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 번 만나 책을 읽는 동생과 오랜만에 낮에 만나 상경(?)을 했다. 애초의 목적지는 위즈덤하우스에서 운영하는 '빨간책방CAFE'였다.

사진 출처 : 빨간책방Cafe 홈페이지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갔는데 방송은 듣는 사람만 듣는 거라는 것을 확인할 만큼 한산한 낮이었다. 앞서 푸짐한 점심을 먹은 터이고 한산하고 널찍하며 책이 많은 이곳이 평소대로라면 우리에게 최적의 장소였지만 우리는 이내 가게를 나와 다시 지하철을 탔다. 이유는 여자 화장실 바로 앞테이블에 너무나 늘어지게 앉아있는 젊은 남자 손님 ㅠㅠ

 

그리하여 평소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가기로 했다.

 

 

사진 출처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홈페이지

6호선 역촌역! 배도 꺼뜨릴 겸 조금 걸을 수 있는 거리라 반가웠다. 서부경찰서 근처까지는 순조롭게 갔는데 이상하게 간판이 안보였다. 알고 보니 간판 없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용케도 우린 잘 찾아냈다. 하하하! 웃어야 했지만 멍!!!! 화요일이 정기 휴일일 줄이야!!

 

각자의 어리석음을 탓해야하지만 남이든 나든 누군가를 탓하는 것은 우리답지 않기에 재빠르게 근처 북카페를 검색했더니 한 군데가 나왔다. 물론 까다로운 나의 주문이 있었다. "지하철 역 근처여야 해!" 그리하여 우리는 역촌역 1번 출구 코 앞에 위치한 아름다운 북카페 '쿠아레'에 갈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쿠아레 트위터

 

그곳은 멀지만 않다면 매일 오고 싶은 곳이었다. 점원들은 친절했다. 책들은 온전히 내 취향들이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지역 커뮤니티의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두 시간 반을 일행과 내내 책을 읽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름다웠고 사랑스러웠고 머물고 싶었다. 오죽하면 엘리베이터 없이 3층인 것도 화장실이 남녀 공용인 것도 괜찮다고 했었다. 자체적으로 동네 잡지를 발간하고 (<동네 싸롱>), 시 낭독회도 여는 그런 움직임들이 무척 탐났다.

 

 

많은 책들을 읽었다. 정독하여 끝까지 읽었다는 것이 아니라 관심가는 책들이 많아 발췌독으로 여러 책들을 만났다. 훨씬 더 많은 책들이 꽂힌 도서관보다 이곳에서 내 마음을 흔든 책들을 만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그림책, 소설책, 잡지 가릴 것 없이 내 취향과 닿은 책들은 카페 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은 터였다. 이런 주인이 있는 카페라면 통째로 나 사는 곳으로 가져오고 싶었다.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보내고 동묘 시장에 들러보기로 했다.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재개발이 될지도 모를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처음 가는 곳이었지만 이런 곳들이 사라진다는 것에 반대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 자체로 생명력이 있는 곳이었다. 급매로 내놓는다는 것이 그만 금매가 되어버린 맞춤법도 이곳에서는 나름의 생명력을 가지고 통용되는 곳이었다.

 

 

위태위태하게 쌓인 책들이 그득한 헌책방 세 군데를 거쳐 세 권의 책을 샀다. 행복했다.

 

 

마약불고기, 마약떡볶이 같이 기분 나쁜 이름이 아니라 중독 떡볶이에서 매운 떡볶이를 먹었다. 이런 별스럽지 않으면서 행복한 외출에 나는 중독될 것 같다.

 

 

< 쿠아레에서 읽은 책 >

 

 

 갈만한 북카페, 북샵을 찾기 위한 최적의 책!

   [좀더 가까이]

 

 

 

 

 

 

 


 

 

 쉼보르스카를 여기서 만나다니! 마침 이달의 시 낭독회에서도 이 책을 낭독할 모양이다.

[끝과 시작]

 

시를 한 편 읽고 나니 곁에 두고 싶어졌다.

