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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5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양의 해'에 펼쳐질 새로운 풍경들"
김난도 교수와 그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2009년부터 해마다 내놓고 있는 <트렌드 코리아>의 2015년 전망이 출간됐다.

분석센터가 내다보는 2015년의 전망은 'COUNT SHEEP'으로 모아진다. 햄릿증후군, 감각의 향연, 옴니채널 전쟁, 증거중독, 몸통을 흔드는 꼬리, 일상을 자랑하는 사람들, 치고 빠지기, 럭셔리의 끝 결국 평범, 달라진 우리 할머니, 숨은 골목길 순례자들 등 10가지의 키워드로 소비자 일상의 포인트를 짚어냈다.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CEO와 마케터들은 물론이고 정치·사회·문화계 오피니언 리더들도 연말 필독서로 참고하고 있을 정도로 신뢰할 만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으며, 올해부터는 새롭게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 챕터를 함께 수록하여 읽을거리를 더욱 확장해 눈여겨 볼만하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경제가 불안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소비자의 마음을 잘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불경기의 소비자는 무조건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구매의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단호하게 지출을 끊고, 만족을 주는 소비에는 비싸도 지출을 몰아준다. 중요한 것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 "이 제품은 나에게 가격만큼의 '가치'를 주고 있는가?"에 대한 '납득'이다. 소비자가 그러한 납득을 느끼는 대상은 늘 변화하고, 우리는 그건을 '트렌드'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누가 먼저 잡아낼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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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늙지 않는다
김경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날로 새로운 소설, 김경욱 단편집"
이십여 년 간 독자의 선택을 받는 소설가가 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1993년 등단 후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성실하게 작품을 발표한 김경욱의 일곱 번째 '첫' 소설집. 언제나 스스로를 경신하는 우직함으로 여전히 새로운 소설적 세계를 지어올렸다.

단편소설만의 매력이 생생하다. 문장은 정확하고, 상황은 논리적이다.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스프레이> 속 한 장면. 남자는 축축한 손 때문에 첫사랑과 헤어졌다(고 믿고 있다). 아버지의 '축축한 놈'이라는 비난을 곱씹던 남자에게 잘못 배달된 택배 상자에서 겨드랑이에 뿌릴 법한 스프레이가 나온다. 이후 남자는 주기적으로 다른 이의 택배를 훔치고, 택배상자에서 옆집 여자의 죽은 고양이가 발견된다. 위기에 닥칠 때마다 남자의 손은 '축축해진다.' 그는 축축함을 소거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고, 그리하여 상황은 점차 악화된다. 자라지 못하는 소년들이 지닌 원칙이 사회와 부딪칠 때, 소설의 세계는 균열된다. 지독하게 선량하고 원칙적인 사람들. 자신이 믿는다는 행위를 믿느라 영원히 크지 못하는 소년들의 강박이 만들어낸 날렵한 세계. 그리하여 소년들의 소설은 영원히 늙지 않는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가 또다시 남의 택배를 들고 온 것은 실수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의 택배 상자를 뜯을 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옆 동에서 가져왔다. 경비가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렸고 들고 오기 편하게 작은 상자를 택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내용물을 상상했다. 상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지 자락이 축축하다 싶더니 지린내가 진동했다. 돌아보니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옆집 고양이였다. 언젠가 옆집 여자가 안고 가는 걸 봤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얼룩 고양이였지만 자신을 바라보던 거만한 표정은 잊을 수 없었다. 더 잊을 수 없는 것은 여자의 뒤태였다. 스커트 아래로 쭉 뻗은 다리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손이 축축해졌다. 지린내도 지린내거니와 내내 뒤척였던 간밤의 기억이 새삼스러웠다. 고양이는 잠잠해지나 싶다가도 다시 울어댔다. 당최 눈을 붙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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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동물원
밀리 마로타 지음 / 이봄S

"정교한 디테일이 주는 몰입의 시간"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깐의 쉼을 주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컬러링북의 인기가 대단하다. 어린 시절, 바닥에 배를 붙이고 색연필로 공주 드레스를 색칠하던 유년의 감성, 내가 나로서 온전히 존재하던 그 시간의 감성을 다시 찾고 싶은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싶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은 올해 8월에 영국에서 나온 신작으로 컬러링북의 인기를 반영하듯 첫 출간과 거의 동시에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번역 출간되어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이 컬러링북이 담고 있는 소재는 자연계의 동물들이다. 물고기, 새, 곤충에 이르는 다양한 동물들을 한데 모은 이 책은 정교한 도안으로 깊은 몰입의 시간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 실용 MD 도란

