 학생이 아니다."는 말로 일축했겠지만 독후감 쓰는 것이니 푸념을 듣기 전에 자발적으로 함께 쓰기 시작했다. 역시 1시간 내에 쓰는 것은 무리야. 그러니 남은 부분은 숙제로 내 주며 나 역시 남은 부분을 아이들이 가고 난 후에 마무리 짓는다. 서로 다른 판본을 가지고 소리내어 읽으며 동시에 "어, 띄어쓰기가 안 되었네?"라고 누군가가 하면 "내 책은 괜찮은데?"이렇게 말하기도 하고, 표지 그림에 등장하는 소녀가 난이인지 덕이인지 묻는 말에 가운데 한 쪽을 펴서 난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도 하고 함께 읽는다는 것의 소중함을 또 한 차례 느낀다. 아직도 '갈매기 =소르바스'를 기억하니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이 시간들이 쌓여가는 것이 좋다. 세종의 마음도 그렇게 사람들 마음 속에 하나하나 쎃여 지금의 한글이 되었으리라.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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