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서 목표 중 하나는 '히가시노게이고' 읽기!

일단 작년에 [매스커레이드]시리즈 3권을 읽었고, 가가형사 시리즈 중 [악의], [기린의 날개], [신참자]를 읽었던 터였다. 그 여세를 이어 올해도 히가시노게이고를 읽어볼 참인데 다 살 순 없고 도서관 책은 너무 낡아서 꺼려지고 상황 닿는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산책>

 

 잠실 알라딘서점에서 산 책이다. 히가시노게이고는 찾는 이가 많아 중고서점에서도 반값을 웃도는 가격에 팔린다. 그 가격에 굳이 중고를 사겠나 싶은 책도 있다. 이 책은 사실 잘 몰랐던 작품인데 상태도 괜찮고 가격도 반값 정도라 구매해서 읽으려고 사왔다. [~~살인 사건]이런 형태의 작품이 여럿 있던데 그 연장선상인가? 그 책들을 아직 못 읽어본 터라 모르겠다. 표지는 산뜻하니 맘에 든다. 

 

 

 

<읽은 책>

 

 

 

 

 

 

 

 

 

 

 

물리학자 유가와와 형사 구사나기 콤비의 [예지몽]은 단편집이었는데, 둘의 조화가 괜찮았다. 읽고 나니 이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탄이라고 하던데 그럼 탐정 갈릴레오가 유가와를 뜻하는 건가? 재밌다는 평이 많아 읽어보려던 시리즈였는데 모르고 엉겁결에 읽은 셈이다. 신비는 없다, 과학으로 입증한다! 괜찮은 컨셉이다. 참고로 김상욱 교수의 책에 히가시노게이고가 실린다면 유가와 교수 이야기가 거론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라플라스의 미녀]가 언급됐었다.

 

[새벽 거리에서]는 나 원 참 세상에! 이게 추리소설이냐 막장 드라마냐!!! 아무리 생산성이 높은 작가라도 이런 건 서랍 속에 넣어뒀어야하지 않나 싶은 깊은 실망감을 준 책이다. 옆에서 누가 안 말렸다니 ㅠㅠ

 

[동급생]은 [방과후]에 이어 읽은 학원물인데 히가시노게이고가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되게 하고 싶은 사람인가 보다만은 내겐 썩 재밌지 않다. 더구나 니시하라의 시선에서 이야기는 진행되는데 작가가 자꾸 하이토에 이입되는 느낌이 드는지 학원물은 더 잘 쓰는 작가에게 양보하심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심리묘사가 뛰어나다는데 그것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1월, 2월에 읽은 히가시노게이고는 유가와를 만난 것 외에는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런데 드라마는 왜 구사나기가 아니고 여형사인가?? 구사나기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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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요란 푸른아파트 문지아이들 96
김려령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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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려령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였죠. 참 좋은 책이에요.  그 다음엔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를 읽고 어쩌다보니 이분과 독자2명의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분 자체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래서 김려령의 세계에 입문합니다. 이후 [완득이], [가시고백],[우아한 거짓말] 등 청소년소설들을 찾아 읽곤 이분의 가장 매력적인 소설은 청소년 소설이구나! 무릎을 치게 되죠. 그러다가 소설 [너를 봤어]를 읽고 몇날 며칠을 눈물바다를 이루며 먼 신촌까지 독자와의 만남을 가게 됩니다. 인터뷰한게 2011년, 독자와의 만남이 2013년이니 2년만이에요. 많이 울었다는 의미로 사인받을 때 드리려고 손수건 1장(한 세트도 아니고 ㅋㅋㅋ)을 사서 갔어요. 포장도 안한 채.....사인을 받으려고 손수건을 건넸을 때 이분이 저를 알아보시더라구요. 처음부터 알아봤다고 그 많은 독자들 사이에 있는 저를 말이죠. 아, 문학가란 이토록 섬세하구나...


이렇게 썰을 푸는 이유는 바로 저 독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이 동화책 [요란요란 푸른 아파트]를 꼽으셨기 때문이죠. 조회해 보면 첫 작품은 아닌데 제 기억으론 이 작품이 처음 쓴 동화라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부족하긴 하지만 애착이 가는 작품이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장담할 순 없네요.그래서 위시리스트에 항상 있었는데 그 마음 먹고 출간된 소설 [트렁크]는 읽어도 이 책은 모셔두기만 한....이래서 책은 다 때가 있다며 아무튼 이 책을 읽게 된 경로였습니다.