저자 서문 중 : 뒤뜰의 낙엽 밑을 기어다니느 아주 작은 딱정벌레부터 열대우림의 나무 꼭대기에서 발견되는 정교한 무늬의 극락조에 이르기까지, 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온갖 동물들을 늘 경외해왔습니다. 자연계가 가지고 있는 황홀한 매력이야말로, 제가 몇 번이고 계속해서 동물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그것은 엄청난 볼거리의 향연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중략) 이것만 기억해두시길. 여러분이 들고 있는 이 책은 저의 그림들로 시작할지 몰라도, 그림을 다 채우고 나면, 여러분이 완성한 책이 될 것이며 그것은 세상에 유일무이한 당신만의 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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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수학 세트
박병하 지음 / 양철북

"수학은 삶과 놀이에서 탄생했다"
저자는 러시아에서 수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수학 캠프나 강좌를 진행하면서 유아부터 청년기를 아우르는 수학 공부 프로그램 '내가 처음부터 그렇게 배웠더라면, 수학'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난제는 '어린이에게 어떻게 수학을 가르칠 것인가'였고, 알렉산더 즈본킨의 <내 아이와 함께 한 수학>을 번역하면서 길을 찾았다.

어린이는 놀면서 세상을 파악하고 추론하며 재미를 느낀다. 수학은 삶과 놀이에서 탄생했고 추론의 즐거움 덕분에 발전한 학문이다. 그래서 어린이의 본능과 수학의 본능은 잘 어울리고, 어른은 이 둘을 연결하는 역할만 하면 된다. 이 책은 아이 속에 꿈틀대는 수학 본능, 즉 '활동과 추론'의 즐거움을 일깨워주고, 수학을 세상과 교감하고 세상을 배우는 '활동'으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준다.
- 유아 MD 강미연

책속에서 : 놀랍게도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때가 되면 저절로 수를 터득한다. 여기서 ‘저절로’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차차 이야기 나누기로 하자. 아이에 따라 조금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때가 되면 아이는 스스로 수의 근본을 깨치고 수를 도구처럼 갖고 놀게 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그 과정을 즐기고 좋아한다. 어른이 너무 서두르지 않고 지레 짜증 내지 않고 쉽게 실망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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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김연수가 공개하는 창작의 비밀"
김연수 신작 산문 <소설가의 일>은 제목 그대로 '소설가 김연수의 일'에 관한 기록이다. 수록된 글은 작가가 2012년 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문학동네 카페에 소설가로 살았던 20년을 돌아보며 성실하게‘소설가의 일’에 대해 연재했던 것이다.

작가의 창작론으로 볼 수 있는 이 책에는 창작의 비밀과, 읽고 쓰고 말하는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중한 삶의 경험들을 담았다.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부터 플롯과 캐릭터, 문장과 시점까지 실질적인 창작 매뉴얼을 공개한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한 어조의 강의 방식은 아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단팥죽에 관한 기억, 짧은 여행과 친구들과의 만남과 같은 소설가의 소소한 일상을 함께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창작의 이야기로 연결시킨다.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문장으로 소설과 소설가의 일을 들려주는 이 책은 강한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김연수 산문 읽기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이 작품들은 도대체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한번이라도 궁금해한 적 있는 독자들에게 분명 의미 있는 산문집이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왜 어떤 사람들은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걸어가는가? 그 이유는 그 길이 죽음의 길이기 때문이다.’ 나를 소설가로 만든 건 그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건 나보다 먼저 살았고, 나보다 먼저 소설을 썼던 소설가들이 그들이 소설에 무수히 남겨놓은 바로 그 문장이었으니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음의 길을 갈 때,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는 쪽을 택할 때,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꿈이 좌절됐다는 것을 깨달았으면서도 꿈에 대해서 한번 더 말할 때, 우는 얼굴로 어둠 속에 서서 뭔가 다른 좋은 생각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을 때, 바로 그때 이 우주가 달라진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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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유홍준 지음 / 창비

"유홍준의 답사기, 일본편 완간"
유홍준의 답사기 일본편이 대장정을 마쳤다. 작년에 시작한 시리즈가 올해 마무리되었는데 무슨 대장정이냐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유홍준이 일본 답사기를 쓰겠다고 결심하고 일본을 오간 지 30여 년이다. 답사기 국내편이 출간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니 일본편에 담긴 세월의 두께가 새삼 놀랍다.

