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허물다 창비시선 365
공광규 지음 / 창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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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의 시를 처음 만난 것은 그림책 [구름]을 통해서였고, 이후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시인의 이야기가 나왔고 그중 한 분이 시인의 시가 좋다는 말이 기억이 나서 이 시집을 읽게 되었다. 평소 알 듯 말 듯한 말놀이가 그득한 시나 젊은 시인의 서정시를 좋아하던 나인지라 시집을 펼치기 전부터 조금은 평이한 시집의 제목에 마음을 덜 연 상태로 시들을 읽어나갔다. 노오란 은행잎을 보며 별을 닦는 나무라 부르고 그를 통해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다는 첫 시 <별 닦는 나무>를 시작으로  '너라는 크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을 만한 사람이/ 나 말고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아서'라는 다소 오글거리지만 달콤한 것이 분명한 <너라는 문장>이 수록된 1부를 읽으며 몸에 스르르 감기는 온기가 느껴졌다. 2부의 시들은 그와는 조금 달라 표제작인 <담장을 허물다>에서 '공시가격 구백만원짜리 기울어가는 시골 흙집 담장을 허물고 나서/ 나는 큰 고을 영주가 되었다'라든가 운세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다소 해학적인 느낌의 시들과  <이런 날 저녁에도>이나 <짧은 시 놀이>에서 엿볼 수 있는 세상 살이에 대한 쓸쓸함을 엿볼 수도 있었다. 그 쓸쓸함에는 아내에 대한 마음도 있었는데 어느 새 '아내'의 위치에 익숙한 나는 그 시를 읽으며 누군가 나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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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너대니얼 호손 & 폴 오스터 지음, 장현동 옮김 / 마음산책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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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내 주변에 문학을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폴 오스터와 너새니얼 호손을 권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만약에 문학을 사랑하는 그 이가 아이를 갖게 되었다면 다른 이들에게 그래왔듯이 역시 좋은 육아서적을 권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권한 적이 없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권해왔던 책들이 모조리 초라해짐을 느낀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가 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줄리언]을 읽다보면 줄리언은 어느 새 하람이이고, 동은이고, 성현이가 된다. 그만큼 1851년의 아버지 너새니얼 호손은 놀랍게도 그 아무리 예술가라 자유롭다 할지라도 2014년의 아버지보다 더 현대적이다 [주홍글씨]로 널리 알려진 작가이자 은둔형 작가라고도 알려진 너새니얼 호손이 이토록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육아일기를 썼다는 사실은 이 작품을 발견한 폴 오스터는 물론 나 역시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많은 아버지들은 아내가 없이 아들과 단둘이 보내게 될 3주일을 맞았을 때 호손보다 더 잘 해낼 수 없을 것이다. 아내가 두 아이를 데리고 떠난 1851년의 여름 3주, 호손은 분명 난감하고 두려웠을 테지만 그가 남긴  육아일기들은 160년의 세월을 건너 현재의 나에게 충분히 아름답다. 정말 좋은 아버지이다. 좋은 남편이기도 하고. 더더구나 훌륭한 작가이기도 하다.

 

많은 문장들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공감이 가 표시를 해 두었다.

 

도착하자마자 줄리언은 모자를 벗을 사이도 없이 졸기 시작했다. 내가 하이우드에서 돌아왔을 때 피터스 부인은 이미 줄리언에게 밥상을 차려준 다음이었고, 줄리언은 마지막 빵 조각을 우적우적 먹고 있었다. 나는 옷을 갈아입히면서 줄리언에게 재미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이 장난꾸러기 꼬마 신사의 대답은 '아니'었다. 삼십 분 전만 해도 자기 인생에서 가장 즐거워 보였는데 말이다. 몰려드는 피곤이 즐거웠던 기억을 잠식해버렸다. 줄리언은 침대에 누워 그지없는 만족감과 평안함을 느꼈고, 내가 계단을 밟기도 전에 잠에 빠져들었다. (p72-73)

 

 

 

아내 소피아 호손의 육아 철학을 보니 이들 부부가 키우는 아이들 셋은 참 행복했겠다 싶다. 폴 오스터의 해설에서 읽은 누나 우나와 함께 "이런 아빠는 없지!"라고 말하는 줄리언의 모습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줄리언과의 이야기 외에도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그중 사색에 대한 부분이 인상깊어 옮겨적어보았다.

