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비즈니스 - 가상현실이 거대한 돈을 낳는다
신 기요시 지음, 한진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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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이 바꿀 비즈니스의 지형 - VR 비즈니스 _ 스토리매니악


VR(Virtual Reality)이라는 용어는 꽤 생소했던 용어이지만, '포켓몬GO' 라는 게임이 대박을 친 이후에는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다. 내가 사는 세상이 게임의 배경이 되고, 그 위에 난데없이 포켓몬이 툭 튀어나와, 이 녀석을 잡는 재미는 많은 사람을 홀렸다. 게임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게임 그래픽으로 덧칠하고 그 안에서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이, 현실 공간과 가상의 게임 그래픽의 접목을 통해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포켓몬GO는 VR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VR 기술이 체험감,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기술임을 볼 때 게임에 사용된 기술이 VR을 완벽히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VR 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많은 기업들이 VR에서 비즈니스의 기회를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VR 기술이 근래들어 그 폭발력을 보여주며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실상 그 기술의 시작과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의 개념은 꽤 오래되었다. 특히나 VR 기술은 게임과 연관성이 많다. 게임 안의 공간이라는 가상의 공간 설정이 가져온 파급효과도 그렇고, 이 가상공간의 현실감을 극대화시킨 계기도 3D 게임의 개발부터다. 나이 좀 자신 게임팬들은 알 것이다. '울펜슈타인 3D' 라는 게임이 가져온 새로운 기대, '둠' 으로 현실화된 현실감 있는 게임의 세계, '퀘이크' 에서 폭발한 현실감과 가상공간의 조화 그리고 모두 어울리는 네트워크 시대의 도래를 말이다.


게임에만 관심 있었던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게임의 3D 기술에도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라면 '존 카맥' 이라는 이름을 모를 수 없다. 바로 둠과 퀘이크를 만들어낸 장본인, 현재의 FPS 게임 장르를 만들어낸 창조자가 바로 그다. 퀘이크라는 게임으로 정점을 찍었던 존 카맥은 이후 오큘러스 VR의 CTO로 자리를 옮긴다. 그렇다, '오큘러스 VR'이다. 이곳이 페이스북의 인수를 받아 화제가 된,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회사다.


존 카맥이 VR 기술에 투신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을 때는 먼 미래의 기술처럼 느껴졌는데, 벌써 VR 이 세계의 관심을 끄는 기술로 전면에 등장한다니 놀랍기만 하다. 관련 기사를 통해 VR 기술이 가진 장점들과 그 가능성을 보며 전율을 느꼈었는데, 그 현실이 눈 앞에 닥치고 보니 아찔하기만 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VR 기술이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VR 기술을 설명하고, 거대한 트렌드로 변모해가는 VR 기술을 말하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큰 비즈니스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VR 기술이 가진 압도적 몰입감과 이를 이용한 체혐감을 중점으로 하는 비즈니스 시장의 성장과, 이로인해 위협받게 되는 비즈니스 환경도 언급하고 있다.


VR 기술 자체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책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VR 기술이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앞으로 어떤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지, VR 을 이용한 비즈니스가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여러 사례와 정보를 정리해 전달해주고 있는 책이다. 때문에 약간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살짝 맛만 보는 것 같아서 말이다. VR 기술이 가진 확장력을 이해하는데는 충분하나 그 이상의 VR 기술과 비즈니스의 접목에 대해서는 다른 자료들을 따로 챙겨 볼 필요가 있다.


