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희생자를 기억하지 않는다. 과거에서 배우지 않는다. 무서운 속도로 모든 것이 천박해지고 있다. 루쉰 따위는 읽지 않으며, 설령 읽는다 해도 그 부름의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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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꾸리는 법 - 골고루 읽고 다르게 생각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원하나 지음 / 유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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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꾸려본 독서모임은 지금껏 세 개. 그리고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현재는 하나.이다. 그들을 들어 이 책에 대해 말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나는 어느 날 들은 강연에서 윤독의 장점을 강조하신 강사님의 말에 의지를 불태워 친한 동생 하나와 만날 때 마다 서로 돌아가며 소리내어 윤독하기로 했다. 두 권을 채 못한 것 같다.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와 [1984]를 했는데 다른 번역본으로 했을 때의 긴장감이 내용에 더 집중하게 하는 등 장점이 많았지만 흐지부지 되었다. '단둘이 독서모임'은 분명 장점도 있었지만 친한 상대라 어찌어찌하다보면 책 이야기 보다는 신변 이야기가 더 길어지게 되었다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처음엔 누가 보거나 말거나 씩씩하게 책을 읽었지만 둘이서 소리내어 책을 읽는 행동이 남들의 이목을 끄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달까? 이 책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터디룸'이나 '회의실 대여'(58쪽)를 제안해 주셨는데 '스터디룸'의 경우 효율적으로 그 시간을 잘 쓸 수 있었던 것 같고, 내 경험으론 단골 카페를 하나 섭외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같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온라인 독서 모임이다. 내가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6명이 회원인 이 모임은 책 선정부터 함께 한다. 각자 원하는 책을 3권 정도 추려서 그 중에 가장 희망도가 높은 책으로 각자 맡아서 1회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모임이니 일단 앞서 말한 장소의 문제는 개인의 몫이고 문제는 발제인데 그것도 진행하는 사람의 역량에 맡기는 편이다. 책에서는 발제문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나와있는데 우리 모임의 경우엔 모임 1주일 전쯤에 올려 '사고의 틀이 좁아져서 더 뻗어 나갈 수 있는 생각을 한계짓기도 하고 해봄 직한 대화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55쪽)'는 단점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일찍 읽는 사람은 자기만의 생각대로 읽다가 발제문을 보고 나서 생각을 정리하고, 특히 우리 모임처럼 온라인 모임의 경우 애매한 순간이 찾아올 때 발제문의 흐름대로 진행하니 무리가 없어 좋았다.

 

 이 책은 독서모임을 만드려는 사람들에게는 첫모임에서 나눌 이야기의 목록(33-34쪽)부터 모임의 진행 순서 예시(69-74쪽), 그리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까지 사례별로 잘 나왔다. 나 역시 저자가 인상깊게 읽은 앤 후드의 [내 인생의 책]을 읽고 저런 독서모임 하나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후로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터라 저자의 마음이 내 마음과 많이 비슷해서 독서모임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좋은 가이드북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얇으니 몇 번씩 읽으며 숙지해도 되고 필요한 부분만 표시해서 도움 받아도 될 것이다. 역시 유유출판사의 책은 실용적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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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현실의 갈등을 공상으로 해결하려 든다면 도피라고 비난받는 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공상은 생명을 지키는 숨구멍이다.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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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 2 - 20세기의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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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은 50년 인생인데 한 5백 년은 산 것 같았다. 인생이 너무- 길구나, 앞으로 또 무슨 일을 만나게 될까. 죽는 건 쉽다. 사는 게어렵지.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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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의 침묵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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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비디오 테이프였을까, 주말의 명화였을까 아무튼 한참을 사람들 사이에서 잔혹한 영화로 그리고 앤서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의 명연기로 회자되었던 영화를 본 것이 이미 20년도 훨씬 전이다. 그때 무서워서 건너뛰어 가며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어린 아이는 마흔이 넘어 사람의 가죽을 벗기고 재봉하는 이 이야기를 잘도 읽어내는구나. 물론 지금도 섬뜩하고 불편하다.

 

  영화에서는 앤서니 홉킨슨의 연기가 뛰어나기도 하고 잔혹한 사건들 때문에 사건을 처리하는 클라리스 스탈링은 조디 포스터의 강인한 아름다움으로만 기억이 되었는데 소설에서는 클라리스 스탈링에게 훨~씬 더 많은 시선이 간다. 물론 소설에서는 그녀가 탑 원 주인공이다. 작가 토머스 해리스가 어떤 의도로 여자 요원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보아도 썩 괜찮은 소설로 읽혔다. 잭 클로포드에게 기대는 모습은 아쉬웠지만(아무 것도 하는 일도 없구만 잭은 그냥 멋진 역할인 듯 싶다. 영화에선 누구였더라?) 자기만의 삶을 자기만의 능력과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힘을 주고 싶어졌다. 그녀의 삶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한니발이라는 건 넘나 소름끼치지만. 요즘 말로는 흙수저를 물고 태어나 스스로의 힘으로 능력있는 FBI 특수요원이 되었다는 말이다. 그녀가 '뛰어난' 수사관이 되어 '본보기'가 되고자 한다는 욕망을 한니발은 읽어냈을까?

 

  제목이 [양들의 침묵]이라는 것도 어릴 때 해소했던 궁금증인데 잊었다가 소설을 읽고 다시 해소하였다. 양들의 울음 소리, 그 울음 소리가 클라리스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한니발의 편지는 소름끼치도록(이 사람은 소름 끼친다는 말 외에는 수식이 불가하다. ) 정확한 것 같다.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난 한니발의 또 소름끼치는 행각을 읽기가 두렵지만 궁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클라리스가 다음 이야기에서도 나오던가? 읽어봐야만 알 일이다.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해도 마땅한 인생은 어디에도 없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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