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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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상을 벗어나 러시아를 즐기다 -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 러시아 여행자 클럽 _ 스토리매니악


언젠가부터 어디론가 떠나는 여행에 대한 환상을 갖게 되었다. 그다지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지루한 일상 때문이었는지 갑갑한 사회생활 때문이었는지, 한 번 갖은 환상은 뭉게뭉게 그 부피를 넓혀 갔다. 때로 안달복달하며 여행을 꿈꾸고, 때로는 맘 편히 떠나지 못하는 현실에 한 숨 짓기도 하다, 마침내 실행에 떠나게 된 여행은 그 즐거움의 깊이를 알 수 없었다.

 

마냥 좋기만 했던 여행의 횟수가 늘어나고, 또 다시 떠남을 꿈꾸고, 그런 일상들이 반복된다. 하지만 여행이란 것이 자주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늘 꿈만 꾸는 횟수가 늘어 간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다 비슷할 것이다. 맘 놓고 몇 일 휴가를 내기도 힘들고, 그 시간을 자주 내기도 힘들고... 가끔 그런 것을 무시하고 긴 시간을 빼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어찌나 부러운지...

 

여기 이 책의 저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과중한 업무에 치어, 학생 신분으로 불안한 미래에 짓눌려, 맘 편히 여행을 다니지 못했던 네 명의 청년들, 그들이 대학생 때 잠깐 다녀왔던 러시아를 다시 여행하기로 한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의 많은 곳을 둘러 본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두 도시를 중심으로 네 명의 여행기는 이어진다. 붉은 광장을 거닐고, 모스크바 강을 걷고, 참새 언덕을 다니며 모스크바를 즐긴다. 예술의 도시, 물의 도시인 상테페테르부르크에서는 러시아의 베르사유라는 여름 궁전과 오로라 호 등을 찾아 즐긴다.

 

러시아라는 곳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저자들이 보여주는 러시아의 모습이 새롭고 신기해 보인다. 조금은 무서운 이미지로 남아 있는 러시아의 모습이, 예술적이고 신선함이 섞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전체적으로 읽기에 편한, 쭉 따라가며 읽을 수 있는 여행기다. 깊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러시아에 이런 모습이 있고, 저런 볼거리가 있구나 하는 정도를 느끼기엔 무리가 없다. 다만, 어떤 부분에서는 좀 더 많은 정보 혹은 깊은 감상을 듣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같은 리듬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아쉽기는 하다.

 

저자들이 말하고 있는 일상을 벗어남에 대한, 불안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즐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다. 나 또한 비슷한 고민, 비슷한 아쉬움을 안고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모든 이야기들이 보편성을 갖는 이야기라 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부분 내 얘기라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만나면, 저자들처럼 어디든 떠나보고 싶어진다. 그곳이 러시아라면, 저자들이 거닐었던, 또는 가 보았던 곳을 한 번 들러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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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한창훈 지음 / 교유서가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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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과정에서 떨어진 글쓰기의 파편들 -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_ 스토리매니악 


왜 글을 쓸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사회학적으로 풀면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진 않다. 사람마다 글을 쓰는 이유도 다르고 글쓰기에서 얻는 것도 다를 테니, 꼭 집어 말하는 것도 우습다. 나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보다,누군가가 쓴 글을 찾아 읽고, 그 글에서 글쓴이가 왜 글을 쓰는지 찾아 보는 것을 좋아한다. 전문가가 아닌 만큼, 작가의 글쓰기 이유를 명확히 찾아내거나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그 사람의 여러 글을 읽다 보면 그 사람이 집착하는 주제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기준이 보일 때가 있다. 그런 과정이 참 즐겁다고나 할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같다. 솔직히 '한창훈이라는 작가를 잘 모른다. 그러나, 책의 제목을 보고 그의 글쓰기가 궁금해졌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일까, 왜 글을 쓰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다. 아무리 제목이 저렇다 해도, 작가가 내가 왜 쓰는가에 대한 대답은 이겁니다 하고 정의 내려줄 리 없다. 책을 받자마자 쓰윽 훑어보니, 이 책은 '한창훈' 이라는 작가의 글쓰기가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이 책에 실린 산문들은 작가의 삶과 맞닿아 있다. 작가 살아 오면서 거친 삶의 과정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과 감정들을 옮겨 놓았다. 구성은 크게 어린 시절, 친척들, 함께했던 문인들, 작가의 염원을 담은 글들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약간의 어긋남은 있어 보이지만 무리는 없다. 그 내용들을 살펴 보면 작가가 어떤 이야기들을 가슴에 담았고, 이를 어찌 글로 써냈을까 하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만났던 사람들, 거쳐온 삶의 순간들, 담아둔 감정들, 이 모든 것이 이야기 한 편 한 편 안에 농밀하게 녹아 있다.