 

 

 

 

르 클레지오의 그림책 [나무 나라 여행]이 떠오르기도 했다. 다시 보아도 참 아름다운 육아일기이다. 너새니얼 호손에게 박수를, 폴 오스터에게 포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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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님의 책 덕분에 급격히 일어나는 추리 소설 읽고파지는 나의 세포들, 그것에 불을 지피는 장작같은 이벤트이다. 영림 카디널? 아들이 우주 좋아할 때 편지까지 보냈었던 출판사인데 추리 소설을 많이 출간했었다니 더더욱 반갑다.

 

 

 

 

 

 

 

 

 

 

 

 

 

 

 

 

 

 

 

 

 

 

 

 

 

 

 

 

 

 

 

이 역시 물만두님의 영향....[물만두의 추리 책방]에 의하면 <유럽 추리 소설>에 속하며 스웨덴 추리 소설은 믿고 본다고 하는 그 첫번째 증거가 요 네스뵈가 아닐까 싶다. 집에 [레드 브레스트] 있는데 두 권을 더 채워 해리 홀레를 완성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일단 저렴하게 나온 [스노우맨]은 사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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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9-05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그래서 일부러 추리소설코너를 안보고 있어요ㅜ.ㅜ

그렇게혜윰 2014-09-09 17:33   좋아요 0 | URL
전 자꾸만 눈이 그리로만 ㅋㅋ
 

늘 의아한데 고쳐지지 않는 버릇 하나! 책은 사놓고 나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만 허겁지겁 읽는 까닭은? 미스터리인데 슬쩍 추측해보자면 사놓은 책은 언제든 만날 책이지만 도서관에서는 지금이 아니면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근래에도 산 책 보다는 빌린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 아마 이것은 고쳐지지 않을 버릇이지 싶다.

 

우선 이로의 [책등에 베이다]

 

일전에 역촌 북카페 쿠아레에 갔다가 이 책을 만난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잊고 있다가 도서관에서 이 책의 등을 만났다. 나 역시 도서관에서 책을 고를 때 책등의 손짓에 90% 의존하여 책을 고르는지라 저자의 마음이 공감이 되었다.

 

서문의 문장력에 저자의 내공을 느꼈지만 좁고 짧은 텍스트들을 좋아한다는 저자의 특별한 취향 때문인지 가끔은 그의 글이 와닿지 않은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붙잡고 읽게 되는 건 멈칫 하게 하는 문장들 때문이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열심히 읽지만 이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휴식 같은 독서의 비결이다. 책등에 베이다p112

 

 

내 맘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 휴식 같은 독서를 위해 이 책을 이해하지는 않기로 했다.

  

 

[책등에 베이다]의 영향으로 오랜만에 목적없이 도서관 서가를 거닐었고 그 와중에 손 안탄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 읽었는데 이 책은 정말이지 '추리소설의 바이블'이다.

 

2000편 가까이 되는 리뷰를 썼고 그 중 200편만 엄선하여 실었다는 양적 방대함도 놀랄만한 일이지만 건드리면 툭툭 추리 소설의 계보가 줄줄 흘러나오는 작가의 저력에 더욱 놀랐다.

 

셜록 홈즈로 추리소설에 입문하여 그 외엔 거의 안읽다가 올해 애거사 크리스티와 마이클 코넬리에 꽂힌 초짜 독자인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읽고 싶어지는 리스트가 쭉쭉 늘어난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입문자라 그런가 고전 추리 소설 쪽이 더 읽고 싶어졌고 일본 소설이 잘 안 맞는 것 같은데 전혀 안 읽은 건 아닌지라 경험을 더 해봐야 알겠다. 우리 나라 추리 소설가가 이렇게 많았구나 싶은 생각에 어쩌면 편견에 사로잡힌 나를 꾸짖기도 하였다. 소설가 이은과 류성희를 시작해봐야겠다.

