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 되기 전날 밤이라 사정에 의해 한 두권 추가될 수 있지만 짬이 있을때 기록해두려고 토요일 밤에 정리해본다.  오늘 여하튼 많이 읽고 많이 쓰는 날이다.

 

 

이 책 안 읽은 사람은 무조건 권하고 싶다. 진짜 재밌다. 구성도 탄탄하고, 환상적인데 과하지 않고 사랑이야기인데 식상하지 않다. 특히 <숙향전>이 재미있다. 번역도 넘 매끄럽고, 두 작품을 한 권에 엮는 발상은 정말 좋은 것 같다. 100년의 차이를 두고 시대와 배경을 달리 하고도 통하는 점이 있다! 흥미로만 따지자면 내가 읽은 한국 고전 중에 최고이다!

 

 

이 책은 책읽기의 차원이 다르다. 책에 밑줄 긋고 귀퉁이 접는 건 새 책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필요한 구절만 남기고 나머지는 시커멓게 칠하고나 특정 그림으로 그려 채워넣는다. 그 구절 외에는 그림으로 설명한다는 것이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좋겠다. 부럽다 그 재능이! 하지만 난 재능이 있어도 못할 것 같다. 저자는 그 페이지를 심지어 찢기까지 하니 말이다. 소심하게 복사해서 한 번 해 봐야지!

 

 

 오랜만에 교양서를 읽는 듯하다. 마녀사냥의 원인은 마녀가 아니라 마녀를 지목하는 언어로 된 프레임 때문이라는 것! 비교적 쉽게 쓰여 있지만 오랜만에 교양서를 읽어서 그런지 간혹 집중이 안되기도 했다. 우리 나라의 현재 사례를 더 구체적으로 본격적으로 들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하나의 이론을 알게 된 뿌듯함이 있다.

 

 

 

 

추천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구입했는데 아무래도 내 기대가 너무 컸는지 아니면 나랑 취향이 안맞는지 난 귀퉁이 접힌 시가 거의 없었다. 시인 특유의 색을 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시인은 마음씨가 고운 사람 같았다.

 

 

 

 

 

급하게 읽는 버릇을 고쳐보고자 제목만 보고 고른 책인데 교육서에 가깝다. 하지만 제목처럼 천천히 깊게 읽어야 한다는 것을 깊이 새긴다. 책도, 인생도 천천히 깊게 말이다. 뻔한 이야기같지만 하시모토 선생님의 교육관, 인생관, 독서관이 깊이 다가온다. 선생님의 책을 읽고 싶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책이다.

 

 

 

   엄마들은 그래도 아이들에게 사랑을 많이주려고 하는데 아직 아빠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봤다. 자신들은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는데 옆에서보면 참 자기중심적 애정이다 싶은. 아빠 정우성은 좀 괜찮은 아빠다. 이런 이웃 있으면 아이 이야기 하면서 수다 떨면 재밌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아이는 부모가 키우는 것이다.수다 실컷 떨고 내 식대로 아이 많이 사랑해주면서 그렇게 키우면 애들은 잘 큰다. 사랑받는 느낌, 애들이 누군데 그걸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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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빠다
정우성 지음 / 알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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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저자가 육아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육아에 있어서 육아 전문가는 누구인가?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모두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도대체 우리는 누구에게 육아 전문가라는 말을 붙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말에 너무 요란스럽게 관심을 표현하는 건 아닌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육아 서적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대동소이하다. "아, 나 잘 하고 있구나!" 이런 것. 나름 교육전문가이고,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있는 사람으로서 별다른 것을 느낄 것은 없었다. 그냥 이대로 하자, 라는 것 외에는. 이 책도 그런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와 나는 육아에 관한 한 가치관이 많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주변에서 보아도 육아서적을 읽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다. 요란스럽지 않게, 행복하게, 즐겁게. 그 사람들은 육아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말을 듣든 옆집 아주머니와 이야기하든 다 잘 키운다. 요란스럽지 않게, 행복하게, 즐겁게. 정작 옆에서 보았을 때 아이에게 지나치게 부담을 준다던가, 윽박지른다던가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여 절대로 남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빠들이 잘 안 변한다. 그런 점에서 보면 다문화가정의 아버지로서 작가는 참 좋은 아빠다. '나는 아빠다'라고 외칠 만 하다.

