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 다른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훔쳐라
레이먼 벌링스.마크 헬리번 지음, 정용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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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한계를 뛰어 넘는 기술, 크로스오버 - 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_ 스토리매니악


생각은 늘 협소하다. 늘 크게, 넓게, 깊게, 그리고 새롭게 생각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어하지만,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모두가 혁신을 외치는 지금의 시대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어떻게 혁신을 거듭하여 경쟁자를 따돌릴 수 있을까? 어떻게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을까? 그런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기술은 없을까? 지금의 시대에 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해볼법한 질문들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하고, 또 나름의 방법을 찾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물음에 '크로스오버' 라는 심플한 답을 던져준다. 저자는 '더 훌륭한 해결책은 다른 산업, 다른 부문에 이미 존재한다' 고 말한다. 자신의 분야 안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분야 안에서 새로움을 도출하려 하는 것은 이제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좀 더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서는 이미 그 해답을 안고 있는 다른 산업, 다른 분야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아이디어 훔치기다. 피카소가 말했듯,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아이디어를 훔쳐와 더 나은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저자는 낯선 것들을 조합하고 이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해내는 능력을 개발함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훌륭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 다른 장르를 크로스오버하여 그 안에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아내어 이를 적용하는 것, 저자는 이 과정을 배우고 훈련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우리 주위에 있는 혁신적이라 하는 서비스나 제품들을 보면 이 같은 저자의 생각이 틀리지 않다. 구글의 여러 서비스, 우버 같은 공유 서비스, 애플의 제품들, 이런 것들이 모두 다른 분야의 아이디어를 빌려와 새로운 산업을 일군 예들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런 사례들을 여럿 소개하면서,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생각이라는 것이 하나의 틀을 벗어나면, 자유로워지는 것이 많다. 늘 같은 틀안에 넣고 반죽을 찍어내봐야 같은 모양 밖에 나오지 않는다. 다양한 틀을 접목해 보고, 새로운 틀을 만들어 보면서 생각이 확장된다. 이미 많은 아이디어들은 곁에 널려 있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발견하고, 내 문제 해결에 쓸 수 없을까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움으로 무장한 아이디어들이 탄생한다. 저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짚어준다. 사례로 설명하고, 여러 도구들을 언급하며, 우리가 도전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우리는 늘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한다. 다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잘못된 방법을 통해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우리들에게 좀 더 쉬우면서도 강력한 하나의 툴, 하나의 기술을 알려주고 있다. 그 내용들을 쫓아가며 읽다보면 다양한 생각의 조합이 가진 힘을 저절로 느낄 수 있다. 편하게 술술 넘길 수 있게 구성된 책 속에, 세상을 놀라게 할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들이 숨어 있다. 지금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동분서주하는 이들에게 슬며시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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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리스트 모중석 스릴러 클럽 37
제프리 디버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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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롤러코스터, 짜릿할까? or 멀미날까? - 옥토버 리스트 _ 스토리매니악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면 기대되는 기본적인 구조들이 있다. 보통은 시간순으로 전개되며 반전을 극대화 하거나, 중간중간 시간을 왔다갔다 하며 긴장감을 높이기도 한다. 때로는 공간적인 것과 시간적인 것을 섞어 혼란스러운 긴장을 엮어내기도 한다. 어떤 방식이든 기본적으로 사건의 발단에서 반전의 순간을 거쳐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구조는 비슷하다. 이런 구성이 정답은 아니지만, 스릴러 소설의 재미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구성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구성을 홱 뒤집은 소설이 있었으니, '스릴러 소설에서도 역순서사가 가능할까?' 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것이 이 소설이다.


작가는 시간의 순서를 뒤집는 독특한 구조의 소설을 완성했다. 금요일에서 일요일까지 3일간의 시간이 등장하는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요일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여 금요일의 이야기로 끝나는 구성이다. 시간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아니고 끝의 결말부터 시작점까지 완전히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스토리가 거꾸로 흐르는 것인데, 결말을 기준으로 앞의 사건 앞의 전개를 더듬어 간다는 구성은 상당히 독특하다.


