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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제러미 리프킨 지음 / 민음사

"격변의 시대에 대처하는 인류의 자세"
미래사상가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는 기술이 발전하고 생산성이 최고조에 달해, 판매를 위해 생산하는 각각의 추가 단위가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생산되는 상황을 뜻한다. 자본주의가 쇠퇴하고 협력적 공유경제가 급부상하는 지금이 경제 패러다임 변혁의 초기 단계이고, 이런 역사의 변환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해야만 인류가 새로운 세계에 안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유와 협력에 대한 제러미 리프킨의 주장과 전망은 <공감의 시대>와 <3차 산업혁명>에서 충분히 설명되었지만, 이번 책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기술 발전과 새로운 실험 사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현상을 전하는 동시에, 인류가 겪은 이와 동등한 수준의 변화, 즉 봉건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시장경제에서 근대 자본주의경제로 전환할 때를 거울로 삼아 격렬한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역사적 관점을 전한다. 시장에서 네트워크로,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 자기 이익에서 공동 이익으로, 부의 축적에서 양질의 삶으로 바뀌는 인류의 새로운 꿈이 어떻게 실현될지, 명민한 미래사상가의 눈으로 미리 짐작해보자.
- 인문 MD 박태근

추천사 :
통찰력 넘치고, 놀라울 뿐만 아니라, 실용적이기까지 한 이 책은 최근 부상하는 사물인터넷이 엄청난 생산성과 제로 수준의 한계비용 사회로의 전환, 그리고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등장을 어떻게 추동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모든 시민과 의사 결정자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 제리 윈드(펜실베니아대 와튼 스쿨 교수)

20세기 경제를 지배한 거대 기업들의 역사적 기원을 이 책을 통해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는 경제 역사상의 변칙으로 작동하는 거대한 계층구조를 명징한 현상으로 인식한다. 수직적 가치 사슬을 파괴하고 새로운 수평적 가치 사슬을 창조하는 소유에서 접근으로의 사회적 전환은, 우리를 대중의 경제와 대중의 사회로 이끈다. 리프킨에게, 이러한 전화는 거대하며 희망적이다. - 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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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문학평론가 신형철만이 풀어낼 수 있는 영화 이야기"
<몰락의 에티카>, <느낌의 공동체>의 저자이자,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세 번째 산문집을 선보였다. ‘읽고 쓰는 일은 내 삶의 거의 전부’라고 밝혔던 그가 이번에는 문학이 아닌, 영화를 선택해 색다른 이야기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영화라는 매체의 문법을 잘 모르는 내가 감히 영화평론을 쓸 수는 없다. 영화를 일종의 활동서사로 간주하고, 문학평론가로서 물을 수 있는 것만 겨우 물어보려 한다.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 하고” 한 연재 지면에서 이처럼 언급한 바 있는 그는 책을 읽을 때처럼 영화를 보고 또 보는 방식을 취해 정확한 해석을 이끌어내려 노력했다. 그 노력의 결과물들을 담은 것이 바로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다.

책에는 2012년 여름부터 2014년 봄까지 영화주간지 <씨네21>에 ‘신형철의 스토리-텔링’이라는 타이틀로 매달 연재한 글 19편에 다른 지면에 쓴 글들을 함께 수록했다. 사랑, 욕망, 윤리, 성장이라는 네 가지의 주제로 나눠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건축학개론> <설국열차> <라이프 오브 파이> 등 27편 영화를 신형철만의 방식으로 읽어낸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그의 비평에세이를 두고 ‘충격적으로 탁월하고 놀라우리만큼 심오한 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저자 스스로 영화평론가가 아니라 문학평론가라는 점이 이 책의 개성과 한계라고 했지만, 한계점이라고는 전혀 찾을 수 없는 섬세한 영화 비평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내러티브 비평이란 고작해야 “영화의 줄거리와 메시지에 붙이는 자의적 코멘트”라는 인식을, 신형철의 글은 차곡차곡 뒤엎었다. 청탁한 날부터 고대한 그 광경을, 나는 질투를 누르며 바라보았다. 신형철의 영화서사론을 읽는 나의 즐거움은 희미한 유대감으로 배가됐다. 어떤 부류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정확하고자 하는 노력이 사랑이다. - 김혜리 (<씨네21> 편집위원)

