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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구할 것인가
토머스 캐스카트 지음 / 문학동네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 전차 앞에 다섯 명이 서 있다. 기관사는 선로를 유지하여 다섯 명을 치어 죽일 수도 있고, 다른 선로로 틀어 한 사람만 치어 숨지게 할 수도 있다. 기관사는 사람이 적은 선로로 방향을 틀어 다섯 사람 대신 한 사람을 죽여야 할까?’ <정의란 무엇인가>의 첫 토론 주제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이 사고 실험은 윤리학 수업 첫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물음으로, 탄생 50여 년 만에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딜레마가 되었다.

사고 실험 자체로도 각자의 직관이 무엇에 근거하는지, 그 근거가 얼마나 탄탄한 설득력을 갖고있는지, 나와 다른 생각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충분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래서 법정에서 행위자의 유, 무죄를 가려야 한다면 문제는 자못 심각해진다. 이 책은 행위자가 기소되어 검사와 변호사가 법정 공방을 벌이고, 각계 전문가가 입장을 표명하고, 시민이 공개 토론에 참여하여 배심원단이 판정을 내리는 과정 속에 칸트, 니체, 벤담, 피터 싱어 등 도덕철학자의 이론을 녹여낸다. 짧은 분량에 재판 전개와 철학 이론을 속도감 있게 풀어내는 솜씨가 발군이고, 무엇보다 ‘생각’이 왜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반가운 책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가 이따금 직관을 합리화하기 위해 도덕적 추론을 이용하느냐고? 물론이다. 하지만 이따금 엄밀한 도덕적 추론이 행위의 옳고 그름에 대한 직관을 바꾸지 않느냐고? 그것도 맞는 말이다. 노예제도가 폐지된 한 가지 이유는 어떤 직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직관을 가진 사람들보다 논리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의회에서, 법정에서, 저녁 밥상에서 평등과 공정에 토대한 도덕 논증이 펼쳐짐에 따라 결혼에 대한 직관의 변화가 우리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여러분이 탄 전차가 갈림길에 서면 ‘주저하지 말고 선택하라’. 아울러 왜 그 길을 선택했는지 말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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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선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 반비

"서경식, 드디어 한국의 미술에 대해 말하다"
<나의 서양미술 순례>의 저자 서경식이 ‘조선 민족’ 미술가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토대로 묶은 미술 순례의 기록이다. 저자는 55세가 되었던 2006년부터 2년 동안, 연구를 위해 한국에 체재하게 되었고, 너무 늦어 때를 놓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참에 같은 민족의 언어, 습관뿐만 아니라 문화, 특히 미술에 대해 가능한 많이 알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그 바람을 조금씩 이루어나갔다. 조국의 민주화를 갈구하며 머나먼 이국에서 미술관들을 순례한 지 20년, 서경식은 먼 길을 돌아 마침내 ‘조선’의 미술, 미술가들과 만났다.

저자는 이제 60대가 되어 유럽의 미술관이 아닌 한국의 미술관들을 순례한다. 30대의 재일조선인 청년이 집착했던 주제들, 죽음, 섹슈얼리티, 가족, 민족… 같은 것들이 여전히 60대 재일조선인 노교수의 눈과 귀와 온갖 감각들을 사로잡고 놀라운 통찰들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시간과 공간과 삶의 변화를 따라 미묘하게 달라진 지점들 역시 드러난다.
- 예술 MD 최원호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이번 순례 길에선 서경식은 스산한 거리를 고독하게 걷지 않아도, 호텔방에서 홀로 앓다 일어나 계란에 목 메지 않아도 되었다. 저자가 "하나로 이어진 가족의 이야기"라고도 표현하기도 했지만 윤석남, 신경호, 미희, 정연두, 이정명 작가와 나눈 대화는 핏줄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얼마든지 확장되고 넘나들 수 있는 '우리'가 벌이는 가족회의와도 같은 풍경이었다... 자신과 가족 앞에 펼쳐진 운명을 겪으며 "희망이라는 것의 공허함을 배웠다."던 그는 "뒤집어 생각하면 그것이 도리어 쉽게 절망하는 것의 어리석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서양미술 순례 길을 "그 희망과 절망의 틈바구니에서, 역사 앞에서 자신에게 부과된 책무를 이행할 뿐"이라며 맺는다. 책무를 이행하며 살아온 자가 저렇게나마 웃을 수 있는 것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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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재발견
스티븐 기즈 지음 / 비즈니스북스

"작게, 사소하게, 가볍게 시작하라!"
많은 이들이 한 해, 한 주가 시작될 때마다 저마다의 목표와 계획을 세운다. 누구나 한 번쯤 세워봤을 영어 공부하기, 한 달에 2권 이상 독서하기, 하루 한 시간 운동하기... 그러나 현재, 지금, 나는 과연 어떠한가.

