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을 보면 한동안 그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 나 또한 그랬다. 이 영화는 혼자 보면 더 좋지 않을까, 가장 좋지 않을까, 깊은 밤 술 한 잔 걸치고 본다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영화를 애인과 함께 보았다. 둘 다 사전 정보 없이 박찬욱이 만들었고, 탕웨이와 박해일이 등장하고, 그리고 어쩐지 탕웨이와 박해일이 사랑하는 사이가 될 거라는 그런 정도의 정보만 안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영화가 조금씩 진행될 때마다 문득, 그리고 탕웨이와 박해일이 서로에게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그리고 조금씩 마음을 열 때마다 이런저런 장면에서 사랑이, 누군가를 사랑하던 순간의 나 또는 상대의 모습들이 떠오르고 스쳐지나갔다. 그러나 그것은 온전히 지금 내 옆에서 영화를 보는 그 사람의 이미지만은 아니었다. 그 사람하고만 엮은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내 옆에 있는 그 사람의 머릿속도 나와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서로의 지나간 연인들이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안다. 어떤 사랑을 했는지, 그 지나간 사랑 때문에 어떤 점이 괴롭고 고통스러웠는지도, 그래서 결국 헤어질 결심을 하고,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는지도 다 안다. 그렇기에 스크린에 투영된 저 사랑의 이야기가 그저 남의 일이 아니라 어떤 순간순간들은 나의 기억이기도 하고, 또 너의 지나간 기억이기도 할 것이라는 걸, 그때 그런 감정을 느꼈으리라는 걸 짐작한다. 그리고 짐작했었겠지만 서로 말은 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 먹먹한 마음을 각자 느끼며 둘이서는 어떤 말도 나눌 수 없었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영화의 어떤 장면들을 복기하면서 대화할 수 있었지만 서로 마음속에 있는 깊은 감정들을 꺼내지는 않은 것 같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보면 그 사람도 그랬으리라 생각한다.

‘붕괴- 무너지고 깨어짐’-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내 마음을 가장 뒤흔든 장면이다. 탕웨이의 입에서 이 말이 나왔을 때 울고 말았다. 영화 속 그 어떤 말보다 ‘사랑’, 그 절절한 마음을 담고 있다. 누군가로 인해 무너지고 깨어질 만큼 신념이 흔들린 사람. 그리고 그럼에도 그 사람을 외면할 수 없었던 사람.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사람의 가장 중요한 면, 그 면을 알기에, 그게 나로 인해 파괴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아, 날 이렇게 사랑하는구나! 기뻐할 게 아니라, 나 때문에 그가 이토록 힘들구나, 가슴 아파하면서 그 이전으로 돌아가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어요?”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해준과 서래에 비할 수는 없지만, 나 또한 지금의 이 사람으로 말미암아 내 신념이 붕괴한 적이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속이는 것을, 배신하는 것을, 기만하는 것을, 기만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의 부모는 20여 년 전에 이혼했는데 아버지의 잦은 외도가 이유였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그걸 알았고, 그게 내내 상처여서 그 어린 나이에도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절대 배신하지도 속이지도 않겠노라 다짐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랑을 했다고, 해왔노라 자부했다. 지금 이 사람을 알기 전까지는…. 그 시절 나는 6년을 함께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관계를 이 사람 때문에 깨버린 것이다. 나는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기만하면서 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있었다. 낮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그때 내가 상처 준 사람은 6년을 함께했던 전 애인뿐만이 아니다. 공통으로 우리가 알고 지냈던 친구들, 그런 불안정한 상태에서도 이 사람을 만나겠노라 이기적으로 굴면서 했던 철없는 행동으로 지금의 이 사람도 수없이 상처받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마를 울리던 아빠가 떠올라 그런 아빠와 비슷한 짓을 하고 있다는 죄책감에 무너지고 또 무너졌었다. 엄마를 술 취하게 하고, 엄마를 울리던 아빠와 다른 게 뭐지? 네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 폭풍 같던 시절도 지나고 나는 어느덧 지금의 그 사람과 10년 째이다. 둘 다 서로를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마음에 담는 일 따위는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걸 알기에 그런 점에서는 104% 믿는다. 그러니까 너는 나를 바람이란 걸 피우게 만든 유일한 사람이라는. 그래서 그런 문제로 싸우지는 않는다. 그저 요즘 우리를 다투게 하는 것은 나의 책 사랑과 너의 고양이 사랑이라는 것 정도? 이제는 그 오래전 나로 인해 상처받았던 친구들도 나의 지금의 연인을 받아들여서 우리들은 또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얼마 전에는 한 친구의 집들이에 초대를 받아서 함께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우리 집에 임보한 고양이를 아마도 계속 데리고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임종 때까지 보호인 거지.” 친구들은 하하, 웃었지만 그 이후 어떤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애인이 어두운 얼굴로 묻는다. “친구들이 내가 또 고양이 들였다고, 너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지?” 애인은 내 친구들과 친구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내 친구들은 나와 더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는 아직은, 어쩌면 영원히 이방인일 것이라고. 그러니 팔은 안으로 굽을 것이라고. 나는 아니라고, 생명 하나 들인다는 게 얼마나 책임감 있는 일인지 아니까, 잘했다, 아니다 이런 말을 차마 덧붙일 수 없는 것일 거라고 그렇게 다독였다. 그리고 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둘째, 셋째를 구조해서 집에 들일 때마다 친구들은 대단하다, 너희 냥이들 로또 맞았다, 이런 말을 했었지만 어느 순간(셋째 때부터로 기억한다)부터 그런 말들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둘째가 크게 아프고 그럴 때마다 우리 마음이 무너지던 걸 곁에서 봤기에 이제는 가볍게 차마 그 어떤 말도 덧붙이지 못하는 것이리라.

