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칠공부는 어린 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치료 차원에서 만다라를 칠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 컬러링북으로 나오는 책들을 보면 저걸 어떻게 하나 싶다가도 한 작품 하고 나면 뭔가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니 어린 시절 왕년의 나는 색칠공부퀸이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크레파스로 튀어나가는 부분 없게 색칠을 해서 친구들의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아주 강하게 남아있다.(난 나 유리한 것만 기억해 ㅋㅋ) 처음엔 어른이 뭘, 하는 마음이었는데 좋아하는 사람과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대신 함께 색칠공부를 한 시간 정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칠하고 칠하면서 무슨 생각했는지 이야기 나누고 말이다. 어른들의 괜찮은 취미생활이 될 것 같다. 특히 나처럼 그림에 대한 소질은 없고 로망만 큰 사람에게!

 

  아마 이 책이 어떤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싶다.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이전에 나왔던 컬러링북부터 이후의 컬러링북까지 함께 조명을 받는 중인 듯 싶다.

 

 

 

 

 

 

 

 치료의 차원에서 본다면 만다라 색칠하는 것은 전통이 깊다. 색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테스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냥 만다라가 아니라 Lovely 만다라란다. 치료라는 말에 부담갖지 말고 그냥 예쁘고 귀엽게 취미 삼아 칠해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같은 만다라라고 할지라도 사람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칠해지는지 경험해서 알고 있는 터라 함께 하기에 참 좋겠다.

 

 

 

 

같은 작가의 다른 컬러링북들도 관심이 간다. Lovely와 Bling Bling이 같은 스타일이고  두 권의 테라피 컬러링북이 비스한 느낌이다. 테라피 컬러링북의 경우 다른 전문가와 함께 편 책이라 그런 모양이다. 네 권을 함께 다 사기 보단 다른 스타일로 한 권씩 먼저 해 보거나 같은 스타일 두권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테라피 컬러링북이 좀더 시간은 많이 걸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만다라에 먼저 마음이 간다.  블링이랑 세트로 파는 것도 괜찮은 구성 같다.

 

 

 

 

 

 

 

 

 

 

 

 

 

 

이 두 권의 책 역시 테라피를 목적으로 한 컬러링북인데 위의 책들보다는 조금 더 소품적인 느낌이 든다.  왠지 내가 디자이너나 요리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소녀 감성을 건드려 주는 것 같다. 다만 표지는 썩 호감이 가진 않는다.

 

 

 

 

이 외에도 뜯어서 간직할 수 있는 컬러링북이나 명화 컬러링북도 있다만 좀 조악해보이는 것 같아 내 관심사는 빠이빠이!!

 

 

 

결론적으로 내가 살 책은 따끈따끈 신간이면서 착한 가격에 색연필도 준다는, 그리고 미리보기를 보니 내가 미치고팔짝 뛸 정도의 섬세함은 아닌 듯 하여!

 

 

 

 

 

 

 

사실 이런 책들이 나오기 전에는 명화나 동화를 색칠할 수 있는 시리즈가 내 관심사였고 그중 두 권은 샀었는데 이제 그 책들은 아들에게 양보하고 나는 저 위의 책들을 선택하여야 겠다.

 

 

 

 

 

 

  

 

 

 

 

 

 

 

 

 

 

 

 

 

 

 

 

 

진선아이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아트테라피 도서가 반값 할인 중이다. 다만 우리 집 도련님은 자유로운 영혼이라 색칠공부를 싫어하므로 우리집 색칠공부는 다소 소심한 전부 내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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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파도
유준재 글.그림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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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유치원에서 책읽어주는 어머니 봉사 활동을 하고 오는 참이다. 오늘 읽어준 책은 유준재 작가의 [파란파도]였다. 아들 친구들이기는 하지만 이맘 때 아이들의 읽기 수준이 제각각인지라 사실 아들 밖에 관찰 대상이 없는 자로서 이 책이 좀 어렵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은 집중해서 잘 들었다. 하긴 늘 귀엽고 쉬운 이야기만 듣다가 묵직한 이야기를 듣는 경험이 신선하기도 할 것이다. 대신 비교적 긴 내용을 네 번 연속으로 읽다보니 내 목은 갈라지고 혀가 짧아졌다.