미국의 떠오르는 스타 파워블로거 스티븐 기즈는 이 모든 문제는 습관 전략에 있다고 말한다. 널리 알려져 있는 자기계발에 관한 '열정'들을 거부하며 정신없이 바쁘고 피곤에 찌든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알맞는, 무조건 실천 가능한 전략으로 '작은 습관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실제로 저자는 늘 불만족스러웠던 자신의 몸매 개선을 위한 '매일 30분 운동하기'조차 현실적으로는 굉장히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문득 '팔굽혀펴기를 딱 1번만 매일 하는 건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르고, 아주 '사소한' 그 목표와 함께 스스로도 어이없을 정도로 '우스운' 실행을 거듭했다. 그 이후 그는 우리가 늘 바라기만 하는 '변화'를 실제로 얻었다. 그가 이런 아주 작은 다짐들과 실제의 변화들을 쌓은 자신만의 경험을 엮어 '습관'과 '의지력'에 관한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다. 거창한 목표 아래 늘 받아 보는 보잘것없는 결과와 반복되는 좌절이 지겨운 이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믿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어쩌면 이렇게 한심할 수가! 팔굽혀펴기 한 번으로 무슨 효과가 있담? 그보단 훨씬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고작 30분 운동하는 것도 질리도록 실패했으니 이제는 밑져야 본전이었다. ...손을 털고 일어서면서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는 백배 낫지'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한 가지 말해 둘 게 있다. 그 시점에서도 여전히 나는 운동을 집어치우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 문득 턱걸이도 딱 한 개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념하기에는 너무 쉬운 일처럼 보였다. ...'흥미롭군. 힘들긴 해. 하지만 생각한 것보단 나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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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웜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 문학수첩

"조앤 롤링의 액션 스릴러 두 번째 이야기"

J.K. 롤링이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추리소설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해리포터 작가'라는 명성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이유였다. 사설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운 이 소설 시리즈는 자신의 후광에서 멀어지고 싶었던 '유명 작가'의 새로운 시도였다. 비록 석연치 않은 이유로 로버트 갤브레이스의 정체가 금방 알려져 버리긴 했지만, 이 시리즈의 1권을 집필하던 당시의 롤링은 어쨌건 순수한 승부를 해 보고 싶다는 두려움 어린 야심만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나쁘지 않은 데뷔작(?)이었다. 그걸로 충분한지 아닌지는 독자들마다 생각이 달랐겠지만.

그리고 코모란 스트라이크(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돌아왔다. <실크웜>은 전작에 비해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져서 좀더 순수한 스릴러에 가까워졌다. 여전히 감상적인 부분들이 존재하지만 이는 약점이라기보다는 개성에 가까우며, 이로 인해 완전히 남성적인 마초가 아니라 다소 복합적인 캐릭터를 갖게 된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실크웜>은 스릴러 팬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보편적인 걸작은 아니겠지만 자기만의 방식을 분명히 고수하는 것만큼은 확실히 좋은 선택이다. 앞으로도 코모란 스트라이크를 좀 더 만나보고 싶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의 글 : 빠르게 내닫는 속도감, 서스펜스 만점의 미스터리… 로버트 갤브레이스는 자신이 미스터리 스릴러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음을 선언했다. 하드보일드에 풍자적이며, 가슴 아프고 낭만적인 소설. -월스트리트 저널

이야기가 독자를 매혹하는 건 반전과 복선만이 아니다. 탐정 코모란과 그의 조수 로빈의 팀워크가 독자를 마음을 완벽히 사로잡는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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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괜찮아요
서천석 지음 / 예담Friend

"당신도, 아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부모로서 느끼는 단상을 대중과 나누며 많은 엄마들에게 위로가 되어준 서천석, 그의 강연장엔 언제나 질문이 넘쳐난다. 어떻게 하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아이는 지금 잘 자라고 있는 건가요? 공부, 뭐가 옳은 방법입니까?  아이의 문제 행동, 어떻게 하면 고쳐줄 수 있을까요? 그동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이 한 권에 담았다.