 

 

 

 

 

 

 

기대 이상의 문장이 있는 책

[책등에 베이다] 

 

 

 

 

 

 

 

 

 

 

 

 

 

지난 번에 같이 읽은 후로 가까워진 사강 언니!

마침 그녀의 본명을 딴 카페에 있으니 절로 손길이 간다.

[어떤 미소]에서 다시 폴을 만나 반가웠다!

 

 

 

 

 

 

 

 

 

 

 

 

 

 

 

 

 

 

 

 

 

[루나 파크 옷걸이 통신]은 웹으로 봤던 그 즐거움이 그대로!

제주 잡지 [iiin]과 요리 잡지 [요리터]는 아무 데서나 만날 수 없는 잡지!!

 

 

 

 

 

 

 

 

 

 

 

 

 

 

 

 

 

보림 출판사의 책 적잖이 읽고 가졌는데 처음 만난 책들, 재밌었다!!  

 

<동묘 시장에서 산 책들>

 

 

이젠 내 눈에도 공룡만 보이나 보다. 한 번에 찾아낸 책!

집에 좀 늦게 왔는데 아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니 모든 것이 용서가 되었도다!!! 현재도 이 책 가지고 아빠랑 출타중!

아들왈, 목차부터 재밌어!!!

[노빈손, 티라노의 알을 찾아라]

 

 

 

 

 

 

 온라인 카페에서 이 책을 보고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이 눈에 띌 줄이야!!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책들이 그득하니 삽입된 보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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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마피아
토마스 키스트너 지음, 김희상 옮김 / 돌베개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한때 '돈'을 너무 밝히면 천박한 사람 취급을 받았던 시대도 있었더랬다. 그래서 돈을 밝히면서도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을 만큼의 행동을 해야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돈을 밝히는 것'이 그리 쉬쉬할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그것 역시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의 하나로서 존중받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나랏님이 나랏돈을 제 주머니에 넣어도 뻔뻔하게 나라를 위해 그리했다고 말하는 시대가 아니던가! 앞의 두 시절이 더럽게 만나 '돈을 대놓고 밝히면서도 자신은 천박하지 않다고 말하는 더러운 시절'이 되어버렸다.

 

지인 중에 월드컵이 시작되는 즈음의 어느 새벽녘인가에 기사 하나를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정몽준과 2002월드컵에 대한 기사였는데 좀 볼라 치니까 어느 새 기사들이 다 사라져서 제대로 못 봤다고 한다. 그때 얼핏 들은 내용이 [피파 마피아]에 들어있었다. 2002 월드컵이 일본 단독 개최가 아닌 한일 공동 개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당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했던 우리가 깔깔 대며 흉내내고 웃었던 모레노 심판이 이후 큰 부를 얻게 된 까닭들이 이 책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한국인이 한국피파협회장을 저격하며 쓴 책이 아니다. 정몽준의 역할이 피파 내에서 적은 것은 아니지만 더 깊고 넓고 더러운 돈구덩이에 처박힌 사람이 더 많았다. 어떻게 그들이 운영하는 단체가 그토록 오랜 시간 막대한 권력과 부를 유지했고 현재에도 유지할 수 있는지 가슴 답답하고 씁쓸하기가 그지 없다.

 

피파의 문제로만 보게 된다면 그래도 속이 덜 답답할텐데, 피파의 문제로 읽다가도 어느 순간 내가 속한 사회의 모습의 문제로 다가와 직접적으로 화가 나게 된다. 피파의 문제로만 보자면, 그까짓 월드컵 이제부터 안보고(말은 이렇게 한다만 이 책을 읽기 전 어찌나 월드컵 타령을 했던지 민망하고 씁쓸하다 ㅠㅠ) 아디다스 신발 안 신는다(삼선 운동화를 이제는 포기할 것이야!!!)고 하면 그만이련만 나의 직장, 나의 지자체, 나의 국가, 나의 지구를 생각하면 그것은 곧 내 문제가 되니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조직을 운영하는 기관장이 갖추어야 할 수많은 덕목 중에 돈냄새 맡는 능력과 그 돈 내 주머니에 넣는 능력만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스럽고 비참하다. 아마 우리 사회는 그 사실을 믿기가 싫어서 그것을 모르는 척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마저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그들은 오직 그 두 능력만 존재한다. 수치심 따위는 무덤에 미리 묻어둔 모양이다.