‘탁월한’ ‘놀라운’ ‘충격적인’ ‘심오한’ 따위의, 들으면 기분 우쭐해지는 형용사에 신형철은 인색하다. 그래도 이렇게 엄격한 사색의 결과를 이렇게 정확하고 유려하게 표현한 글을 얻는다면 그 영화는 복되다. 감독조차 자기 영화를 이렇게 잘 알기는 힘들다, 알기는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는 힘들다. 벙어리가 말문이 열리면 이런 기분일까. 이게 과장이라면 적어도 아름다운 발음과 억양과 최적의 속도로 말할 수 있게 된 말더듬이의 심정이라고는 해도 되겠지. 우리나라 영화 비평사에 새 페이지가 열렸다고, ‘충격적으로 탁월하고 놀라우리만큼 심오한’ 책이 나왔다고, 신형철은 좀 우쭐할 자격이 있다고, 이렇게 적은 다음 나는 기꺼운 맘으로 마침표를 내려놓는다. - 박찬욱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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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보이스
마이클 루이스 지음 / 비즈니스북스

"<21세기 자본>보다 공격적이고, <위대한 개츠비>만큼 매혹적인"
최고의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로 손꼽히는 마이클 루이스가 돌아왔다. <머니볼>로 국내에 잘 알려진 그의 새 책은 미국 출간 당시 부동의 1위였던 <겨울왕국>을 끌어내리고 베스트셀러에 올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책은 탄탄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초단타매매(High Frequency Trading)라는 약탈적 수법을 통해 거액을 챙겨온 월스트리트 대형 투자은행들의 실상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주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전개되고, 그들이 한데 모여 결국 '엄청난 일'을 벌이는 구조로 이야기를 펼치는 이 영화 같은 논픽션은 <파이낸셜 타임스> ‘올해의 경영서’ 최종 후보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과 나란히 선정, 책 출간 이후 결국 미 증권거래위원회와 미 연방수사국의 수사가 시작 됐을 정도로 사회적 이슈를 모으기도 했다. 다루는 주제의 무게가 무색할 만큼 흡입력 있는 전개와 깔려 있는 날카로운 긴장감이 책을 끝까지 놓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사 : 눈부시다. 피가 끓어오르고, 눈을 뗄 수가 없다! - 뉴욕 타임스

난 타이거 우즈의 플레이를 보듯 마이클 루이스의 글을 읽는다. 천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 말콤 글래드웰(<아웃라이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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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
이언 매큐언 지음 / 문학동네

"역사의 폭풍에 흔들리는 작은 불꽃"
이언 매큐언이 역사의 파도에 떠밀린 사랑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라고 하면 누구나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인 <속죄>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속죄> 이전에 비슷한 주제를 다룬 작품이 있었다. 국내에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이노센트>는 “거대한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미친 영향이 발현되는 상황”에 줄곧 흥미를 가져온 이언 매큐언이 쓴 '사랑 이야기'들의 원형인 셈이다. <이노센트>는 2차대전이 끝난 뒤 냉전의 영향권에 들어간 베를린에서 미국 CIA와 영국 MI6가 펼친 공동 작전을 소재로 하고 있다. 존 르 카레를 떠올리게 하는 설정이지만 이언 매큐언은 진짜 스파이들의 세계보다는 그들로 인해 삶이 꼬여 버린 비교적 평범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애국과 정의라는 대의명분만으로 정보 수집 업무에 투입된 남자는 작전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유약한 인간이었는가를 발견하게 되고, 이미 그의 약점을 알고 있었던(그렇기에 그를 기용했던) 첩보 기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남자에게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남자는 베를린에서 연인을 만들지만 그의 사랑은 그 자신의 유약함과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압박으로 인해 삐뚤어질 수밖에 없었다. 여자는 생각할 것이다. 이렇듯 섬세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왜곡되었을까? 사랑은 여기에서 투쟁의 형태로 다시 시작된다. 작은 사랑의 불길이 역사의 폭풍에 맞서 흩날리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떨리는 촛불이 지닌 아름다움 역시 그 연약함에서 오는 것이다. <이노센트>는 촛불이 되기로 결심한 사랑의 위태로운 아름다움과 그를 둘러싼 폭풍의 종잡을 수 없는 위력을 대비시키며 감동을 선사한다. 어쩌면 이 작품은 사랑이 하나의 소재가 되어 다른 주제에 봉사하는 역할 대신에 사랑 그 자신이 가장 중심에서 빛나는, 이언 매큐언이 선사하는 가장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일 것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스파이 서사, 비극적 러브스토리, 통렬한 블랙코미디의 요소가 공존하는, 매큐언의 가장 다성적인 작품. - 허핑턴 포스트

매큐언의 작품 중 가장 탄탄하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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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
레나타 살레츨 지음 / 후마니타스

"주어지지 않은 선택지를 선택할 권리"
선택에 관한 우화 가운데 한국사회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장면은 바로 ‘인생극장’이다. 선택에 직면한 주인공이 A를 선택할 때와 B를 선택할 때를 각각 가상으로 추적하는 내용인데, 주인공의 선택은 즉각적이고 이후 벌어지는 상황도 우연에 가깝다. 그런데 이렇게 판단하는 우리는 합리적 주체로 최적의 선택을 하고 완벽한 결론에 이르는 걸까? 선택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상실을 동반하고, 선택에 따른 결과가 자주 예측과 다르다는 걸 잊는다면, 그런 착각에 빠지기 십상이다.

