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쉬는 날이라서 낮에 혼자서 (늘 혼자는 아님) 백화점에 갔다. 샤넬에서 바디 젤을 샀는데 이게 펄이 들어간 것이라 바르면 몸이 반짝거려서 이쁜데 젤과 펄의 조합이 잘못되어서 그런가 바르고 나면 손바닥에 온통 펄로 번쩍거리면서 끈적끈적해서 리턴하러 갔었다.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나와서 앞뒤 가리지 않고 샀었는데 한 번 바르고 도저히 바를 수가 없었다.
그거 바꾸러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해든이 후디 2개 사가지고 집에 왔다. 후디 사기 전에 물건 돌리고 앉아서 새로 나온 양고기 샐러드를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또 먹고 싶다. 왜 맛있으면 늘 바로 다시 먹고 싶은 건인지?^^;;
이거 먹으면서 가져간 아이패드로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을 다 읽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첫 문장부터 놀라지는 않았는데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해서 에이즈라도 걸리고 싶어 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갔다. 그건 좀 미친;;; 하지만, 그 미친 감정이 또 한편으로 충분히 이해가 가는 걸 보니까 나도 미친? ^^;;;
딸과 사위가 영국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여전히 아이패드 배경화면으로 사용한다. 둘이 넘 이쁜 것이 아니라 우리 딸이 왜 그렇게 이쁜지!! ㅋㅋ 여느 모델보다 이쁘다. 딸아이 보고 싶어서 저 화면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음료는 저 양고기 샐러드와 어울릴 것 같아서 모처럼 석류티를 주문해서 마셨는데 내 예감이 적중했다. 내 입에 환상적인 궁합이었음.
해든이 옷을 사기 전에 나도 스웨터를 하나 사고 싶어서 몇 가지 구경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고 레이블을 자세히 보는데 (왜냐하면 옷 소재가 뭔지 궁금해서) 브랜드 이름도 웃기고 레이블도 웃겨서 알라딘 친구들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다.
브랜드 이름은 Mother Denim인데 그 옆에 또 길게 Mother made with love라고 길게 쓰여있다. 그 사진은 안 찍었네. 어쨌든 그런데 레이블에도 어머니를 몇 가지 언어로 쓴 거 보고 막 웃었음. 어쨌든 이쁘고 가벼운 스웨터였지만 소재가 뭔지 구석구석 뒤져도 찾을 수 없어서 안 샀다.
그리고 오늘 밤에 해든이 기타 레슨 끝나고 영화 Black Adam을 보러 가기로 해서 프레즐 3개를 샀다. 영화관에서 먹으면서 보려고. 영화 예고를 봤는데 넘 정신없는 영화 같아서 안 보고 싶었지만, 남편의 일갈에 그냥 보기로 했다. 남편 왈~, "너 요즘 해든이랑 같이 시간 보낸 적 있어?" 하튼 그런 말 들으면 언제나 양심 찔린다.
그리고 백화점을 나왔더니 또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더구나 먹구름까지! 분명 집을 나섰을 때는 구름 한 점 없었는데!!!
이 사진은 차를 향했을 때인데
차 문을 열려고 하면서 반대 방향을 보니까 완전 아수라 백작 구름이 반달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이런 색깔 조합이 한 장면에 어떻게 연출이 되는 것인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겠지??
이거슨 덤.
어쨌든 내일은 아침 7시부터 일하는데 목요일은 어쩌면 일을 안 하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 수술이 단 한 건이라고!! 아 놔~~.
그런데 여기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그러는데 10월부터 12월까지는 수술이 별로 없단다. 사람들이 할러데이를 준비하느라 수술은 어지간하면 다 1월로 미룬다고. 그렇군. 뭐 어쨌든 나도 간호사 되고 이렇게 널널하게 일하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 늘 간호사가 부족한 곳에서 일하느라 엑스트라로 뛰어야 했는데. PACU 만쉐이~~~.^^;;
11월은 이렇게 시작했다. 11월에 읽은 아니 에르노의 짧은 책 덕분에 11월 1일에 다른 책을 하나 더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쒼난다! 그래서 두꺼운 책을 집었다. <진리의 발견> 원래 10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인데, 어쨌든 10월에 읽다 만 책들도 11월에 다 끝내는 방향으로 해야지. 이렇게 소소하게 11월을 시작한다.
그리고 <사유 식탁> 너무 사고 싶은데 이미 <맺음의 말>을 사면서 배송 요청을 했고 배송비 9만 원을 송금했다. 좀 일찍 나왔으면 좀 좋아. 넘 아쉽다. 아쉬워, 이 책은 전자책 알림을 신청하긴 했어도 전자책으로 안 사고 싶은데,, 어쩔 수 없지.ㅠㅠ
앗! 곧 해든이 기타 레슨 끝날 시간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