 

피파가 없어지던지 피파 그 상위의 기관이 그들을 징벌하지 않는 한 그 안에서 아무리 노력해봐야 더러운 구덩이가 쉽사리 깨끗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속이 상한다. 하지만 이 책을 비롯하여 비리를 파헤치기 위한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꾸준히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만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에서도 국가, 단체의 비리를 들춰내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개인과 단체가 있다.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들이 존재함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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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남 이야기 하듯 제목을 썼다만 이건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토요일 밤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가 고장이나 겨우겨우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견인차를 타고 근처 전철역에서 내려 전철을 타고 큰집에 내려갔다. 잠시나마 매우 두려웠고, 아이와 함께 있는 그 시간을 무척 마음 졸이며 보냈었다. 이러다 사람이 잘못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마음. 다음 날 남편이 차를 가지러 가는 기차가 고장이나 멈추는 바람에(도대체 고장이 나지 않는 건 뭐람?) 다시 차를 만나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다. 괜시리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지만 특유의 합리화병이 발동하여 이것은 액땜이라며 내 감정을 무마시켰다. 무려 50만원이나 들여 고친 차는 다시 타면서도 찜찜했음에도 이내 손에 책과 휴대폰을 번갈아가며 평소의 태도를 되찾았다. 사람은 이렇게 쉽게 잘 잊는다. 아주 가까운 공포마저도. 휴대폰으로 메일을 확인하다가 지난 달에 쓴 리뷰 하나가 이달의 당선작이 되었다는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기뻐한다. 이렇게 쉽게 잘 잊는 게 사람이라니! 비교도 되지 않을 규모의 일로 쉽게 상쇄가 된다니! 스스로에 대한 짧지만 다양한 생각을 하며 휴대폰 앱으로 책구경을 한다. 알사탕 4000개면 20000원이라는 거지? 공짜로 생긴 돈은 바로 쓰자는 주의이므로 책을 본다. 휘리리리릭! 아마도 책을 살 모양이지?

 

 지난달부터 출간되고 있는 아고라 재발견 총서 3권인 [뒤돌아보며]는 미국 최초의 SF소설이자 출간당시 <톰 아저씨의 오두막>과 <벤허> 다음으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사실 내겐 익숙지 않은 SF소설이라는 장르이지만 요즘 아들 녀석 덕에 시간 여행을 많이 하는 터라 자고 나니 113년 후가 되었다는 설정은 그리 난해해 보이지 않는다. 1887년에 그려본 2000년이라는 게 얼마나 실제의 2000년과 일치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요즘 문제점이 많아 보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과감히 철폐한다는 설정이 의미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작가의 이 작품만이 번역된 모양이다.

 

남은 알사탕으로 살 만한 책으로는 시집이 딱이다! 문지에서 최근에 출간된 세 권의 시집이 관심을 끈다. 더구나 두산문지 낭독극장 <시를 읽는 밤 2>와 함께 하니 더더욱 의미 있지 않을까?

  

 

 

 

 

 

 

 

 

 

 

 

 

 

오늘 날씨를 보니 가을이 올 모양이다. 시간여행을 하기에도, 시를 읽기에도 좋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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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산다는 것 - 우리 시대 시인 20인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시
강은교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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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처 찍어두지 못한 박정대의 글

 

 모든 글은 또 어쩌면 자신만의 페르소나를 창조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여태천의 글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내가 알고 있는 언어가 만난다.

내가 알고 있는 사실과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언어가 만난다.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사실과 내가 알고 있는 언어가 만난다.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사실과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언어가 만난다.

 

 

 

일전에 내가 트위터에 올린 글이 하나 생각나 다시 적어 본다. 

 

내가 시인을 사랑하는 것은 시인의 시가 나를 사랑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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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손님 - 이란 땅별그림책 11
파리데 파잠 글, 주디 파만파마얀 그림, 신양섭 옮김 / 보림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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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꼭꼭! 