일본편에서 눈여겨볼 점은 유홍준의 전공인 미술사도, 그의 장기인 이야기도 아니다. 바로 역사 의식이다. 그는 2300년에 이르는 한일 관계에서 행복한 공존이 무너진 건 임진왜란, 정유재란 7년과 근대 100년뿐이라고 말하며 당연하게 여겨지는 양국의 갈등을 순식간에 뒤집는다. 한반도의 빛이 일본에 전해져 새로운 꽃을 피우는 과정을 두 발로 확인하며, 두 나라의 교류와 공존이 얼마나 당연하고 아름다운지 끊임없이 되뇐다. 한국사는 한반도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중국과 일본, 즉 동아시아에서 바라보아야 온전히 이해하고 그려낼 수 있다. 일본편 답사기가 이런 역사 의식 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또한 저자가 이런 문제 의식을 던졌으니 중국편 답사기로 일말의 책임을 다해주길 바라며 일본편 완간에 박수를 전한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의 글 :
유홍준 교수가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글보다 말에 능하구나 싶다가도 글을 읽으면 역시 타고난 문필가임에 새삼 감탄한다. 하지만 국내편 7권에 이어 일본편 4권까지 20여 년 지속되는 그의 답사기 행군은 말과 글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창조가 기행문의 형식으로 진화되어왔음을 압도적으로 입증한다. (중략) 이제 그의 저서가 이 시대의 문화유산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염무웅,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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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오노 후유미 지음 / 엘릭시르

"소녀는 어떻게 정복자가 되었는가"
일본에서 건너 온 대하 스케일 판타지 소설 중 가장 인기 있었던 두 편을 꼽으라면 아마 '은하영웅전설'과 '십이국기'일 것이다(은하영웅전설은 겉보기에는 분명히 SF지만 일단 이렇게 분류하니 양해 바람). 특히 십이국기는 기존 번역본의 열악한 번역 및 만듦새를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열악함 때문에 독자층이 확산되지 못하고 애니메이션이나 원작의 팬들 위주로만 알려졌다는 안타까움을 안고 있었다. 이번에 새로 나올 '십이국기'는 그런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이 재미있는 이야기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십이국기 시리즈의 첫 시즌이라 할 수 있는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는 이 거대한 작품의 출발을 알린다. 머리카락 색깔 외에는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여학생이 열두 나라로 이루어진 이계로 들어가 그곳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의 시작이니만큼 배경 설명과 설정에 대한 해설이 꽤 분량을 차지하지만 이야기는 지루해지지 않는다. 그것보다 주인공을 필요한 위치에 설득력 있게 갖다놓을 수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데, <달의 그림자..>는 이 과정을 충실하게 해 낸다. 평범한 여고생이 자신에게 주어진 거대한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점점 새로운 인격에 눈을 떠 가는 과정은 비약이나 억지 없이 착실하게 이루어 진다. 과연 인기작에는 이유가 있는 법, 스케일 큰 이야기를 읽고 싶은데 아직도 '십이국기'를 모르는 분이 계시다면 우선 이 작품을 덮어놓고 강력히 추천 드리는 바다.
- 소설 MD 최원호

책속에서 : 이쪽으로 오기 전에 요코는 오래도록 요마에게 습격당하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짐승이 되는 꿈 또한 예지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붉게 바뀐 머리카락도 짙은 초록색으로 바뀐 눈도 전부 짐승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면? 요코가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요마였다면.
그것은 무시무시한 일이자 아주 유쾌한 일이기도 했다.
호통치고 소리지르고 검을 휘두르며 남을 압박한다. 그곳에는 이상한 고양감이 숨어 있다. 요코는 태어난 세계에서 거친 말을 쓰거나 남을 위협한 적 없이 살아왔고, 그것을 무슨 죄악처럼 여겼다. 사실은 자신도 알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요코의 무의식이 요코는 요마이며 사나운 짐승임을 알고서, 저쪽 세계에서 살아서는 안 되는 생물임을 알고, 무해한 생물인 척하려 한 결과는 아니었나.
그렇기에 다들 요코에 대해 '진짜 모습을 모르겠다'고 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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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배우는 교과서 어휘
양태은 지음 / 아이세움

"초등 교과서, 한자를 알면 개념이 보인다!"
단순히 뜻과 소리, 필순과 부수만을 암기하는 게 아니라 한자 공부를 통해 우리말 어휘 능력 향상을 꾀하는 책이다.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접하면서도 가장 어렵게 여기는 교과서 어휘를 정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 속 한자 어휘를 꼼꼼히 분석한 뒤, 주요 어휘를 뽑아 과목별, 주제별로 묶었다. 한자 어휘를 구성하는 낱자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것들이 어떻게 모여서 하나의 어휘가 되었는지 그림과 함께 어휘의 정확한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통해 기본 어휘를 반복 학습하고, 총정리 확인 문제를 통해 마무리까지 빈틈 없이 책임진다.

