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상처받는 관계만 되풀이하는가
카르멘 R. 베리 & 마크 W. 베이커 지음, 이상원 옮김 / 전나무숲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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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나는 자기애도 강하고 자아존중감도 높고 피해의식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에게도 피해자의 덫은 나의 생각과는 달리 가까이 있으며, 이것은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우리들 중 누구나에게나 가까이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저자는 인간 관계를 망치는 요인을 5가지로 규정하여 '피해자의 덫'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우리는 피해자의 덫을 만드는 사람일 경우도 있고, 피해자의 덫에 걸린 사람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걸린 경우가 많지만 간혹 특정 요인에서는 전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자가 말한 '피해자의 덫'은 두려움, 분노, 슬픔, 죄의식, 거짓 힘이다. 이들은 사실 잘 사용하면 인간 관계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양면의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잘못 쓰일 경우 인간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간혹 우리가 만나는 어른들 중에는 어른답지 못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다. 이럴 경우 우리는 그의 어릴 때 양육방법을 의심하게 된다. 아니면 가정적으로 어떤 결핍을 감지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그를 이해할 경우 동정심을 갖게 되면서 여차저차 피해자의 덫에 걸리고는 한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의 과거가 어떠하든 간에 그는 어른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아이라면 우리는 그 아이의 입장에서 전적으로 그 아이를 위해 돌봄 모드로 임해야 한다. 하지만 그가 어른이라면, 자신의 과거로 인해 현재의 관계가 무너져내릴 때 그 스스로 자신을 돌보아야 한다. 그가 그러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주변인들은 그로 인해 힘겨운 싸움을 해야만 하게 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런 사람들의 성격적 결함의 원인은 과거에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현재의 상대에게 다섯 가지 유형의 덫을 씌운다고 한다. 그것이야말로 인간 관계 형성에 가장 잘못된 시작이라는 것이다. "현재의 고통에서 승리하려면 과거의 고통과 씨름해야 한다."는 말이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아우르는 말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내가 피해자의 덫을 만들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분노'의 영역이었다. 어쩌면 나는 과거의 어떤 기억으로 인해 내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아무 탓도 없는 현재의 상대에게 비난을 퍼부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겐 독서라는 즐거움을 쏟을 대상이 있어 나름의 치유가 되기는 하지만, 앞으로 더 즐거운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 우리가 드라마 상에서 많이 접하는 홀어머니 아래의 아들의 예를 실은 '죄의식' 덫에 대해서는 간접적이지만 많은 공감이 되었다. 올바른 행동을 위한 완벽함이 아니라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한 두려움에 대한 완벽주의를 하는 사람과 죄의식을 바탕으로 상대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의 관계, 우리는 많이 보지 않았던가.

 

이렇듯 책에서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영역으로 피해자의 덫을 소개하고 그것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예화들이 모두 외국 사례이므로 당연히 외국 작가일텐데 미국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살짝 어색했던 적이 있었던 것처럼 굉장히 우리 삶에 가깝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사람 살이가 지역을 따지는 문제는 아닌 모양이다. 인간은 피해자의 덫을 피하기기 힘든 것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좀더 현명하게 그 과정을 지나쳐갈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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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정서지능 - 정서지능 진단검사지(유아용, 초등학생용, 성인용) 증정
EBS <엄마도 모르는 우리 아이의 정서지능> 제작팀 엮음, 곽윤정 감수 / 지식채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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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으로 포함된 정서지능 테스트가 간단하면서도 유용합니다. 온 가족이 함께 테스트 해보면 서로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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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
커트 보니것 지음, 김한영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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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팟 캐스트를   통해 커트 보네거트를 듣는 순간이 지나면, 이 책을 읽고픈 충동에 사로잡힌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급히 빌려 읽는데 이 얇은 책에 어쩌면 접힌 페이지가 많은지, 접히지 않은 것이 더 적은 판이다.