레나타 살레츨은 소비 지상주의로 대표되는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선택이 왜 중요한 문제인지 따져 묻는다. 저자가 말하는 ‘선택 이데올로기’는, 개인이 삶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궁극적 주인이라는 착각에 빠뜨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잘못된 선택에 대한 불안과 죄책감에 휩싸이게 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을 대신해주는 전문가를 다시 선택하는 상황을 고발하며, 결국 스스로 선택하는 게 왜 스스로를 불리하게 만드는지 설명한다. 그렇다고 선택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자본주의 체제가 선택을 찬양하면서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나갈 선택, 또는 자본주의 자체를 거부할 선택을 배제한다는 데 있다. 선택이 변화의 시작이라면, 그 시작은 실제로 제공되는 선택지와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데 있고, 이 책은 이런 반성적 사고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불안과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삶에서는 부족함을 경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오늘날의 소비 이데올로기를 조장하고 또 최종 심급에서는 사회 변화까지 가로막는다. 우리는 너무 많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또 자신을 개인적인 기획의 전적인 주인으로 여기면서 정작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택들에 대해서는 잊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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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vs 학부모
SBS 스페셜 부모 vs 학부모 제작팀 지음 / 예담Friend

"부모와 학(虐 : 사나운, 가혹한)부모 사이, 길을 잃은 당신에게"
성적 상위 1%였던 고3 모범생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교 일등을 하던 한 고교생이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데 더 이상 못 버티겠어’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모의 경제력과 정보력이 부모력이라는 신화 속에서 불행한 아이와 불안한 부모는 점점 늘어간다. 서로 어긋나고 고통받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는 착각...

이 책은 한국의 교육현실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주체를 '부모'로 보았다. 대치동 학원가 한복판에서 6개월간 진행한 '기적의 카페'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부모와 학부모의 역할을 모색한다. 또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과 미래지향적인 교육에 관한 해법을 제시하였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추천사 :
아이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가정 안에서 부모와의 관계 회복, 즉 가족력의 회복 없이 아이들의 진정한 성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행복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원한다면, 부모로서 행복하게 자신의 삶과 부모로서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길 원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 고원형 (아름다운배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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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지음 / 문학동네

"‘글쓰는 허지웅’의 신작 산문집"
각종 비평 프로그램과 토크 예능,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방송인 허지웅’ 혹은 ‘연예인 허지웅’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지만, 허지웅은 ‘글쓰는 허지웅’일 때 가장 그답다. 대한민국에서 보통 사람으로 20대를 버텨낸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대한민국 표류기>, 한국의 60-80년대 공포영화사를 다룬 <망령의 기억>,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과 연애사를 웃기고 애잔하게 그린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에 이어 새롭게 펴낸 이번 산문집은 ‘글쓰는 허지웅’다운 책이라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표류기>의 글 일부와 여러 매체에 연재했던 칼럼과 개인적인 글을 엮은 이 책에서는 20대의 시절과, 어머니와 가족에 관한 내밀한 이야기들, 그리고 보통 사람으로서 버티고 버티며 써온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관한 기록이지만, 점점 더 버티기 힘들어지는 세상을 사는 모든 이들이 가슴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읽는 순간순간마다 함께 울컥하고 함께 울고 웃게 된다. 때로는 신랄하고 적나라한, 때로는 가슴뭉클한 허지웅의 진솔한 이야기들은 가슴 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고,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정하며 어느 한 편에만 서면 명쾌해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되,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우리의 지상 과제는 성공이나 이기는 것이 아닌 끝까지 버텨내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버티고 버텨서 다음 세대에게 후하고 창피하지 않은 우리가 됩시다. 버티고 버텨서 앞선 세대에게 손을 내밀고 관용할 수 있는 우리가 됩시다.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 남 보기에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나 자신에게는 창피한 사람이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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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강에 비친 달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세종과 신미, 조선의 글자를 꿈꾸다"
정찬주 장편소설. 조선 초 최고의 산스크리트 어 전문가이자 학승이었던 신미 대사가 한글 창제의 숨은 주역이었음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 조명한다. 숭유억불을 정책적 이념으로 내세웠던 유교의 나라 조선. 조정 대신들과 세종은 한글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고, 신미는 반대 세력들의 계략 속에 생명의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훈민정음 28자, 우리 문자의 꿈을 향해 향해 나아간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역사소설을 주로 발표해온 저자는 단정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박진감 있게 전개한다. 우리 글자를 향한 도정의 질곡 마디마디에 새겨진 불교적 사유가 구름 같이 떠돌고, 물처럼 흐른다. 소설가 한승원, 조정래, 시인 정호승 추천.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은부채를 건네받은 신미는 마음속에서 무언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은부채는 신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신미는 세종이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기까지 했다.
"앞으로 네 화두는 상감마마를 도와 우리 글자를 만드는 일이다."
"스님, 부족하고 어리석은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 일도 세수하다가 코를 만지는 것만큼 쉬울 수 있다. 무지렁이 백성들을 위해 우리 글자를 창제하겠다는 일념을 자나 깨나 붙들고산다면 홀연히 글자들의 원리와 이치가 네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너의 하화중생의 길이다."
함허는 점심 공양 전에 오대산으로 떠났다. 신미는 함허가 산문 밖으로 사라지는 것을 본 뒤 사리전에 들어 가부좌를 틀었다. 함허가 당부한 대로 화두를 '그 어떤 것 하나', 즉 '이 뭣고?'에서 세종과 이심전심으로 통했던 '우리 글자'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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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딸의 딸
최인호 지음, 최다혜 그림 / 여백