1단계 스토리텔링 - 일기, 편지, 독서록, 설명문 등 다양한 지문의 맥락 속에서 어휘를 접한다. 2단계 어휘와 낱자 익히기 – 그림과 함께 어휘의 뜻을 배우고, 필순을 따라 낱자를 한 획, 한 획 써 본다. 3단계 실력 다지기 – ‘뜻과 소리 써 보기’, ‘한자어와 뜻 연결하기’, ‘설명에 맞는 한자어 쓰기’ 등 다양한 형식의 문제를 풀며 어휘력을 키운다. 4단계 창의.확장 학습 – 초등 교과 및 교과 외 영역에서 뽑은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으며 지식을 확장한다. 5단계 사자성어 – 사자성어의 유래와 활용 예를 만화로 구성했다. 각각의 사자성어가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 어떻게 쓰이는지 배운다. 6단계 – 확인 학습 및 권말 총정리 문제로 앞서 배운 한자 어휘를 최종 점검한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초등 학습에 있어서 어휘는 학업 성취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어휘를 많이 안다는 것은 곧 지식과 개념을 이해한다는 말이고, 어휘력이 좋은 학생은 수업 내용을 수월하게 따라갑니다. ‘어휘’라고 하면 보통 국어 과목에 한정해 생각하기 쉬운데, 사회나 수학ㆍ과학 과목도 개념이 정리되지 않으면 수업 이해도가 떨어집니다. 더구나 서술형 평가와 문장제 문항이 늘어나는 추세를 생각하면, 어휘력이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휘력을 기르면 글을 정확하고 빨리 읽게 되며, 이를 통해 학습의 기반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한자 공부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까?' '우리 현실에 맞는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의 결실로 만들어진 것이 <한자로 배우는 교과서> 어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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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창조 강박의 시대, 즐거운 창조는 어떻게 가능할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창조를 강조하는 ‘창조 강박의 시대’다.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흔히 말하는 창조란 개념의 허상을 지적하면서 제대로 된 창조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방법을 제안한다. 이름하여 에디톨로지, 즉 편집학이다. 요소를 섞는 수준을 넘어 각각의 단위가 서로 다른 차원에서 얽혀 들어가는 인식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이를 통해 즐거운 창조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특유의 유쾌함과 거침없는 주장으로 펼쳐낸다.

이 책에서는 에디톨로지를 세 가지 층위에서 분석하는데, 우선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에서는 마우스라는 도구가 발명되면서 인간 의식이 혁명적으로 변화했고, 이를 통해 열린 하이퍼텍스트 시대의 편집에 대해 말한다. 두 번째 ‘관점과 공간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원근법의 등장으로 열린 인간 의식의 공간 편집을 살피고, 마지막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에서는 심리학의 대상, 즉 인간 개인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편집되었는지를 심리학 이론에 근거하여 추적한다. 본문을 가득 채운 갖가지 이야기와 눈길을 사로잡는 이미지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는데, 결론에 가서도 세 가지 에디톨로지를 정합적으로 설명하지는 않는다. 편집의 가능성은 빈틈에서 열리는데, 이걸 열어보고자 하는 마음, 즉 재미, 흥미, 유희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창조가 가능하다는 편집의 묘가 아닐까 하며, 나만의 편집과 창조를 시작해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는 충분히 했다. 이제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 모든 창조적 행위는 유희이자 놀이다. 이같이 즐거운 창조의 구체적 방법론이 바로 ‘에디톨로지’다. 세상의 모든 창조는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또 다른 편집이다.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하나도 없다! ‘창조는 편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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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보겠습니다
황정은 지음 / 창비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고 사랑스럽습니다"
소라, 나나, 나기, 나나. 이야기는 각 인물이 조심스레 꺼내놓은 음성을 놓치지 않는다. 생활은 이어지고, 비참함과 사랑스러움이 계속된다. 아버지 금주씨는 공장에서 일하다 거대한 톱니바퀴에 말려들었다. 금주씨를 사랑한 어머니 애자는 세상에는 원한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그런 것이 인간의 삶이므로 무엇에도 애쓸 필요가 없단다."라는 말과 함께. 동생 나나는 임신을 했고, 언니 소라는 아기 같은 건 싫다고 생각한다.

<백의 그림자> 황정은 장편소설. 2014년 젊은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작가 황정은이 그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비참한 죽음과 상한 음식의 존재를 기어이 서술하는 세계, 그리고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하는 것도 가능한 세계. 가급적 소리내어 이 세계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 입 안에서 반복적으로 퍼지는 시적인 문장의 움직임을 느끼는 순간, 어느새 황정은이라는 하나의 경향이 도래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옛날에 애들이 했던 것처럼, 금주씨 장례식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서 만난 애들이 언니하고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친절하게 굴려는 거야. 걔들은 있잖아 친절을 베푼 거야, 불쌍하니까. 불쌍하고 무섭지만 아무튼 자기들 일은 아니니까, 언니하고 나를 멀리서, 멀리서 관찰하면서, 친절하게 대해준 거야. 언니가 나한테 그러고 있어. 싫다고도 하지 않고, 싸우려고도 하지 않고, 지금 그러고 있어. 나는 다 알고 있는데? 성가시면서. 나를 싫다고 생각하면서. 언제나 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그러면서 거짓말로 친절하지. 싫은 것을 감추고 보살피지.
나나는 걷던 것을 멈추고 털썩 앉으며 말했다.
언니가 그렇게 하니까 나는 굉장히 약해진 것 같고.