40년된 푸른아파트의 1,2,3,4,상가동이 화자입니다. 사람들을 지키려다 벼락을 맞고 치매가 온 1동, 주인공 기동이가 살게 된 2동, 기동이가 낙서한 3동, 주거인 못살게 구는 4동, 참견많고 잘난 척 좀 하는 상가동 그리고 주변의 새 아파트들 중 푸른 아파트와 가까운 미래1동의 대화와 관찰을 통해 동화가 진행되죠.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라면 재개발이라는 것에 익숙할 테니 공감이 갈만한 이야기입니다. 또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진솔한 면도 잘 드러나고요.


작가는 어린 시절 물건들을 사람처럼 대했던 할머니와의 경험이 이 동화를 쓴 바탕이 되었다고 해요. 저도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 편이라 공감이 갔어요. 아파트들의 대화라고 하니 왠지 우리 집 아파트도 어디선가 나를 흉볼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집이라는 게 한두해를 살아도 정이 드는데 자그마치 40년을 살았다면 진짜 사람같이 여겨질 것 같아요 기동이네 할머니가 그렇죠. 할머니는 이렇게 말합니다.


"집도 죽은 집이 있고, 살아 있는 집이 있어야. 요 아파트는 살아 있는 집이여. 한 번도 빈 적이 없었다니께. 집은 사람을 보듬어 주고, 사람은 집을 보듬어 주면서 같이 사는 거여."


"음마, 너,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오문 맘이 편안하지 않냐? 같은 바람이라도 우리 집에서 맞는 바람 다르고 넘의 집에서 맞는 바람이 달라야. 요것들이 그저 덩그러니 있는 거 같아도 다 보고, 지켜 주고, 챙겨 준다니께."

- 65쪽


  이 말을 들은 아파트들은 정말 행복했을 것 같네요. 더 새 아파트, 더 큰 아파트, 더 브랜드 아파트를 자랑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집이란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게 할 것 같아요.


이 책의 주인공인 기동이는 아빠 엄마가 돈 버느라 잠시 할머니집에 맡겨서 푸른 아파트에 입주해요. 그 전에도 전학을 많이 다녀서 시비를 거는 주환이에게 매운 맛을 보여주지만 그건 이 아이가 살아남는 방법이라 생각하니 맘이 아팠어요. 오해를 받게 되니까요. 그런 주환이의 진가를 알아보는 친구들과 달리 어른들의 모습은 참 부끄럽지만 현실적이죠. 그런 기동이에게도 꿈이 있어요. 만화가가 되는 거죠. 우연히 들른 4동의 만화가 아저씨 집이 자기가 평소에 존경하던 만화가였다는 설정은 동화니까 가능하겠지만 그 아저씨의 모습이 또 되게 현실적이죠. 돈 때문에 괴담 만화만 그리거든요. 김려령 동화의 강점은 인물들이 곱게만 그려지진 않는다는 거예요. 좀 찌질하달까? 팍팍한 삶의 무게를 이기는 인물들이 현실감이 있어요. 그것을 바라보는 인물(이 동화에선 인물+건물)들의 시선이 다양한 점도 참 좋아요. 가령 만화가가 되려는 기동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렇죠.


"어이구 집도 가난한 게 무슨 만화 타령이야. 할멈이나 돕지."

"가난하면 꿈도 못 가져? 쟤가 만화를 얼마나 잘 그리는데. 넌 그렇게 계산적으로만 사니까 아파트들이 싫어하는 거야."


"둘 다 그만 해. 계산이 정확한 게 나쁜 것도 아니고, 기동이가 꿈을 가진 것도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오히려 잘 됐지. 솔직히 할멈을 잘 도와주지 않아서 나도 좀 그렇지만, 이것저것 사 달라고도 안 하잖아. 그냥 연습장에 그림 그리면서 연습하는데 그게 뭐가 나빠."