커트 보네거트의 냉소적이면서 유머러스한 글이 얼마 전 읽었던 소설가 미셸 우엘벡을 떠올리게도 하고 좀더 사회에 직접적인 언급을 하니 나꼼수가 떠오르기도 했다. 문체를 보면 국내작가 김중혁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가 던지는 모든 말들은 세상에서 가장 웃기는 농담이다. 그와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농담이며, 가장 슬픈 농담이기도 하다. 반전 작가라고 불리는 커트 보네거트이지만 그 이상으로 지구를 사랑하는 작가라고 부르고 싶다. 개인의 삶에 대한 애정이라기 보다는 그가 가진 그의 생 만년에 펼쳐지는 이 지독한 농담들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 범미국적이고,  범지구적이다.

 

그가 책에서 말했듯 우리는 모두 화석연료중독자들이며, 지구는 지구를 해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없애기 위해 에이즈나 신종 독감 등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인간이란 너무나 무서운 존재라 그게 쉽지 않아 여전히 지구는 썩어가고 있다. 진실로 미안하고 마음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 참 스스로에게 그리고 지구에게 할 말이 없다. 또 한 사람의 화석연료중독자인 나는  만년에라도 커트 보네거트처럼  인간 사회에 대한 지독한 농담을 하는  지속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지구를 바꿀 힘이 없으니 그런 농담이라도 하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얼마나 고급스러운 만년인가. 직접 그들의 글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그가 그리워하듯 나 역시 괜히 마크트웨인과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리워진다.

 

책에서 다룬 에피소드 들 중 인상적인 주제는 대가족과 제멜바이스와 아날로그와 미국에 대한 내용이다. (아 줄줄이 더 말하고 싶지만 일단 이것들만.) 내가 김영하라면 분명 이 부분을 읽었을 것 같은데 그는 어떤 내용을 이야기했었는지 지금은 전혀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은 채 김영하의 목소리만 머릿속에서 춤춘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이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이상 대가족을 이루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면 신부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신랑 역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친구로 두고 멍청한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중략)-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하면 딱 한 사람과 가정을 이룬다. 신랑은 친구가 하나 생기는데 그나마 여자다. 신부는 이야기 상대가 하나 생기는데 그나마 남자다. (본문 55-56쪽)

 

수다란 얼마나 중요하 해결 방안이 되는지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삶을 오래 산 노인으로서의 지혜가 보인다. 남편의 딱 하나 친구가 나라니, 참 몹쓸 친구이다. 나의 유일한 이야기 상대가 남편이라니, 이렇게 중요한 사람이었어? 서로를 병들게 하지 않을 유일한 사람들이었어 우리가? 새삼스럽다.  수많은 가족과 매일매일 수다를 떠는 것에 대하여서는 아직은 젊은 나로서는 그리 내키는 일이 아니지만 그것이 삶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또한 그것이 이혼률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도 공감이 된다.

 

이런 뭔가 따뜻하고 따끔한 이야기보다 주를 이루는 것은 미국을 비롯한 거대 권력에 대한 일침이다.

 

모든 권력은 억측가들의 손에 있었다. 이번에도 그들이 승리한 것이다. 병균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 우리도 똑바로 주시해야 할 억측가들에 관한 사실 하나가 드러낫다.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들은 생명을 구하는 데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그래서 아무리 무지하더라도 그들의 억측이 언제까지나 유지되는 것이다. 그들이 증오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현명한 사람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현명한 사람이 되어달라. 그래서 우리의 생명과 당신의 생명을 구하라.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달라.

(본문 93쪽)

 

지금의 우리에게도 충분히 적용되는 말이 아닌가. 명심하자, 현명하여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달라는 그의 마지막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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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내를 믿지 말라 스펠만 가족 시리즈
리저 러츠 지음, 김지현 옮김 / 김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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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저 러츠의 글을 처음 읽는다. 대놓고 전편을 참고하라는 말 조차도 전혀 이상하지도 거부감이 생기지도 않는다. 굉장히 정신없이 얼키고 설킨 가운데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또한, 어쩌면 결론은 독자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겠지만 그 결과가 식상하거나 허무하지 않고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비록 행동 양식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 더 가까이는 우리 가족의 다른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어서이지 않을까.