그런 나의 다독임에도 여전히 애인은 주변 사람들이 고양이 하나 더 들였다는 걸 탐탁지 않아 하리라 생각하며 마음이 무거운가보다. 그러면서도 아직 바깥에 있는 두 녀석이 몹시 마음에 걸린다는 걸 나는 안다. 우리 집 넷째가 된 녀석의 어미와 형제 고양이인데 사실 이 냥이 가족은 어미가 새끼이던 시절부터 이 사람이 매일같이 밖에서 돌보아왔다. 지금도 매일 요 녀석들 때문에 나간다..... “그런데 너, 그 두 마리 다 데리고 들어오면 밖에서 그 고생 안 할 거지?” 어느 날 내가 물었더니, 이 사람, 동공이 흔들린다. 진짜 인간의 동공이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 “!!!! 응!” “그럼 데리고 들어와.... 알아서 가방 싸서 빨리 오라고 해.” “정말?!” 사실 그중 한 녀석은 내가 정말 예뻐하는 녀석이기도 하다.....(사심 가득). 그래서 그런 거야.

그리하여 우리는 그 두 녀석도 마저 데리고 들어오기로 했다. 시기는 커밍 쑨.... 그런 결정을 내린 후 한없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종종 얼굴이 어두워지는 그 사람. 나는 안다. 네가 주변 사람들 신경 쓰는구나. 우리 가족, 너희 가족, 그리고 친구들… 또 냥줍했다고, 힘들게 왜 자꾸 주워오느냐고, 책임질 일만 만드느냐고 그런 비난의 눈길을 들을까봐 걱정하는구나. “이번에 누가 물어보면 그 두 마리는 내가 데려오자고 했다고 하자.” 어느 일요일 오후 아아를 마시며 함께 길을 걷던 중 내가 말했다. 순간 그 사람은 우뚝 그 자리에 서서 외쳤다. “붕괴! 나 지금 소름 돋았어.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느꼈잖아!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어요?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아, 저기 여보세요, 좀 뜨거워요. 저리 좀 가세요.

그러니까 고양이 여섯 마리 될 거니까 나도 책장 하나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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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21 12: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이 글 시작 때부터 겁나 좋을 줄 알았는데 진짜 겁나 좋네요 ㅜ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분 ㅜㅜㅜ

잠자냥 2022-07-21 13:06   좋아요 1 | URL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7-21 13: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지 지금 잠깐만 (점심밥 먹다말고 자세 바로 고쳐 앉는다)
잠시만… 고양이 두마리 책장하나… 와 집사주고 싶네요.. 잠자냥님 내가 집사주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제가 꼭 성공하면 집 사줄게요. 고양이집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21 13:24   좋아요 2 | URL
울 냥이들한테 전한다.... 6채 사준다고 한 사람 있다고!!!!!

- 2022-07-21 13:29   좋아요 2 | URL
6고양이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6고양이 ㅋㅋㅋㅋㅋ (놀리고 싶다 ㅋㅋㅋㅋ)
응? 그래서요? 낮에도 저녁에도 새벽에도 만나러 나갔어요? 그래서 새벽에 몇시에? 앙??? 꺅꺅꺅… 새벽에 보고 싶어 뛰쳐 나가는 사랑 트루럽.. 럽….

