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칼라 - 현대 중간계급의 초상
찰스 라이트 밀스 지음, 조형근 옮김 / 돌베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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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에 새로이 등장한 화이트칼라의 초상을 이보다 더 세밀하게 분석한 저작이 있을까. 놀랍게도 그 초상은 21세기 한국의 화이트칼라와 거의 똑같다. 자기 노동의 산물에서 소외당하며(카프카적 소외) 대중문화를 소비하면서 마취된 삶을 사는 ‘작은 피조물’의 모습, 참으로 눈물겹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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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1-2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간층에서 보면 관리는 일부는 당신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고, 일부는 시스템이며, 일부는 당신 자신이다. 화이트칼라는 흔히 말하듯 관리의 일부라고 할 수도 있지만, 관리는 많은 것을 포함하며 그 전부가 관리는 아니다. 당신은 권위를 행사하지만 그 권위의 원천은 아니다. 위에서 보면 당신은 관리되는 대상 중 한 명으로서 위협으로 보일 수도 있다. 아래에서 보면 관리자 중 한 명으로서 도구로 보일 수도 있다. 당신은 관료제 기구 자체의 톱니바퀴이자 피대皮帶며, 결정을 내리는 사람과 이행하는 사람을 하나로 묶는 명령, 설득, 통지, 청구서 등으로 이뤄진 사슬의 연결 고리다. 당신이 없으면 경영 관료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당신의 권한은 엄격하게 규정된 직무 행위의 궤도 안에 한정되어 있으며, 당신이 휘두르는 권력은 빌린 것이다. 당신에게는 부하의 표식이 붙어 있고, 당신의 말은 평범하다. 당신이 다루는 돈은 타인의 돈이고, 당신이 분류하고 섞는 서류에는 이미 타인의 표지가 남아 있다. 당신은 결정의 하수인, 권위의 조력자, 관리의 앞잡이다. 당신은 임금노동자보다는 관리에 더 가깝지만, 당신이 내리는 결정이 최종 결정인 경우는 거의 없다.(p.145)
 
파시스트 되는 법 - 실용지침서
미켈라 무르자 지음, 한재호 옮김 / 사월의책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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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와 해학으로 받아들이며 읽다 보면 문득 섬뜩해진다.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도 실상은 파시스트이거나 파시스트의 부활을 꿈꾸거나 파시즘을 추종하는 인간들이 이 세계에 너무 많음을 깨닫게 되어. 게다가 실제로 이 책의 지침을 따르는 대중 및 정치인이 있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우려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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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11-25 14: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장벽을 쌓는 사람들, 오직 자기들끼리만 연대감을 주고받는 사람들, 양쪽 모두를 조종하기 위해 사람들을 대립시키는 사람들,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려는 사람들, 법이라는 무기와 책임이라는 핑계로 거주이전의 자유라는 권리를 부정하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오늘날의 파시스트들이다. -미켈라 무르자, <파시스트 되는 법>

Falstaff 2025-11-25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누가 브레히트더러 똑똑하지 않다고 할까봐) 이렇게 얘기했습지요,
˝파시스트들의 가장 나쁜 유산은 그들에게 저항했던 사람들의 가슴에도 파시즘의 씨앗을 심어놓고 사라진다는 것이다.˝
정치 생각 안 하고 산 지 꽤 됐습니다. 뭐 그렇다고 꼭 짚어서 지금이 파시즘 회귀 시대라는 말은 아니고.....요.... 아니 그럴 것도 같네요. 정말? 그려? 아몰랑!!

잠자냥 2025-11-25 16:48   좋아요 1 | URL
이 책 읽다 보면 민주주의나 파시즘이나 참 백지 한 장 차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민주주의가 파시즘으로 변질되기도 쉬운 것 같고요. 그래서 저 똑똑한 브레히트가 태어난 나라의 국민들도 희대의 파시스트에게 그렇게 휘둘렸지 않았겠습니까. 지금 한국도 뭐 별반 다를 바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파시스트라고 부르는 파시스트 천국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홀로 술틀을 밟고 있는가 문학동네포에지 21
고정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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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고정희. 그의 첫 시집을 복간본으로 오랜만에 읽는다. 시를 통해 젊은 그를 만나려니 마흔셋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떤 시를 쓰고 있으려나 안타까움이 또 한번 절로 든다. 그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나를 성취해가는 실존의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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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암실문고
마리아 투마킨 지음, 서제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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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비극을 겪고 살아남은 자들의 고통에 작가가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글감으로 소비하기 위해? 그들의 고통을 관조하는 작가의 태도에 독자인 나마저도 공감은커녕 마냥 겉돌게 된다. 타인의 고통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음을 이렇게 보여주고자 했다면 성공한 것 같지만 뭔가 불쾌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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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5-11-21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이 평만 읽어도 짜증이 나서 이 책이 읽기 싫어지네요. 이 책 집에 있는데...

잠자냥 2025-11-21 10:3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진짜 꾸역꾸역 읽었는데... 다락방 님 취향도 아닐 거 같음;;
암실문고 지금까지 읽은 것 중엔 이게 제일 별로였어요... (근데 빨리 읽고 팔아! 아직 3천 5백원은 받을 수 있어!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5-11-21 10:44   좋아요 0 | URL
한국에 2월에 가는데요 ㅠㅠ

잠자냥 2025-11-21 12:08   좋아요 0 | URL
그때 팔면 소주 한 병 값은 받지 않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소주는 니가 사라 순댓국은 내가 살게ㅋㅋㅋㅋ(아 아니구나 ㅋㅋㅋ 요즘 밥집에서 소주 한 병 5천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5-11-21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싶은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100자편 좋습니다. ^^

잠자냥 2025-11-21 15:26   좋아요 0 | URL
음 근데 이 책 좋다고 평한 분들도 많아요~ ㅎ
 
미시마 유키오 - 우국·한여름의 죽음 외 22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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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가득한 공간에서는 숨 막혀 죽을 수도 있듯이, 여기 수록된 단편들은 하루에 서너 개 이상 읽기는 무리이다. 그 농밀한 아름다움에 취해 질식할 수도 있으므로. 미와 피, 죽음의 그림자 짙은 이야기들.... 첫 단편은 무려 열여섯에 쓴 작품이라니, 미(美)시마 유키오 그는 역시 미(美)친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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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5-11-22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망설이다 잠자냥님 얘기로 다시 구입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