어떤 질문에도 의사는, 그 속에 숨은 부모의 고민까지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해법을 고민해준다. 그리고 그 모든 질문과 답변에는 부모에 대한 위로가 함께 한다. 부모는 완벽할 수도 완벽할 필요도 없다고, 당신도 당신 아이도 충분히 괜찮다고... 이 책은 아이 키우기 힘든 세상에서 힘이 되어주는 누군가가 필요할 때, 든든한 친구이자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좋은부모 MD 강미연

저자의 말 :
 화려한 꽃이 피길 바라며 나무에 물을 줍니다. 얼른 꽃이 피지 않으면 초초해지죠. 옆에서 멋진 꽃이 피어나면 거기로 내 마음이 다 가고, 내 욕심대로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는 나의 나무는 미워집니다. 그저 내 나무를 사랑했다면 그런 미움도, 초초함도 없을 것입니다. 꾸준히 정성을 다할 수 있겠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무는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내게 보여줄 것입니다. 욕심이 그 순간까지 나를 기다리지 못하게 할 뿐입니다. 당신도, 아이도 괜찮습니다. 제각기 아름다운 나무이고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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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17가지 모순
데이비드 하비 지음 / 동녘

"자본은 틀렸다, 그럼에도 알아야만 한다"
자본이 틀렸다는 증거는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을 붕괴로 이끄는 건 아니다. 자본이 옳다는 주장 역시 셀 수 없이 많지만, 그것이 자본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어느 쪽에 서든 오늘날 자본이 세계를 움직이는 동력이자 원리라는 데에 동의하지 않기란 어렵다. 자본의 모순이 속속 드러나며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와중에도, 언제나 그러했듯 혁신으로 모순을 극복하리라는 기대가 높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자본을 과신해도 되는 걸까? 자본의 모순은 언제나 극복될 수 있는 현상인 걸까?

마르크스주의 지리학과 경제학의 대가 데이비드 하비는 자본의 ‘기본 모순’을 파헤치는 동시에 오늘날 자본이 마주한 ‘움직이는 모순’을 폭넓게 다루며 지구 생태계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 갈 ‘위험한 모순’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모순에서 지향을 찾아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향보다 중요한 게 차별과 압제, 폭력적인 억압에 맞서 전투를 치르는 것이라 말한다. 하비는 여기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모든 전투보다 중요한 건 자본과 그 모순에 맞선 투쟁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물론 하비의 제안에 이르려면 우선 자본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고로 이 책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주어가 자본일지 당신일지 둘 다일지를 판가름할 시간이 멀지 않았다.
- 인문 MD 박태근

추천글 :
 자본의 모순을 탐구하는 지적인 탐구서로서, 투쟁과 실천을 위한 이론적 자양분으로서, 하비의 이 책보다 더 뛰어난 책을 만나기란 힘들어 보인다. 제대로 생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만 할 책들이 가끔, 아주 가끔 등장하곤 한다. 감히 말하건대,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문강형준,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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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 한국경제신문

"전 세계 CEO와 창업가들이 극찬한 21세기 새로운 경영서"
비즈니스 세계에서 모든 순간은 단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 그 누구도 컴퓨터 운영체제를 만들어 제2의 빌 게이츠가 될 순 없다. 검색엔진을 만들어서 제2의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이 될 수도 없으며, 또다시 소셜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2의 마크 저커버그가 될 수도 없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의 책이다. 저자는 늘 하던 사업을 조금씩 개선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성공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대신 '0에서 1이 되는 것', 즉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가능하며 그 '1'을 유지할 수 있는, 계속해서 독점할 수 있는 기업만이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해내는 만큼, 딱 그만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쾌한 논리와 풍부한 사례를 들며 지금까지의 경영 통념들을 뒤집는 책이다. '가치 있는 비즈니스'에 관한 가장 확실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추천글 :위험을 감수할 줄 아는 인물이 쓴 책은 반드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 피터 틸이 쓴 책이라면 두 번, 아니 세 번도 읽어볼 만하다. 고전이 될 책이다. _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세상에 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에 관해 완전히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_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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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
이해인 지음 / 마음산책

"이해인 수녀 신작 시와 산문"

올해 수녀회에 입회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이자, 칠순을 맞이한 이해인 수녀가 시와 산문을 엮은 신작을 펴냈다. 1976년에 펴낸 첫 시집은 <민들레의 영토>였다. 수녀는 이번 책의 서문에서 봄의 민들레처럼 작고 여렸던 그 수련생이 인내의 시간을 통과해 지금은 한 송이 동백꽃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신작 시 100편과 2011년부터 2014까지 기록한 생활 이야기 100편을 담은 이 책은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과 닮아 있다.
 
총 7부로 구성된 <필 때도 질 때도 동백꽃처럼>에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기쁨과 감사를 노래한 시, 구도자의 내면을 보여주는 시, 투병 중에 겪은 고통과 외로움, 먼저 떠난 사람을 향한 그리움에 관한 글로 가득하다. 전작 <희망은 깨어 있네>를 읽고 수많은 이들이 가슴속 깊이 ‘희망’을 피워냈듯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적어 내려간 맑은 감성의 글을 통해 다시 한번 진정한 위로를 얻게 될 것이다.