잠자냥 2022-07-21 13:31   좋아요 2 | URL
새벽에 막 달려가게 만들더이다....
그러고 집에 오니 집 앞에 전 애인 기다리고 있었음;;;;-_-;;;;

- 2022-07-21 13:33   좋아요 1 | URL
역시 인기쟁이라서 어쩔 수 없어.. 치명적, 잠자냥…, 꺅,, ⠀⠀⠀⠀⠀⠀⠀⠀⠀⠀⠀⠀⠀⠀⠀⠀ 치명적,,,

잠자냥 2022-07-21 13:44   좋아요 2 | URL
나 호 지음. 육고 잠자냥 ㅋㅋㅋㅋㅋ

- 2022-07-21 13:46   좋아요 1 | URL
청년시기엔 인간한테 인기가 터지고 중년 시기엔 고양이한테 인기가 터질 운이로다. 아주 냥대운이 폭발한 육고 잠자냥 선생!

mini74 2022-07-21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냥님 진짜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네요. 내가 데려오자고 했다고 하자는 그 말에 왜 제가 심쿵이죠 ㅎㅎ 자냥님 육남매 엄마되는거예요? 드라마 육남매 떠올라요. 거기서 육남매 엄마가 떡 사세요 했는데 자냥님은 책 사세요 하나요 ㅎㅎ

잠자냥 2022-07-21 13:24   좋아요 2 | URL
아니에요; 그 사람이 더 따뜻하죠.
전 그냥 책과 책장에 따뜻한 사람일뿐....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2-07-21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냥, 자냥님!
서래와 해준의 사랑을 뛰어넘는 이 사랑을 보소~~
˝그럼, 데리고 들어와˝
찐사랑 입네다~~
또는 책을 사고픈 고도의 전술?

잠자냥 2022-07-21 14:32   좋아요 2 | URL
아니오, 제가 밖에 있는 그 녀석을 좀 예뻐해서!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7-21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으로 와요> 의 숨겨진 이야기 같아요. 각별하고 따뜻한 으른 사랑.......
아, 잠자냥님, 진짜 사랑 뭔지 아시는 분 (왠지 울컥)

잠자냥 2022-07-21 15:53   좋아요 1 | URL
ㅎㅎ 징글징글하게 해서 그런지 으른 사랑,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7-21 1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붕괴 이전으로 돌이키려 해주려 했더니, 6고양이 엄마!!
사랑이 결국 모든 걸 이길 수 있었군요?
자냥님의 사랑을 받으시는 그분 부럽네요^^


잠자냥 2022-07-21 16:59   좋아요 3 | URL
마침내 육고 잠자냥...
그분은 저의 사랑뿐만 아니라 저의 짜증도 받고 견디고... ㅋㅋㅋㅋ

청아 2022-07-21 16: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저 쓰러졌습니다ㅋㅋㅋㅋㅋ그러니까 두 마리당 책장 하나인거죠?
역시 ‘사랑한다‘는 말의 종류는 참 다양하고 또 그래서 인생은 버라이어티하네요*^^*

잠자냥 2022-07-21 16:59   좋아요 4 | URL
오, 두 마리 당 책장 하나 앞으로 계속 그렇게 딜!ㅋㅋㅋㅋ
네, 맞아요, 꼭 사랑한다 말해야, 사랑하는 건 아니죠! ㅎㅎㅎ

햇살과함께 2022-07-21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육고! 대단하세요! 자냥님도 애인분도 존경스럽습니다. 이사가시는 게 뭔가 큰그림을 예고하신건가요??

잠자냥 2022-07-22 00:46   좋아요 2 | URL
ㅎㅎ 이사 가는 이유 중 하나가 고양이들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다는 것도 있기는 했어요. ㅎㅎ 저보다는 그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레이스 2022-07-21 2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육고 잠자냥님 ^^
진심은 고양이도 사랑한다는 것!^^

잠자냥 2022-07-22 00:47   좋아요 1 | URL
네, 제가 고양이들도 책 못지않게 좋아하더라고요. ㅎㅎ

꼬마요정 2022-07-21 23: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여섯 마리 축하드립니다!!! 눈에 밟히면 어쩔 수 없죠ㅠㅠ 심지어 잡히기까지 한다면!! 간택이죠!! (축하… 맞는 거죠? 저 돌 맞는 거 아니죠?^^;;;)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잠자냥님 멋지십니다. 오늘 저도 제 남편 쓰담쓰담 해줘야겠어요. 고양이라고는 모르던 사람인데 저 땜에 고생이 많거든요. 흑흑 전 제가 책도 많고 고양이도 많고 딜 할게 없네요ㅠㅠ

잠자냥 2022-07-22 00:51   좋아요 2 | URL
꼬마요정 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길에서도 특히 눈에 밣히는 녀석들이 있더라고요. 그 두 녀석이 잡혀야 할 텐데, 잡힐 거 같습니다. 잡아서 이미 중성화한 전력이 있긴 하거든요.

고양이, 책이라고는 모르는 사람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되고 그게 사랑의 또 다른 표현 같습니다.

2022-07-22 16: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22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olcat329 2022-07-30 15: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엄청난 내용의 글을 이제야 봤어요. 세상에! 🐱 🐱 🐱 🐱 🐱 🐱 !
근데 그전에 잠자냥님의 내밀한 이야기에 순간 숨을 멈췄답니다.
통큰 결정 잠자냥님의 사랑이고 답례로 책장이 오겠지요.
장수풍뎅이 하나도 못키우는 저에겐 두 분 대단해보입니다.
부디 여덟 식구 가정에 웃음이 넘치시길 바랍니다.

