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엔 군이 백정에서 너무 먹고 싶어해서 거기 가서 배가 터지게 먹고 왔다.
아가씨 포차에서 먹은 것처럼 보이지만, 백정에서 먹었는데 저 안내장이 놓여있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그것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다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우리를 서빙 한 엔 군 나이 또래의 남자에게 여기서 일하면 돈 많이 버냐?고 했더니 많이 번다고 하는 거다.ㅎㅎㅎ 그러면서 얼마나 버는지 자세하게 알려주는데 정말 많이 벌어서 놀랐다. 하지만 고기를 구워줘야 하니까 허리를 숙이게 되어 허리가 안 좋다고. 젊은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으니 맘이 아팠다. 어쨌든 그러면서 덧붙이기를 짧게 많이 벌고 그만 둘 생각이라고. 지속 가능한 직업은 어느 직업군이나 다양한 이유로 쉽지 않은 것 같다.
2. 오늘은 땡스기빙인데 남편이 엔 군, 엔 군 친구 M, 그리고 해든이를 데리고 도히니 해변으로 아침 일찍 서핑을 하러 갔다. 그래서 나는 느긋하게 일어나서 빨래를 하면서 밤을 구워 먹기로 했다. 일단 아래와 같이 밤 윗부분에 십자 칼 모양을 내서 작은 팬에 포일을 덮고 구웠다.
수분이 적절하니 한국에서 파는 군밤과 거의 비슷했으나 프라이팬에 밤의 당분이 떨어져서 거의 새 프라이팬을 버릴 뻔했다. 저 검정 거 닦느라 개고생한 건 둘째치고.
11개를 혼자 다 먹었더니 배가 불렀다.
그런데 나중에 밤을 산 상표를 버리기 전에 보니까 밤을 어떻게 굽는지 나와있는 거다!! 오? 이러면서 거기에 쓰여있는 대로 오븐의 로스트 기능을 선택해서 30분 정도 425도에서 구웠다.
설거지 걱정이 없구나 하면서 무척 좋아했는데
몇 개는 너무 딱딱해서 살살 먹느라 고생했다는.
그래서 해결책을 생각해 봤다. 에어프라이로 구우면 쉽긴 하겠지만 그 큰 것을 매번 청소할 생각을 하니 몇 개 먹자고 넘 번거로운 짓을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계속 생각을 해보니까 도쿄 센트럴이라는 곳에서 병처럼 생긴 석쇠를 파는 것을 본 것 같았다. 있으면 그걸 사고 없으면 일반 석쇠를 사서 구워 먹어야겠다.
3. I am nuts이기도 하지만 모든 견과류를 다 좋아하는데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견과류는 당연히 밤!!!! 그래서 크리스마스 노래도 "Chestnuts roasting on an open fire..."로 시작하는 The Christmas song을 좋아한다.
Nat King Cole - The Christmas Song
일 년을 크리스마스 노래 들으려고 사는 사람 같은 나는 오늘이 땡스기빙 데이라서 땡스기빙 디너 (Marie Callender's라는 식당에서 사 오면서 크리스마스 노래를 들었다. 일 인분 터키 디너가 $27.95인데(어떤 지역에 그 식당이 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하는데 우리 동네는 좀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다른 곳보다 거의 $6이 비싸더라는.ㅠㅠ) 그거 5인분을 주문해 가져와서 먹었는데 남편과 텔라 아줌마 빼고 다들 거의 다 남겼다.
1인분이 저렇게 나와서 그냥 접시 위에 놓고 먹으라고 했다. 설거지 안 하려고. 헤헤헤
저것 말고도 애플파이(식당은 파이로 유명한 식당)도 주고 샐러드도 주고 콘브래드도 줬는데 사진엔 안 보인다능.
엔 군은 어제 백정에서 먹었던 고기 먹고 아침 일찍 서핑을 다녀와서 그런지 배가 아프다고 안 먹고 나중에 여자친구네 집에 갔다. 내일 그 집에서 곧장 라스베가스 가니까. (좀 전에 전화했더니 결국 그 집에서 두 번이나 구토를 했다고.ㅠㅠ) 해든이는 맛이 없다고 안 먹고, 나는 밤을 너무 많이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 못했다는. 하아~ 땡스기빙 디너 다시는 안 사다가 먹는다! 돈 너무 아까웠음. 그 돈으로 책을 샀으면 도대체 몇 권이냐!!ㅠㅠ 어쨌든 땡스기빙이라 오늘부터 여기는 크리스마스 노래가 매일 들려오겠구나.
4. 그 와중에 나는 오늘도 SOP 잡고 내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하아~~~. 괴롭고 싶구나.ㅠㅠ 하지만 프 님이 보내주신 <과학자들의 자화상>이란 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지금도 도움이 되지만, Kira Talent 준비할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시 한번 더 고마움을 전합니다!!!!^^
5. 오늘은 어쩐지 토요일 같아서 자꾸 넷플릭스에서 해주는 슈룹 12회가 나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슈룹 참 재밌다. 왜 뭐 때문에 재밌는지 모르지만, 한복의 모양이 약간 달라진 것을 보는 것도 재밌고, 김혜수 언니야의 현명한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고, 고정관념을 살짝 비튼 것 같은 내용도 재밌다. 이제 우리 세자의 앞날이 어찌 될지. 해피엔딩이겠지만.ㅋㅋ
6. 그리고 이 책들의 전자책 알림을 신청했다. 나여, 나여, 전자책.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