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몰입하고 긴장하며 책을 읽었다면 이번 주엔 자연스럽게 책을 읽었다. 통독한 책들도 있고, 여전히 몰입하며 읽고 있는 책도 있지만 천천히 읽으려고 노력하니 긴장은 되지 않았다. 나를 위한 책 읽기가 나를 힘들게 하면 안될테니 앞으로도 이런 느낌으로 읽고자 한다.

 

1. 마이볼

 요샌 도서관에 가면 어린이실에 가서 혼자 동화책들을 읽고 오곤 한다. 읽다보니 재미도 있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읽어 두어 나중에 아이들에게 읽어주거나 추천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이볼>은 그림책인데,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은 아닌 듯 하다. 어른이 된 후에 그제서야 알게되는 아버지의 자리를 아들이 회상하듯 이야기하고 그림도 약간 정적이다. 아버지가 된 아들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 알라딘가 11,520원

 

 

2. 감기의 과학

 

 바야흐로 감기의 계절이다. 아이가 감기에 걸릴 때마다 병원에 데려가라는 엄마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하는 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결국은 내 자식이므로 내 스타일로 키운다지만 확신이 없어 이 책을 읽어보았다.

 아마 이 책을 읽을 때의 마음은 내 생각을 확인받기 위해서였고 그것을 확인하였지만 그 외에 감기라는 것이 그렇게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감기를 안걸리기 위해 사람을 가리면 관계 불능이 될 것 같으니 차라리 감기랑 잘 살아보는 게 낫겠다싶다. 개인적으로는 부록이 참 좋았다.

 

- 알라딘가 15,300원

 

 

 

3. 2만원으로 메이크업을 쇼핑하라

 

  저렴이 화장품의 모든 것이라고 부르고 싶다. 메포 파데를 52,000원에 구입해 오면서 물론 기대도 되고 잘 샀다 싶었지만 사실 내가 기초 화장품은 좋은 것을 쓰는 편은 아니다. 피부가 까다로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이가 있는데 아무거나 써도 되나 싶은 마음도 들어서 한 번 읽어보았는데 다이어리 빼곡히 메모를 어찌나 해 두었던지.

  그런데 화장품은 새 제품이 아주 빠르게 순환되므로 이 책도 부지런히 업데이트 되어야 겠다 싶다. 지금은 딱 좋은 시기이다.

 

- 알라딘가 13,200원

 

 

 

4. 내 인생을 변화시킨 결정적인 한 순간

 

 곧 리뷰를 쓸 책이지만 어제 다 읽어 아직 리뷰를 쓰기 전이므로 잠깐 소개를 해 본다. KBS에서 <강연 100도>를 방영한 적이 있다고 한다. 사실 방영 당시에는 잘 몰랐다. TV가 엄마 방에만 있는 탓에 유명한 방송 아니면 잘 모른다 ㅠㅠ

  그 방송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은 용기있는 분들의 경험담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참 많다는 것도 안다. 그런데 또 그런 이야기가 읽을 때마다 힘이 되기도 한다. 몇몇 분들의 방송은 한 번 찾아서 보고 싶어서 표시해 두었다.

 

- 알라딘가 10,800원

 

 

 

5. 여울물 소리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다. 재미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아마 나랑 운이 좀 안맞은 모양이다. 그러다보니 완전히 몰입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황석영 작가님의 다른 작품보다 가독성은 좀 떨어졌는데 의미라고 할까 가치라고 할까 하는 측면에서는 좀더 우위에 있다고 느껴졌다.

 최근에 서울대 인문학 강좌에서 정병설교수의 천주교 박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인지 동학의 박해에 대해서 내 이해가 좀더 깊게 이루어진 탓도 있고, 작가가 공들여 동학의 속을 알려준 것도 그런 생각을 갖게 했다.

창비 봄호에 황석영 작가의 인터뷰 기사가 꽤 길게 실렸다. 그 기사를 읽고 책을 읽어보면 더 좋을 듯 싶다. 그 기사를 읽다보니 이해가 더 깊이 되었기 때문이다.

- 알라딘가 13,500

 

                                           

 

덜읽는다 덜읽는다 해도 다섯 권을 읽은 한 주구나. 수에 너무 부담갖지 말고 즐겁게 읽기를 스스로에게 속삭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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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유치원에 다닌지 한 달이 되었다. 처음 공동체 생활을 하는 곳이 병설유치원이라 혹시 엄격하여 아이가 적응을 못하면 어쩌나 고민했었는데 다행히 아이는 선생님을 좋아하고 그 공간을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데 그 동안 친구가 고팠나보다 싶은 생각이 들어 미안해지고 하다. 동생이 없기에 더 그런가 보다. 아, 더 미안해지는 순.간.