잠자냥 2022-08-03 15:33   좋아요 2 | URL
책장 오늘 아침에 왔다는군요.
그 책장을 미리 받았다면 싹 다 정리했을 텐데! ㅎㅎㅎㅎ
여덟 식구 와~ 이렇게 써놓고 보니 정말 많네요; ㅋㅋㅋ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2-08-03 15: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헉, 뭐라고요? 고양이가 여섯마리가 될 예정이라고욧??!! 우와.. 지난번에 애인님이 고양이 자꾸 줍줍 한다고 투덜투덜 하셨던 것 같은데 먼저 제안을 하시다니.. 역시 자냥님의 고양이사랑도 책사랑 못지 않군요. 힘드실텐데.. 그래도 그 고양이가족은 얼마나 좋을까요. 여덟식구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헤어질 결심 보고싶다고 쓰려고 했는데 끝까지 읽고보니 남은 것은 고양이 ㅎㅎ

잠자냥 2022-08-03 15:38   좋아요 2 | URL
역시 괭님은 고양고양... ㅋ
고 녀석, 역시 영특한 녀석인지 빨리 데려가라고 시늉한 것인지 한 녀석 포획 성공했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오고 잠자냥‘ ㅋㅋㅋ
이사 여파로 괭이 중 몇 녀석이 환경이 바뀌니까 새벽에 울어대서 집사들은 쪽잠을 자고 있는데....
그래도 집에 가면 그 귀여운 녀석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웃음이....(저도 괭이 중독자인가 봅니다...;)

독서괭 2022-08-03 15:45   좋아요 2 | URL
위에 영화 얘기밖에 안 하는 다락방님과 차이가 ㅋㅋㅋ 저는 영화를 아직 못 봐서요 ㅜㅜ 육고 완성형 사진 기대합니다!
 

시를 읽지 않은 지 꽤 되었다. 번역 시는 더더욱. 그렇기에 레이먼드 카버의 시집 《우리 모두》가 출간된 것을 알면서도, 가슴이 떨리던 것을 알면서도, 저 아름다운 자태에 심장이 쿵쿵 뛰던 것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다. 네가 원문으로 읽어라, 누군가의 번역을 거친 시가 온전히 카버, 그의 시이겠느냐, 외면했다. 그러다 어느 저녁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홀린 듯 그 자리에 서서 몇 장 넘기다가 결국 어떤 구절에 끌려 빌려왔고, 그렇게 몇 날 며칠 읽다가 어느 구절에서는 울컥하고, 어느 구절에서는 눈에 고인 눈물을 닦다가 결국 나는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마침내 책을 주문했다. 이 시들은 간직하고 계속 읽어야 할 것이로구나….

단편소설의 대가로 잘 알려진 카버는 그의 단편보다 더 압축적인 시도 여럿 남겼다. 아니, ‘여럿’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카버에게 큰 성공을 가져다 준 《대성당》 이후로 그는 남은 생을 시인으로 살고자 했다. 1983년부터 시 쓰기에만 매진한 그는 1988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불》,《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 《울트라마린》 등 세 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죽는 순간까지 정리한 원고인《폭포로 가는 새로운 길》이 사망 이듬해 출간되었다. 그 후 출간된 미발표 시 모음집 《영웅담은 제발 그만》까지 다섯 권의 시집을 하나로 묶은 책이 바로 《우리 모두》이다. 카버의 시를 거의 모두 수록했다고나 할까.

이 책은 앞서 언급한 시집들을 순서대로 엮었기에, 카버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카버는 말년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인생의 대부분을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면서 작품을 썼다. 제재소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알코올의존증이 심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술 때문에 아버지의 직업은 늘 불안정했고 그건 곧 가난을 의미했다. 설상가장, 아버지의 술과 가난은 카버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 스무 살도 되기 전에 결혼 해 두 아이를 가진 가장이 된 뒤로는 40대에 접어들기 전까지 얼마간의 예외적인 기간을 빼고는 한 주 벌어서 그다음 주를 근근이 버티는 생활을 견뎌야만 했다. 술과 아내에 대한 의심은 카버 부부의 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고 다시 이것은 가난으로 이어졌다. 카버의 단편 대부분이 그렇듯이 그의 시(詩)들도 대부분은 술과 가난, 단절된 부부, 해체 직전의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목소리와 감정은 단편보다 더 압축적이고 직설적이며 생생하다.