 

작가의 글쓰기는, 삶과 부대끼다 떨어진 작은 파편들 같다. 그 파편들을 모으고 애정 어리게 관찰하면, 이렇게 매력적인 글이 탄생하는구나 싶다. 작가의 산문은 기름기가 없다. 덧대어진 기교도, 일부러 붙여놓은 매력도 없다. 언뜻 앙상해 보이지만,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홀로 설 수 있는 굳건함이 보인다. 슬렁슬렁 말을 던지는 것 같지만, 그 말이 모이니 탄탄한 탄성을 갖는다. 이것이 작가가 걸어 온 글쓰기의 여정에서 생긴 내공이구나 생각하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홀딱 빠져 읽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 태어난 섬과 여수에 대한 이야기들, 친척들에 대한 여러 단상들, 함께했던 문인들에 대한 절절한 회상들, 작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참 매력적인 이야기를 하는구나 싶었다. 화려한 이야기도 아니고 삶의 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참 좋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가장 원했던 이야기였는지도 모르겠다. 도망 가고 싶던,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던 삶에 대해, 작가는 어떻게 부딪혔는가를 보는 것, 바로 그 부분을 말이다

 

산문의 매력을 다시금 느끼게 된 책이다. 특히 '한창훈' 이라는 작가의 글맛을 보게 된 것이 즐겁다. 나도 작가처럼 힘을 빼고 툭툭 던지는, 그러나 그 문장에 탄력 가득한 이야기를 써 보고 싶다. 그러려면 삶을 어떻게 바라 보아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하나 둘 옮겨와 이야기해 보고 싶지만, 찾아 읽는 즐거움을 방해하고 싶진 않다. 산문의 맛을 느껴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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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박사의 둔하게 삽시다
이시형 지음, 이영미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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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사회, 과민해진 개인 - 둔하게 삽시다 _ 스토리매니악

 

왜 이리 과민해졌을까? 요즘 뉴스를 보면 정말 기가 찬 사건이 한 둘이 아니다. 차마 말로 담기 참담한 묻지마 살인, 묻지마 폭행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 온다. 그들의 범행 이유는 더욱 기가 차다.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나빠서, 스트레스 때문에 등등, 맥이 탁 풀리게 하는 어처구니 없는 말뿐이다

 

거창하게 뉴스를 들먹거릴 필요도 없이, 주변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과민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유 없이 화를 내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욕을 달고, 누가 지나가다 툭 건드리기만 해도 폭발한다. 개개인의 문제를 떠나 이런 모습은 직장이나 모임 안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성질이 급한 민족이라니 다혈질이니 하는 말을 갖다 붙이지만, 결국은 감정 조절을 못하는 장애일 뿐이다.

 

이런 현상이 특히 지금의 우리에게 만연한 듯 하다. 끊임 없는 경쟁에 내몰리고, 너무나 불확실한 오늘에 내던져져, 신경 세포 하나하나가 다 촉을 세우고 있는 형상이다. 개개인의 문제라 하기엔 도를 넘은 듯 한데, 이 책에서 이런 문제들을 짚어 보고 있다.

 

<둔하게 삽시다>는 과민해진 우리를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결법과 대책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우리 사회가 과민증을 앓는 이유, 과민증을 겪는 사람들의 정신분석 및 뇌과학적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이런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과민증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넉넉하진 않았어도 여유가 있었던 세대에 비해,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팍팍해진 요즘의 시대를 이야기하며, 왜 신경이 날카로워 지는지, 왜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나는지 이야기한다. 이제는 병으로 정리되고 있는 과민증후군을 살펴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이후 저자는 이러한 과민한 사회와 개인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 파고든다. 무한경쟁과 불확실, 스트레스와 집착 등, 현대인이 안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점을 통해, 우리를 과민하게 만드는 것들을 알아본다. 그 내용을 보면, 우리가 사회 생활을 하며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어릴 때부터의 교육, 사회에 진출해서의 경쟁, 개개인의 심리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과민의 정체를 살펴 보게 된다.

 

끝으로 이런 과민의 정체를 알고 난 후에, 과민을 생활에서 덜어내고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위한 여러 해결책과 대안이 제시된다. 그 내용들은 개개인의 노력에 치우쳐 있다. 지나친 과민을 부르는 사회 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쉽게 그리고 빨리 이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개개인이 자신의 마인드를 바꾸고 생활에 있어서 과민의 짐을 덜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왜 저자는 이렇듯 '과민에 대해 이야기 하려 했을까? 결국은 행복이란 단어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점점 긴장감이 높아져가는 사회, 그 사회 안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우리들, 그런 우리에게 행복이 가까이 올 리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민감한 사회에 대해 조금은 '둔해지는 것' 이라 말하고 있는 것이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저자의 결론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를 우리의 일상에 정착 시키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늘 뒤쳐진다는 것에 대한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둔감해지면, 그만큼 뒤쳐진다는 심리가 나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현명히 극복하려면, 이 책의 저자가 던져주는 방법들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개개인의 의식부터 변해야 사회도 변한다. 과민한 사회에 대해 둔감한 현명함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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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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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들으며 상상력을 오버랩하다 - 같이 들을래 _ 스토리매니악


음악은 감정을 부른다. 어떤 음악이든 마찬가지다. 트로트를 듣든, 아이돌 음악을 듣든, 피아노 선율이 좋은 발라드를 듣든 간에, 어떤 음악이든 들으면 나름의 감정을 만든다. 그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고, 또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때로는 리듬에서 감정이 솟기도 하고, 또 때로는 가사에서 새로운 감정이 솟기도 한다. 그 감정 안에서 누군가를 떠올리고, 어떤 상황을 생각하고, 또 언젠가를 추억하기도 한다.