세상에 나 혼자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외로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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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 지음 / 열린책들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자 아티프 미안과 시카고 대학의 금융 담당 교수 아미르 수피의 책이다. 로런스 서머스로부터 '2014년 가장 중요한 경제학 책, 아마도 2008년 금융 위기와 뒤이은 대침체에 관한 가장 중요한 책'이라는 격찬을 받은 이 책은 분명하고 강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대공황과 대침체 나아가 유럽의 경제 위기까지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가계 부채가 소비 지출의 급락을 초래하며 일어난 일임을 차분히 증명한다.

책은 가계 부채가 단순히 빚을 지고 있는 가계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먼저 지적한다. 채무자들이 소비 지출을 급격하게 줄이며 발생하는 '수요 부족'이 일으키는 재앙에 가까운 경제적 효과는 채무자들을 넘어 결국 경제 전체에 미친다. 저자들은 특히 정부의 기존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이 지나치게 은행과 채권자의 이해를 보호하는 데만 치우쳐 있다고 비판하며, 구제 금융을 통해 금융 시장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는 정책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험의 암시와 함께 책은 가계 부채가 급증하게 된 원인의 분석과 악화된 과정, 그 해결책까지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가계 부채 1,000조 시대를 맞이한 우리가 지금 주목해야 할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오늘날 남의 돈을 빌려 와서 소비를 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 우리는 정작 빚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잊을 때가 있다. 부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채무자가 가장 먼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손실이 채무자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부의 불평등과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다. 대출이 많은 경제에서 집값이 폭락하면 순자산이 적은 채무자들이 손실의 가장 큰 부분을 감당하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도는 더욱 악화된다. 저축자가 손실을 입는 상황이 오더라도 상대적인 측면에서 이들의 상황은 오히려 개선된다. 위의 예에서, 집값 하락 이전 주택 소유자는 집값의 20퍼센트를, 저축자는 8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 소유자는 전 재산을 잃게 되고, 저축자는 집값의 100퍼센트를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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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빌라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

"부재의 사과를 깎는 일, 전경린 장편소설"
섬세하고 감각적인 고유의 문장으로 여성의 삶을 그려온 전경린 장편소설. 작가는 이 소설을 괄호에 관한 소설로 소개한다. 타자와는 가능한 한 부딪치지 않고 돌아서 가고, 변하는 것은 변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세상과는 최소한만 연루되고, 이야기를 억제한 채 감정과 시간이 흐르는 이야기. 그의 해변빌라에선 물처럼 관계가 밀려들고, 다시 사라지고, 또 다시 밀려온다.

어린 시절 큰 고모부를 아버지로 알고 자라던 '유지'는 그의 죽음과 함께 고모 '손이린'이 자신의 생모임을 알게 된다. 존재를 부정당하고 보지 않는 존재처럼 살아가는 소녀는 생물교사인 '이사경'에게 특별한 감정을 품게되고 그의 앞에서 옷을 벗는다. 사건은 추문이 되어 이사경의 아내 '백주희'에게 전해진다. 묘한 관계성 속에서 '유지'는 해변빌라에 초대된다.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은 묻지 않고, 다루기 어렵거나 난처한 것들은 괄호에 묶어놓고 사는 삶. 그러나 존재는 발견되고, 괄호는 열리고, 삶은 움직인다. 전경린의 이 소설은 그렇게 삶과 사랑에 관해 이야기한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해변 모래사장에 유목이 하나 올라와 있었어요. 유목은 뭉텅하게 잘린 가지 하나를 위로 뻗은 형상으로 사람 크기만 했지만 아무도, 어떤 방법으로도 들 수 없을 만큼 무거워 보였어요. 슬픔이라는 단어는 약해요. 비통 같은 현재형도 아니에요. 차라리 바다 전체의 무게로 변한 감정이었어요. 얼마나 오래 바다 밑을 떠돌았는지 나무의 결이 부식되어 켜켜이 부풀었고 나무 표면과 해진 틈 속에 새끼 조개와 소리가 다닥다닥 붙어 진액을 빨고 있더군요.(...) 어쩌면 진실이야말로 인생에 아무 소용이 없지요. 무언가를 하는 것은, 진실의 조각들이 아니라 물결에 물결이 밀리는 것 같은 일상의 연결된 행동이니까요. 거인을 재운 듯한 정적이 몰려오면 바다는 더 밝고 맑아져서 책의 페이지를 넘기듯 물결 위에 물결을 덮으며 느리게 다가왔어요. 내가 읽지 못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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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잃어버린 지혜, 낭송을 되찾을 때"
책을 읽다가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거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면 소리 내어 문장을 읽곤 한다. 고비를 넘기고 자세를 바로 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18세기 전후 묵독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책과 소리가 멀어졌지만, 인간의 몸은 여전히 낭독의 힘을 기억하는 게 아닐까.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책과 소리가, 소리와 몸이, 그리하여 책을 몸에 새기는 낭송을 강조하며 새로운 기획을 제안한다.