- 에세이 MD 송진경

책속에서 : 필 때도 질 때도 아름답고 고운 동백꽃처럼 한결 같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새들에게 고운 먹이를 주고 열매를 잘 익혀 멋진 기름을 짜게 하는 동백꽃의 일생을 좋아합니다. 동백꽃을 닮은 예수님, 성모님, 나의 이웃을 사랑합니다. 이 시집 속의 글들이 동백꽃 한 송이로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 안겨 작은 희망과 기쁨으로 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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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브 - 영국식 잉여 유발 사건
오언 존스 지음, 이세영, 안병률 옮김 / 북인더갭

"누가, 왜 노동계급을 모욕하는가"
제목 ‘차브’는 ‘아이’를 의미하는 집시 말 ‘차비’에서 유래한 말인데, 오늘날 영국에서는 ‘급증하는 무식쟁이 하층계급’을 뜻한다. 언론과 미디어에서는 더러운 공영주택에 살면서 정부의 복지예산을 축내는 모습으로 그들을 그리며 ‘차브 혐오’를 퍼트린다. 20대 후반에 이 책을 쓴 오언 존스는 이러한 “차브 혐오가 절대 우연한 현상이 아님을 증거할 것이며 다른 한편 이러한 현상이 이 사회의 뿌리깊은 불평등의 산물임도 보여줄 것”이라 말하며 일약 좌파 진영의 스타로 떠올랐다.

앞서 말했듯 차브는 게으르고 열망도 없는 갱생 불가능한 이들, 사회에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으면서도 혜택은 받아먹으려 하는 이들로 그려지며 경멸당한다. 이 책은 이들이 실제 그러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들이 그렇게 보여지고 인식되게 만드는 언론과 정치의 전략을 파헤친다. 또한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안정된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노동계급이 대처 이후 어떻게 몰락해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속속들이 드러낸다. 읽다 보면 오늘 한국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복지삭감, 무한경쟁, 노동억압이 노동계급을 어떻게 모욕했는지, 이러한 계급혐오와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다면, 차브의 정치학은 멀지 않은 때에 이 땅에서도 실현될 게 분명해보인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이 책의 목적은 노동계급의 악마화를 폭로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간계급을 악마화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 모두는 이미 계급의 감옥에 갇힌 몸인데 계급편견의 감옥에 이중으로 갇힐 필요까지는 없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노동계급을 찬미하거나 우상화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 책이 목표하는 바는 ‘차브’ 풍자가 만연하는 가운데 그 존재가 지워져버린 다수 노동계급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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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사는 법이 다를 뿐, 틀린 인생은 없다"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저자의 신작이다. 승자의 철학이라 불리는 <손자병법>에서 '비겁'의 키워드를 뽑아 읽어 냈다면 이번 <장자>를 통해서는 '공존'을 말한다.

다른 동양 고전과 달리 <장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로만 되어 있다. 그 상징과 메시지 때문에 철학, 문학,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다양하게 연구되는 텍스트다. 또한 그 때문에 원문만으로는 뜻을 헤아리기가 녹록치 않은 고전이기도 하다. 전작이 그러했듯 이번 역시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의 눈으로 본 장자를 풀어낸다. 호들갑 떨 필요도,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이 담담하게 사실을 인지하고 상황을 인정하는 자세, 주변을 인정하고 그 다음으로 나아가는 힘을 이야기한다. 특이하게 이번 책에서는 <장자>의 메시지와 시사점을 설명하는 도구로써 서양 고전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 하다. '몸은 치열한 세상 속에 두되, 마음은 유유히 천하를 날아다니는' 장자의, 자신을 잃지 않는 지혜를 배워 볼 수 있을 것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우여곡절 끝에 나는 복직했고, 주로 정치부에서 일하게 됐다. ...남 얘기할 것 없다. 나는 선배 간부들의 이런저런 잔소리를 퍽이나 귀찮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선배들을 무시했다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굽실거리고 살 거면 뭐하러 기자 하냐'고 선배를 한심하게 여겼다. ...나이가 들어 반장이 되고부터는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후배를 다그치는 게 내 일이었다. 내가 찾은 정답을 후배에게 강요했다. ...가뜩이나 과중한 업무에 힘겨워 하던 후배를 게으른 놈 취급하고, 갓 입사해 갈피를 못 잡는 후배를 감 없는 놈으로 규정하고, 입바른 소리하는 후배를 싸가지 없는 놈으로 몰아붙인 것도 편견이었다. ...그때, <장자>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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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전쟁
레이쓰하이 지음 / 부키