그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 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렇게 읊조린다. ‘술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언제나 술-/네가 끝까지 가버린 것 그리고/네가 처음부터 사랑에 빠질 운명이었던/그 사람도 그렇게 하게 만든.’(<술>). 술로 망가진 아버지, 술로 가난했던 아버지, 그리고 그 술과 가난을 대물림 받은 아들- 그 아들(카버)은 아버지의 장례에 한 푼도 보탤 여력이 없어 그저 구경만 한다.(<아버지의 지갑>), 아버지를 묻을 때 옷을 위아래 모두 입힐 건지, 상의만 입힐 건지 장의사는 어머니에게 묻는다. 결국 아버지는 화로에 들어갈 때 반바지만 걸친다(<초원>). 죽은 아버지에게 옷을 제대로 입힐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아버지를 사랑한다. ‘아버지, 사랑해요./하지만 어떻게 아버지한테 고맙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똑같이 술을 조절하지 못하고,/어디 가서 낚시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그이지만 그래도 아버지를 사랑한다(<아버지의 스물두 살 적 사진>).

그런데 이 알코올의존증은 카버의 아내는 물론 자식들에게도 이어진다. 카버가 아름다운 주정뱅이라고 부른 그의 딸은 ‘사흘 동안 취해’ 있다. ‘술이라는 게 우리 집안에서는 독약과 마찬가지라는 걸/잘 알고 있으면서도’ ‘네 엄마와 내가 이미 충분히 보여’ 주었음에도. 그는 딸에게 절규한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서로를 때려눕히고, 우리가 느끼고 있던 사랑을/한 잔, 또 한 잔 마셔 없애버린 것./그 욕설과 주먹질과 배신을’ 멀리하라고. 그러나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딸은 술을 마신다. 그런 딸을 보며 카버는 경고한다. ‘딸아, 넌 술을 마시면 안 돼./ 그게 널 죽일 거야. 그게 네 엄마한테, 나한테/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랬던 것처럼.’(<내 딸에게>)

술 때문일까, 아니면 이 힘겨운 인생 때문일까. 정신이 좀처럼 잠들지 못하고 불면증을 앓는 밤, 그는 ‘체호프가 이 자리에 있어서 뭐라도 처방해줬으면’(<겨울 불면증>)하고 바라지만 그조차 쉽지 않다. 도리어 악몽에 시달린다. 꿈속에서 낯선 사나이가 위스키를 건네주고 그는 술병을 입에 가져가 마시고 입술을 훔친다. 그러고서 추락한다. 추락은 죽음을 뜻한다(<어제, 눈>). 술을 마시는 행위도 공포이지만, 인생도 두려움 그 자체이다. 그는 늘 두려움에 시달린다. ‘경찰차가 마당으로 들어오는 걸 보는 두려움, 잠 못 드는 일에 대한 두려움, 한밤중에 울리는 전화에 대한, 엄습하는 불안에 대한, 돈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아이들이 나보다 먼저 죽을까봐, 그래서 죄책감을 느끼게 될까봐.’ 두렵다. ‘늙은 내가 늙은 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할 거라는 두려움. 잠에서 깨어나 네가 떠난 걸 알게 되는 일의 두려움. 사랑하지 않는 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일의 두려움.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것이 될까.’ 두렵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너무 오래 사는 일에 대한 두려움.....’(<두려움>) 모든 것이 두려움투성이다. 그래서 또 술을 마신다.

‘가난과 수치가 문을 밀고 들어오던 시절’이고 ‘그 뒤로 경찰이 끔찍한 권위를 가지고 현장을 조사하기 위해 따라오던 시절’(<섬세한 여자>)이다.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는 시절’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걸쇠를 걸어놔도, 그 시절에는 그걸로는 어느 누구도 막아낼 수 없’다.(<섬세한 여자>). 그리고 이제 그가 사랑하던 여자가 카버 자기라고 주장하는 그 사람은 어쩐지 자기가 아닌 것만 같다. 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중얼거린다. ‘그녀는 아무래도 마음속에서/나를 다른 누군가와 혼동하고 있는 것 같다./별다른 특징이 없는 젊은 사내, 꿈만 가지고 사는,/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겠노라 맹세했던./그녀에게 반지를 주고, 또 팔찌를 줬던 사내./나와 함께 가, 나를 믿어도 돼. 라고 말했던 사내.’ 그런 맥락의 말들을 했던 그 사내는 어디로 갔는가.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말했듯이, 그녀는 나를 다른 누군가와 혼동하고 있다.’(<그녀가 처한 불운의 저자著者>)