-142-143쪽


전 이번에 이 책을 꺼내 읽으면서 두 번 연속으로 읽었어요. 일단 술술 읽히니까 빨리 읽어서 여유가 있었지만 다시 읽고 싶어지더라구요. 김려령 작가의 동화는 결코 밝고 행복하고 구김없는 내용만 나오는 예쁜 동화는 아니에요. 그래서 좀 거칠게도 느껴지고 어두울 수도 있죠. 청소년 소설은 좀 그런면이 강하고 소설은 맘 놓고 쓰실 것 같은데 동화에선 마지막엔 늘 따뜻함이 느껴져요. 유머가 있는데 그 유머를 애들이 잘 이해할란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ㅋㅋㅋ 솔직히 말하자면 어른들이 더 재밌게 읽는 동화가 아닌가 싶어요^^ 요즘 저 사는 곳 주변도 죄다 포크레인에 크레인에 허허벌판 막 이래서 그런가 전 유난히 더 공감이 가며 읽었습니다. 우리 아파트도 30살이 넘었는데 그래서 막 물 새고 그런데 아직 겉보기엔 멀쩡하네요. 아직 10살 더 먹어야 푸른 아파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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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산책에서 만들어주면 좋겠는데 #아인슈타인의말

김상욱 교수의 글도 좋지만
아인슈타인의 이 말을 읽으며 너무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해서 혹시 마음산책에서 나왔나 보니 없었다. 「아인슈타인의 말」을 만들어주시면 안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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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02-02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북에 쓰셔야 보실 듯!

그렇게혜윰 2019-02-02 12:30   좋아요 0 | URL
아하....귀찮.....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9-02-02 21:51   좋아요 1 | URL
인스타에서 보신 듯 ㅋㅋㅋ
 
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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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울림
10회 강연으로 들어야 이해할까?
낭만적인 상욱님의 글 이해하고 싶은데 넘 맘아프다...부분 부분 이해하고 어떤 부분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데 막 더 알고프고 ㅠㅠ

어제 강연 들은 걸론 나는 아직 배고프다!!
사인은 받았지만 상욱님 제가 이 책으로 독서모임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떨림은 받았으니
울림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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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곤 스티커 아트북 : 명화 - 빈센트 반 고흐 편 폴리곤 스티커 아트북
스키아 지음 / 보랏빛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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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있다는 그곳에 갔을 때마다 눈여겨 보던 물건이 있다. 컬러링이 유행하면 곧장 착한 가격으로 그곳엔 다양한 컬러링북이 있었고, 캘리그라피가 유행할 때도 그랬으니 그곳에서 본 폴리곤 스티커북은 지금 그것이 유행한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나이에 스티커북이라니?하며 지나치곤 했다.

 

이번에 몽실북스 카페에서 이 책으로 서평단을 모집한다기에 '그럼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어 신청하여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받고 나서 내가 다있다는 그곳에서 본 것보다 큰 판형에 좀 놀랐다. 고급스럽달까? 역시 좀 다르긴 하군! 그런데 정가 16500원이었다. 세상에 스티커북 치곤 좀 비싼거 아닐까?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폴리곤 스티커 아트북! 정해진 번호에 집중력을 가지고 하나씩 붙이다보면 멋들어진 명화 한 작품이 완성되는데 기존에 명화를 색칠하거나, 퍼즐로 만들거나, 스크래치북을 만드는 활동들이 이루어지긴 했는데 그것에 비해 어떤 점이 폴리곤 아트북만의 매력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떤 사람은 번호에 따라 정해진대로 붙이는 것이 창의적이지 못한 게 아니냐는 반문을 했다. 수긍이 갔다. 그렇다면 200개 가까운 번호를 지운다면? 그건 힐링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기 위한 활동 같은데? 스크래치북도 창의성 없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더하면 더했지! 둘다 집중력의 싸움이다. 그리고 실력차를 따지지 않고 완성되는 기쁨이 있다. 그런 면에서 폴리곤 스티커북의 매력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이 책을 받고 가장 먼저 든 의문이었던 가격 문제는 스티커를 하나씩 붙일 수록 이 작은 조각들을 정확하게 제작하는 원리가 뭘까 궁금해지고 대단해보여 자연스레 이해하게 되었다. 도리어 어떻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아무래도 조각 수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추측해 본다.

하다보면 조각이 많은 작품과 적은 작품이 있는데 어차피 하루에 다 할 작정(?)을 할 것이 아니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작품부터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하다보면 조금은 정확하지 않은 조각들이 있는데 그것에 예민해하면 안될 것 같다. 아주 소소하다. 난 평소 좋아하던 [아를의 반 고흐의 방]을 먼저하고 아들은 엄마가 출근한 사이 제가 좋아하던 [별이 빛나는 밤]을 완성했다며 뿌듯해하며 문자로 사진을 찍어 보냈다. 솜씨있는 사람들만이 하는 미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술 활동이 될 것 같아 내 생각엔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어도 좋을 것 같다. 미술은 즐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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