"누군가의 아버지가 남긴 우리 가족의 이야기"
지난 9월 25일, 최인호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만 1년이 되었다. 많은 이들이 그가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얘기했지만, 자신의 딸 다혜, 그 딸이 낳은 딸 정원을 떠올리며 남긴 글타래를 보면, 그곳은 가족의 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가 병상에 들기 전에 시작되었겠지만, 병상에 들어서야 무르익었고, 병상에서 벗어나서야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가족이 가장 그립고 애틋한 그때, 그는 딸과 함께한 40년 세월을, 손녀를 마주한 12년 시간을 어떻게 써내려 갔을까.

이 책은 최인호의 가족 이야기이자 최인호의 가족이 함께 만든 책이다. 딸 다혜가 표지와 본문 그림을 맡았고, 손녀 정원은 악필로 유명한 최인호의 필체마저 또박또박 정자로 바꾸어놓았다. 손녀가 자기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평생 몸에 익은 작가의 글쓰기 습관까지 바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대단한 작가의 가족 이야기가 아니다. 결혼을 앞둔 딸을 생각하며 인생의 연속을 실감하지만, 주민등록등본에서 딸의 이름이 사라졌다는 걸 발견할 때까지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남긴 우리 가족의 이야기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가족을 떠올리거나 추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인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그의 글이 그러하듯이.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딸아이의 문갑을 열어본 순간 나는 성장한 딸이 목욕하는 것을 우연히 보았다가 낯이 붉어지는 아버지처럼 왠지 겸연쩍고 한편으론 대견하기도 하고 또 한편은 섭섭해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네 엄마도 한때는 딸이었고, 그 딸은 너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 그 엄마가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단다. 이제 네 딸도 언젠가는 엄마가 되어 또 다른 딸을 낳게 될 것이다. 네 엄마의 엄마가 그리하였듯이. 그 엄마의, 엄마의, 엄마의 엄마가 그러하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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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시
이성복 지음 / 열화당

"1976-1985, 이성복의 가리워진 길"
오로지 시만을 생각하며 보냈던 시절이었다.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와 <남해 금산> 무렵. '아픔'과 '치욕'에 관한 아름답고 서슬퍼런 문장들. 그간 어둠 속에 묻혀있었던, 이성복의 미발표 시 150편을 한 권으로 엮어 냈다.

"아버지 저의 날들이 이리 곤비하니 숨을 그늘이 없어요" (초토일기 넷)이라고 말하는 절망. "연애는 안 되고, 연애는 잘 안 되고 아무도 우리 생일을 기억하지 않았다"(연애는 안 되고)라고 말하는 떠돎. "나는 기억한다 아저씨, 같이 가도 돼요? 누이는 덥석 팔짱을 끼었다 그래 가자 삼단요 펴진 네 방으로, 그래 나는 실연했다" 라고 뇌까리는 치욕. (1978년 10월) 같은 문장들이 어둠 속에서 꽃을 피운다.

앞으로의 시적 여정도 바로 이 지점, 1976-1985년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최근작 <래여애반다라>의 정제된 감정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이성복이 처음 출발했던 자리, 이 시퍼런 문장들이 한층 새롭게 보일 듯하다. 사람은 시 없이 살 수 있는가를 묻는 산문집 <고백의 형식들>과 시는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고 말하는 대담집 <끝나지 않는 대화>도 함께 출간되었다.
- 시 MD 김효선

함께 읽기 :

<고백의 형식들>
<끝나지 않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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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
황선미 지음, 신지수 그림 / 비룡소

"<마당을 나온 암탉> 황선미 신작 동화"
국내 창작동화로는 처음으로 100만부 판매를 돌파한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의 주인공. 한국 작품 최초의 미국 펭귄출판사 출간, 영국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1위 랭킹에 이어 2014 런던 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황선미 작가의 신작동화. 초등학교 4학년 자경이는 같은 반에 전학 온 명인이의 구두 한 짝을 몰래 창밖으로 던져 버렸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집요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반장 혜수의 강요에 못 이겨서 그랬다.