 

그런 감정의 상상력을 즐기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기 재미난 책이 하나 있다. <같이 들을래>라는 제목의 이 책은 노래에 상상력을 더한 해석으로 글을 적고 그림을 담았다. 노래에 실려 오는 감정들과 그 감정에서 묻어나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만들고 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야기는 노래와 닮은 우리의 이야기들이다. 노래에 얽힌 추억 같은, 노래에 얽힌 생각 같은 이야기들이 열 다섯 곡의 노래와 어우러져 펼쳐진다. 노래의 가사와 닮은 듯한, 노래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닮은 듯한 이야기들은, 우리 감성의 문을 두드린다.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게도 하고, 아픈 상처를 살짝 보듬어 주기도 한다. 거창한 내용은 아니지만, 수수한 이야기라 그 내용이 더 상상되고 감정이 느껴지는 묘한 매력이 있다.

 

책의 이야기를 읽고, 그 글에 해당하는 노래를 들어 보면 글의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하고, 또 다른 나만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가사와 오버랩 되는 이야기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며 가슴에 그 감정을 실어다 주기도 한다. 그런 감정은 상당한 포근함을 안겨 준다. 간간히 실린 일러스트들이 그런 감정을 더욱 부추긴다.

 

이 책의 내용은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었던 것들을 묶은 것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글 자체가 세련 된 맛은 덜하다. 뭔가 투박한 듯 하고, 때때로 감정이 끊기는 부분도 얼핏 보인다. 간혹 감정의 늪에 폭 빠지는 느낌을 덜하게 하는 부분이라 살짝 아쉽기도 하다.

 

책에 실린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글과 그림을 차근히 넘겨 보자. 이야기에 넘치는 단편적인 감정들을 엮어 나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 있다. 이 책에 실린 노래를 들으며 제목을 말해 보고 싶어진다. 누군가에게, '같이 들을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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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양을 잃다 - 책과 인간의 운명을 탐구해온 한 편집자의 동서고금 독서 박물지
쓰루가야 신이치 지음, 최경국 옮김 / 이순(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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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 책을 읽고 양을 잃다 _ 스토리매니악


책을 좋아하여 읽는 사람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는 늘 즐겁다. 나 또한 그렇다. 때문에 책 이야기를 쓰는 독서가, 장서가의 책을 챙겨 보는 편이다. 그런 책을 읽을 때마다 감탄하고는 한다. 많은 책들을 읽는 그 독서력하며, 그 안에서 나름의 지혜를 뽑아내는 능력, 그것을 아울러 자신만의 관점으로 표현할 줄 아는 필력까지, 감탄과 공감을 늘 반복하게 된다.
 

그들의 책에 대한 애정, 책에 대한 경의, 책에 대한 집착, 책에 대한 즐거움을 읽고 있노라면, 나 또한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다. , 책 속에 들어 있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나, 그 책 속의 책을 읽는 작가만의 관점을 만날 때, 책에 푹 빠지게 된다.

 

이 책 <책을 읽고 양을 잃다>도 그런 책이다. 오랜 기간 편집자로 경력을 쌓아온 작가가, 책을 사랑하는 마니아로서의 생각을 엮어낸 에세이다. 책을 읽는 내내 책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꼼꼼하기 그지 없는 관찰력 그리고 책에 대한 애정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이렇게 풀어놓을 수도 있구나 싶다. 책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거나 책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 또는 책과 그에 얽힌 사람 이야기를 잘 묶어 놓았다. 단순히 지식을 묶어 놓은 것만이 아니라, 작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더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마치 책을 읽으며 담아 두었던 감정과 느낌들을 하나 둘 꺼내놓다 보니, 그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와르르 쏟아지는 듯한 느낌의 책이다. 이 많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담아 두었을까, 그것을 하나 둘 꺼내어 쓸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그만큼 저자의 책에 대한 이야기는 책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불러 온다. 때로는 '나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하며 감탄하고, 때로는 '이런 기분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 안달하게 된다.

 

책에 대한 다양한 감정을 끌어내게 만드는 책이지만, 조금 답답한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작가가 말하는 이야기가 일본 역사에 등장하는 많은 책, 학자, 작가, 예술가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언급된 많은 사람들 책을 알기도 어려운데,이것이 일본의 책과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더 어려운 면이 있다. 일본 역사를 몰라 어렵기도 하고, 인물에 대한 이해가 없어 어렵기도 하다. 생각보다 이런 부분이 많아 어떤 산문은 통째로 이해가 안 가는 경우도 있다. 만만치 않은 부분이다.

 

어려운 부분은 제쳐 두고, 이해 되는 부분만 읽어도 괜찮을 책이다. 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는 그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기에 충분하다이렇게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하려면 어느 정도의 교양과 지식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렇게나마 그의 책 이야기를 건너 듣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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