 

 

- 알라딘가  8,100원

 

유치원 생활을 시작할 때 함께 읽은 책은 <유치원에 가면>이라는 애플비의 신간이었다. 그림도 귀엽고, 아이와 북아트도 함께 해봤는데 아이가  유치원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 노래하고 춤추고 블럭 쌓는 것을 몹시 기대하였고, 데굴데굴 구르는 것을 겁내하였는데 한 달이 지나니 막 뛰어노는 몸놀이를 제일 좋아한다. 참, 아이들은 엄마에게 보여주지 않는 것이 '유치원에 가면' 막 생겨나나 보다.

이 책은 신간 어린이책이 드물게 들어온다는 옆 동네 서점에도 출간되자마자 진열되어 있었다는 놀라운 일이!^^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다 보면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인지 유치원에 대한 경계심 때문인지 들어가지 않으려 하는 아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 <유치원에 가기 싫어!>, 이 책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다양한 이유들을 재미있는 모습으로 그려냈다고 한다. 표지만 봐도 아이한텐 미안하지만 좀 웃기다. 아마 아이들도 이 그림책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좀 멋쩍어 하지 않을까?

  요즘 일본 그림책에 보면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 스타일의 그림책이 종종 보이는데 이 책 역시 마치 아이가 그림 일기에 그린 그림 같다^^

 

- 알라딘가 9,000원

 

 

 

 이 책은 위 두 책의 중간쯤 되는 내용이라고 할까? <유치원에 가면>이 유치원에 대한 무한 설레임을 주는 책이고, <유치원에 가기 싫어>가 유치원에 대한 무한 두려움을 드러낸 책이라면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은 설레임과 두려움을  모두 표현한 그림책이다. 사실 엄마인 나도 설레임과 두려움이 다 있으니 서로 공감될 것 같다.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그림작가 엄혜원이 글과 그림을 모두 작업한 그림책이다. (그동안은 그림 위주의 작업을 한 그림작가이다.)

 

- 알라딘가 9,000원

 

 

이 페이퍼를 적고 있는데 아들이 <야호! 오늘은 유치원 가는 날>을 사달라고 한다. 집에 <유치원에 가면>은 있고, 자기는 '유치원에 가기 싫은'아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두 번 째 책은 말도 안꺼내고 이 책만 사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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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지막 주다. 자유롭게 책을 읽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날이 한달 또 지나갔다. 한정된 시간은 늘 이렇게 소중하다. 문득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다. 죽을 날짜를 안다는 것, 얼마나 두렵고 삶에 대한 애착이 생길까. 살 때도 자유롭고 죽을 때도 자유롭기를 문득 잠시 바라 본다. 그리고 그 삶 안에 책이 함께 있길 바란다.

 

3월 마지막 주에 나온 신간(어쩌면 그보단 좀 더 일찍 나왔을 수도 있는^^)을 소개해본다.

 

1.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

 

 

 세계 문학이 출판 붐이 일었다고 하고 그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대담을 하는 글도 읽어본 적이 있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요즘 세계 문학의 대세는 '러시아 문학'인 것 같다. 사실 난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나 역시 러시아 작가의 소설을 몇 편 읽고, 머리 집어 뜯어가며 어려운 말로 된 전문 서적에 도전해본 적도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건 모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석영중은 대중적인 러시아문학서를 쓰는 작가라고 한다. 어려움에 한 번 봉착했던 사람으로서 어찌 솔깃하지 않으리오! 목차만 봐도 뭔가 알 것 같다^^

 

- 알라딘가 16,200원

 

 

 

 

2. <하루 여행>

 

 온라인 카페에서 간간히 글을 봐왔던 젊은(?) 분인데 드디어 책을 내셨다니 축하할 일이다. 감성적이고 감각적인 그분의 글이 어떻게 사진과 어우러져 있을지 궁금하다. 블로그에 자신의 이름 앞에 모놀로그를 붙인만큼 뭔가 아련한 느낌이 있는 글이 독백처럼 남겨져 있을 것 같다. 여자 친구분과 행복하고 아름답게 소규모 출판도 하시고 사진전도 하시더니 이렇게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을 다시 한 번 반기며 축하드립니다^^

 

 

-알라딘가 13, 320원

 

 

3. <반려식물>

 

 개인적으로 동물을 너무 무서워해서 함께 산다면 식물이 좋겠는데 또 너무 못 키우니까, 자꾸 죽이니까 ㅠㅠ 미안해서 식물도 못 기르겠다.

 얼마전 아들이 꽃을 좋아하기 시작해서 꽃화분도 사왔는데 역시나 ㅠㅠ 그나마 남편이 산세베리아 등의 큰 화분을 관리 잘 해서 그렇지 난 남들 다 잘 기른다는 산세베리아도 허브도 다 죽게 해서 자책도 많이 했다.