아이들도 치밀하게 머리를 굴리며 자신의 영역을 탐색한다. 누구랑 어울릴지, 어떤 그룹에 속할 것인지,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자신을 왕따로 여기는 눈빛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지. 어른들의 처세나 인맥 관리 못지 않게 치이고 스트레스 받는다. 그저 순수한 마음만을 나누기엔 너무나 복잡한 세상. 아이들은 피해자가 되기도 원치 않게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아낸다. 마음을 다친 누군가를 발견했을 때 손을 내미는 것으로. 우리 모두에게는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와 또 용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이 작은 이야기가 알려준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공부 시간에 나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괜찮아. 나 혼자서 저지른 일 아냐. 괜찮아. 난 이보다 더 심하게 당한 적도 있어. 괜찮아. 신발이 그것뿐이겠어. 다른 거 신으면 되지. 괜찮아. 명인이랑은 죽을 때까지 알은척 안 하면 돼. 그래. 얘들이랑 어울리면 돼. 마음에 안 들어도 친구잖아. 친구끼리는 싸우기도 하고 비밀도 나눠 갖는 거야. 얘들이 친구가 아니라면 내 친구가 어디 있다고. 나는 괜찮아지고 싶었다. 그래서 괜찮다는 주문을 외우고 또 외웠다. 하지만 괜찮지가 않았다. 목구멍에 덩어리가 걸린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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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로열
사쿠라기 시노 지음 / 현대문학

"잃어버리면서도 살아가자면"
홋카이도 동부 구시로 시 외곽에 습지가 있다. 그 인근에 '호텔 로열'이라는 이름을 가진 러브모텔이 하나 지어졌다. 꽤 의미심장한 설정이다. 구시로 시는 작가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며, 그의 아버지는 실제로 '호텔 로열'이라는 러브호텔을 운영했기 때문이다. 사쿠라기 시노는 모텔의 잡일을 도우면서 그 안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 또는 그 일들이 남긴 잔해들을 마주해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텔 로열>은 일종의 고백록이나 관찰기로 읽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일곱 편의 단편이 이어진 이 연작 소설집에 정해진 주인공은 없다. 종종 서로 다른 단편의 주인공들이 스쳐 지나갈 뿐이다. 이 단편들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것은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이 아니라 호텔 로열이라는 건물을 둘러싼 정서다. 몰락해 가는 도시 외곽에서 결국 폐업한 채 스러져 가는 모텔 건물과 그 인근의 쓸쓸한 풍경이 그곳을 스쳐간 사람들의 삶을 증언한다.

일곱 편의 단편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자각하고 있다.  어느새 폐업한 낡은 건물처럼 이들의 결핍은 좀처럼 당장 해결할 수가 없는 운명으로 다가온다. 그러면 어떡할까, 모자란 부분을 안고 사는 수밖에 없다. 몰락한 소도시에서 별 수 없이 눌러앉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삶이란 어차피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가끔 빛이 드는 듯도 하지만, 정말로 새로운 삶이, 더 좋은 삶이 다가올 수 있으리라고는 믿기 어렵다. 삶의 궤적은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몰락하는 지방을 떠나지 못하고 그와 함께 무너지고 마는 러브모텔 건물처럼, 사람들의 삶이 쌓아온 관성의 무게 역시 다가오는 슬픔이나 좌절을 앞두고도 좀처럼 발을 움직이기 어렵게 만든다. 모두가 호텔 로열을 스쳐가며 자신의 무거운 두 다리를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는 그 무게를 감수하면서 힘겹게 떠나고, 누군가는 주저앉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다리가 무거워졌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한다. 이 망연한 결론 앞에서 어떻게 -다시- 살아갈 것인가. <호텔 로열>은 대답하지 않는다. 다만 그 질문 자체가 얼마나 쓸쓸한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꼭 한 번은 던질 필요가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줄 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저기 산 쪽에 있던 호텔 로열, 알고 있는가?"
"예, 근처에 묘지가 있는 거기지요?"
아오야마는 그 호텔이 지금은 폐허가 되었노라고 말했다. 아오야마의 몸에서 풍겨 오는 노인 냄새가 폐허라는 말에 묘하게 현실감을 더해주었다.
"얼마 전에 거기 사장이 죽어버렸구먼. (...) 호텔 로열 사장이 임종할 때 한 말이 있는데, 그게 참 웃긴다고 해야 하나, 눈물이 난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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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공장
김중혁 지음 / 한겨레출판

"소설가 김중혁의 유쾌한 공장 탐방기"
김중혁 작가는 <뭐라도 되겠지>, <모든 게 노래> 두 권의 산문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미 산문의 즐거움을 충분히 알게 해주었다. 더욱이 출간하는 산문마다 표지, 목차, 본문 일러스트 등의 작업에 직접 참여해 보는 재미까지 더해주기도 했다. 이번에도 탁월한 에세이스트로서의 면모를 발휘하며 유쾌한 산문 <메이드 인 공장>으로 독자들 앞에 섰다.

