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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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여유에서 즐기는 세상 - 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_ 스토리매니악​

 

시간의 속도는 나이와 반비례 한다. 젊디젊은 시절 나이는 한 없이 느리게만 흘렀지만, 30세만 넘어도 빨라짐을 느낀다. 나도 시간의 속도가 달라졌음을 많이 느낀다.  눈 한 번 깜짝한 것 같은데 시간은 벌써 몇 일이 흘러있다거나,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정신을 차려보면 몇 주가 지나 있다. 예전에는 결코 입에 담지 않았을 '시간 참 빨리 간다'란 말이 술술 나온다.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세상을 다시 보게 된다. 전에는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모든 것이 지금은 자세히 볼 틈도 없이 뒤로 휙 지나가는 느낌이다. 다시 돌아가 자세히 보고 싶어도 생활이라는 족쇄에 묶여 쉽지가 않다. 아니 어쩌면 실제로는 어떤 족쇄도 묶여 있지 않을지 모른다. 단지 핑계를 대고 바삐 달리기만 하는 건 아닐까?

 

인생의 시계가 다섯 시를 앞두고 있는 작가는 바쁘게만 달리던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여행을 시작했다. 바쁜 나를 떠나 게으른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말이다. 애써 바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목적이 없는, 여유 있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했다. 시간이 없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생각을 찾고 감정을 찾은 결과물이 이 책이다.

 

저자는 '인생의 정오'라 표현할 수 있는 중년의 나이에 삶의 속도를 줄인다. 조금씩 멈춤의 시간을 준비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위로하고 내일을 위한 힘을 북돋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위해 잠시 잠시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과 같다. 저자가 세상의 한 모습들을 찍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충전하는 삶, 채우는 ''이 없다면 금방 지쳐 쓰러지겠구나 하고 말이다.

 

저자가 정리한 짧은 문장 속엔 이런 깊은 사색의 여유가 들어 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찾아내는 힘을 볼 수 있다.잠시 삶의 짐을 내려놓고 가뿐함을 느껴보는 시간, 그 찰나의 여유가 우리의 인생에 무엇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런 시간을 갖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도 있다. 그 순간 멀찍이 뒤쳐질까 하는 소심함이다. 인생 선배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인생을 멀리 보라'는 말이다. 멀리 보면 지금의 앞에 서고 뒤에 서고는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막상 닥치면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더 작가와 같은 사색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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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일, 지금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 테오, 180일 간의 사랑의 기록
테오 지음 / 예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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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에 마침표를 찍다 - 180일, 지금 만큼은 사랑이 전부인 것처럼 _ 스토리매니악

 

'사랑'이란 단어는 참 다양한 모습이 있다. 나와 관계 맺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이 이 단어와 연결 되기도 하고,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만이 이 단어로 연결 되기도 한다. 누군가에겐 아름답게도 누군가에겐 파괴적으로도 보이는 이 단어는 그야말로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정의가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이 사랑이란 단어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연관어도 있다. 바로 '이별'이란 단어다. 이 이별이란 단어 또한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고, 여러 정의가 있다. 하지만, 분명 한 것은 꼭 사랑과 같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점이 아닐까? 청춘의 시절엔 이 두 단어가 짝꿍처럼 붙어 다닌다. 오늘은 사랑을 내일은 이별을, 그리고 잦은 반복...

 

여기,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이은 이별의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온라인상으로 만난 한 명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밀려 이별을 택한다. 하지만, 슬픈 이별이 될 수 있었던 사랑을 그녀는 평온한 이별로 바꾸어 주었다. 저자는 그녀와의 900일 간의 연애의 시간을, 그리고 이어진 180일간의 이별을 위한 구원의 시간을 이 책에 담아 놓았다.

 

어떻게 보면 소설 같은 이야기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 진한 현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열정으로 이룬 사랑을 끝내기가 힘들어 180일의 이별 준비를 선택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며 이어진다.