 

먼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우리의 주인공 이자벨,

 

사실 집안에 이런 사람은 꼭 있다. 뭘 해도 안되고, 뭘 해도 미덥지 않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가족에게 짐은 되기 싫어하는 사람. 그런데 정말 그녀는 뭘 해도 안되고 미덥지 않은 자존심만 센 사람인가? 책 속의 이자벨은 우리가 흔히 가지고 있는 괴상한 백수 같아 보이지만 자기만의 철학과 세계가 있는 사람이며, 그것은 남에게 해롭지 않으며 자신의 삶을 책임지려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랑스러운 가족의 가장 핵심이 바로 이자벨이 아닐까 싶다.

 

사실 심리상담을 받는 과정에서조차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를 거부하는 단단한 마음의 벽은 그녀가 아니라 그녀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오랜 시간 짝사랑한 헨리에게 고백하기 보다는 마음을 접는 편을 택하고, 오빠에게 대놓고 방좀 달라고 조르기 보다는 불면을 부르는 불안을 품은 채 오빠의 집에 숨어사는 편을 택한다. 마음이 아팠다. 내가 쌓아둔 벽을 마주한 느낌이랄까. 그녀가 마지막으로 코너에게 고개를 끄덕인 그 순간, 어찌나 사랑스럽고 다행이던지. 내 마음의 벽도 무너뜨려볼까?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다음

  우리의 사고뭉치 똑똑한 무대포 레이,

 

난 이런 캐릭터는 별로다. 레이 때문에 가장 곤란을 겪는 건 이자벨이니까. 레이는 매우 똑똑하고 본인이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것을 무기로 무대포로 모든 일을 밀어붙인다. 덕분에 주변 사람은 난처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언제나 이자벨의 몫이다. 헨리 곁에서 떼어놓는 것도, 매기와의 불화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엄마 대신 레이를 붙잡아 오는 것도 이자벨의 몫이다. 그런 것을 보면 이 집안에서 이자벨 없이는 레이를 통제할 수 없는 건 아닌가? 그래도 레이는 이자벨보다 돈도 많고 머리도 좋고 인정도 많이 받는다. 얄밉다.

 

그리고

   너무 늦게 철들어 버린 데이비드

 

지금이라도 철이 든 데이비드는 반갑다. 이혼과 오지탐험을 통해 bmw를 처분하고 직장을 그만 두는 획기적인 사건을 저지른 그이지만 그의 행동을 그렇게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에 나오는 가족들의 분위기이다. 물론 아쉽기는 하겠지만. 그는 어쩌면 쳇바퀴돌듯 직장에 다니고 돈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마음 한 켠 품고 있는 사표봉투같다.

그가 이자벨의 입주를 묵인한 것, 그리고 매기라는 불편한 상대를 사랑하게 되었노라고 자백한 점에서 그의 편안해진 심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인생, 까탈스럽게 살 필요가 없는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마지막

   그저 평범한 우리의 엄마, 아빠

 

뭘해도 미덥지 않은 이자벨이 어찌 걱정이 되지 않겠는가. 사실 사립수사관으로서의 자질은 자식 셋 중 가장 자신들을 닮았으니 어쩌면 가장 애착이 가는 자식이 아니겠는가. 그런 이자벨이 방황하는 것만 같아 겉으로는 타박을 하지만 "점심 같이 먹자."라는 말로 애정을 표현하는 아빠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아버지상이라 익숙하기도 하고 여전히 아쉽기도 하다. 더 다정하게 다가갈 수도 있잖아요? 엄마도 마찬가지다. 사실 불편한 일은 다 이자벨을 시키면서, 다시 말해 이자벨 없이는 불편한 일이 많으면서도 이자벨은 불신으로 데이비드는 맹신으로, 그리고 레이는 기대감으로 대하는 엄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엄마의 모습이라 역시 익숙하지만 속상하다.

