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패밀리
고종석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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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가족에 대한 책을 연이어 두 권이나 읽다니, 심지어 그 책들을 무척 몰입해서 읽다니. <해피 패밀리>의 경우 오늘 새벽 12시를 넘어 읽기 시작해서 3시경 '강희숙(1951~)'을 읽다가 잠이 들어 아침에 마저 다 읽어버렸다. 이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떤 거리 두기를 두고 읽으려고 했단 말이다. 어제 통독으로  <감염된 언어> 를 읽고 나서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에 나를 적응 시켜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이 책은 '아, 소설이구나!'를 절실히 느끼게 해 주었다.

 

책을 읽기 전 표지가 무척 맘에 들었다. 아무도 있지 않은 하얀 거실, 그 곳에 유난히 노오란 꽃과 꽃병. 왠지 노란색은 질투를 뜻하는 꽃말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제목 아래 노란점 세 개. 그것이 말줄임표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가족에겐 어떤 말하지 못할 사연은 다 있는 법이니까.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은 후에 가장 먼저 떠오른 느낌은 '마음이 아프다.'라는 것이었다. 아마 소설 초반부터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그 일'에 대하여 어느 순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것은 아니기를 바랐다. 남사스럽다거나 그런 마음이 아니라, 그건 너무 아프지 않는가. 살아가는 민형에게 그건 목에 키를 걸고 살아가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가 술을 많이 마셔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도, 부모에게 냉담한 것도 너무 아프지 않은가 말이다.

 

말줄임표를 떠올렸다. 해피한 패밀리가 정말 있는 건가? 민형의 장모는 행복하다고 했다. 그녀는 말줄임표 안의 사연을 모르는 사람이다. 지현과 정석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 외의 식구(?)들은 정말 행복한 걸까. 사연을 모르는 사람은 그들으르 '해피 패밀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말줄임표 안에서 행복한 가족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처음엔 진취성과 거리가 먼 민형이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그의 삶의 태도를 읽다보면 나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난 그처럼 자학적인 사람은 못된다.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으로 보기엔 민주를 닮은 것도 같지만 그러기에 난 또 소심하다. 하지만 민형의 부모의 모습을 합하면 왠지 나의 아버지일 것도 같고, 현주와 영미를 합하면 왠지 나의 어머니일 것도 같은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이 소설 속의 가족들은 말줄임표 안에 들어가는 모든 가족들의 본 모습을 조금씩 나눠가진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작가의 치밀함이 보인다. 처음엔 이런 형식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만 했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으로는 '탁월하다.'였다. 어떻게 더 이상?

 

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흥미롭다. 그리고 읽을 때의 몰입과는 다른 느낌으로 읽고 난 후의 느낌이 살아난다. 사실 책을 읽고 곧장 리뷰를 써도 주인공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주 많은 나로서는 인물들의 이름과 사연을 기억한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놀랍다. 당분간 되새김질 하지 싶다. 그들은 각각 내게 어떤 이미지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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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구입할 <아주 사적인 독서>를 장바구니에 넣던 중 발견한 관련 이벤트 <나만의 욕망의 고전 리스트 만들기>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130215_very 을 보니 요즘 고전 깨나 읽는 나로선 참여 의지가 불끈 솟는다. 그래서 도전!!

 

 

 

 

 

 -<아주 사적인 독서>, 이현우, 웅진  알라딘가 11,700원

 

욕망의 고전을 욕망하다 list 1 - 채털리 부인의 연인

 

<아주 사적인 독서> 목차에도 나왔지만 사실 이 책에 대한 풍문(?)만 있을 뿐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나로서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에도 살짝 망설였다. 빌릴까, 말까? 빌려도 날 이상하게 쳐다보진 않을까? 뭐 그런 생각. 이것은 한국 소설 정비석의 <자유부인>을 볼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아직 내가 덜 솔직하거나 덜 성숙하거나 암튼 뭐 그런 이유인 것 같다. 그러니 이 책은 온라인으로만 구매를 해 봐야할 것 같다^^ 아, 왜 민음사 판인고 하니, 이인규 씨 번역이기 때문에^^

- 알라딘가  각 5,860원

 

 

욕망의 고전을 욕망하다 list 2 - 클레브 공작부인

 

부인이 쓴 부인의 이야기, 얼마나 솔직할 것인가! 정숙한 클레브 공작부인과 궁정의 매력남 느무르 공 사이의 사랑을 그렸다니 여자라면 이런 로맨스를 한 번 쯤 꿈꿔보지 않았을까? 영화로도 여러 번 만들어졌다는데 소피마르소의 매력적인 입술이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발언으로 오히려 그 진가를 찾게된 이 작품이 궁금하다.