 

표지를 보고 아이들은 이 동물이 말이라는 것은 금세 알아챘다. 이어 올해가 '말의 해'라는 점을 이야기 나누고 자신들은 '쥐의 해'에 태어났다는 것까지 진행되었다. 제목이 왜 '파란 말'이 아니라 '파란파도'일까에 대해 아이들은 비교적 쉽게 그게 이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러고보니 '파란 파도'가 아니라 '파란파도'였다!!!

 

개구쟁이 남자아이들이라 옳든 그르든 일단 전쟁 이야기에는 집중하는 힘이 컸다.  읽어주며 목소리도 그럴 듯 하게 흉내내고 그랬지만 아이들이 뒷이야기를 잘 이해할까 궁그했는데 내가 아기 울음 소리를 내고 말이 다리를 굽히는 부분을 읽어줄 때 네 팀의 아이들은 모두 같이 집중했다. 그리고 말이 사라지는 그 장면에는 정적이 흘렀다.

 

 

 

 귀한 말이 귀한 행동을 하고서 삶을 마감했다는 것에 대해 아이들은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지만 마음으로 알고 있었다. 전쟁을 위해 쓰인 말의 삶이 얼마나 혹독하고 비참했는지도, 타인을 위해 희생한 삶이 얼마나 가치로운지도. 나의 말이 있다면 어떻게 했을까, 까지는 생각하기 어렵겠지만 두고두고 같이 읽으면 그것까지도 이야기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소집단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끝내고 나니 아이들은 황급히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 찰나 색종이를 이용한 '말색깔 바꾸기'를 보여주니 아이들 엉덩이가 다시 바닥에 붙는다.

"파란 말이 지나갈 때 파도처럼 보여서 파란파도라고 불렀대. 그럼 노란 말은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노란 파도" "노란 바나나".....

"그럼 빨간 말은?"

"빨간 피" "빨간 태양" "빨간 사막".....

그렇게 이야기를 나눈 뒤 종이를 한 장씩 나눠주며 물었다.

"넌 어떤 색 말이 좋아?" "검은 색이요" 등등

시간이 부족해 교실에 가서 해 보도록 했지만 그 뒤의 상황은 모르겠다.

이후 팀의 아이들에게 물으니 아이들이 열심히 색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말 궁금한데 알 방법이 없다^^

 

 

 

 

글 그림 아래 작가의 이름을 비워두곤 아이들에게 중요한 일인양 말했다.

 "거기에 네 이름 써도 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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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읽고 있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중심으로. 이번에 읽은 책은 [클로저]인데 남은 신간은 두 권이다. 해리 보슈 더 만나고 싶으니 마이클 코넬리가 좀더 분발하는 수밖에(?)

 

 읽으면서도 제목을 계속 연관짓게 되었다. 범인의 별명이 아니니 이건 범인이 측근이라는 뜻인데 그럼 누구지? 아버지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식당에서 보슈와 만나는 장면을 보 뒤로 그런 의심은 거두기로 했다. 그렇다면 누구? 솔직히 말해서 해리 보슈 시리즈에서 [시인의 계곡]을 제외하고는 범인을 추리하기란 무척 어렵다. 특히 이번 작품이 그랬는데 범인의 존재가 너무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씀이지! 그야말로 추리는 집어치우고 사건 전개에 집중할는 건가????ㅠㅠ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의 의미는 그저 '굿바이 어빙'으로 축소시키련다. 그렇다. 해리 보슈의 악연 어빙이 경찰계를 떠난다네~~~♬ 마이클 코네리에겐 굴욕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컴백 보슈, 굿바이 어빙'에 목적이 있는 징검다리 작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제 지하철을 오며 가며 시집을 읽었다. 이성복 시인의 시집을 제대로 읽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지난 와우북에서 구입한 문학과지성 시인선R 시리즈 1번인 이 시집은 미처 알지 못하고 사서 읽었는데 철저히 기획된 시집이었다. 굉장히 특별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외국의 시인들 혹은 소설가들의 작품 속 한 구절을 차용하면서 모든 시가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가 딱 100편이니 시인이 마음먹고 쓴 컨셉트가 아닌가!

 

  어찌 보면 이 시들은 어떤 글의 일부 혹은 느낌을 매개로 쓰여진 것이기에 마치 알라디너들이 쓰는 리뷰와 마찬가지로 2차 텍스트라 볼 수 있는데 그 시들이 너무 매력적이라 그렇게 비교하기엔 송구하다. 덕분에 잘 알지 못했던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도 알게 되었다. 지하철에서 오며 가며 일단 귀퉁이를 접어두었는데 집에 오니 책이 두꺼워져 있었다. 시집으 한 번 읽는 책은 아니니 다시 읽고 옮겨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 좋은 시 한 편을 공유해 봐야겠다.  이래서 다들 이성복 이성복 하는구나,,,싶은 시집이었다.