 

나는 이 책을 보며 두 사람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에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내가 요즘 지친 세상에 뒤틀려 있기에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제대로 와 닿지 않은 이유도 있겠지만, 오히려 다른 한 부분에 생각이 꽂혀 내내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에 산만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저자가 얼마나 이 이야기를 쓰고 싶었을까에 모든 생각이 집중됐다. 사람은 자신이 너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출하는 나름의 방식들을 가지고 있지만, 저자는 이를 글로 표현한 것 같다. 나는 이야기를 읽는 내내 '얼마나 이 글이 쓰고 싶었을까,얼마나 이 글을 통해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고 싶었을까'하는 생각에 가슴이 꽤나 미어졌다.

 

어쩌면 180일이 지나고 나서도 저자는 아주 작으나마 마음을 정리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글을 통해 그 마음 정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 아닐까하는 근거 없는 생각마저 들었다.

 

사랑이란, 저자의 글 같은 것이 아닐까? 그렇게 추억하고, 이어가고, 그리고 마감 짓는...

 

이 책에 대한 누군가의 리뷰가 잠깐 생각난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의 현재 감정에 따라 다르게 읽힐 것 같다는 말이었는데, 정말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면 너무나 감동할 수도, 사랑과 이별을 한 사람이라면 너무나 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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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크랩 - 1980년대를 추억하며 비채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선 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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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추억을 스크랩하다 - 더 스크랩 _ 스토리매니악

 

같은 포맷의 이야기를 읽으면 질리기 마련이다, 아무리 이야기가 새롭고, 문장이 좋아도, 그 반복됨에서 오는 지루함이 있다. 그런데, 반복되는 패턴, 반복되는 패턴에도 그 이야기가 자꾸 읽어지고 싶어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들이 그렇다.

 

<더 스크랩>이라는 제목을 단 이 책은 예전에 출간 되었던 책이다. 꽤 오래 전에 읽은 책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판사를 달리하여 새롭게 단장된 책인데, 한쪽 귀퉁이를 뎅강 잘라먹은 책 디자인에,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일러스트까지 곁들여졌다. 이야기는 같은데, 뭔지 모르게 새롭게 느껴진다.

 

이야기는 작가가 '에스콰이어', '라이프', '뉴욕타임스' 같은 신문과 잡지에서 흥미가 당기는 기사를 스크랩하여 쓴 에피소드 형식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여기에 개장을 앞둔 도쿄 디즈니랜드 방문기와 LA 올림픽 시즌에 쓰여진 올림픽 일기가 덧붙여져 있다. 앞의 문장들을 잘 보면 알겠지만, 이 이야기가 쓰여진 시기는 꽤나 오래 되었다.

 

책의 내용이 대략 1980년 초중반에 쓰여진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왜이리 마음이 편안해지고, 가끔 마음이 술렁이기도 하고, 또 설레는지 모르겠다. 그때 난 코찔찔이에 세상 모르는 철부지요, 멍한 눈으로 나만의 세계를 보던 때였는데 말이다. 그때의 분위기를 온전히 기억도 못하면서 어찌 이리 이야기에 동화될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하다. 아마도 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온몸으로 그때의 시간의 기억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공간이 다른 곳에서 쓰여진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때의 시간이 주는 묘한 공감의 분위기가 있다. 그런 분위기에 공명하여 작가가 들려주는 담담한 이야기들이 울리는 것 같다. 잡담 같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 만나 잠깐 수다를 떠는 내용 같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도 있어 하며 전해 듣는 이야기 같기도 한 책의 내용인데, 참 편안하게 읽힌다.

 

지금의 작가와 2~30년은 젊었던 작가가 쓴 이야기를 접한다는 점도 재미있었다. 그때의 작가는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구나. 이런 사회현상을 짚어내 이렇게 이야기하는 작가였구나 같은 것을 생각하노라면, 어찌나 재미나던지 괜히 씩~ 한 번 웃게 된다. 조금은 진중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낸 작가가 이런 생각의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구나를 생각하는 시간이 주는 마법을 다시 실감하게 된다.