한 매체에 인기리에 연재됐던 공장 탐방기를 모아 엮은 이 책에는 제지, 콘돔, 브래지어, 간장, 가방, 지구본, 초콜릿, 도자기, 엘피, 화장품, 악기, 맥주, 라면 공장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해 지루할 틈이 없다. 책은 공장 구석구석을 바라보는 세심한 공장 관찰기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물건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그 과정에 참여한 보통 사람들에 관한 조금 특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중혁 작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유머와 인간미가 글 곳곳에 묻어나 읽는 내내 따뜻한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나는 글을 쓰는 일이 공장에서 하는 일보다 우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공장에서 무언가를 생산하는 일이 소설을 쓰는 일보다 구체적이며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일을 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위로를 받는다. 인간들은 대체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으며 또,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돕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의 부분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나라는 존재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산으로 만들어진 조립품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구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서로를 조립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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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사람들
조 내버로, 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 리더스북

"'FBI 행동의 심리학'의 조 내버로 최신작"
FBI 최고 국가안보국에서 행동분석프로그램을 이끌었던, 한국에는 <FBI 행동의 심리학>으로 잘 알려진 조 내버로의 신작이다. 타인에게 아주 쉽고 일상적으로 고통과 아픔을 줄 수 있는 '위험한 인물들'에 관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위험한' 유형의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저지르는지, 임상적인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선 다루지 않는다. 저자는 그 영역은 다른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을 것을 권하며 선을 긋는다. 대신 저자는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이런 '위험한' 유형의 사람들로부터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그리고 가장 현실적인 대처를 안내하는 것에 집중한다. 상대의 유형을 파악하는 법, 도움을 구하는 법, 경계를 설정하는 법 등 자신의 경험, 그리고 연구를 바탕으로 한 권의 책에 집약했다.

이번 책에는 특히 희생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든 '위험한 사람'의 유형별 체크리스트를 실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실질적이고도 간단한 평가 항목들로 이루어진 이 리스트는 사소한 피해에서부터 치명적인 위험에 이르기까지, 특정한 인물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가늠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 전 미리 알아두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한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이제 다음으로 수십 년 동안의 경찰 및 범죄 심리분석관으로서의 나의 경험에 기반을 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해볼까 한다. 다만 이는 전직 경찰 및 범죄 심리분석관으로서 나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심리 및 정신 건강 분야의 전문가들의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나는 당신이 다양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현명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다음의 이야기들은 당신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지, 이 문제에 관한 최종 결론이 아님에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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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민변의 기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지음 / 생각의길

"세월로 참사, 다음 발걸음을 위한 출발점"
“선원들에 대한 처벌보다 더 원하는 것은, 왜 친구들이 그렇게 돼야 했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다.” 선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안산단원고등학교 생존 학생의 마지막 진술이다. 세월호 참사는 그 자체로 너무나 슬프고 힘겨운 일이지만, 사고의 배경과 원인, 잘잘못과 책임을 명명백백하게 가려야만 피해자와 가족이 조금이나마 편안한 마음으로 온전한 삶을 꾸릴 수 있을 테고, 한국사회 역시 이 과정을 제대로 밟아가야만 국가와 사회의 제 역할을 해낼 수 있겠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세월호 참사 이후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목적으로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두 권의 검토 보고서와 17대 과제를 제시했다. 이 책은 그 기록을 바탕으로 세월호 참사의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대형 재난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정부를 비판하며,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를 조목조목 짚는다. 세월호 참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 생각한다면, 다음 발걸음을 위해 꼭 확인해야 할 출발점이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대한민국은 2014년 4월 16일 이전 시대와 이후 시대로 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을 위해서는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합니다. 민변의 기록은 그 디딤돌이 되어 진실에 다가서는 데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박원순, 서울시장)

우리 모두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원하기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합니다. 민변이 조사하고 연구하여 발간하는 이 책이 진실을 진실 그대로 밝혀 대한민국 사회의 도덕적 향상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리라 믿습니다.(유시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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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김별아 지음 / 해냄

"김별아의 조선 여인, 사랑을 살다"
<미실> 김별아는 자주 여인의 삶을 소설로 옮겼다. 조선왕실 동성애 스캔들을 다룬 <채홍>, 세종대 양반가 간통 사건을 그린 <불의 꽃>에 이어 문제적 여성 박어을우동의 삶을 소설로 되살려냈다. 역사는 성종 조 희대의 음녀로 그녀를 기록한다. 효령대군의 손자며느리가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3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열여섯 명이 넘는 남자들과 간통한 사실이 밝혀졌다. 성리학의 나라를 세우려는 왕의 의지가 그녀를 교형에 처하도록 한다. 김별아는 이 인물의 삶에서 스스로의 욕망의 자리를 떠돈 방랑자를 읽어냈다.