 

 

 

 

 [가짜 경감 듀]에 대한 좋은 평이 많아 읽어보게 되었는데 읽어보니 '과연'이었다. 대다수의 추리 소설들은 간략한 배경 소개 후 사건이 발생하고 이후 등장한 탐정 혹은 경찰에 의해 인물들의 미스터리가 벗겨지는데에 반해 이 책은 1/3이 인물 소개이고 사건은 절반이 다 되어서야 벌어진다. 그런데도 지루하지 않고 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게 되려나 집중하며 읽어가게 된다.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월터가 듀 경감의 자격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 또한 긴박하고 궁금하여 읽다 멈추기가 어렵다. 에필로그를 읽기 직전까지도 침을 꼴깍 삼켜가며 읽었는데 아쉽게도 에필로그가 급 싱거워 허탈하기도 했다.  암튼 상콤한 탐정 소설이야~~

 

이 외에도 김영하의 에세이를 읽었다. 지난번에 김중혁 작가의 에세이 리뷰를 쓰며 경쟁구도를 언급했는데 만약 이 두 에세이가 정말 경쟁을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김중혁 에세이의 완승이라고 말하련다. 김영하의 이번 에세이에서는 특별한 점을 찾지 못했다. 애정하는 작가이기에 가슴이 아프다....이후 출간될 시리즈는 사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읽기는 하게 되겠지...마음이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김영하의 작품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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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이 반값이 정가가 되어버린 시절엔 소비 욕구가 절로 많아진다.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책을 사제낀다고 밖엔 달리 할 말이 없다. 지난 주말엔 민음사창고개방에 다녀왔다. 봄에도 다녀왔고 몇년간 다녔던 터라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했지만 비룡소 할인에 목적을 두고 다녀왔다. 내 책도 꼭 필요한 책으로만 네 권을 샀고, 아이 책도 계획했던 것 이상은 사지 않았다. 이틀째 갔더니 필요한 책마저도 없어서 채 못 샀다. 대신 출판도시를 많이 걸었다. 원래 가려던 방향에서 길을 잃어 차가 쌩쌩 달리는 곁을 혼자 걷자니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오랜만의 방황이 신선했다.

 

한 카페에서 맛본 라떼가 워터라떼맛이라 아쉬웠지만 어느 가을 일요일 오전의 파주 나들이는 비교적 아름다웠다. 워터라떼를 마시며 트위터를 보던 중 오은 시인의 [너랑나랑노랑]이 반값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이 책의 편집자이신 김민정 시인과의 트위터 대화를 보게 되었는데 집으로 오는 내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 생각들을 잠깐 적어보면

 

책을 '공들임'을 기준으로 나름

1. 만든이가 썩 공을 들인 것도 아니고 독자도 읽으며 썩 공을 느끼지 못하는 책

2. 만든이는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 독자는 도무지 모르겠는 책

3. 만든이가 공을 들였고 독자가 그것을 알게 되는 책

으로 분류를 해 본다.

 

세 가지 유형 중에 특별히 어느 것이 가치없다고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1번의 경우에도 공을 들인 것과는 별도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은 매우 유동적인 측면이니까. 하지만 3번의 경우는 책장을 넘기면서 다시 표지로 돌아가고 때때로 만든이의 이름마저도 살피게 되고 쓰다듬어 보게 되기도 한다.  한땀 한땀 손바느질한 옷을 보면 그것을 매일 입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보고 있으면 마음 한 켠 충만함을 느끼는 경우와 비슷하다. 특별해지는 것이다.

 

공들여 만들고 그 공을 독자가 느끼게 되는 책이 반값으로 나올 때, 그 책을 읽은 독자를 비롯하여 만든이, 쓴 이 모두 속이 상할 것이다. 잘 팔리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아직 그 책을 미처 갖지 못한 이들에게는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만남의 시작이 쉬워지니까. 반값 책이 많이 나오고 나도 많은 책을 탐을 내고 그 탐내는 과정을 여실히 페이퍼에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권할 때에는 신중하게 권한다. 사실 책을 권하는 것은 취향의 문제가 깊이 관여하는 터라 주변에게는 잘 권하지는 않는데 불특정 다수에게는 권하는 데에 좀 거리낌이 없다. 단, 싸다고 아무 책이나 권하지는 않는다.  권하는 책 중에서도 읽어본 중에 갖고 있어도 좋겠다는 책, 그 공들임을 느낄 수 있는 책은 권할 때 읽는 게 좋겠다. 지금 망설이는 자, 권할 때 읽는 게 아님 최소한 갖고라도 있는 게 좋겠소이다.