  이 책의 제목 참 좋다.<반려식물> 그래 함께 살아가는 식물아, 네가 날 좀 봐주면 안되겠니? 날 위해 좀 건강히 잘 버텨주렴 ㅠㅠ 이렇게 말하고픈 마음이 들 정도이다.

   오은 시인을 비롯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함께 사는 식물들과의 삶을 꺼내어 보여준 이 책이 참 궁금하다. 나도 함께 살 수 있으려나?

 

- 알라딘가 11,700원

 

4.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고 등단한 김충규 시인의 유고 시집이다. 작년에 마흔 일곱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시인이 차마 보지 못했던 시집을 우리만 보는 것이 미안하다.

 표제시만 보아도 뭔가 아픔이 밀려온다. 그런데 제목에 '라일락'도 들어가고 '내 사람'도 들어가는 걸 보니 시인은 따뜻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알라딘가  7,200원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라일락이 보일락 말락
어디에 숨었니? 내 사람

공기가 삭아내리는 소리

라일락 향기 지독해서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을 가진 집의 지붕 위에
찌그러진 심장 반쪽
다급히 숨은 거니? 내 사람

저 집은 죽은 고래
저 심장은 고래의 각혈 덩어리

내가 먼바다에서 잡아온 고래가
라일락 향기에 죽었다

내가 이 세상에 낳아보지 않은
희미한 딸이
멀리서 손짓하는 한참 오후
눈 비벼보면 아지랑이

삭은 공기를 질질 끌고 가는
허파에 구멍이 뚫린 늙은 바람
어디 숨어 우는 거니? 내 사람

내 심장을 꺼내 먹이면
고래가 숨을 얻어 허공을 헤엄쳐오를까
그러면 나타날 거니? 내 사람

라일락이 피기 전에 온다 해놓고 못 와서
어둠이 징검징검 허공 딛고 오도록
꼭꼭 숨어버린 거니? 내 사람

내가 심장을 꺼내기도 전에
심장에 불이 타도록

라일락 다 지고 고래 다 썩고
그런 뒤에 나타나려니? 내 사람

 

5. <이 집에서 슬픔은 안된다>

 

 오래 전부터 기다렸던 김상혁 시인의 첫 시집이 출간되었다. 블로그나 문예지를 통해 시인의 시를 읽고 시인의 감각에 퐁당! 트윗은 좀 많이 직설적이시지만 ㅋㅋ

 

  제목도 참 좋다. <이 집에서 슬픔은 안된다>라니! 긴 말 말자, 사서 읽자.

 

 

- 알라딘가 7,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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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책읽기에 가속도가 붙어서 많이 읽었다. 다음 주엔 템포를 좀 늦춰야겠다. 책읽는 것도 너무 욕심을 내서는 안되는데, 한달에 10권은 넘지말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곤 하는데 아래에 소개할 4번과 5번의 동화책을 제외하고도 벌써 12권이 되어 버렸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수에 신경쓰지 말고 대신 천천히 즐겁게 읽어보자. 다음 주 목표는 그거다. 천천히 즐겁게 읽기!

 

 

1. <물처럼 단단하게>

  처음 읽은 옌렌커의 소설이자, 내가 읽은 중국 소설 중엔 가장 긴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 나라 역사도 체감 인식으론 근대사는 구석기 시대보다 더 멀리 있는데 중국의 근대사는 오죽하랴. 궁금했다. 지난 번 위화의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를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우리 나라의 근대사만큼이나 중국의 근대사가 궁금해진다. 궁금하면? 읽어야 하는데 아마 게으른 성품에 미루다 다음 소설을 읽고 또 같은 생각을 하지 싶다.

 

 

- 알라딘가 16,600원

 

 

 

 

 

2. <십자가>

 

아주 예민하고 불편한 이야기이다. 우리가 왕따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은 많지 않겠지만 방관자일 가능성은 꽤 높은 것 같다. 그런 사례들은 참 많지 않은가. 나를 탓하는 것만 같아 이런 이야기는 불편하다. 하지만 불편해도 진실은 진실이다. 나의 비겁한 행동이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그리고 그 남겨진 가족에겐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하지만 작가는 그들 외에 방관자로서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사는 이의 삶에 주목한다. 그 점이 색다르다.

 

- 알라딘가 11,700원

 

 

 

 

 

3.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이 책을 읽으며 책꽂이를 보니 어느새 이상권 작가의 책이 다섯 권이나 된다. 이쯤 되면 다 읽어줘야하는데 사실 첨 읽는 소설이다. 동화와 소설의 경계에 있는 이 소설은 자음과 모음 청소년문학으로 분류되어 동화의 옷을 벗어 새롭게 출간되었다. 생태 작가라 불리는 이상권 작가가 자연과 인간의 경계에 있는 더불어 사는 공간을 그린다고 할 때 이 책의 위치와 비슷한 것 같다. 인간이란 종의 천박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알라딘가 11,250원

 

 

 

 

4. <딱걸렸다 임진수> <황반장 똥반장 연애반장>

 어제 페이퍼를 올린 관계로 소개글은 생략.