술에 취해 있지 않을 때는, 가족이 곳곳에서 보내온 편지들이 그를 괴롭힌다. 아들이 보내온 그림엽서의 이미지는 아름답지만, 내용은 그렇지 못하다. 아들은 파산직전이다. 급히 돈이 필요하단다. 딸이 보내온 편지도 마찬가지이다. 딸은 스피드광인 남자와 살고 있는데 그 아이들은 오트밀로 연명하고 있고, 그 애도 도움이 필요하단다. 아프고 정신이 흐려진 어머니에게서 온 편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머니는 그가 당신의 마지막 이사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당신이 거주할 집을 사줄 있느냐고(<편지>). <차>라는 시는 이렇게 고통스러운 그의 인생을 집약해놓은 것 같다. ‘앞 유리가 깨친 그 차, 브레이크가 없는, 라이데이터에 구멍이 난, 운전대가 잘 안돌아가던, 엔진 블록에 금이 간, 앞좌석이 찢어진, 뒷좌석이 없는, 오일이 타버린, 타이어가 다 닳아버린, 엔진에 불이 붙던 그 차’(<차>) 그러나 그 차는 ‘그걸 사기 위해 복숭아를 땄던’ 차이기도 하고, ‘식당에서 돈을 안 내고 도망친, 아이가 그 안에서 토한, 내가 그 안에서 토한, 내가 도로 옆에 버리고 온, 내 딸이 박살을 낸, 개를 치고 계속 달리던, 내가 남한테 줘버린, 내가 두 손 다 든’ 차이기도 하다. ‘내가 망치로 두들겨 팬 그 차. 할부금을 낼 수 없었던 그 차.’ 마침내 ‘소유권을 빼앗긴 차.’ 인생의 모든 순간, 불행도, 행복도 모두 함께 겪은 차인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저 뒤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내가 꿈꾸던 차. 내 차.’이다.(<차>) 이 시를 읽노라면 그의 인생이, 나의 인생이, 그리고 결국 별것 없이 스러져가는, 스러져갈 대부분 우리 모두의 인생이 눈앞에 그려진다.

그렇다면 삶은 이렇게 카버의 시에서 느껴지듯이 고통으로 점철된 고난의 길이기만 한 것일까? 이런 생을 어떻게, 왜 견뎌야 하는가, 그럴 바엔 차라리 카버처럼 알코올에 빠져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 즈음 그 고통스러운 나날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던, 희망을 놓지 않으려던 카버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 별이라고 부르는 저 불빛들은/한동안 타오르다가 죽는다.’ 그리고 어머니는 ‘내일을 바라지 마라./그건 인생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거야.’ 말하신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내일을/바란다. 그것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들과 함께 오기를.’(<내일>) ‘우리 모두, 우리  모두, 우리 모두는/우리의 불멸의 영혼을 구원하려 애쓰는데,/어떤 길들은 다른 길들보다 더 빙글빙글 돌고/종잡을 수 없다.’ (<스위스에서>) 그럼에도 ‘내일’을 기다리던 그는 마흔다섯이 되어서야 텅 비었던 심장이 다시 흐르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어느 강가에서 ‘마음껏 오후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다짐한다. 왜냐하면 ‘강을 사랑하는 일은 내 마음을 기쁘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강의 원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사랑하는 일./나를 불어나게 하는 모든 걸 사랑하는 일’(<물이 다른 물과 합쳐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관조적으로 아들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아들아-시간은/지나간단다./ 내 아들아, 우리 모두/미래에는 좀더 살 만해.(<아들의 오래전 사진을 보며>)


<횡재>
다른 말로는 안 돼. 왜냐면 딱 그거였거든, 횡재.
횡재, 지난 십 년.
살아 있었고, 취하지 않았고, 일을 했고, 사랑했고 또
훌륭한 여자로부터 사랑받은 십일 년
전에 사내는 이런 식으로 가다간 여섯 달 정도
더 살 거라는 소릴 들었지. 그때 사내는
내리막길로만 가고 있었어. 그래서 사내는 어찌어찌 사는
방법을 바꿨지. 사내는 술을 끊었어! 그리고 나머지는?
그 뒤로는 죄다 횡재였어. 매 순간이, 사내가, 그러니까,
어떤 게 쪼개져서 다시 사내의 뇌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는
그 말을 듣던 순간까지 포함해서. “날 위해 울지마.”
사내가 친구들에게 말했어. “난 운이 좋은 사람이야.
난 나나 다른 사람들이 예상한 것보다
십 년을 더 살았어. 진짜 횡재지. 그걸 잊지 마.”



<말엽의 단편>
어쨌거나, 이번 생에서 원하던 걸
얻긴 했나?
그랬지.
그게 뭐였지?
스스로를 사랑받은 자라고 일컫는 것, 내가
이 지상에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는 것.