아이가 유괴되고, 유괴범에게 거액의 몸값과 존재조차 모호한 옥토버 리스트를 전달해야 하는 3일간의 상황이 이 소설의 줄거리다. 딸을 되찾으려는 주인공의 사투와 이에 얽힌 인물들의 행동과 동선을 역추적해 간다.


이런 이야기의 구성이 독특한 구조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에 매력이 없다. 유괴범과 이에 얽힌 인물들, 딸을 구하려는 주인공 등, 이야기만 놓고 보았을 때는 특별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이야기보다는, 반전을 제시하고 그 반전을 이루게 된 전개를 제시하며 궁금증을 불러 일으켜 재미를 만드는 소설이다. 즉, 구조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야기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무엇보다 옥토버 리스트에 대한 설정이 너무 약해 보인다. 이도저도 아닌, 그 진실에 대해 알았을 때의 허탈함이 맥을 탁풀리게 만들었다.


독특한 구성도 모두에게 재미를 주기는 힘들 듯 하다. 결론이 나오고 반전이 나온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그 이면에 숨은 진실은 무엇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누군가에게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또 다른 의미의 반전의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나는 반전이 일어난 사실 확인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 이런 거였구나, 이런 이유였구나' 를 알게 되는 과정은 있었지만, 그것이 뇌를 띵~ 울릴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다. 현재 앞에 놓여있는 사실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일이 일어난 원인과 전개는 무엇이었을까를 궁금케 하는 매력은 있었지만, 그것이 소설의 전체 재미를 확 올려줄 만큼은 아니었다.


역순서사에서 오는 단점들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읽는 이의 취향에 따라 180도 달라질 문제로 보인다.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저자도 언급했듯, 이 책을 앞에서 뒤가 아닌 뒤에서 앞으로 읽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아직 뒤에서 앞으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결론이 약하다는 점만 살짝 미뤄놓고 보면, 오히려 뒤에서 앞으로 읽는 것이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든다.


나름의 한계를 안고 있음과 동시에 나름의 결과물도 만들어낸 소설로 보인다. 역순서사를 하면서도 이 정도의 완성도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리스펙을 날릴만 하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좀 더 높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크게 남지만 말이다. 여러모로 흥미롭지만,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소설이기도 하다. 저자는 "전형적인 제프리 디버 스타일의 롤러코스터 소설이라 생각해 주세요.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여러분이 탄 롤러코스터가 거꾸로 달려간다는 것뿐입니다." 라고 말했다. 거꾸로 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이들이, 더 짜릿함을 느낄지 아니면 괜한 멀미만 느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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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와인버그의 세상을 설명하는 과학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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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과학의 역사, 세상을 설명하다 - 스티븐 와인버그의 세상을 설명하는 과학 _ 스토리매니악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은 여러가지다. 과학적 학문의 영역에서 바라볼 수도 있고, 종교적인 관점에서 볼 수도 있다. 또는 문화적으로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이해의 다양한 관점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과학적 접근은 지금의 세상을 가장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관점을 제시해준다.


나는 그다지 세상을 이해하고픈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세상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그 합리적 근거가 어떻게 쌓여 지금에 이르렀는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세상의 비밀은 무엇인지, 이러한 것들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것에는 정말이지 관심 없다. 새로운 관점과 합리적인 추론들이 증명될 때, '아, 그렇구나' 짧게 감탄하고 말 뿐..