악다구니와 증오로 가득한 집안에서 태어난 한 여인이 남편에게 버림받은 후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지었다. 세상의 모든 빛깔을 품은 채 검지만 검지 아니한 여인 현비로.  그리고 그녀에겐 '낯설고도 익숙하며, 더럽고도 깨끗하고, 혐오스러우면서도 황홀한' 신세계가 열린다. '누구의 딸도 아내도 어미도 아닌, 순정한 암컷'으로 살고자 했던 한 여인의 삶을 그려내는 김별아의 문장은 물을 머금은 듯 화려하고 관능적이다. '조선여인 3부작' 세번째 이야기. (김별아 3부작 미니북 증정)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무지몽매한 이년이 어찌 답을 알겠어요? 밥이나 먹고 또자라, 하지 않았을까요? 노생에겐 생시보다 꿈이 더 달았을테니까요."
장미의 너스레에 그녀가 허허롭게 웃었다. 한단지몽의 고사는 그 익어가는 밤내를 큼큼거리던 여옹의 한마디로 마무리된다.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네."
두 여자가 상하귀천을 깡그리 잊은 채 깔깔깔 배를 잡고 웃었다. 웃음 끝에 실없는 눈물 한 방울이 찔끔 흘렀다.
"아씨, 사람의 한살이라는 것은 그토록 덧없고, 아무러한 부귀영화도 지나면 모다 허망합니다요."
"아무렴 흘러가는 시간은 스러지는 아침 이슬이거나 사라지는 저녁 서리와 같지."
"그러니 아씨......"
장미가 문득 반들거리는 눈으로 그녀의 옷소매를 잡아끌며 말했다.
"죽으면 썩어질 육신을 헛되이 폐하지 마시고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심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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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김영하 5년 만의 신작 산문집"
소설가 김영하가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이후 5년 만에 산문집 <보다>를 펴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어떤 대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시간과 그 생각을 적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설가의 다른 시선으로 포착된 인간과 사회의 면면들은 깊은 사유와 기록, 그리고 수정의 과정을 거쳐 스물여섯 편의 의미 있는 산문으로 탄생했다.

날카로운 통찰과 유머가 돋보이는 <보다>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의 변화를 대중들에게 친숙한 TV 드라마, 영화, 책과 함께 설득력 있으면서도 흥미롭게 풀어내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대상을 다각도로 바라보면서 작가만의 상상력과 사유를 더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산문집을 통해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기도 하고, ‘제대로 보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보다>에 이어, <읽다>와 <말하다> 2권의 산문집이 추가로 출간될 예정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한동안 나는 망명정부의 라디오 채널 같은 존재로 살았다. 소설가가 원래 그런 직업이라고 믿었다. 국경 밖에서 가끔 전파를 송출해 나의 메시지를 전하면 그것으로 내 할 일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2012년 가을에 이르러 내 생각은 미묘하게 변했다. 제대로 메시지를 송출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사는 사회 안으로 탐침을 깊숙이 찔러넣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보는 것, 듣는 것, 경험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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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본주의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미국과 유럽이 아닌, 한국의 자본주의를 말하라"
김대중 15대 대통령 당선자의 '국민의 정부 경제개혁정책' 총괄책임자로, 안철수 18대 대통령 예비후보의 '진심캠프 국민정책' 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던 장하성 교수의 책이다. 2년여의 집필 기간 동안 국내외의 방대한 문헌과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원고지 3,000매 분량의 글과 문고본 1권 분량의 주석을 담았다. 일반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조차도 오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주제들을 기존의 주류 경제학 이론, 미국과 유럽의 관점을 벗어나 '한국 자본주의'에 포커스를 맞추어 새롭게 조명했다.