 

시간이 담겨 있는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는 느낌이 드는 책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꾹 꾹 눌러 담은 시간들이 문장을 타고 전해진다. 시간 속에 담긴 다양한 생각과 사회의 모습들이, 긴 시간 동안 싱싱하게 살아 보존되어 펼쳐진다. 지루한 삶에 지난 시간을 추억하며 조금씩 읽어나가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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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집짓기 - 마흔 넘은 딸과 예순 넘은 엄마의 난생처음 인문학적 집짓기
한귀은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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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으로 인식하고 과거로 유지하며 사랑으로 느끼다 - 엄마와 집짓기 _ 스토리매니악

 

난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어릴 적부터 편안함을 대변해주는 공간으로 모든 아픔으로부터 날 지켜주는 공간으로 집은 내게 중요한 존재였다. 커서도 이는 변하지 않았다. 남들은 자동차를 통해 욕구를 채우고 장신구로 행복을 얻는다고 하지만, 난 나만의 공간으로서의 지친 심신을 감싸주는 공간으로서의 집에 여전히 집착한다.

 

내가 ''이라는 공간에 유독 관심이 많은 이유는 집과 현재를 같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난 집은 현재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현재의 경제적 수준, 현재의 행복이 다 집을 통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집이 곧 현재라는 등식에 조금은 수정을 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집은 '' 또한 포함하고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평범한 엄마와 인문학자이자 교육자인 저자가 함께 집을 짓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준이 되는 사람이 자신의 엄마를 위해 또는 자신의 주거를 위해 집을 짓는 과정에 무슨 특별함이 있을까 싶었다. 엄마를 위해 집을 짓는 과정을 자신과 엄마라는 관계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 책 정도로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단순함을 넘어 선 그 무언가가 이 책에는 들어 있다.

 

저자는 엄마와 집이라는 공간을 지으며 '기억'이라는 삶의 연료를 찾아냈다. 저자는 새로 집 짓는 과정을 기억을 리모델링하는 것이라 표현하고 있다. 집짓기를 통해 기억을 더듬고 재구성하고 이를 새롭게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고 싶은 공간을 위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끄집어 내고, 이를 잊고 있던 자신의 소망 혹은 희망들과 연결하면서 애써 억누르고 살았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탐험한다. 그 과정을 통해 집엔 튼튼한 뼈대가 세워지고 생기를 얻는다. 흐릿해진 삶의 불씨에 기억이라는 화력 강한 연료를 찾아내 그 불씨를 키워내는 것만 같은 과정이었다.

 

저자는 또한 집의 각 영역들을 과거와 사랑으로 연결 짓기도 한다. '새 것'이라는 것은 그 안에 '옛 것'을 지니고 있지 않다. 때문에 새롭기는 하지만 뭔가 차갑고 허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공간에 과거를 끌어와 그 안을 채운다. 엄마와의 추억들, 엄마의 추억들, 자신의 추억들,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과거의 삶들을 온기 없는 '새 것'에 채워 따뜻한 '새 것'으로 탈바꿈 시킨다. 마치 집 밖에서 찬 바람 맞으며 뛰어 놀다, 집으로 들어와 엄마의 품에 안 겼을 때처럼, 따스한 온기가 집 곳곳에 스며드는 느낌을 받는다.

 

끝은 결국 사랑이다. 저자가 엄마와 집을 짓는 이유, 왜 엄마와의 집 짓기인가를 저자의 문장 마다마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서 느낄 수 있다. 삶은 결국 기억으로 불을 지피고 과거를 통해 온기를 유지하며 사랑으로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엄마와 집을 지으며 보여주는 한 순간 한 순간이, 엄마와의 관계를 통해 아이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것이,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삶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들이 바로 그 증명 아닐까 생각한다.