이런 내 관심 부족은 학자들의 탓도 있다. 그들은 세상에 대한 여러 사실을 우리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한다. 이런 내용이 즐거운 이들도 있겠지만, 내게는 흥미를 뚝뚝 떨어뜨리는 방식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기조와는 다른 방식을 통해 과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설명한다. 저자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가 아닌, "우리가 어떻게 지금의 방식대로 세상을 이해하게 되었는지" 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과학의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를 갖게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어떻게?' 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때문에 좀 더 능동적으로 그간의 과학이 어떤 추론과 증명, 비판과 수정을 통해 발전해 왔는지, 지금의 우리는 지금의 과학을 어떻게 믿고 이해하게 되었는지 큰 그림으로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물리학의 본질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설명하고, 과학이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온 종교, 기술, 수학, 미학 등과 어떤 관계를 유지해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단순한 역사적 사실만을 나열하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즉, 과거의 시선에서 그 당시의 과학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시선에서 과거의 과학을 바라본다. 현대 과학자의 시선으로, 저 멀리 그리스 물리학에서부터 과학 혁명의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과학을 세세히 들여다 보며, 과거의 과학이 가졌던 문제와 오류들을 짚어보고, 지금의 과학에서 본 그 때의 과학들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짚어보고 있다. 언뜻 어려운면서도, 또 묘하게 이해가 되는 이러한 과정들은, 그간 과학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시원함을 가져다 준다.


과거의 과학이 지금의 과학에 비해 비과학적이었다, 오류 투성이였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과학의 역사에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그런 과정들이 얼마나 어려운 일들이었는지, 그런 과정의 산물인 현대 과학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느낄 수 있다. 과학은 모르는 것에 대해 추측하고 이를 증명하며, 증명한 것을 비판적으로 보며 발전시키고, 때로는 이를 뒤엎는 혁명이 뒤섞여 이루어진다. 이런 과정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결과적인 것에만 집중해 과학을 바라본다면, 당연히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학문 그 자체로 남고 말 것이다.


때문에 저자가 또 다른 관점에서 보여주는 고대 과학의 새로운 모습, 과학 역사의 새로운 모습은 흥미롭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학은 변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여러 변혁의 과정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는 것 같다. 과학은 완벽하지 않다. 지금은 진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과학 이론도 언젠가는 오류로 판명날 수도 있다. 과학은 지금도 변하고 있다. 그런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지나온 과학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결과론적 관점이 아닌 저자가 제시한 새로운 관점을 유지하며 과학을 바라볼 때, 또 다른 모습의 과학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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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 세계의 전쟁이 만들어낸 소울푸드와 정크푸드
윤덕노 지음 / 더난출판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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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록 풍미가 더해지는 음식 이야기 -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_ 스토리매니악


음식 전성시대다. 미디어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먹방 쿡방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블로그에는 맛집 열전이 이어진다. 더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현대인의 습성을 간파한듯, 개성있는 요리를 앞세운 음식점들이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민다. 몇 년째 이어오고 있는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 기세가 아니다.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구를 당해낼 수는 없다.


솔직히 맛있으면 그만이다. 적당한 가격에 맛까지 좋은면 더 좋고. 굳이 그 음식의 역사를 알아 본다든지, 음식이 탄생하게된 계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는 일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의 샘물은 '아는 것의 즐거움' 을 넓고도 깊게 선사한다. 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음식에 대해 알고 먹으면 그 풍미가 더더더더더욱 진해지니, 한 번 해볼만 하지 않은가?


애초에 먹는 것에 큰 욕심을 갖고 있지 않은 나는, 음식의 인문학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음을 밝혀야겠다. 음식이라는 원초적 즐거움을 굳이 인문학적으로 역사학적으로 더 파고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러나,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 이라는 책을 통해, 알고 먹는 것이 음식에 풍미를 더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다양한 음식들 중에,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탄생한 것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역사의 한 소용돌이 안에서 탄생하게 된 음식이라는 점이 큰 구미를 당긴다. 더욱이 그런 음식들이 살아남아 현대에서는 별미의 중심, 요리의 중심, 하나의 트렌드로까지 이어졌다는 생각을 하면 감탄을 절로 흘리게 된다.