 

  나는 아이를 키울 때 '아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을 기본 틀로 생각하고 있다. 함께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싶어하면 같이 가서 책도 빌리고, 문방구에 가서 스티커를 가리키면 스티커를 함께 고른다. 물론, 마트에서 천체망원경을 사달라고 하면 사주지 않는다. "엄마는 아직 이걸 다룰 줄 몰라. 나중에 엄마가 더 배워서 잘 다루게 되면 사줄게"라고 얘기한다. 속마음은 "이거 얼마 안 쓸 건데 너무 비싸"라고 얘기하지만 말이다. 결국, 아이는 요즘 우주 대신 꽃으로 관심을 돌렸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들의 관심은 휘발성이다. 일일이 설명하기 보다는 아이가 납득할 수 있게 둘러대는 것도 저자와 나는 비슷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보낸 적이 없고, 선생님이 방문한 적도 없으니 체계적인 공부가 된 적이 없지만 아이는 글도 빨리 떼고 말도 참 잘한다. 아이가 자동차에 관심을 가지면 나도 갖이 즐겁게 자동차를 관찰했고, 아이가 국기를 알고자 하면 국기를 함께 수 백장 그렸다. 아이가 우주를 좋아하면, 마침 잘 되었구나 싶어 나도 나의 취약한 지식을 보충하고 함께 알아갔고, 아이가 꽃을 좋아하니 나도 꽃과 같이 예쁜 사람이 되려고 한다. (그나 저나 얜 왜 내가 잘 모르는 것만 좋아하는지 ㅠㅠ) 난 그게 어릴 때 할 수 있는 최선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치지 않는 듯 가르치고, 배우는 줄 모르게 배우는 것. 학습이 아니더라도 모든 육아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가르침은 이래야 하는 것 같다. 너무 체계적인 것은 서로 지친다. 웃자, 웃으며 키우자!

 

돌 지난 후부터 작년까지는 친정엄마가 육아를 해 주었기 때문에 육아스트레스는 별로 없었다. 낮 시간을 일하고 오니 아이와 잘 놀아주게 되고 그러니 아이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물론, 힘들 때도 있었고 짜증도 부렸다. 그런 감정 배설을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이 위로가 되었다. 부부싸움도 이해해주는 속깊은 아들이라는 것을 책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아마 낮 시간의 신체적 자유로움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가 적어서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아직도 아이는 집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에 더 큰 생각을 갖고 있다. 이 점이 저자와 가장 큰 차이점 같다. 물론 개개인마다의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보내는 방법도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어린 아이를 집에 엄마가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종일반을 보내는 엄마가 주변에 적지 않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을 너무 싫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말이다.

 

엄마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경제적인 잣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지는 당사자의 몫이다. (180쪽)

 

이 말에 공감한다.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함께 돌봐줄 사람이 없을 때에는 잠시 맡기고 자신을 위한 시간과 공간 속에 머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저자도 종일반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엄마가 아이와 보내는 그 시간을 즐겁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그 때부터 육아는 전쟁이고, 아이는 짐이 된다. 지금 만약 그 시간이 즐겁지 않다면, 아무리 함께 산다해도 양쪽 모두에게 너무 불행하다. 고래교육연구소의 김규항 씨의 "지금 행복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행복합니다."라는 말과, 아빠 정우성의 "지금 행복한 부모가 늙어서도 행복합니다."(168-169쪽)라는 말을 새겨봐야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아들에게 고맙고, 아들은 나에게 고맙(겠지...ㅋㅋ)다고 생각할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옆집 친한 엄마와 이야기하는 듯 하다. 딴지 일보에 연재되었다고 하는데 연재로 읽었으면 만나는 기쁨이 더 쏠쏠했을 것 같다. 지금은 마치 간만에 만나서 폭풍 수다를 떤 느낌이라고 할까? 책을 읽고 난 느낌 중에 가장 큰 느낌이 바로 그것이다. 폭풍 수다. 지금의 육아서적들의 지침들은 너무 지나치게 무겁다. 다 아는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정리만 했다. 그런 책은 딱 1권만 읽자 그냥. 그리고는 옆집 이웃들과 친해져서 쏠쏠하게 수다를 떨자. 그게 제일 좋다. 문제는 수다를 떨 대상이 여의치 않다는 것인데 그럴 땐 이 책을 좀 천천히 읽자. 난 너무 폭풍 수다를 떨었다만, 좀 아쉽다. 벌써 우리의 수다가 끝이 난 것이니까! 아빠, 우리 한 번 만나요!!^^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책에 나온 이야기 중에 내가 가장 취약한 점이 발견되어 일단 그 점을 내가 보완해 봐야겠다. 내가 환상이 별로 없어서 이렇게 우울한 거구나, 싶다. 아이에겐 환상을 마구마구 심어주고 싶은데 나 자신이 잘 안되니 그 점이 참 어렵지 싶다. 일단 어젯밤에 도깨비 이야기는 잠깐 해 주었는데 나는 어색했지만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 나중에 아빠 정우성의 '환상적인 이야기'만 따로 듣고 싶다. 