"2015-2016 슈퍼 달러의 대반격"
향후 가까운 미래의 G2, 미국과 중국의 금융 전쟁 전망서다. 둘의 대결 양상을 예측해 풀어내면서 통화 패권의 본질과 달러 자본의 속성을 과감하고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미국이 과거에도 '달러 약세 10년, 강세 5년'의 주기를 이용해 두 차례의 금융 전쟁을 수행했으며, 이번이 그 세 번째 주기로, 그 주 타깃은 중국과 위안화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달러가 세계 통화 패권을 차지하는 과정, 유로달러와 CDS(신용 부도 스와프)라는 금융 무기의 위력, 미국이 환율을 이용해 어떻게 세계적인 부의 재편을 달성했는지를 리드미컬하게 이야기하면서 현대 통화 전쟁의 거시적 흐름을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의 부가 움직이는 원리와 기제를 비교적 명료하게 묘사하고 있어, 통화나 금융 용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지난 100여 년 동안 중국 부흥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곧 다가올 금융 대격돌은 중국 경제가 수많은 산을 넘어 당당하게 마을 앞으로 흘러가기 위해 지나가야 할 커다란 웅덩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중국은 세계 자본에 의해 금융 대격돌의 소용돌이로 떠밀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자산이 안전한지, 투자가 축소될 것인지, 복지 수준이 향상될 것인지는 전적으로 곧 닥칠 금융 전쟁에서 중국이 살아남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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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1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지음 / 열린책들

"위대한 소설, 좋은 만듦새, 놀라운 가격. 이상입니다"
<돈키호테>가 인류 역사에 남을 위대한 소설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이 작품의 유머와 풍자는 지금도 위력을 발휘한다. 뿐만 아니라 현실과 환상 사이를 오가는 돈키호테의 작품 내 시점이나 그의 말을 듣는 '청중'의 시점, 사방으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 구조 등을 보고 있으면 <돈키호테>는 근현대 소설들의 작법을 예견한 선지자의 예언서로 보일 정도다. <돈키호테>의 이러한 위대함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딱 한 마디만 더 보태야겠다.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길 바란다.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서 모두 어렵거나 지루하지는 않다. <돈키호테>는 부조리한 사회상과 존재 자체의 부조리함을 모두 떠안은 와중에도 기품있고 당당하게 '웃긴다'. 아마도 생의 쓴맛을 어느정도 느낀 뒤라면 이 위대한 작품을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열린책들 판본에 대해 따로 언급을 드린다. 우선 번역이나 편집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섬세하고 어두우면서 유머까지 갖춘, 본문과 잘 어울리는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 100여 점이 들어가 있다. 만듦새가 무척 좋다. 그런데 도합 1,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 권의 구입 가격은 3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 이상은 드릴 말씀이 없다. 위대한 작품을 좋은 만듦새로 저렴하게 만나는 것보다 좋은 책 프로모션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마음을 다해 권해드릴 뿐이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돈키호테> 이후에 쓰인 소설은 <돈키호테>를 다시 쓴 것이나 그 일부를 쓴 것이다. - 르네 지라르

전 세계를 뒤집어 봐도 <돈키호테>보다 더 숭고하고 박진감 넘치는 픽션은 없다. - 표도르 도스또예프스키

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가 한번은 한 젊은이가 포복절도하는 것을 보고서 말했다. "저 친구는 이성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로군." -크리스티아네 취른트, <사람이 읽어야 할 모든 것 -책>에서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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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죽음
EBS '데스' 제작팀 지음 / 책담

"어쩌면 오늘은, 죽음을 생각하기 좋은 날일지도 모른다"
죽음만큼 자명한 사실이 없지만, 죽음만큼 불확실한 현상도 없다. 그렇다고 자명하기 때문에 굳이 이야기하지 않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다는 태도는 죽음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EBS 다큐프라임 생사탐구 대기획 Death’는 죽음을 제대로 알아야만 삶도 온전하게 구성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죽음 탐구, 죽음 실험을 시작한다.