<낭송의 달인 호모 큐라스>는 전작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의 다음 버전이라 하겠다. 공부의 재미와 의미를 한껏 강조했으니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줄 때도 되었다 싶다. 낭송을 하려면 우선 외워야 한다. 암기와는 달리 텍스트를 뼈에 새겨 텍스트와 몸을 모두 자유롭게 만드는 게 낭송이다. 낭송은 지식을 이해하고 품는 걸 넘어 호흡과 휴식에도 맞닿는다. 소리와 파동으로 몸과 우주가 감응하게 하고, 그 울림으로 몸과 마음이 평안해진다. 고미숙은 당연히 '고전' 낭독을 강조한다. 고전이야말로 낭독으로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좋음을 오랜 기간 품어온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이어 낭송Q 시리즈로 낭송하기 좋은 고전을 차례로 소개한다 하니, 고전 읽는 소리가 서로 겹치며 여기저기서 울려퍼질 날을 기대해도 좋겠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인류는 수천 년간 책을 소리로 터득했다. 구술과 낭독, 암송과 낭송 등등으로. 소리 내어 읽는 순간 몸 전체가 그 소리의 파동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용을 이해하고 못하고는 부차적인 문제다. 중요한 건 그 파동과 기를 몸이 기억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쿵푸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묵독만이 책읽기라는 편견에 빠져 있다.(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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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정원
최영미 지음 / 은행나무

"청동과 꽃의 나날, 최영미의 청춘 시대"
4월의 어느 날, 속에서 반란이 시작되었다. 저녁 귀가가 늦고, 술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남학생들과 수련회에 가고, 치마보다 바지를 즐겨입게 된 젊은 날. 전경이 상주하는 청동의 교정에도 봄은 왔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사랑과 혁명의 불꽃이 지나간 자리를 돌아보는 탁월한 감각으로 뜨겁던 날을 위로하던 최영미가 '그 시대'에 관한 소설을 완성했다. 26년 만이다.

앞에서 싸우지도, 멀찍이 물러나 모른 척을 하지도 않았던, 쇠와 살이 부딪치던 청동시대를 개인으로 통과해야 했던 한 사람. 주인공 '이애린'의 영혼에 각인된 흉터와 무늬까지 소설은 성실하게 그려낸다. 모든 것이 가능해 보였으나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았던 1980년의 봄. 동서추리문고의 'Y의 비극'에 열광하며 광주의 비극에 눈을 감았던 날들. 그야말로 전쟁 같던 사랑이 할퀴고 간 흔적을 소설은 담담히 돌아본다. 모든 것을 통과한 뒤에도 여전히 '검은 밑줄이 그어진 나의 변명'을 찾길 원하는 개인들에게 최영미가 건네는 청춘의 인사.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우리, 헤어지자."
불의의 습격을 당한 동혁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주먹이 내게 날아왔다.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내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매서운 주먹을 이리저리 피하지만 숨을 곳이 없다. 맞는 부위를 최소화하려고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렸다. 그래도 눈이 찢어지고 머리털이 뽑히고 입술이 화끈거린다.

여기까지 쓰고 나는 일어선다. 여기는 서울 세검정의 카페. 4월인데도 눈보라가 치는 궂은 날씨 탓인지 손님이 별로 없다. 드디어 그날을 자판으로 건드리고나니, 아랫배가 싸하다. 십 년, 이십 년, 삼십 년 묵힌 응어리를 배설하려 화장실로 간다. 북한산이 보이는 찻집, 깨끗한 화장실에서 오래된 덩어리를 물로 흘려보낸다. 비누로 씻어도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젊은 날의 얼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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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마스다 미리의 ‘여자’ 이야기"
2014년 7월 일본에서 출간된 최신작 <여자라는 생물>과 마스다 미리의 초기 화풍을 엿볼 수 있는 사랑 에세이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가 동시 출간되었다. 만화 <수짱 시리즈>를 통해 국내 많은 팬들을 확보한 그녀가 만화 다음으로 선보인 여자 산문집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는 '여자공감만화가'에서 '여자공감에세이스트'로 확장시킨 책이었다. <여자라는 생물>은 전작에 이어 여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마스다 미리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여자에 관한 것들, 시간이 흘러 변해버린 여자에 관한 것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자신의 실제 삶의 풍경들에 녹여 담담하게 들려준다. 곳곳에는 짧은 만화가 삽입되어 있어 만화와 에세이를 함께 보는 즐거움은 물론, 저자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진다. 무엇보다도 서른을 먼저 경험한 선배언니답게 여자 마음을 진솔하게 보여주어 여성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어른의 세계로 쭉쭉 끌려가는 자신의 몸. 그리고 지금도 계속 끌려가고 있다. 젊은 시절의 봉긋한 가슴과 이별할 때. 가슴이 처져가는 것은 봉긋해지기 시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금 부끄러운 것이란 걸 알았다. 그런데 아직 한동안은 괜찮다. 신주쿠 미쓰코시 백화점에서 모아서 올려주는 브래지어를 세 장이나 세미오더 하고 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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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패니 브리트 글,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왕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그래픽 노블"
단 한 명의 친구도 없는 외톨이 소녀 헬레나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그래픽 노블. 어디를 가든지 뒤따라다니는 수군거림과 벽마다 휘갈겨 쓴 악의적인 낙서들, 누구도 말을 걸어선 안 된다는 명령. 이유도 모른 채 따돌림을 당하는 소녀가 느끼는 공포. 헬레나는 <제인 에어>의 결말처럼 자신에게도 해피엔딩이 찾아오길 꿈꾼다. 매일매일 괴롭힘을 당해도 아무렇지 않은 척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헬레나는 사실 특별한 존재이다. 엄마가 밤을 새며 손수 지은 원피스를 입어 보고 기뻐하는 아이, 다른 아이들처럼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그 누구에게도 따돌림을 당할 이유가 없는 아이다.