 

이 외에도 수많은 캐릭터들이 살아 움직인다. 이야기를 의뢰한 어니와 그의 아네 린다 그리고 샤론, 바텐더의 밀로와 후계자 코너, 헨리와 매기, 모티와 루시 그리고 게이브, 페트라 등등 수많은 인물들이 이 가족과 얼키고 설키며 그들 또한 이야기에 큰 흥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16부작 미니시리즈를 하루 동안 몰아서 다 본 느낌, 각각의 인물들에 끊임없이 말을 거는 느낌, 신나고 재미있다.

 

책 뒤표지에 나온 것처럼 아슬아슬한 첩보작전은 사실 느껴지지 않지만, 희한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그들의 표현방식은 두 말 할 것 없이 사랑스럽다. 이 가족,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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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시 읽기의 괴로움 - 사랑과 자유를 찾아가는 유쾌한 사유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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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사랑하지만 깊이가 없는 내게

철학에 관심 있지만 아는 바가 없는 내게

이 책은 어느 정도의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여성 언어라는 개념, 에 대하여 문정희의 '유방'을 놓고 이리가레이에의 생각을 읽을 때

 

남성의 사유는 낮이면 낮이고 밤이면 밤으로 이분법적이고 논리적으로 작동하지만, 여성의 감수성은 모든 시간이 어느 정도의 밝음과 어느 정도의 어둠이 공존하는 것으로 경험합니다. 이처럼 모순이란 바로 차이 혹은 타자와 공존하는 구체적인 삶의 현상에서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삶의 중요한 대목은 대부분 논리적이기보다는 애매한 겁니다. 모순이 항상 곤존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차이의 포용 혹은 여성성의 문화', 79쪽)

 

 

타자라는 개념, 에 대하여 김행숙의 '타인의 의미'를 놓고 바흐친의 생각을 읽을 때

 

주체는 타자의 입장에서 타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내 자신이 타자의 타자라는 사실, 이로부터 바흐치는 우리 자신이 타자가 대신할 수 없는 자기만의 고유성을 가진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그저 덮을 수밖에 없는 타자', 118쪽)

 

 

반항이라는 개념, 에 대하여 허연의 '나쁜 소년이 서 있다'를 놓고 카뮈를 이야기할 때

 

인간은 반항 속에서만 인간일 수 있다는 카뮈의 통찰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와 '아니오'의 경계선, 그러니까 반항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느낀 것, 욕망하는 것, 혹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때만큼 우리가 자신에 대해 많이 의식하는 순간도 없을 겁니다. 이제 우리는 자의식을 가진 인간으로 성장한 겁니다.

('자유와 한계의 변증법', 305쪽)

 

나는  그 개념을 사랑하게 된다. 품고 싶어지게 된다. 더불어 시인도, 철학자도 모두 사랑하게 된다.

 

글에서 말하듯 '사랑'이란 상대에 대하여 알고자 하는 마음이다.

나는 이 개념들에 대하여 알고 싶고, 시에 대하여 알고 싶고, 철학자에 대하여도 알고 싶다.

글에서는 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면 사랑도 없다고 했다.

다 알았다는 그 순간, 아마 아주 오랜 기간 그 순간은 올 수 없기에 세 가지를 불타게는 아니더라도 뜨뜨미지근하게는 꾸준히 사랑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에 왜 '괴로움'이라는 말이 들어가는지는 모르겠다. 읽으면서 괴로움 따위는 없었다. 개념 자체가 괴로워하는 경우는 종종 보았지만 내가 괴롭지는 않았다. '괴로움'이라는 말을 '철학적으로 괴로운 시'에 붙이면 모를까 부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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