VR 기술이 어떤 기술인지, 앞으로 비즈니스 시장에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 가늠해 보는 정도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VR 기술은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 침투하게 될 것이다. 이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저자는 이를 확인시켜주고 깜깜이인 우리에게 VR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이 책을 통해 VR 비즈니스가 가진 가능성의 실체를 확인해 보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비즈니스로 만나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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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 이코노미 - 정규직의 종말, 자기고용의 10가지 원칙
다이앤 멀케이 지음, 이지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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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미래, 긱(gig)이 돌파구가 될까? - 긱 이코노미 _ 스토리매니악


대한민국의 일자리 환경은 늘 불안하다. 소수의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을 제외한다면, 거의 모든 직장 직업의 사람들이 불안정한 미래 일자리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힘차게 성장가도를 달리던 시기의 일자리와 경제 불황에 허덕이는 지금의 일자리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딛고 있는 땅이 흔들릴거란 의심은 하지 않다가, 진도가 점점 세지는 지진을 만난 셈이다. 우리의 일자리는 안전하지 않다.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안정한 직장 때문에 혹은 직업 때문에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만의 사업에 뜻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하다 시작하는 경우라면 물론 걱정할 일이 아니지만, 한순간에 직장을 잃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채 이탓저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와 어쩔 수 없다며 각자도생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힘들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들다.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여기에 기존의 직업 관념을 뒤엎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기존의 정규직이 종말을 맞이하고 있고, 이제는 자기 고용의 환경에 접어들었음을 주장하는 책이다. 급변하는 고용 환경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갈 또 다른 방식의 고용전략이다. 어디로 출근하느냐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고, 일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직장이 아닌 일에 초점을 맞추어 새로운 일자리 전략을 구축할 것을 주문한다.


엄밀히 말해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저자도 이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긱(gig)이 아닌 다른 이름, 프리랜서니 단기 계약직 혹은 1인 기업가 등이 이미 자기고용을 달성하고 있는 사례다. 프리랜서를 선언하는 아나운서나 야구 해설을 했다 코치를 했다하는 전직 야구선수들이나, 혼자하는 기업을 차려 사업을 하는 사람들 모두가, 자기 고용을 달성하고 있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긱 이코노미를 실현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분명 존재하는 방식이었음에도, 우리의 사고방식은 여전히 안정적인 직장, 꾸준한 직장, 평생 어딘가에 소속되어 경제활동을 해야만 한다는데 머물러 있다. 고용 환경이 바뀌었고, 경제지도가 바뀌었고, 필요한 인력들의 구성이 바뀌었고, 결국 직장에서 내몰려 실업의 세계에 들어섰으면서도 기존의 관점을 바꾸지 못한다. 이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분위기가 한 몫한다.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의 꿈이나 적성 보다는 안정적으로 월급 따박따박 나오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고 방식이 팽배하다. 여기서 살짝 벗어나기만 하도 우려의 목소리가 날아들고 걱정의 칼날이 번득인다. 환경은 바뀌는 언제나 머물러 있으라고 강요하는 사회다.


이런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현 시대에 필요한 경력 관리가 무엇이며, 우리를 둘러싼 노동 환경은 문제가 무엇인지, 자신이 가진 강점과 새로운 고용 시대를 맞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사업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되는 환경에 맞춰 노동자도 변신해야 한다. 저자가 말하는 긱 이코노미라는 개념이 하나의 트렌드로 치고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되는 환경에 맞춘 변화된 노동자의 필요성, 그 부분을 이해하게 된다면,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는 하나의 강력한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다만 우려도 있다. 세계의 변화 양상은 저자가 말하는 바가 상당히 맞을지 몰라도, 우리 대한민구의 변화 양상은 조금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프리랜서나 단기 계약직에 일을 맡기는 아웃소싱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있고, 불규칙한 일감을 받는 일자리보다는 열악한 환경이라도 직장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노동자들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팽배하다. 솔직히 대한민국이 프리랜서가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 상당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그 분야의 인정받는 프리랜서가 되기는 상당히 어려운 게 사실이다. 가족 경제라는 개념이 강한 우리는 그래서 더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원하는 분위기도 있고 말이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고용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사회의 편견을 돌파해야 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래도 이런 분위기를 인지하고 조금은 열린 사고를 통해 변화하려는 노력들이 감지되는 건 사실이다. 계속되는 경제불황 속에서 나름의 타개책을 찾으려는 기업들과 이들의 고민을 메워줄 자기고용자들이 서로 윈윈하는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시대를 대비해, 자신의 불안정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저자가 말하는 긱 이코노미를 이해해두는 것이 좋지 않을까? 닥쳐서 바뀌려면 힘들다. 미리미리 우리의 미래를 고민해 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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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4-10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이 맞다면, 마이크로트렌드가 비슷한 내용이었던 같습니다. 1인기업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있었죠. 세상은 변하고 있고, 일자리 여건도 과거와 달라졌는데 일을 찾는 사람이 변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하겠지요. 미래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열린 사고와 변화 감지가 중요하다는 내용에 공감합니다.