우선 우리가 죽음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는지, 죽음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본다. 개별 사회와 문화에서 죽음이 어떻게 그려지는지에 따라 결과도 달라졌지만, 결국 죽음을 바라보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걸 확인한다. 두 번째로 근사체험에 대한 뇌과학, 물리학 등 과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의식과 죽음의 관계를 탐구하고, 마지막으로는 죽음의 실체를 마주하며 행복한 삶을 이해하는 죽음 축제 현장을 전한다. 비록 죽음을 선택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죽음에 대한 생각과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게, 그럼으로써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죽음의 축복 아닐까 싶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우리는 이 세상의 긴 여행을 마무리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았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았다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이야기 들을 수 있을까? 그 순간 “나는 이런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또는 “당신은 이런 사람이었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우리 삶의 목표가 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죽음 교육이 주는 최대의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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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식당
박찬일 지음 / 중앙M&B

"‘글쓰는 요리사’ 박찬일, 오래된 식당을 찾아 나서다"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보통날의 파스타>를 통해 음식 이야기를 맛깔나게 잘 풀어내는 작가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박찬일 셰프가 이번에는 열여덟 곳의 오래된 식당을 찾아 나섰다. 오래된 식당의 주인장을 만나 인터뷰하고, 직접 음식을 맛보면서 오래도록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온 비결을 이 책에 기록했다. 이번 책에서는 맛깔나는 음식 이야기뿐 아니라, 음식에 깃든 다양한 역사와 문화도 함께 아우른다.

담박하고 깔끔한 ‘옛집식당’의 육개장부터, 부산어묵을 대표하는 ‘삼진어묵’, 진하면서도 구릿한 ‘잼배옥’의 설렁탕, '스탠딩 갈비 바'의 원조 '연남서서갈비'까지, 세대를 이어 운영하는 노포들이 지켜온 세월의 맛과 음식철학을 생생하게 풀어내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그리고, 그 맛을 지켜온 ‘사람’에 시선을 맞춰 사람냄새 물씬 나는 이야기까지 곁들였다. 여행사진 전문가인 노중훈 작가가 합세해 음식과 사람, 공간을 현장감 넘치게 잘 담아 시각적인 즐거움도 더했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나도 여러 노포를 들락거리며 밥을 먹어봤지만, 늙은 점포의 몸에서 일제강점기의 누추한 분노, 한국전쟁의 먹먹한 비통, 근대화 한국의 말라비틀어진 격정까지 맡아내기에 내 감각은 늘 무디었다. 이 책 <백년식당> 속의 박찬일은 노포에 아예 스미어 있다. 글에서도 사진에서도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한다. 담대하나 무르고 약한 박찬일의 심성이 노포와 어우러져 그림같이 아름답다. 박찬일이 그 그림 안에서 늙어갈 작정을 하지 않고서는! _ 황교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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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로짓 노블
은희경, 김중혁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김중혁의 가방, 은희경의 신발, 패션이 소설이다"
오늘의 문학과 지금의 패션이 만났다. 패션지와 문학전문 출판사가 '컬래버레이션'을 해 단편소설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 통속적이고 유구한 소설이라는 장르와 우아하며 통속적인 패션이라는 장르의 만남에 은희경, 편혜영, 김중혁, 백가흠, 정이현, 정용준, 손보미, 총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그들은 들거나, 쓰거나, 신거나, 입는다. 그들의 통속적인 삶, 통속적인 패션은 소설의 한 장면이 되어 삶의 단면을 묘파한다.

김중혁의 소설, 명사분실증을 겪는 큐레이터 '용철'은 술자리에서 가방을 잃어버린다. 은희경의 소설, 영재 테스트를 받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두 소년이 탄 버스가 사고를 일으키고 키 큰 소년은 작은 소년의 신발을 대신 신게 된다. 편혜영의 소설, '유신'의 아내는 남편이 회사를 다닐 때 신었던 밑창이 닳은 신발과 가벼운 외출을 할 때 신는 스니커즈 등을 앞에 두고 남편의 범행에 관한 의혹에 빠진다. 우리가 들고, 쓰고, 신고, 입는 것이 곧 우리 자신임을 소설은 말한다. 결핍과 상실을, 삶의 사소한 비밀들과 희미한 추억들을 품은 채, 옷장은 그곳에 있다.
- 소설 MD 김효선