 

우리 부모들이 이 책의 아빠처럼 자신의 육아에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 내 자식 이만큼도 못 기르는 사람이 어디있겠는가. 아마 아빠 정우성도 '이렇게 해라.'라는 마음 보다는 '우리 잘 하잖아요?'라고 말하는 마음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아빠 정우성은 환상적 이야기의 노하우가 있고, 엄마인 나는 원하는 걸 척척 생색 팍팍 내며 뚝딱 해 내는 노하우가 있는 것이니까. 나는 나의 육아 방식으로, 당신은 당신의 육아 방식으로 잘 키웁시다. 요란스럽지 않게, 행복하게,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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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 - 속도에서 깊이로 이끄는 슬로 리딩의 힘
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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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기적의 교실>이라는 데 우리 나라에서 제목을 교실과 너무 멀게 지어서 사실 독서법에 대한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평소 책을 좀 급하게 읽는 버릇을 고쳐보고자 선택했는데 멋진 선생님이 나오셔서 놀랐지만 금세 반갑고 고맙고 그랬다.

 

 3년을 한 선생님이 한 과목을 맡아서 쭉 가르친다는 것도 요즘으로선 현실성이 없거니와 3년 동안 공부한 책이 소설 <은수저>라는 것에 가만 있을 학부모가 요샌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교육, 한 번 해 보고 싶다.

 

읽으면서 내내 만약 내가 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것을 본딴 아주 간략화된 계획을 한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처음엔 쉽게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나조차도 요즘 나오는 책들만 알뿐 수십 년 전 책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문득 <몽실 언니>가 떠올랐다. 한 번 떠오르니 술술 떠오른다. 그보다 어린 아이들은 <마당을 나온 암탉>도 좋겠다.

 

하지만 이건 그저 상상일 뿐이다. 요즘은 1년치 계획도 아이들도 만나기 전에 다 세워서 그대로 실행하는 것을 원한다. 내키지 않지만 그것을 변경하자면 절차가 귀찮아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엔 아이들과 수업 하다보면 순간적이지만 괜찮은 아이디어가 나와 그것으로 몇 시간을 공부하고 또 다른 것으로 전환하는 등 교사 재량에 맡기면 더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수업이 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 나라 교육 현실은 그러기엔 조급하고 불안한 모양이다. 물론 지금은 일본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마음이 좋다. 왠지 나도 언젠가는 그런 여유로우면서 낭만적인 수업을 하고 싶다. 아마 이런 성향의 나라면 가끔은 아이들에게 그런 수업을 티도 안나게 하고 있을 것이다. 언젠간 그런 낭만으로 똘똘 뭉친 수업, 천천히 읽고 샛길로 마음껏 빠지는 수업을 해 보고 싶다. 비록 그것이 공교육 시스템에서 안된다면 노년에 재능기부로라도.

 

하시모토 선생님의 말씀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곧바로 쓸모없어집니다."(131쪽) 그 분이 직접 쓰신 그분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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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프레임 -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택광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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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마녀는 <오즈의 마법사> 나오는 동쪽마녀와 서쪽마녀 그리고 영화 <프랙티컬매직>에 나온 귀여운 마녀들 수준이다. 그런 마녀들 사이에도 좋은 마녀와 나쁜 마녀가 있는데, 왜 '마녀 사냥'이라는 말은 마녀를 부정적 대상으로만 여기게끔 의미 붙여진 것일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우리의 선택은 어떤 프레임에 따르는 것일 뿐 이성은 큰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때 프레임은 언어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마녀 사냥'이 어떤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기 보다는 그렇게 몰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만든 언어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그럴 듯 하다. 인간의 귀가 얼마나 얇은지는 인간으로 한 30년 이상 살아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말이니 굳이 왜 그럴 듯 한지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저자는 '마녀 사냥'의 활성을 인쇄술, 근대 과학의 발달 시기와 연관짓는다. 종교 맹신의 시대나 완벽 과학의 시대에는 '마녀'가 끼여들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종교의 힘이 모호하고, 과학 또한 아직 기반이 잡히지 않을 때 그 둘을 확고하게 하기 위한 희생양으로서 마녀의 존재가 필요해진다는 말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착한 마녀도 이 때에는 나쁜 마녀로 몰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유효한 논리일 수 있다. 우리가 지금도 인터넷 신상 털기 같은 행위로 있지도 않는 마녀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는 것을 보면 지금 우리 사회도 무척 혼란스럽고 틈이 많은 시대인가 보다.