스토리매니악 2017-04-10 12:50   좋아요 0 | URL
아. 마이크로 트렌드도 읽어보고 싶네요.. 확실히 개인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접어든것 같습니다.. 좀더 적극적이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처음 읽는 한국사 - 인류의 출현부터 조선후기까지
김광일.김보라 지음 / 책들의정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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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이야기, 쏙쏙 들어오는 한국사 - 처음 읽는 한국사 _ 스토리매니악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식이 풍부한 축에 속하지도 않아서, 좀처럼 남들 앞에서 무언가를 더 알고 있다는 흐뭇함에 빠질 때가 없다. 그런 내가 '이 정도도 몰라?' 하며 흠칫흠칫 놀랄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는 젊은 녀석들을 만날 때다. 그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의 정도는 심각성을 넘어서 '너 한국 사람 맞니?' 라는 의문이 절로 솟을 정도다. 사극 드라마만 열심히 보았어도 알 수 있는 초간단마이크로나노스러운 지식조차 갖고 있지 못한 젊은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생각하곤 한다, '내가 너무 늙었거나', '이 나라의 역사 교육이 심각한 수준이거나'..


내가 올바른 역사관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음을 우선 밝힌다. 기본적인 역사 지식이 없어도 세상 사는데 아~~무 문제가 없기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머리가 굵어질 수록, 내가 속한 문화권, 내가 속한 나라, 내가 자리하고 있는 땅에 대한 역사를 올바로 제대로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들 위에 단군의 자손으로써 올곧게 세울 수 있는 역사관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함을 말이다.


그런 역사관을 제대로 세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 우선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역사에 대한 지식들이다. 적어도 그 지식들이 있어야 자신만의 역사관을 고민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깊이 지식들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은 학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개인의 몫으로 알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을 쌓고 그 위에서 고민할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지식들을 알기 위해 학교에서 그랬듯, 암기하며 우리의 역사를 '외울' 필요는 전혀 없다. 역사 이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이를 도와줄 제대로 된 책이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오로지 시험을 위한 역사 지식이나 흥미 위주의 뒤죽박죽 지식을 가르치는 책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 책처럼 전체적인 역사 흐름을 쉽게 이해하며 요소요소 필요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책을 읽으면 역사가 생생하게 살아나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딱딱한 텍스트로 다가오는 역사가 아니라, 풍부한 자료와 거기에 더한 이야기들이 엮이며 역사의 부분부분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가 10년에 걸쳐 현지답사를 통해 찍은 사진들은 텍스트로 상상한 역사에 실체를 부여해주고, 또 한 단계 위의 역사적 상상력을 만들어내게 도와준다. 한참 지나온 역사의 흔적들이지만, 그 흔적들 위에 그 당시의 모습들을 오버랩하여 맘껏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아마도 이는 책 전체가 올 컬러판이라 그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었던 듯 하다. 흑백 사진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생동감이 떨어지는데, 컬러로 된 역사적 유물과 유적지의 사진, 지도와 이해를 돕는 도표들은 지식의 이해를 돕는데 충분한 역할을 한다.


한국사의 역사적 흐름 순으로 엮여 있어 한국사의 전체적 흐름을 이해하는데도 좋았다. 부분부분의 시대를 통해 그 시대를 깊이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전체의 큰 그림을 먼저 그려 놓고 개개의 부분을 이해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책을 읽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보충교재로 써도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수험서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자료와 이야기가 들어 있어,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의 공백을 메우는데 적절했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한국사의 모든 부분을 메꾸기에는 무리다. 전체적인 흐름을 기준으로 정리한 내용이기에 세세한 부분은 빠져 있는 것이 많고, 깊은 이해를 돕기에도 무리였다. 그런 부분은 좀 더 심도 있게 해당 부분을 다룬 책으로 옮겨가야 할 듯 하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전체 흐름 위주의, 우리 역사의 기초 베이스를 다지는 정도로 읽어두면 좋을 듯 하다.