카버는 거듭된 실패 끝에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기고 나서야 겨우 술을 끊었다. 그 이후로 자신의 삶을 줄곧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덤으로 10여 년을 산 후에 폐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세상을 떠난다. 가끔 생각해본다. 그가 말하는 이 덤으로 산 10년, 말년의 행복한 시절이 그에게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그가 이렇게 과거와는 달리 충만한 느낌으로 인생을 돌아보고 얼마쯤은 만족한 채 세상을 떠날 수 있었을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를 읽고 나니 그렇게 고통으로 이어진 인생을 살다갔어도 그는 희망을 놓지 않았으리라고, 그래서 그 고통스러운 생(生)에서 한 점의 행복이라도 발견하고 죽어갔으리라고 믿게 된다. 왜냐하면 그는 내일을 바라지 말라던 어머니의 말에도 ‘내일을, 그것이 가지고 있는 최상의 것들과 함께 오기를’ 꿈꾸던  소년이었고, 결국 ‘스스로를 사랑받은 자’라고 생각하며 ‘이 지상에서 사랑받았다고 느끼’며 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힘겨운 나날 속에서도 누구나 한 번쯤은 카버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그의 시가 진솔하게 다가온다. 아름다운 언어로 쓰이지 않았을지라도 날것 그대로의 생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머지않아 우리는 모두 땅속에서 썩을 것이다.
이 말엔 진실이 들어 있지 않다, 다만 사실일 뿐.
살아 있는 동안 서로에게
그토록 많은 행복을 안겨준 우리들-
우리는 썩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썩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아니다. (<가능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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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9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읽다니 잠자냥. 근데 고마워요. 이렇게 카버의 삶을~ 쭉 정리 안해주셨으면 ㅋㅋㅋㅋ 레이먼드 카버 이놈 시키 이놈 시키 이러면서 미워하면서 시집 읽다 말았을지도...? ㅋㅋㅋ 하지만 그치만 이놈 시키 이놈 시키 이러면서 계속 읽은 건 함정임. 역시... 필립 로스 말이 맞습니다. 잘쓰면 됨. 잘쓰면.
이 시집 읽는 동안 만큼은 이 시집 때문에 술 마시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라고 마음 먹었는 데... 쉽지는 않겠네요. 참고로 저는 집에서 혼술 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언제까지? ㅋㅋㅋㅋㅋㅋ 글쎄? ㅋㅋㅋ

잠자냥 2022-07-19 15:39   좋아요 4 | URL
난 사람이 망가지는 시기가 꼭 있다고 생각해요... 카버는 망가졌던 시기가 알코올과 함께..... 그러나 그때도 썼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남았다!
쟝쟝도 쓰세요.... 다부장을 향한 러브레타, 그리고 그것이 쟝쟝을 살게 할 지어다. 혼술 안 하고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7-19 15:46   좋아요 3 | URL
저 차였어요 그 사람 연애 안한대요 근데 뭐 나도 연애하자고 한 건 아닌데… 역시 부장님은 좀… 근육을 너무 좋아하신달까…. 이 아픔을 글로 쓰면서 극복할게여 흑흑

다락방 2022-07-19 15:47   좋아요 2 | URL
전완근 과 등근육은 여전히 나를 코피 터지게 해요.....

다락방 2022-07-19 15:51   좋아요 4 | URL
음 잠자냥 님 댓글 읽다가 생각난건데, ‘망가지는‘과 정확히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제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사실 저는 그 시간을 ‘죽어있던 시간‘ 혹은 ‘인생에서 들어내도 전과 후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시간‘ 이라고 표현하곤 해요. 그게 아쉽게도 저에게는 20대 였어요. 20대가 썩어있었어요... 하아-

잠자냥 2022-07-19 15:55   좋아요 3 | URL
저는 사랑할 때, 특히 그 대상하고 싸울 때 아주 망가지는 것 같습니다..
내 안의 가장 추한 나, 밑바닥의 나가 나올 때는 사랑하는 누군가와 싸울 때가 아닌가 싶어요.
휴..... -_-
현실 속 사랑은 탕웨이랑 박해일처럼 못함....
나를 묻기보다는 상대를 묻으려고 싸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다락방 2022-07-19 15:56   좋아요 4 | URL
오! 그게 잠자냥 님과 저의 차이네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혹여라도 가장 추한 나, 밑바닥의 나를 보일까봐 신경쓰거든요. 그래서 가는 사람을 붙잡지도 못한다는 커다란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붙잡다가 추해질까봐. 하아-

- 2022-07-19 15:57   좋아요 3 | URL
더해줘 하앍 두분 사랑얘기 더 해주세요 !!! (저기 관객1 공쟝쟝님? 여기서 이러시면 ㅋㅋㅋ)

다락방 2022-07-19 15: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멋진 글을, 그리고 이 책에 대한 찬사이건만, 왜 리뷰로 안쓰고 페이퍼로 썼어요, 잠자냥 님?

잠자냥 2022-07-19 15:43   좋아요 3 | URL
카버 이 시집은 카버 생을 알지 못하면 좀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겠다 싶은 부분이 있어서 다른 책들도 소개하느라 그랬어요~ (알라딘 리뷰는 책 한 권만 들어가더라고요?)
근데 다부장님은 리뷰랑 페이퍼 어떻게 차별을 두고 씁니까?