책속에서 : 그녀는 담배를 많이 피우는 모양이었다. 얼마 안 가 숄더백을 열고 다시 담뱃갑을 꺼냈다. 함께 들어 있던 라이터가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그것을 줍던 K의 시선이 무심히 그녀의 낡은 구두를 스쳤다. 그녀는 무릎을 오무려 두 발을 벤치 안으로 밀어 넣으며 멋쩍은 듯 말했다. 난 신발을 잘 못 버려. 옷은 괜찮은데 신발은 쉽게 못 버리겠어. 왜? 몰라. 나를 너무 잘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내 발 모양이 새겨져 있잖아. 웃지 마. 진짜야. 그녀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연기를 한모금 내뱉었다. 여행 갈 때도 낡은 신발을 신어야 안심이 돼. 안심이 된다고? 응, 신발은 발하고 바닥이 닿는 접점이잖아. 난 그게 익숙해야만 낯선 곳을 밟을 수 있는 것 같아. 실내 슬리퍼도 꼭 챙겨 가. 숙소 도착하면 맨 먼저 슬리퍼부터 꺼내 신고 안으로 들어가거든. 낯선 바닥에 발이 직접 닿는 게 싫어서. (은희경, 대용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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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배순탁, 음악 하나로 버텨온 청춘의 기록"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음악작가 겸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인 배순탁의 음악 에세이이자, 청춘의 기록. 작가에게 있어 청춘은 ‘낭만적인 동시에 비참함을 어떻게든 견뎌야 했던 흑역사’로 기억된다. 작가는 비참과 좌절을 겪어내면서 서서히 어른이 되는 법을 배우는 동안 늘 함께했던 것은 음악이었다고, 음악이 없었다면 정처 없었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책은 故 신해철을 시작으로 015B, 이승환, 서태지, 윤종신, 유희열 등 총 15명의 뮤지션에 열광했던, 그리고 그들의 음악으로 버틸 수 있었던 청춘 시절을 떠올리며 음악과 자신의 내밀한 삶에 대해 고백한다. 전문가적인 시각으로 90년대를 대표하는 뮤지션과 음악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전문적인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개인사를 녹여냈기 때문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음악과 함께 청춘을 이렇게 버텼다’ 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 ‘괜찮다, 괜찮다’는 수번의 말보다 더 큰 위로로 다가온다.
- 에세이 MD 송진경

추천사 : 다들 청춘에 한 번쯤 달려본 것처럼 얘기하지만 세상이 하수상하여 많은 청춘들이 걷거나 기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운 좋게 제대로 달려본 배순탁 작가의 음악 이야기가 여기 있다. “음악평론가는 객관적인 음악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따위의 헛소리는 집어치우시길. 원래 평론이란 것도 객관성으로 포장한 주관적인 이야기일 뿐. 하지만 글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데… 이 책 재미있다. _ 배철수(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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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 한권의책

"지루함에서 벗어날 지루하지 않은 방법"
풍요로운 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도 풍요로울까? 과거와 비교하면 훨씬 풍요로운 사회가 되었지만, 왠지 그곳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여전히 풍요롭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은가? 여유가 생기면 그간 여유가 없어 하지 못한 일을 하기 마련인데, 어쩌다 우리는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리게 된 걸까. 노동의 착취에서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지만, 운 좋게 그곳에서 잠시 벗어나 한가함을 얻더라도, 이 역시 ‘좋아할 법한 일’을 선점한 문화 산업에 착취당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극복해야 할까.

일본의 행동파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는 한가함에 대한 분석과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인류의 근원적 고민인 지루함에 대처하는 윤리학을 제안한다. 왜 인간이 지루해지는지, 지루함에서 벗어나는 일이 왜 어려운지, 그렇다면 지루함과 공존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고 답하는데, 이 과정에서 파스칼, 마르크스, 스피노자, 들뢰즈 같은 철학자를 수시로 불러내 그들 역시 이 문제에 골몰했음을 확인한다. 그래서 처방전은 무엇일까? 이게 궁금하다면, 이미 지루함에서 벗어날 준비가 된 셈이다. 확실한 해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은 책이니 지루함을 마주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다. 지루한 소개 글이라 죄송할 따름이다.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왜 한가함은 착취되는 것일까? 인간이 지루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한가함을 얻었지만, 한가함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모른다. 그 상태로 한가함 속에서 지루해지고 만다. 그러므로 제공된 즐거움, 준비되고 마련된 쾌락에 몸을 맡기고 안도감을 얻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왜 인간은 한가함 속에서 지루해하는 것일까? 도대체 지루함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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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밝은세상

"용기 있는 자가 구원을 얻는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제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 미국 여학생들 대부분이 페미니스트였지만 현재 그 중 60퍼센트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고 있죠.” 이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들이 향하는 지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문장이다. 그의 소설들은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속박을 보여준 뒤에 그 속박에서 벗어나 어떻게 자유로운 인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특히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은 고학력 전문직 중년 여성이 미국적인 모범 가정 속에서 어떻게 가치를 찾았고 그 가치가 어떻게 무너졌으면 그 속에서 다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위기에 다다랐을 때 진정 구원을 바랄 수 있는 상대는 자기자신 뿐임을 늘 주장하는 바, 이번에도 주인공 한나의 삶은 격랑 속으로 빠져든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요동치는 인생사를 속도감 있게 전개하는 작가의 장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