타인을 흉보거나 놀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면, 따돌림을 당하는 누군가의 아픔을 나누기보다 가해자의 무리에 속하거나 방관하는 것이 쉬웠다면 이 작은 소녀의 읊조림에 귀 기울여 보면 좋겠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구원 받을 수 있다. 쉬운 선택보다는 옳은 선택을 하는 이들로 인해서. 2013년 캐나다 퀘백 주에서 출간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 어린이 MD 이승혜

책속에서 : 오늘 밤, 음악과 아니타 아줌마와 루스 아줌마의 흥겨운 웃음소리와 주황색 술이 달린 전등이 뿜어내는 빛 속을 어른거리는 유쾌함, 저녁으로 먹은 양고기. 이 모든 게 잊게 해 준다. 내일이 되면 나는 카나와나 호수로 가는 버스에 올라탈 거라는 사실을. 반바지를 입은 마흔 명의 아이들과 함께. 단 한 명의 친구도 없이. 버스에서 나의 전략은 가는 내내 책 읽기. 마치 내 관심사는 오로지 책밖에 없다는 듯이. 캠프장 주차장에서 제각각 무리를 짓는다. 여자아이들끼리, 남자아이들끼리, 괴짜들끼리, 얼뜨기들끼리, 그리고 외톨이들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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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격
페터 비에리 지음 / 은행나무

"너무나 익숙하지만, 제대로 묻지 못한 삶의 존엄성"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낯설게 바라보면, 막상 우리가 그것에 대해 정말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로 표현되는 인간의 존엄성도 이런 개념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모든 인간이 언제나 존엄한지’에 대해 수많은 의문을 던질 수 있다.(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나는지 생각해보라.) 존엄성이란 주어진 답이 아니다, 각자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구체적인 상황에 이르러서야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에 도전하려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실은 페터 비에리는, 존엄성은 절대적인 속성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 말하며 존엄한 삶을 찾기 시작한다.

그는 세 가지 질문으로 존엄성에 다가선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내가 타인을 어떻게 대하는가,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가. 너무 쉬운가? 그렇지 않다. 첫 질문에서는 존엄성이라는 게 나 혼자 구현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관계에 대해 고민하게 하고, 두 번째 질문에서는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나에게 주어진 엄중한 책임을 알게 된다. 주어진 존엄성을 무작정 지키는 게 아니라 존엄성을 잃기도 하고 다시 찾기도 하는 구체적인 현실의 삶을 인정하는 태도,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 이를 위해 노력하는 각자의 마음을 보듬는 따스한 시선에서, 인간으로서 살아야 하는 삶이라는 게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따뜻한 철학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내가 삶을 살아가며 경험을 쌓아갈 때마다 드는 의문점이 있었다. 왜 우리는 존엄성이라고 하는 삶의 형태를 만들어냈을까? 존엄성은 과연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 되는 걸까? 그러면서 서서히 들었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사고하고 경험하고 행동하는 존재로서 우리의 삶은 연약하고 무너지기 쉬운 것이다. 그 원인은 안에도 있을 수 있고 밖에도 있을 수 있다. 존엄을 지키는 삶의 형태는 이런 위험을 견제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네 삶을 지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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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김기창 지음 / 민음사

"2014 오늘의작가상 수상작"
노인이 사는 단독주택은 더블사이즈 침대와 탁자, 복제 그림이 걸려있는 게스트룸, 천장이 높은 서재와 하노키 욕조가 구비된 욕실, 스크린이 설치된 AV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물 빠에야를 직접 요리하고, 차라투스트라를 인용한다. 고상한 취향과 염세적인 말투를 잃지 않는 주인공 '노인', 모든 것을 가진 그는 이제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친구 혹은 딸 같은 사이로 지내던 가사도우미 '덕'과 이웃집 젊은 미혼모 '진'이 그의 일상에 포함되며, 죽음 대신 찾아온 마지막 첫사랑을 만끽한다.