 

책에서는 마녀와 '마녀 사냥', 그리고 '마녀 프레임'을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 나라의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예가 마지막에 하나의 장을 할애하여 좀더 본격적으로 제시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마녀 프레임'을 왜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

 

지금은 과학도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였고, 사법 체계도 확실하니 개인이나 사적 집단이 불법적으로 자행하는 '마녀 사냥'은 없어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불법에 가깝게 '마녀'를 색출하곤 하는데 이 때 활용되는 것이 인터넷 미디어이다. 저자의 말처럼 역시 언어 활동에 의한 것이다. 이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 마녀를 색출하기 위해 말을 퍼뜨린 사람은 아무런 피해가 없는데 마녀로 지목받은 사람은 정신적 피해, 더 나아가 자살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현대판 마녀 사냥'이라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니다. 아마 인터넷 상에서 펼쳐지는 언어 활동에 대한 사법 체계의 혼란 혹은 틈이 현재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모양이니 여전히 '마녀 프레임'은 유효하다 하겠다.

 

조만간 '인터넷 마녀 사냥'도 그 어떤 확고한 논리적인 체계에 의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마녀 프레임'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 사회는 어떤 식으로든 어떤 형태로든 '마녀'를 지목하고 처벌하는 때가 올 것이다. 저자의 다음 책에서는 이런 프레임 자체를 해소하는 방안을 소개해주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품어본다. 저자가 '마녀는 실제로 존재한다기보다 얼빠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한다.(122쪽)고 말해주었지만 얼빠진 사람들은 아무래도 앞으로도 쭉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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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우주에 대한 관심에서 꽃에 대한 관심으로 급!변하였다. 이젠 우주가 제일 싫다나 뭐래나? 아들아, 그 많은 우주 책들은 어떻게 하니? 꽃 좋아하기 하루 전만 하더라도 우주 옷만 입는다던 그 순정은 내팽개친거니? 꽂 좋아하기 며칠 전에 사둔 우주 책은 아직 한 번 밖에 보지 않았는데 제일 싫어하는 책이 된 거니? 너 참 냉정하도다!! 오히려 우주 좋아할 때 급 싫어하던 국기가 낫다나? 애들은 다 이런거니???^^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이젠 함께 꽃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는 고로, 집을 찾아보니 꽃에 대한 책은 과학시리즈 사이에 낀 한 두 권과 <꽃이 핀다>, <꽃마중>이 다이다. 그래도 이 두 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자칫 지식으로 흐를 뻔한 아이의 감성을 지금도 촉촉히 적셔 준다. 그런데 아들 왈, "집에 꽃 책이 별로 없어서 이제부터 책 별로 안 읽어야겠다!"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하지??

 

 그래서 지난 주에 함께 동네 서점에 가서 책을 샀다. 내가 보기엔 세밀화가 예쁘고, 화가가 직접 꽃밭을 가꾸며 관찰한 것이라 선택했는데 아이는 식물백과만 본다. 왜 그런걸까? 어릴 때 사진으로 된 책보다는 세밀화로 그린 책을 사 주었었는데 그 땐 그것을 좋아했는데 이젠 아무래도 사진을 더 좋아할 나이인 모양이다. 세밀화를 먼저 보여주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감성은 그때 길러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이 책은 엄마인 내가 보기에도 참 좋다. 아이가 좀더 어렸을 때 사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사진에 길들여 진 탓인지, 사진의 정확함을 좋아할 나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6살 이전에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사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아이가 백일 즈음에 보리 아기 그림책을 사준 적이 있다. 아이에게 좋은 요소는 두루 다 갖춘 책이다. 여백, 세밀화, 말놀이가 모두 들어가 있는 책이라 100일부터 두 돌때까지는 줄곧 잘 가지고 놀았다. 아마 글도 이 책을 통해 익힌 것 같다. 이 책은 매우 유명한 책이라 아이 키우는 집마다 하나씩은 꼭 있는 것 같다. 나도 출산 선물이나 추천해줄 때 꼭 이 책을 집어넣는다.

엄마인 내가 그림을 좀 잘 그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 위의 책 때문이었던 것 같다. 보리에서 나온 이태수 화가의 세밀화에 대한 전적인 신뢰감을 느끼게 된 것은. 이 책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된 책이지만 교과서에서는 세밀화의 느낌이 잘 안 살아 있는 것 같은데 실제 그림책을 보니 참 좋았다. 그래서 역시 시리즈로 계절마다 한 권씩 구입했다. 시리즈라고 해도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 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적시에 한 두 권씩 사 주는 것이 여러 모로 좋은 것 같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읽고 얼마나 쓰다듬었는지 모른다. 이토록 아름다운 책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지금 시대는 너무나 발달되어 이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쉽게 만나지 어려울 것 같다.

 

아이가 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꺼내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표지만 봐도 마음이 좋다. 이런 식의 일기장을 나도 갖고 싶다.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은, 읽으라고가 아니라 사라고 갖고 있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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