 

 

- 알라딘 가 9,450원

 

 

욕망의 고전을 욕망하다 list 3 - 위험한 관계

 

 

 더클라스케네디의 신간 <위험한 관계>가 나와도 난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내게 <위험한 관계>는 발몽의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위험한 관계'와 '조선남녀상열지사'를 통해서 충분히 영상으로 감상하였지만 소설로 읽어본 것이 아니라 항상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내용이야 너나없이 잘 알려진 것이라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지만 이 책이 요즘 세계 문학을 출간하는 대형 출판사들은 출간하지 않는다는 점이 좀 의아하다. 너무 통속적이라서 그런가? 우리 사는게 다 통속인걸.

 

- 알라딘가 12,800원

 

 

욕망의 고전을 욕망하다 list 4 - 연인

 

<롤리타>를 욕망의 리스트에 올려야 하지만 집에 있는 관계로 패스. 다른 이야기인데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원작이 따로 있는 영화인 줄 모르고 이 소녀가 롤리타라고 생각했다. 영화로 각색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가 원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얼마 전 롤리타를 읽어보니 다른 이야기인 것이 확실했다^^

  어린 나이(물론 20대)에 이 영화를 보고는 좀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중간에 스스로 껐었는데 지금 소설로 읽는다면 어떨까 궁금하다.

 

- 알라딘가 4,830원

 

 

욕망의 고전을 욕망하다 list 5 -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고 난 후에야 이 이야기가 이렇게 긴 이야기인 줄 알았다. 위에서 소개한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 말하는 욕망은 '평범하고자 하는 욕망',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판틴이 코제트와 평범하게나마 살아가고자했고, 장발장이 죄를 참회한 자유인으로 살아가고자했고, 민중들이 평등한 삶을 원했듯이 그들의 욕망은 어쩌면 모두 정당함에도 그들은 그것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다만 아름다운 사랑만이 그들의 욕망의 결실을 맺었을 뿐이다.

-알라딘가 54,900원

 

 

이 외에도 <위대한 개츠비>나 <돈끼호떼>, <동물농장>, <롤리타>, <벨아미> 등이 떠오르지만 모두 집에 있는 관계로 궁금한 작품들만 선정해 보았다.

 

이 책을 받으면 이현우 작가님의 책이 모두 네 권이 되고, 읽게 된다면 다섯 번째 책이 될 것이다. 작가님의 러시아 문학에 대한 책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에 대한 글들이 무척 좋다. 강연회에서 뵈었을 때 서평에 대하여 말씀해주시는 것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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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지를 볼 때는 가장 먼저 시를 찾는다. 읽으면서 표시해두고 좋은 한 두 편은 옮겨 적는다. 오늘은 손으로 옮겨적는 대신 곱게 이미지로 옮겨적어보고자 한다.

  문학동네 계간지에 실린 시들을 잠깐 살펴보자면 문학동네시인선에서 시집을 출간한 시인인 박준, 송재학의 시가 보이고 김소연, 김중일의 시도 있다. 사실 시인을 아주 많이 아는 편이라 낯선 이름의 시인도 있다. 오늘은 꼼꼼하게 읽어본 것은 아니고, 마음 가는 대로 읽다보니 두 편의 시가 나를 붙잡길래 그저 붙들려 있어 보았다.

 시와 상관없는 이야기이지만 시를 읽고 나서 세계문학에 대한 좌담을 읽었는데 흥미진진하다. 로쟈님, 김영하 작가님, 도정일 번역가님, 이재룡 번역가님 등의 말씀이 인상깊다. 특히 도정일 번역가님의 카리스마와 로쟈님의 깔끔한 정리가 흥미롭다.

 

- 알라딘가 13,500원

 

이승희 시인의 '결'과 '곁'이라는 시도 참 좋았지만 오늘 옮길 시는 송재학 시인의 '햇빛은 어딘가 통과하는 게 아름답다'라는 시이다. 제목이 너무 좋다. 제목만 읽고 '맞네, 햇빛은 어딘가 통과하는 게 아름답네.'라며 한참 붙들려 있었다.

