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뒤락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9
애니타 브루크너 지음, 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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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를 닮은 그녀 이디스. 휴가철이 지난 스위스의 어느 한적한 호텔 뒤락. 거기 모인 온갖 유형의 여자, 여자, 여자들이 빚어내는 이야기. 기품있고 우아한 문체로 결혼, 일, 사랑 등 여자의 삶을 말한다. 당신도 나처럼 이 책을 덮는 순간 애니타 브루크너의 다른 책을 검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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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봄날의 소품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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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물처럼 조용히 흐르는 문장. 가을 바람처럼 선선히 스미는 문장. 아무리 읽어도 그의 글은 질리지 않는다. 담백하고 소박하고 덤덤히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다시, 나쓰메 소세키를 읽기 좋은 계절이 돌아온다. '유리문 안에서'는 여러 번 읽어도 언제나 눈물 맺힌다. 죽기 직전에도 읽고 싶은 그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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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서관에서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빌려왔다. 생각보다는 책 부피가 크지 않아서 금세 읽겠다 싶었다. 책을 빌려온 뒤 본격적으로 읽어볼까 싶어서 책장을 넘기다가 깜짝 놀랐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 가운데 발견하게 되는 그 '무엇'은 보통 불쾌한 것들이 많다. 밑줄이나 낙서, 흘린 음식물 흔적 등은 양반에 속한다. 물어뜯은 손톱이나 머리카락 등을 발견하곤 기겁할 때도 있다. 뭐 누구는 지폐가 들어 있기도 했다지만 나는 아직 그런 적은 없다.

암튼 그런 흔적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누군가 이 책을 먼저 빌려 간 사람이 남긴 포스트잇, 그리고 그 포스트잇에 적힌 내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짧은 편지를 읽고 나서 한동안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다. 뭐랄까 뭉클하기도 하고... 그 사람이 이 메모를 언제 붙여놨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포스트잇은 이 책을 빌려간 어느 누구도 떼어내지 않고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 책은 이미 다 읽었고, 나 또한 이 포스트잇을 붙인 채로 반납할 생각이다.

포스트잇 내용을 옮겨 본다.

막연하게 '페미니스트 -> 과격하고 화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30여년, 명예남성으로 살면서 눈감은 일도, 비난한 일도, 불쾌한 일도 있었지만, 작년 '강남역 10번 출구' 사건 이후 머리가 띵해지며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이 나라의 많은 여성들이 명예남성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틀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배워야하는, 어딘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으로 맘을 조금만 가볍게 먹고, 페미니즘을 접하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페미니즘을 접하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괴로워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세계관이 달라지고 삶이 달라집니다. 정확하고 정당하게 분노할 줄 아는 것은 매우 건강한 일입니다. 누구도 여성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똑바로 볼 줄 알며 살아갑시다. 아래는 제가 읽었던 것 중 이 책과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들입니다. 당신도 조금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나쁜 페미니스트>
<악어 프로젝트>

이 책들도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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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8-16 17: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평생 잊지 못할 편지를 읽으셨군요. 저 책을 고르는 남성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자냥 2017-08-16 17:24   좋아요 0 | URL
네 도서관에서 빌린 책 속에서 지폐를 발견한 것보다 기뻤다고 할까요. ㅎㅎ cyrus님 말씀처럼 남성 독자들도 많이 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목나무 2017-08-16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자주 빌려 읽는데 이런 편지 받으면 기쁠 것 같아요.
이런 편지를 써서 반납하고 싶은 생각도 문득 해봅니다. ^^

잠자냥 2017-08-17 09:26   좋아요 2 | URL
저 책을 빌렸던 (또는 빌릴)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기분을 느꼈으리라 생각하니 또 기분 좋네요. ㅎㅎ
 
이별 잦은 시절
로제 그르니에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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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절판된 책을 다른 서점에서 구해서 읽었다. 수록된 단편 10개는 어딘지 우스꽝스럽고 희극적인데 읽고 나면 쓸쓸하고 애잔한 기분에 휩싸인다. 그들은 모두 간절히 바라는 것을 놓치고 만다. 어쩌면 그게 인생 아닐까? 87세 노작가가 물기 머금은 우수 어린 어조로 삶의 비애를 조용히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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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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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은 가랑이 사이에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폭력은 그 가랑이 사이의 차이에서 크게 일어나는 것 같다. 페미니즘은 남성의 힘과 권리를 침해하거나 빼앗으려는 운동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자유인이 되거나 함께 노예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평등한 권리를 명민하게 말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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