저자는 50여가지의 음식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팝콘, 카레라이스, 초밥 같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이 전쟁이라는 무시무시한 환경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것이 생존을 위한 보통 사람들의 산물이었음을 밝힌다. 덧붙여 그런 음식들을 통해 볼 수 있는 인간상과 그 안에 담긴 시대상도 보여주니 그야말로 알토란 같은 덤이라 할만하다.


책을 읽다보면 이 음식이 이렇게 탄생한 거였구나 하는 감탄을 자주 만나게 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기원을 만나면 일종의 경외감 마져 느껴진다. 이렇게 살아남은 음식이 현대인의 수 많은 뱃속으로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면 까닭모를 떨림도 경험하게 된다. 안다는 것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고, 알고 먹는 음식이 몇 배는 더 맛있음을 공감하게 된다.


음식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를 모른다고 맛있던 음식이 갑자기 맛 없어 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음식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난 후 먹는 음식의 풍미는, 더욱 풍성해진다는 것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단지 음식의 맛에 연관시키지 않더라도,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로써도 충분한 재미를 전해준다. 음식 못지 않게 맛깔나다고나 할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충분히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먹는 것을 좋아하고 맛집을 열성적으로 찾아다니는 이들이라면 그 재미는 배가 될 것이고 말이다. 전쟁사에서 건진 별미들이 무엇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만나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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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세계적 북 디렉터의 책과 서가 이야기
하바 요시타카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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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마음으로 책과 마주하기 -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_ 스토리매니악


책을 대하는 태도는 각양각색이다. 책과 친구처럼 지내는 사람, 책을 발전의 수단으로만 삼으려는 사람, 읽어야 한다니 억지로 읽는 사람, 책만 보면 멀리 도망가는 사람, 그래도 베스트셀러 한 두권쯤은 읽어 주어야 하니 억지로 책을 구입하는 사람... 별의 별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거나 멀리한다. 책을 대하는데 있어, 그 어떤 태도는 옳고 그 어떤 태도는 옳지 않다고 편 가르는 것은 맞지 않다. 어떤 태도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여기 책을 사람들에 소개하는 사람이 있다. 이름난 북 디렉터라는 일본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는 누구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이 읽고 싶어지는 책장' 을 만들어 널리 퍼트리는 것이 목표다. 책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책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극을 받고, 누군가는 그 책장 앞에서 책 한 권을 뽑아들 수 있게 하는 것, 이 책의 저자가 지금 이 순간에도 책에 빠져 있는 이유다.


책에 담긴 40여편의 이야기는 단지 '책 좀 읽으쇼' 라는 강요의 메시지가 아니다. 어찌보면 책을 소재로 한 잡문들이다. 저자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책을 통해 자신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설명되는지를 이야기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안 읽은 책에는 괜히 관심이 가고, 읽은 책은 반갑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읽고 싶어지는 책장이 무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책이란 것이 거창하고 '저 좀 읽어주쇼' 하고 존재감을 뽐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저기 생활 공간 안에 존재하여 언제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뽑아 들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저자가 목적으로 하는 책장에 관심이 간다. 책을 읽다 문득 내 책장이 궁금해져 책장으로 발을 옮겼다. 과연 내 책장은 저자가 말하는 책장과 얼마나 같은까, 또 어떤 면에서 다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책장이라는 것도 읽는 사람, 꾸미는 사람에 따라 그 모습이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하니, 그 생각 또한 즐거워진다.


너무 많은 즐길거리에 그 자리를 점점 내어주고 있는 책. 그 존재감이 점점 미미해져가는 현재에 책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또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책 따위 안 읽어도 좋다..라고 말하다 살짝 뉘앙스를 하지만으로 돌려, 책이 존재해야 하는 위치가 어디인가를 역설적으로 제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 안 읽던 책도 생각이 나고, 읽던 책은 더욱 사랑스러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랴. 정신없는 시국에 느긋하게 책 한 권 뽑아들고 망중한을 즐겨 볼까 한다. 이 책도 옆구리에 꼭 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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