 

가슴 한 구석에서 성냥의 작은 불꽃을 피운 느낌이다. 저자가 엄마와 그랬듯, 나도 나의 부모님과 함께 그 작은 불꽃에 커다란 온기를 불어 넣고 싶어진다. 저자가 그 계기를 집 짓기로 만들었듯, 내게도 나만의 집 짓기라는 계기를 만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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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롭게 - 맑고 향기롭게 근본 도량 길상사 사진공양집
일여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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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의 사진에서 삶의 또 다른 향기를 느끼다 - 날마다 새롭게 _ 스토리매니악

 

나는 믿는 종교가 없다. 나란 인간이 종교와는 참 맞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고, 종교 그 자체에 적잖은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난 어려서부터 여러 종교를 접해왔다. 부모님 손에 이끌려 절도 다녀봤고, 동네 형 따라 성당에도 다녀봤고, 미션 스쿨을 다니며 기독교도 접해 봤다. 좀 곁다리긴 하지만, 무속신앙이나 전통종교 쪽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잠깐이나마 접해 본 경험도 있다.

 

, 결론은 그 어떤 종교도 나랑은 맞지 않고, 종교라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더 늘기만 했다는 거다. 결국 성인이 되어서는 종교란 것에 무관심 하고, 단지 쉬는 날을 통해 보게 되는 정도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종교의 다른 면을 조금씩 보게 되는데, 내가 그 종교를 믿고 교리를 따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쉼터 혹은 관심거리로 보게 되는 경향이 늘어 난 것 같다.

 

이런 내 이야기를 들으면 종교인들이 불경하다 할지 모르겠지만, 난 원래의 종교, 종교 그 자체의 목적이 이런 것이라 믿고 있다. 때문에 종교가 없어도 종교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적잖이 보는 편이기도 하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의 하나지만, 책을 만나고 딱 드는 생각이, '이 책 내가 종교를 보는 목적과 잘 부합하는 책인데?'하는 생각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이야기를 빌면 '사진공양집'이다. 법정스님이 창건했다는 '길상사'의 다양한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고 사진이 이야기하고 있는 바를 저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불심으로 해석한 글을 담고 있다. 법정스님의 생전 미공개 사진이 대거 수록 되어 있고, 스님과 연관 된 다양한 인연담은 물론, 길상사의 소소한 하루하루의 모습들이 정갈하게 담겨 있다.


자비심이란 이웃으로 향한 따뜻한 그 마음이 아니겠는가

책에는 강요가 없다. 불교에 대한 믿음을 재촉하는 글도, 불교의 교리를 설파하는 문장도, 불교 그 자체가 종교의 중심이라는 이기심도 없다. 그저 길상사의 차분한 모습들을, 그 모습 속에 계셨던 법정 스님의 이야기를 차분히 전하고만 있다.

 

저자의 생각이 글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오히려 사진 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이다. , 나의 구분이 없는 종교의 가르침, 법정스님의 나눔의 정신, 우리가 삶 속에서 얼마나 ''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책 속의 사진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된다. 내가 생각했던 종교의 모습이 사진에 있었고, 내가 원하는 종교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안식이 이 책의 사진에 있었다.

 

하나의 사진을 보며 긴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하고, 어떤 사진을 훌훌 넘기며 눈을 즐겁게 하기도 했다. 서울 도심의 한 복판에 있는 이 절이 궁금해지기도 했고, 그 시간의 단편이 책 속에 존재함을 신기하게 느끼기도 했다. 뭐랄까, 보여지는 이미지는 한 가지지만, 그것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수 천, 수 만가지가 되는 묘한 사진들이다.

 

종교의 굴레를 떠나 책 속에 존재하는 삶에 대한 가르침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삶을 보는 눈이 제각기 다르듯이, 사진을 통해 보는 삶의 모습도 전부 다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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