 

송재학 시인의 시집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문학동네 시인선 03 <내간체를 얻다>, 송재학

- 알라딘가 6,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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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시선
이승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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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족이니 아버지, 어머니 이런 제목이 들어가는 책은 일부러 기피한다. 어릴 적 읽었던 책의 신파적인 내용이 싫어서일수도 있고 어떤 의무감이나 무게감을 느끼기 싫어서일 수도 있다. 아마 이 책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아마 이 책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30페이지를 넘어가면서부터 부정할 수 없는 존재감을 공감해야만 했다. 그게 바로 이 책이다.

 

 

 

자음과 모음 북카페에서 이 책을 뽑아든 것은 '이승우'라는 작가에 대한 막연한 신뢰감이었다. 이 책은 그런 신뢰감을 확인하는 데에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 문장 하나하나에 힘을 느낄 수 있었고, 그 단단한 문장에 그의 이야기는 어느 새 나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이름을 부르는 것이 그 존재를 긍정하고 인정하는 일이라는 작가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 부정해야 할 지 인정해야 할 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버지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기를 어려워하는 주인공의 태도를 보고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던 것이 아버지를 보자, 자신을 부정하는 아버지를 보자 마치 언제 내가 당신을 부정했냐는 듯이 터져나오는 외침이 마음 아팠다. 나는 당신의 사랑을 원하는데 왜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왜 내게는 당신의 사랑을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거냐고! 외치는 듯 해서 많이 슬펐다.

 

평생을 따라다닐 무거운 시선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아는 척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척을 해야 할 지 주인공도 나도 모르는 듯 하다. 아마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고 동시에 통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것을 아들의 운명이라고 해야 하나? 작가는 알게 된 것일까, 그래서 이 소설을 쓸 수 있었던 것일까. 작가는 할 말이 없는 사람일까 아니면 말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일까? 어쩌면 할 말이 많아 그 말을 다 해버린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럼 나는? 내가 할 말이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사람이다.

 

소설의 마지막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무엇을 쓰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며 글을 쓰고 싶어했던 주인공이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과 그가 천내로 가고 싶어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사랑하지 않되, 아들은 그 사랑을 찾아간 이야기.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한 부모의 사랑 이야기를 읽을 때보다 어쩌면 나는 이 이야기 속에서 더 큰 위로를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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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독 - 2013년 케이트 그린어웨이 수상작 책 읽는 우리 집 5
레비 핀폴드 글.그림, 천미나 옮김 / 북스토리아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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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앤서니 브라운이라고 불리는 레비 핀폴드의 그림책이라는 문구는 앤서니 브라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혹할 만한 문구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본 나로서는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수식어가 없어도 될 것 같다. 앤서니 브라운의 환상성 있는 그림이 지상계의 그림 같다면, 레비 핀폴드의 그림 역시 환상성이 있지만 요정계의 그림 같다는 느낌이 다르게 느껴졌다.

 

이 책은 두려움과 용기에 관한 책이다. 내게 두려움이 많다면 집 앞의 개 한 마리가 호랑이, 코끼리, 티라노사우루스, 빅 제피(?) 만하게 느껴지겠지만 내게 두려움 대신 용기가 있다면 개는 그저 개일 뿐이다. 아빠와 엄마와 누나가 본 개는

 

이런 모습이지만 막내 '꼬맹이'에게는 함께 노래부르고 장난도 칠 수 있는

 

이런 동물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차이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낯선 것을 맞닥뜨릴 때 내가 취하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아마 나는 꼬맹이처럼 용기 있는 사람은 못 된다. 낯선 것은 되도록이면 피하려고 하고, 부정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남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편안을 누리는 것을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 현실의 틀을 부수고 그 밖으로 나가는 용감한 친구들을 볼 때면, 부럽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들의 용기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이 부러운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런 용기란 참 중요하다. 어릴 때 아무 겁도 없이 놀던 아이도 어른이 되면 겁쟁이가 되곤 하는데 아이들에게 미리부터 두려움을 알게 하기 보다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이 어른과 그림책이 할 수 있는 역할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 나의 아이에게 조금 미안해진다. 겁쟁이 엄마를 둔 덕에 겁만 많은 내 아들에게 이 책을 자주 읽어줘 봐야겠다. 단, 설명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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