 

<읽어보니 공들여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졌고 읽기에 좋았던 책들 : 개인적으로는 밀도가 높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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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교 이야기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믿음과 분쟁의 역사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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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무신론자에 가깝고 그래도 꼭 하나 정하라고 하면 불교의 정서에 더 잘 맞다. 역사서 혹은 소설로서 십자군 원정이나 모세의 이야기를 접한 적은 있지만 편편이 이루어져 도대체 서양 세계에서 유대인을 왜 그렇게 박해해왔는지, 그리고 그 유대인의 이스라엘은 왜 지금 이런 전쟁을 계속해나가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몰랐기 때문이다. 물론 책을 통해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관계를 알았고 그래서 그들의 역사속의 엉킴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의 행동마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전쟁은 언제나 나쁘므로.

 

처음부터 공부하는 자세로 읽었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고 낯선 종교의 영역이고 책의 두께도 그렇고 긴장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해 가며 읽었는데 꼭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글 자체가 술술 잘 읽히는 것이 저자가 나처럼 분야에 전혀 사전 지식이 없는 독자를 대상으로 쓴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쉽게 쓰여진 책이다.

 

 

역사적으로 모두 아브라함에 기원한 유대교와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교는 그 기원이 유대교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폐쇄적인 성격 때문에 박해를 당하게 되었다. 그들이 애시당초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마찬가지로 기독교도 선교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고 각자의 종교를 인정하게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이슬람교가 우마이야 왕조에서처럼 관용적인 태도로 타 종교를 대했더라면 어땠을까? 많이 달라졌겠지만 이미 많이 지나간 이야기라 확신할 수는 없다. 책에서 읽지 못한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영국이 유대인들과 아랍인들에게 이중 약소만 하지 않아더라면 지금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거나 지금처럼 참혹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지 않더라도 그럴 것이고 UN이 정치적인 태도로 형식적인 제스처에 중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닌 진정 평화를 위해 노력하여도 그럴 것이다. 도무지 강대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의 이기적인 태도에 치가 떨리는 세상이다.

 

십자군 원정 당시나 나치 시대의 유대인 학살을 떠올리면 내가 유대인이라고 할지라도 치가 떨리고 분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지금도 바로 보게 하여 가르치고 있다고 하는데 십자군 원정 당시의 관계국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뭐 남의 탓만 하겠지. 그래서 예루살렘에 있는 쇼아 추모관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진 거시 아니겠는가.

 

"용서는 하지만 망각은 또 다른 방랑으로 가는 길이다." -p452

 

어쩐지 지금 우리들의 문제와도 관련이 되는 듯 하다. 힘을 가진 쪽이 힘이 없는 쪽을 탄압할 때의 역학 관계는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모양이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용서와 함께 어쩌면 망각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에게 느꼈었던 동정과 슬픔이 현대의 이스라엘을 보면 쏙 들어가버린다. 동정과 슬픔은 커녕 그 반대의 감정 마저 느껴지는 것이다. 잊지 않되 용서를 했어야 하는데 용서도 망각도 하지 않아 이렇듯 잔혹해졌는가!

 

책을 읽으며 일전에 읽었던 [람세스]나 [십자군 이야기], 그리고 영화 [십계]가 새삼 떠올랐다. 비록 아브라함도 유일신도 믿지 않지만 역사를 알기 위해 그리고 사회를 알기 위해 좀더 알아보고 싶은 분야가 되었다. 이 책으로 시작을 하되, 예수의 존재를 통해 생겨난 유대교와 기독교의 대립과 이슬람교 내의 시아파의 사상이 궁금하다. 나같은 먼 나라의 힘없는 개인이 그것들을 알아 무슨 소용이겠는가 싶기도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지적 욕구도 아니오 읽다보면 그 힘의 관계에서 발견하게 되는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의 씁쓸함을 느끼기 위해서도 아니다. 어두운 일일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데 그러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은 많다. 이 책은 비록 객관적 서술이 많아 감정을 쏟을 일은 없었는데 아마 다음에 읽게 될 책들은 감정을 쏟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각오하고 읽으련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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