글 : 파리데 파잠

이란의 최초 여성 극작가이고, 영화와 연극의 연출가이자 시인으로도 활동했습니다다. 1960년대부터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고, 그녀의 작품은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영화 및 TV 아카데미를 졸업했고 영화 프로젝트를 위해 북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을 여행했습니다.


그림 : 주디 파만파마얀

1925년 오클라호마 주에서 태어났고, 예술가, 작가, 선생님으로 일했습니다. 시카고 예술학교를 졸업하고 남편과 결혼한 후, 테헤란으로 옮겨 12년 동안 그곳에 살았습니다. 그녀는 유화와 파스텔 그림을 통해 이란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 주었습니다. 작품으로는 왕자와 서른 두 명의 아이, 현명하고 고집 센 염소에 관한 판타지를 다룬 ≪이스파한의 멋진 램프≫가 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이 별스러운 것이 아닌데도 담백하게 따뜻하다. 작가의 이력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녀의 작품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담백하고 따뜻할 것 같다. 그림은 좀 오묘하다. 표지의 할머니의 모습은 선명한데, 내용에 있는 그림은 뿌연 것이 묘한 느낌을 준다.



◐ 내용 꼭꼭! 

똑, 똑, 똑

 

이 책의 내용과는 전혀 반대의 처지이지만 동물들이 빼꼼히 문에서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을 보았을 때 [브레멘 음악대]를 떠올렸다. 쓸모가 없어서 쫓겨난 동물들, 그 동물들을 받아주는 곳이 없기에 그들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브레멘을 향하고 결국은 자신들의 힘으로 함께 살 곳을 마련한다는 그림 동화 말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동물들도 갈 곳이 마땅히 없다. 그런데 그들은 브레멘 음악대의 동물들과 달리 문을 두드리면 받아주는 곳이 있다. 바로 마음씨 고운 할머니이다. 참새, 닭, 까마귀, 고양이, 개, 당나귀, 검은 소가 똑, 똑, 똑 문을 두드리면 할머니는 "어서 오세요."라고 두말 않고 받아준다. 그리곤 윗자리 아랫자리 없이 한 자리에서 모두 따뜻한 밤을 보낸다.

 

 

 

아침이 밝아 비도 그치면 이 동물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보다시피 집은 좁고 할머니도 딱히 이 동물들이 필요한 게 아닌데 말이다.

 

저는 떠나야 합니까?

 

아침이 되어 당나귀가 먼저 말을 꺼냅니다. 더 이상 폐를 끼치지 말고 각자의 길을 가자고. 아쉽지만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할머니 역시 참새 정도 크기의 동물은 몰라도 검은 소나 당나귀는 떠나야 할 것 같다고 표현합니다. 처음엔 헤어지기로 했던 동물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각자 말하고는 애절하게 할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저는 떠나야 합니까?"  그에 대한 할머니의 답은 한결같습니다.

"당신도 남으세요."

 

 

 

이렇게 그들은 함께 살아갑니다. 초대한 적 없는 동물들은 이제 가족이 되었습니다.


◐ 마음 꼭꼭!

사실 그림과 제목을 보고서는 뭔가 기묘한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그 기묘함이 나의 취향과 맞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는 순간 시공간을 초월하여 누구에게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임에 안도했다. 기묘한 느낌은 그림만으로 충분했다. 글을 쓴 파리데 파잠은 시인이라는 직함에 맞게 글이 담백하면서도 여운이 있다. 또한 극작가라는 직함에도 맞게 이야기가 군더더기없이 말하는 바를 잘 드러낸다. 동물들이 나타나고 문을 두드리고 할머니가 맞이하는 과정은 단순하게 반복되지만 약간의 변형을 통해 지루하지 않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의 반복을 좋아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긴장하다가 그것이 따뜻한 결말을 맺을 때 행복해한다. 아침이 밝고 동물들이 헤어짐을 이야기할 때 어쩌면 브레멘 음악대처럼 이들이 길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지만 할머니는 그들을 가족으로 품었다. 모험도 좋았겠지만 이 손님들이 가족이 되는 따뜻한 이야기도 충분히 아름답다. 이란의 이야기이지만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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