 

다이어리 가득 위시리스트를 적어보았는데 이 중 각 분야별로 한 권씩만 저자의 문장과 함께 공유해 본다.

 

 

 

<고전 추리 소설>

  브라운 신부의 모든 단편들을 만날 수 있는 기적같은 책이다.  세상에는 많은 특이한 탐정들이 있지만 브라운 신부만큼 독특한 탐정은 없을 것이다.

 

 

 

 

<영미 추리 소설>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서 회오리 바람에 날아간 도로시가 <인 콜드 블러드>에서 범죄에 휘말리는 듯한 작품이다.

 

 

 

 

 

<일본 추리 소설>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명불허전이 바로 이 작품이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인 작품이다. 졸필로 더 말하면 뭐할까 싶은, 읽지 않으면 모를 작품이다. 그러니 읽으시길. 이 작품을 읽지 않는다면 일본 추리 소설 볼 생각을 마시라!

 

 

 

 

<유럽 추리 소설>

 재미있고 스릴 있고 독특하고 뒤통수 제대로 맞고 싶은 독자들은 무조건 이 책의 늪 속으로 빠져드시길

 

 

 

 

 

<한국 추리 소설>

 설홍주와 왕도손의 활약이 홈즈와 왓슨처럼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택배 비닐을 뜯자마자 다 읽어버리고 당장에 실천한 책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이다. 1일 1폐라고도 부르는 이 실천은 선현경 작가가 1년 동안 하나씩 버리는 프로젝트를 실천하고 그것을 그림과 글로 기록한 책이다. 물론 그 버린 물건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일상과 잘 버무렸고 덕분에 나는 이우일 작가가 배우자라는 사실도 이참에 알았다.  작가로서의 뚜렷한 주관이 드러나는 부분도 좋았다.

 

 그나저나 버리기엔 양말이 좋겠다는 작가의 시작이 어쩜 나를 움직이게 하는지^^ 나 역시 소소한 소비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양말 잘 사고 묵혀둔다. 그래서 멀리 여행을 갈 때에는 저자처럼 신고 버릴 양말과 속옷을 싸서 가는 경우가 잦다. 빨지 않은 양말과 속옷을 들고다니는 게 찜찜한 이유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잘 안 버리게 되니까!

 

 어찌됐건 이 책을 계기로 한 달 간 1일 1폐 하기로 했다.  마침 어제 아름다운 가게에서 예약된 기증품을 세 박스 가져갔으니 그것으로 시작해 본다. 안타깝게도 오늘은 버리기도 전에 아들 옷을 세 벌이나 사왔다 ㅠㅠ 세 벌 이상 버릴 것이다!!!

 

기록은 트위터에 #1일1폐 라고 쓰고 온 가족의 동참을 위해 냉장고에 표로도 만들었다!

딱 한 달 간만이라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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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3D The Collection Ⅱ
마리옹 바타유 지음 / 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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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규격이다. 양장본 | 36쪽 | 188*147mm | 445g , 두께는 5cm이다.

책은 물질이라는 점에 있어 이견은 없을 것이지만 새삼 이 팝업북을 보며 책이 왜 그저 물질이 아닌 것인지 느끼게 되었다.

 

단지 A에서부터 Z까지의 알파벳을 나열한 것이 내용의 전부인데 5cm 두께의 책을펴는 순간 아이의 표정은 환하게 밝아지고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목소리의 톤이 높아진다. 서프라~~이즈! 

 

 

반듯하게 각이 잡힌 A

 

 

 

 

이렇게 B가 되는 거였어?

 

 

 

 

간단한데 재밌어!! O가 Q가 되고 P가 R이 되는 일!

 

 

 

 

손가락도 두 개가 되었어! 엄마는 이거 거꾸로 보면 M으로 보이겠지?

 

 

5cm의 책을 펼치면서 마음도 들썩들썩, 빛나는 아이디어도 얻고, 엄마와 읽은 후엔 퇴근하는 아빠를 붙잡고 하나 하나 설명해 줍니다.

 

 

 

 

ABC가 이렇게 재밌는 거였어?

 누가 'ㄱㄴㄷ' 팝업북 이렇게 신기하게 만들어주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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