- 소설 MD 최원호

추천사 :
 러시안룰렛 게임처럼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는 클라이맥스는 가히 폭발적이다. - 더 타임스

더글라스 케네디는 우아하지만 곤경에 처한 여성들의 삶을 그려내는 데 있어 탁월한 천재다. 이 소설의 한나 역시 감동적이고 매혹적인 캐릭터이다. - 데일리 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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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사장님, 그래서 다 빼고 얼마나 버셨어요?"
자영업자 600만 시대다. 한집 건너 하나씩 치킨집에 편의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장사는 어렵다. 자영업자가 너무 늘어나니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한다. 사장은 직장인과 달리 365일 24시간 가게 걱정을 해야 한다. 퇴직금도 없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어떤 사장은 월급날이 돌아올 때마다 옥상 난간 위에 서서 뛰어내리고 싶은 유혹에 시달린다고 고백한다.

제주 회계 컨설팅 대표이자 베스트셀러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의 저자 손봉석 회계사의 신작이다. 다종다양한 사장들의 맞춤형 컨설팅을 하면서 모은 엑기스만을 고르고 골랐다. 장사를 시작할 때 따져봐야 할 것들, 매출을 높이고 이익을 남기는 방법들, 세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 등 그가 만난 사장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문제들만을 선별해 실제 상담 사례와 곁들여 쉽게 풀어냈다. 더 잘 파는 법을 다루는 책과는 조금 다르다. 이 책은 이익을 남기며 오래가는 '나의 가게'를 만드는 법, 실패하지 않는 법에 중심을 둔다. 초보 사장들 뿐 아니라 숨 돌릴 틈없이 빡빡하게 뛰고 있는 사장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들, 손에 잡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 경영 MD 채선욱

책속에서 : 이 책의 목적은 24시간 365일 가게에 손발이 묶여 있는 사장님들에게 오랫동안 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컨설팅해왔던 나의 경험과 그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하여 좀 더 행복하게 여유로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큰 가게를 운영하든 작은 가게를 운영하든 매출과 규모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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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
천정환 지음 / 마음산책

"11월호를 읽으며 벌써 12월호를 기다려본 이라면"
해방 이후부터 최근까지 한국 현대문화를 꽃피운 잡지 123편의 창간사를 한자리에 모았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을 열어볼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아마 이 책을 열어본 이들은 차례에서 한때 자기가 열광했던 잡지 제목부터 찾아볼 테고, 서둘러 창간사를 더듬으며 그 시대 그 시절 그 느낌을 만나려 애쓰지 않을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다. <당대비평>과 <아웃사이더>처럼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잡지부터, 오늘까지 꾸준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녹색평론>과 <황해문화>, 역사라고 하기에는 짧지만 탄생 자체가 역사라고 할 만한 <월간잉여>까지. 이들 잡지의 창간사를 읽는 건 내 생각의 여러 뿌리를 더듬는 일이라 하겠다. 창간사를 읽고 나니 책장 구석에 있을 옛 잡지를 열어보고 싶은 생각도 피어난다.

이 책은 10년 단위로 한국 사회와 문화의 양상, 해당 시기 잡지의 성격과 내용을 엮어 낸 문화사이지만, 해설에 더해 123편에 이르는 창간사 전문을 옮겨 8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넉넉하지 않은 용돈을 쪼개 잡지를 사고 거듭 읽고 주변에 권하고 돌려본 이라면, 한 편의 창간사, 하나의 잡지를 만나는 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운 일이 될 게 분명하다. 그렇게 그때를 만난다면, 그때의 뜨거움을 떠올리는 동시에 좀더 넓은 시선으로 그 잡지가 놓인 시대, 그 잡지를 만난 시대를 돌아볼 수도 있겠다. 이 책이 그러했듯이.
- 인문 MD 박태근

책속에서 : 세계를 문자와 활자, 문학이란 행위로 포착하여 해석하고 변혁하려는 노력은 계속된다. 그 방법들은 언제나 특정한 지적 장치와 유형으로 틀 지워져 있다. 이 틀을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도 세계를 생각하는 방법 자체가 되기도 한다. 지식인, 편집자, 학자에게 특히 그렇다. 종이 잡지는 그 틀의 하나였던 것이다. (중략) 영원한 플랫폼이나 ‘매개’는 없다. (중략) 그것은 미디어 역사, 나아가 문화사의 법칙이다. 그러니 ‘잡지스러운 것’도 끝없이 모양을 바꾸고 다른 ‘매개화’를 겪을 것이다. 그 작용은 인간의 언어와 교통이 있는 한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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