 

단 2학년 3반인 어린이들에게 강추한다는 말은 남겨요^^

 

 

 

-알라딘가  각 7,920원

 

 

 

 

5. <나도 예민할 거야> <나도 편식할 거야>

 

이 두 권의 책을 읽다보면 정이 같은 아들(?) 낳고 싶다. 순하고 잘 먹는 아들. 물론 정이는 딸이다. 그런데 부모에게도 딸에 대한 로망은 좀 있어서....^^

 

 

 

 

- 알라딘가 6,300원 / 5,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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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8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제목을 보고도 처음엔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집오리가 하늘을 난다는데도 말이다. 그만큼 나는(나라고 쓰고 우리라고 읽는다) 자연에서 멀어져 있다. 아주 멀리. 그러다 이 책의 첫 단편인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를 읽어보니 참 마음이 편해졌다. 요사이 읽은 책들의 내용이 나를 조금은 피로하게 하였던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기도 했다. 사람이 사는 이야기는 늘 피곤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때마침 읽게 된 이 책을 고맙게 읽기로 마음 먹었다.

 

이상권 작가의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는 생태작가라는 별칭에 맞게 6편의 자연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집오리, 수달, 족제비, 살쾡이, 들쥐, 개로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예로부터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왔던 동물들이다. 물론 사람은 사람의 삶으로, 동물은 동물의 삶으로 서로를 존중하면서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여러 단편에 이런 말이 적지 않게 나온다. 문장은 서로 달라도 뉘앙스는 같은데 가장 구체적으로 서술된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의 문장을 옮겨 적어본다.

 

짐승들 대부분이 그랬다. 배가 부르면 절대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괜히 다른 동물을 잡거나 죽이지 않았다. 사람하고는 달랐다. 사람들은 많이 모을수록 욕심을 부린다. 하지만 육식 동물들은 배가 부르면 다리를 절면서 비틀거리는 동물을 보아도 잡아먹지 않는다. 반드시 배가 고파야만 사냥을 한다. 그래서 대자연은 조화를 이룬다. (22쪽)

 

밑줄을 치면서도 많이 미안했다. 동물의 한 종으로서 겸손하지 못하게 사람들은 너무나도 동물들을 잔인하고 무차별적으로 대한다. 인간이라는 종의 천박함이 느껴져 부끄러웠다. 족제비보다 영리하지도 못한 주제에 문태형은 족제비를 학대하였고, 거짓말까지 해가며 선생이라는 자가 수달을 잡아 돈 몇 푼을 챙겼다. 죽음을 각오하고 닭서리를 하다 잡혀 죽음보다 못한 치욕을 느끼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살쾡이에 비하면 사람답다는 말이 참 낯부끄러운 말이다. 하나의 종이 하나의 종에게 먹히거나 죽임을 당하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 행위의 의도와 심보가 천박하다는 말이다.

 

이 책에서 나온 동물 중에 실제로 본 적이나마 있는 것은 집오리와 개 뿐이다. 그 외의 동물들은 이름만 알 뿐 외양도 특성도 거의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 동물들이 예전엔 사람들의 입에 쉬이 오르내리는 동물들이었다고 하니 수십 년 새에 우리네 삶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 눈 앞에 이 동물들이 고개를 들이민다고 생각하면 참아보려 해도 분명 경기를 일으키듯 놀랄 것이 뻔하다. 비닐 봉지 하나에도 개인가 고양이인가 하여 겁을 먹는 내가 아니던가. 그런 자신이 못내 못나 보였었는데 문태나 진우, 나산강 마을 사람이나 시베리안허스키의 주인 할머니처럼 동물을 얕잡아 보거나 동물에게 오만한 태도를 가지는 것보다는 떳떳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득 집오리가 한없이 약한 자신을 탓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집오리도 사랑하여 주는 야생 청둥오리가 있어 야생 오리를 낳고 키워 하늘로 날려 보내는 꿈을 이루었다. 우리가 양갑수씨처럼 동물을 동물로 존중하여 준다면 동물들도 자신의 꿈을 이루려 노력할 뿐 마당의 닭이나 토끼를 마구잡이로 잡아가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동물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마음이 넓고 쿨하기 때문이다. 그저 쿨하지 못한 것은 인간일 뿐이다. 집오리야, 수달아, 족제비야, 살쾡이야, 들쥐야, 들개야 쿨하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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