역사란 것이 어렵게 생각하면 한 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또 무한정 쉽다. 나는 요즘 즐기는 대상으로 역사를 대하고 있다. 그래서였는지 이 책의 내용을 꽤 즐겁게 읽혔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한국사 이야기다. 우리 역사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고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기초 체력을 길러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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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일반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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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찬란한 시간이 벚꽃처럼 화사할 때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_ 스토리매니악


청춘의 시절에는 누구나 찬란하게 빛나는 때가 한 번쯤은 있다. 젊음이 발산하는 것이든, 재능이 꽃피우는 것이든, 사랑이 자리하는 것이든, 청춘의 시절에는 그 나름의 이유로 반짝이는 때가 반드시 있다. 그 반짝였던 때를 잊지 못해 우리의 청춘이 그립고, 아쉬운 것 아닐까?


여기에 그 청춘의 빛나는 때를 화사하게 그려놓은 이야기가 있다. 청춘의 화사함과는 어울리지 않게 그로테스크한 제목이지만, 그 제목이 갖고 있는 애절함을 이야기 속에서 맞닥뜨리는 순간, 역설적으로 이야기의 찬란함이 그 빛을 더한다. 너무나 찬란한 시간이 너무나 화사하게 그러나 담담히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이야기다.


자의적으로 세상과 거리를 두며 외톨이로 지내는 '나' 와 그와는 정반대 성격의 더무나 발랄하고 화사하여 동급생에게 인기 만점인 '사쿠라' 가 하나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는 이어진다. 그 비밀은 너무나 어두운 것이지만, 그 비밀을 대하는 두 사람의 자세는 너무나 심플다. 그 심플함이 각자의 성격과 어울리면서 한없이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꽤나 경쾌하게 그리고 있다.


참 대비가 많은 소설이다. 화사한 벚꽃에 비해 어두운 그들의 비밀, 남녀 주인공의 상반된 성격, 청춘이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무거운 결과, 이 모든 대비가 각각의 단어를 더욱 부각시키는 촉매로 작용하는 방식이 꽤 즐겁다. 또 이런 상반된 것들에 혹은 소재에 배경에 숨은 은유들이 이야기에 깊이와 음영을 만든다. 너무나 화사하지만 짧게 그 화사함을 끝내는 벚꽃은 그들의 비밀과 맞닿아 있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는 문장에는 그들이 공유한 참담한 비밀을 벗어나고자 하는 허탈한 희망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행간에 꼭꼭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원스레 드러냄으로써,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가 더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참담한 결과를 알면서도 그 결과를 향해 맹렬히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이 책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 자신들에 닥쳐올 운명을 알면서도 그 운명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짧은 시간이, 그 짧은 시간 안에서 공유하게 되는 그들의 감정이, 그 짧은 시간 안에서 만들어내는 하나 하나의 추억이, 이야기에 향기나는 여운을 더한다.


가슴 한 부분이 아프면서도, 정체모를 따스함이 번지기도 한다. 아련한 청춘의 기억들이 떠오르며 깊은 한 숨도 내쉬게 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나 그 아픔이 전해지는가 싶으면, 그들이 내뿜는 청춘의 아름다운 열기에 휩싸이기도 한다. 다양한 감정들이 교차하며 이야기 속으로 자꾸 끌고 들어간다.