다락방 2022-07-19 15:47   좋아요 4 | URL
음... 저는 그 책에 좀 집중해서 그 책에 대해서만 얘기하면 리뷰로 가고요 그 책을 읽었지만 다른 얘기가 더 많으면 페이퍼로 가는데, 그래서 대부분 페이퍼가 돼요. 게다가 저는 ‘리뷰 쓰자‘ 이러면 뭔가 각잡게 되어서 리뷰를 못쓰겠어요 ㅠㅠ

페넬로페 2022-07-19 15: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레이먼드 카버가 시도 썼군요!
이 새로운 사실과 그의 생애도 잘 알게 되었어요^^
글과 시의 매칭이 넘 좋아요👍👍

잠자냥 2022-07-19 15:53   좋아요 6 | URL
카버는 단편보다 더 시가 감정을 응축한다고, 그래서 단편소설은 장편보다 시와 더 가깝다고 생각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가 이 시집을 읽다 보면 카버의 초 단편을 읽는 기분도 들더라고요.

바람돌이 2022-07-19 17:3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시를 읽지 않는데..... 더구나 번역시는 더더더 읽지 않는데....
그래서 내 사랑 레이먼드 카버가 쓴 시래도 안 읽으려고 했는데 이런 잠자냥님 글이라니.....
안읽을수가 없잖아요. ㅠ.ㅠ

잠자냥 2022-07-19 21:15   좋아요 3 | URL
ㅎㅎㅎ 저도 그랬습니다만, 도서관에서 낚였습니다요!

그레이스 2022-07-19 18: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너무 절절합니다.
시가 너무 좋은데,
카버는 리얼리티가 너무 강해서 읽고픈데, 읽기 힘든, 읽고 나서 우울한...!

잠자냥 2022-07-19 21:16   좋아요 4 | URL
ㅎㅎ 읽기 힘들지만 그래도 그의 인생처럼 시도 갈수록 밝아집니다..!

새파랑 2022-07-19 18: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놈의 술이 문제인거 같아요. 그런데 또 영감을 주는 술 ㅋ
번역시는 그렇게 와닿지 않던데 카버의 시는 좋네요. 이건 필수 구매 책인거 같아요~!!

잠자냥 2022-07-19 21:18   좋아요 4 | URL
카버의 시는 아마도 그의 단편처럼 단문으로 쉽게 쓰여서 더 와닿은 것 같아요. 뭔가 언어 유희 같은 것이 없을 것 같아서(원문을 보지 않았으니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일기를 보는 것도 같았습니다.

mini74 2022-07-19 19: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극찬하던 작가님이시네요 저도 단편 읽은게 다네요. 시도 쓰셨군요 ~ 자냥님덕에 작가님 인생이 입체적으로 확 와닿습니다 ~

잠자냥 2022-07-19 21:19   좋아요 2 | URL
네, 하루키가 카버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요. 적어도 일본과 우리나라는 ㅎㅎㅎ 시도 참 좋더군요.

2022-07-22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2-07-22 01:12   좋아요 1 | URL
카버는 첫번째 아내와 자식들하고 정말 술 때문에 가족이 붕괴된 것 같더라고요. 그 첫 아내도 나름 똑똑하고 카버가 작가로 성장할 수 있게 여러모로 도움을 준 여성인 것 같아 그녀의 붕괴도 안타깝더라고요. 그래도 카버는 그 말년에는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성당> 같은 희망적(?)인 보기 드문 글도 남긴 것 같고요….. 술이 참 신기해요. 저도 건강이 좀 나빠지면 술을 좀 멀리하다가도, 또 금방 잊고 마시게 되더라고요. 케이 님이 무려 2019년 3월부터 금주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그러고도 쌍둥이들 때문에 그때가 그립지 않다는 게 뭔가 뭉클합니다. 암요, 아가들 웃음이 술 한 잔보다 더 행복하지요!
 
헤어질 결심 각본
박찬욱.정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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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각본집) 사랑한다고 했어요?˝
˝(각본집으로) 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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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7-19 1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살겁니다, 산다구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9 11:05   좋아요 1 | URL
장바구니 깊이 깊이 묻어요.......

책읽는나무 2022-07-19 1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까지!!!!

잠자냥 2022-07-19 13:56   좋아요 2 | URL
쟝쟝하고 다부장님 극장으로 몰아간 사람이 저입니다! 에헴 ㅋㅋㅋㅋ

- 2022-07-19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게 사랑이더냐으냐으
 
우리 모두
레이먼드 카버 지음, 고영범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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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당신은 진실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지만 나는 결국 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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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9 14: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 나쁜 사람 ㅋㅋㅋㅋ

잠자냥 2022-07-19 14:5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깊이 깊이 묻어요.ㅋㅋㅋㅋㅋㅋ
 
미끄러지는 말들 - 사회언어학자가 펼쳐 보이는 낯선 한국어의 세계,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백승주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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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통해 들여다 본 한국 사회의 차별과 혐오의 문제들. 언어가 결국 한 사람과 사회의 생각을 반영하는 거울 같은 것이라면 현재 이 사회가 얼마나 약자들에게 혐오와 차별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는 폭력적인 곳인지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언어학적으로 좀더 깊은 글을 원했는데 살짝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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