그는 특히 '시장의 규칙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천민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과잉 및 구자유주의의 결핍'이라는 핵심 문제를 가진 한국의 자본주의는 한국의 경제 성장 과정을 이해해야만 그 답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책은 우리의 과거를 짚어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어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의 시대는 민주주의에 달려 있다고 말하며 더 나은 자본주의로 가는 길을 제안한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의 글 :
 이 책은 우리가 오래 기다려 온 한국 자본주의의 구조와 작동 방식, 그리고 그것의 명백한 한계에 대한 다층적이고도 총체적인 분석이다. 이 책으로 인하여 우리는 한국 경제를 이해하고, 그 대안을 탐색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지적 자원을 갖게 되었다. _최장집 (정치학자, 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

장하성 교수는 이러한 인식의 토대로 한국의 계획경제와 시장경제의 불안정한 혼재를 말하며, 결국 기형적일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고쳐서 쓰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전제는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라고 말한다. '정의로운 자본주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동의한다. _손석희 (JTBC 보도 담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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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아니면 다 실패한 삶일까
줄리언 바지니, 안토니아 마카로 지음 / 글담

"철학과 심리학, 같은 질문 다른 대답"
인생에서 끊임없이 마주하는 삶의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인생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각자의 답이 존재할 뿐인데, 서로의 답안을 살펴볼 수는 있겠지만 누구도 정답과 오답을 채점할 수는 없다. 그래서 삶이란 문제 앞에 선 인간은 자연스레 믿고 따를 만한 모법답안을 찾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모범답안으로 종교가 있지만, 이 문제에 대해 가장 깊고 오래 고민한 건 철학이고, 오늘날 가장 많은 이에게 힘과 용기를 전하는 건 심리학이다. 두 학문이 삶에서 마주하는 질문에 각자 답을 전한다면 어떨까, 서로 다른 답이 혼란스럽기도 하겠지만, 접점에서는 찾아낸 답에 대한 확신을, 각각의 영역에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낼 여지도 있지 않을까.

영국에서 철학 대중화 바람을 이끈 줄리언 바지니와 실존주의 심리치료사 안토니아 마카로가 두 학문이 대표 선수로 나서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나눈다. 줄리언 바지니는 올바른 감정사용법을 묻는 질문에 ‘감정은 우리가 염려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데 신뢰할 만한 안내자가 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의 감시가 필요하다.’며 잘난 체를 하고, 안토니아 마카로는 ‘원치 않는 손님이 파티에 참석하는 걸 저지하는 데 온 힘을 쏟기보다는 그 손님과 함께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더 낫다며 감정을 수용하고 신념에 따라 행동하라고’ 유연하게 조언한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인생은 양자택일이 아니고, 우리가 굳이 철학과 심리학의 우위를 판단할 이유도 없다. 행복, 자긍심, 거짓말, 지위, 죽음, 외모, 육체, 후회 등 스무 가지 주제를 다루며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마흔 개의 대답을 즐길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하루, 행복한 오늘의 삶이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인생의 질문들에 대해 철학자와 심리학자가 같은 주제, 다른 시각으로 조언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달콤한 정답이 없다. 철학자와 심리학자답게 결론을 강요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문제의식을 던지고 생각을 유도한다. 어쩌면 독자들은 그 점이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인생의 문제들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 않은가!(이나미, 이나미심리분석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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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문도
최상희 지음 / 사계절

"지구를 횡단하는, 너와 나의 이야기"
'델 문도'(Del Mundo)는 스페인어로 '세상 어딘가'를 뜻하는 말이다. 한국, 이탈리아, 프랑스, 인도, 영국, 호주, 세상 어딘가에도 우리와 같은 이야기가 함께 숨쉬고 있다. <그냥 컬링>으로 블루픽션상을 수상한 최상희 작가는 꿈꾸듯 여행하듯, 세상을 경험하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아홉 편의 소설로 그려냈다.

릭샤꾼인 인도 소년과 그를 고용한 한국인 소녀 유진의 애틋한 만남의 찰나에 관한 이야기 <노 프라블럼>, 한 여학생이 맡기고 간 필름에서 인화한 144장의 사진을 보며 남아메리카의 어딘가의 풍경을 짚어보는 독특한 여행담 <필름>, 프랑스의 한 수도원에 사는 소년의 절실한 꿈을 그린 <시튀스테쿰> 같은 작품이 눈에 띈다. 산뜻한 문장으로 그려낸 확장된 이야기의 공간에 이 세상을 사는 청소년의 이야기가 머문다. 제12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 청소년 MD 김효선

책속에서 : "소원들 들어주실 거야. 다만 여기 신들은 '빨리'라는 개념을 몰라. 신들의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르거든."
유진이 흐르는 강물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태양이 던져 준 마지막 햇살이 누런 물을 붉게 물들였다. 어느새 가트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잠시 후면 뿌자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쿤마르는 지금쯤 작은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빗질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방을 나서기 전에는 리나에게서 받은 편지를 또 한 번 읽을 테지. 비록 읽지 못하는 글자투성이라고 해도 쿤마르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어차피 신의 뜻을 모두 이해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쿤마르는 강가 여신 같은 리나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만은 잘 알고 있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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