이야기의 별로인 점을 끄집어 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나오겠지만, 좋았던 부분에만 취해서 읽어도 중분하지 않을까? 봄꽃의 향기가 슬슬 들려오는 무렵에, 벚꽃 빛깔 가득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눈 앞에 선명히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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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씽킹 Art Thinking - 창조적 습관을 만드는 예술적 생각법
에이미 휘태커 지음, 정지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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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도 예술적으로 - 아트 씽킹 _ 스토리매니악


현대의 비즈니스는 끊임없는 혁신을 요구한다. 기술적인 혁신이든 인문학적 혁신이든, 남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남들보다 앞서가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관점의 혁신이 요구된다. 이 싸움에서 뒤쳐지면 비즈니스는 낡아 버리고 경쟁자의 뒷모습만 바라보는 신세가 된다. 이런 변화가 순식간이다. 빨라진 인터넷 세상처럼 비즈니스 세계도 빨라지고 있다.


빨라진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혁신을 끊임없이 가져가는 것은 정말 고통스럽다. 특히 혁신을 선도하는 입장이 아니라, 남들의 혁신에 자그마한 변화를 더해 따라가는 혁신을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른바 창조의 고통이다. 혁신을 위해 만들어내야 하는 남다른 생각, 혁신을 위해 만들어야 하는 남다른 관점, 혁신을 위해 만들어야 하는 변화의 포인트, 이 모든것이 창의성을 요구한다.


때문에 현대 사회에서 이른바 창의성이 강조되는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독창적인 무언가를 창조해낼 것인지, 비즈니스 세계는 온통 거기에 생각이 집중되어 있는 듯 하다. 답답한 건 창의성이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창조적인 생각이 오갈 수 있는 환경, 자세, 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묶어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어떻게'의 영역인데, 이 책은 그 '어떻게'에 대해 '예술'이라는 카드를 들이밀고 있다.


이 책은 '예술과 비즈니스를 연결해서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원리와 방법'을 제시한다. '아트 씽킹(Art Thinking)'이라 불리는 그것은 비즈니스가 갖고 있는 한계를 뛰어넘어 독창적인 것을 창조하는 예술적 생각법을 일컫는다. 언뜻 미스 매치일 것 같은 두 단어가 조합되었을 때, 어떤 창조적인 스파크가 일어나고, 이를 통해 우리의 뻔한 비즈니스가 어떤 창의적 날개를 달수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예술만 놓고 봤을 때는 창의성의 이해된다. 예술이란 그 자체가 창의성이고, 창조적 행위이다. 남들과 같은 것이 아닌 다른 것이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가는 행위다. 때문에 이 예술이 가진 창의성을 비즈니스에 접목할 수만 있다면, 확실히 창조적인 무언가가 도출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즉, 기본적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이 말은 된다는 소리다.


저자는 이 말이 되는 것을 독자가 확신을 갖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설득한다. 예술, 문학, 과학, 심리학,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이루었던 예술과 비즈니스의 결합 사례를 보며, 아트 씽킹이라는 개념이 지금의 우리 비즈니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예술이라는 것은 지금의 비즈니스 혹은 경제 영역에 소속된 모든 것과 연결할 수 있으며, 이것이 창조성을 발휘하는데 탁월한 방법이라는 통찰을 얻게 된다.


아트씽킹의 이해와 더불어 아트씽킹이라는 프레임워크가 작동하는 원리와, 아트씽킹을 실제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7가지 단계로 설명하고 있는데, 아트씽킹이 가진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데 효과적이었다. 모든 방법론이 그렇듯, 방법론을 현실에 적용할 때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저자가 제시한 7단계는 구체적이면서도 이해가 쉬워 아트씽킹의 작동 원리를 좀 더 명확히 그려볼 수 있어 유용하지 않나 싶다.


다만 아트씽킹 그 자체에 대한 이해는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아트씽킹은 결과라기 보다는 과정이다. 즉 아트씽킹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것을 비즈니스라는 수단에 접목해 결과를 만드는 것인데, 아트씽킹에 대해 좀 더 깊은 이해가 없이는 그 과정을 온전히 창의적으로 만들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난 개념이다. 예술의 창조성을 빌어와 비즈니스로 결과를 낸다는 발상은, 일면 진부한 듯 하면서도 다른면으로 보면 또 번뜩이는 깨달음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나와 비슷한 감상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진화하는 비즈니스를 위해 아트적 생각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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