한 노인과 두 여자가 이루어내는 이 이야기는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전개에서 비껴서 있다. ​죽음을 앞둔 노인은 자신의 감정을 두고 사색하거나 빈정대거나 당황하거나 순응하고, 그런 노인의 관심 앞에 선 '진'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노인을 받아들인다. 삶과 죽음의 문제, 욕망과 마음의 문제를 말하는 장면장면이 담백한 유머와 함께 이어진다. 순응하고, 관조하고, 놓아줄 수밖에 없는 한 인간의 삶, 우아해서 슬프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노인은 자신의 성기를 들이밀며 이놈 저놈 냄새를 맡게 하는 하이에나를 떠올렸다. 나는 너희와 다를 바 없으며 공동체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존재라는 의미였다. 노인은 진과 다니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돈 주고 젊은 여자를 사는 철면피로 보는 것은 아닌지, 피카소 같은 망나니 정력가로 보는 것은 아닌지, 진과 다닐 때 노인의 성기가 바지 위로 솟아 오른 것을 남들이 눈치챈 것은 아닌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노인은 자신과 진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볼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아무도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가 지금껏 혼자인 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젊은 사람 중 관계의 시달림보다는 외로움을 택하는 사람이 있듯이 노인도 그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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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우간린 지음 / 위즈덤하우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한 공자의 멘토링"
<논어>, <공자가어>, <사기>, <공자집어> 등 다양한 사료의 기록을 바탕으로 공자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중국의 잘 알려진 경제학자이자 인재개발 분야에서 최고로 꼽히는 저자 우간린은 "가치관이 결여된 사람은 무서우리만큼 텅 빈 삶을 만들어낸다"라고 말하며 삶의 멘토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가 선택한 멘토는 바로 공자다.

특히 이 책은 '성인'으로 정형화된 공자가 아닌 여느 범부들처럼 셀 수 없는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공자의 면면을 들추어 보여준다. 실제로 공자는 미천한 신분 때문에 남의 집 연회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은 예삿일이었으며, 14년이라는 시간을 쓰일 곳을 찾지 못해 천하를 떠돌아다니며 보낸 이였다. 저자는 공자가 살면서 겪은 이 수많은 실패와 좌절,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40여 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삶의 중심을 잃은 현대인들에게 이 책의 공자가 전하는 지혜는 어려움과 문제에 관한 가장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 자기계발 MD 채선욱

추천사 : 이는 공자의 지혜가 단순히 2천여 년 전에 박제가 되어버린 낡고 죽은 것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살아 숨 쉬는 것이라는 반증이라 볼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실정에서 공자의 사상을 오늘날 우리의 삶의 지혜와 접목시킨 이 책이 출간된 것은 고마운 일이다. 거친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부족한 점을 메워주고 저마다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삶의 지침서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_김원중(단국대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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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 1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김훈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이 땅의 풍경"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김훈 작가는‘풍륜’이라 이름 붙인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이 땅의 풍경을 온몸으로 담았다. 그의 아름다운 문장으로 그려낸 <자전거여행1>, <자전거여행 2>는 수많은 독자들의 가슴에 깊이 각인되어 오래도록 사랑 받아왔다. 한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두 권은 서로간의 목차를 섞어 주제별로 재편성해 10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자전거의 두 바퀴에 의지해 나아감과 멈춤을 반복하며 만난 전국의 길과 풍경과 사람들은 김훈 특유의 깊은 사유와 섬세한 언어에 의해 생생하고도 아름답게 살아난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 마음을 흔들고, 머리를 깨우쳐 읽고 또 읽게 만든다.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이 산문집을 통해 오롯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밥벌이’의 가파름에서부터 ‘문장’을 향한 열망까지를 넘나드는 ‘처사(處士) 김훈’의 언(言)과 변(辯)은 차라리 강(講)이고 계(誡)다. 산하 굽이굽이에 틀어앉은 만물을 몸 안쪽으로 끌어당겨 설(說)과 학(學)으로 세우곤 하는 그의 사유와 언어는 생태학과 지리학과 역사학과 인류학과 종교학을 종(縱)하고 횡(橫)한다. 가히 엄결하고 섬세한 인문주의의 정수라 할 만하다. 진정 높은 것들은 높은 것들 속에서,
진정 깊은 것들은 깊은 것들 속에서 나오게 마련인가보다. _ 정끝별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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