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웃음소리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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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버트‘의 탄생을 알리는 작품. 눈먼 사랑으로 마침내 파국을 맞이하는 중년남 알비누스의 비극을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그렸다. 롤리타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마르고타와 연인 렉스 캐릭터도 불쾌할 만큼 생동감 넘친다. 어둠 속의 웃음소리란 바로 그 어리석은 욕망을 조롱하는 소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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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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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벼운 내용이려니 했는데 뜻밖에도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통찰이 나름 빛난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지구라는 편의점 안에서 쓸모 있는 상품, 또는 부품으로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지 못한 인간에게는 호통치고 야단치고 그것도 안 될 땐 배제(폐기)해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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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문화가 있는 날' 행사는 조금 솔깃했다. 2월 중에 이용한 공연·전시·영화 유료 관람권을 도서로 교환해주는 ‘도깨비책방’이 열린 것이다. 송인서적 부도 사태로 피해를 입은 1인 출판사 도서를 유료 관람권과 교환해주는 행사였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을 위해서 서점온 사이트(www.booktown.or.kr)를 통해서도 신청받고 배송해주기도 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영화는 꼭 보니까 <컨택트>를 보고 버리지 않았던 영화표를 사진으로 찍었고, 도서 리스트를 훑어본 뒤 원하는 책을 골랐다. 뜻밖에도 괜찮은 책들이 꽤 있었다. <나쁜 페미니스트>처럼 핫한 책은 금세 동났다.


내가 선택한 책은 ㅋㅋㅋㅋㅋ 정말 인기가 없었다. 며칠이 지나도록 마감이 뜨기는커녕 신청 인원 숫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은......... 끝까지 마감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책이 집에 왔다. 물론! 배송비도 무료!





선택할 때도 참 표지 디자인이 구리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받아보니 더 구렸다.ㅋㅋㅋㅋㅋㅋ 활자 조판도 뭔가 너무 올드한 느낌이랄까. 번역은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을 보는 순간 뭔가 레어템 느낌을 감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고르지 않은 까닭은, 1. 표지가 너무 구려서. 2. 다니자키 준이치로를 잘 몰라서 -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내 친구도 이 행사를 통해 하필이면! ㅋㅋㅋ 이 책을 선택했다는 게 아닌가! 이런 격하게 반가운 느낌이라니. ㅋㅋㅋㅋㅋ 이 책을 고른 그 드문 사람들 가운데 내 친구가 있었던 것이다. 근묵자흑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영화티켓으로 이런 책 한 권을 건졌고, 서로 말한 적도 없는데 친구도 똑같은 책을 고른 것을 알았으니 뭐랄까 뿌듯함과 기쁨이 두 배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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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춘금초》를 가지고 있어요. 줄거리가 흥미로워서 중고매장에서 보자마자 구입했습니다. ^^

잠자냥 2017-03-09 13:35   좋아요 0 | URL
부럽습니다! 이 출판사에서 다니자키 준이치로 책이 3권 나온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여기서 나온 <다니자키 준이치로 단편집>은 나왔을 때 신나서 서점으로 달려갔는데... 그 조악한 편집을 보고 믿음이 영 안 가서 결국 사지 않았거든요. 근데 결국 품절 ㅠㅠ 사둘 걸 그랬습니다. 쩝.
 
플레인송
켄트 하루프 지음, 김민혜 옮김 / 한겨레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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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따뜻한 작품. 그러면서도 섣불리 희망이나 지나친 낙관을 말하지 않는다. 바비와 아이크, 맥퍼런 형제가 기억에 남는다. 바비와 아이크 두 아이의 세계는 ‘어른‘들로 인해 쉽사리 망가진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아이들은 서로 또는 또 다른 어른에 의해 치유받고 자란다. 삶이 그런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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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카렐 차페크에 꽂힌 나. 그의 모든 작품을 읽어 볼 생각인데, 몇몇 작품이 지만지에서만 나왔다. 나는 '지만지' 시리즈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정확히는 미덥지 못해서) 이 시리즈 책은 웬만하면 사지 않는다. 일단 가격이 괜히 비싸고 축약본인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에는 가격이 더 오른 듯?

암튼 읽어보고는 싶은데, 집 근처 도서관에는 차페크 책이 몇 권 없다. 더욱이 지만지에서 나온 책은 아예 없다. 그래서 <호르두발>을 먼저 신청했다. 얼마 뒤 도서관에서 문자가 왔다. 내가 신청한 '지만지' 시리즈는 많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얼마 전부터 신청받은 책은 '큰 글씨' 책으로만 구입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큰 글씨' 책으로 구비하겠다는 문자였다.

크면 얼마나 크겠어 생각한 나..... 사실 이 '큰 글씨' 책이 도대체 얼마나 큰지 감이 오지 않았다. 활자가 조금 큰 거 아닐까 생각했다................

어제 드디어 신청한 책이 왔다고 해서 저녁 때 도서관에 갔다. 그런데 이 책을 주면서 사서가 웃는 게 아닌가!? 신간 비치 코너에 있는 이 책을 갖고 오는 사서의 모습은 마치......... 서당에서 하늘천따지 천자문 책을 옆구리에 끼고 나오는 동자 같았다..... 그렇다 옆구리에 끼고 온 것이다!!!!!!!!

"이 책이 좀 큰데.... 괜찮으시겠어요?"
사서가 물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어이없는 웃음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네........ 하하하. 들고 다닐 수는 없겠군요."
"그... 그렇죠? 하하하."
나는 책을 들고 황망히 섰다가 물었다.
"지만지 시리즈는 그럼 계속 이렇게 큰 글씨책으로만 구입하나요?"
"네... 아마도."

나는 받아든 책을 옆구리에 끼고 도서관을 나왔다. 지만지에서 나온 차페크의 다른 책 <별똥별>도 이렇게 읽어야 하는구나. 하하하.  글자가 너무 커; 나를 집어삼킬 것 같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빌려온 큰글씨책 <호르두발>




일반 지만지 책과 비교. 안 산다면서 '이반 부닌' 단편집은 알라딘 중고에서 샀다.



글씨 크기 비교




가장 오밀조밀함을 자랑(?)하는 -_-;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 글자크기와 비교



가장 잘 알려진 민음사 세계문학 시리즈와 비교. 맨끝은 민음사 쏜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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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3-08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공감합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겪었어요.

동네 도서관에 없는 책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도서관에 있는 걸 확인했어요. 그 책을 읽을 수 있다면 버스 타고 가는 데 한 시간 걸려도 상관없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면 ‘큰 글씨책’입니다. 빌릴 수 있는데, 이걸 굳이 집에 가서 빌려 읽기가 난감해요. 결국은 포기... ㅋㅋㅋ

이걸로 도서관을 원망할 수 없는 게 도서관 도서 구입비용에 적정선이 있기 때문에 ‘큰 글씨 책’과 그 원래 판형의 책 모두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잠자냥 2017-03-08 15:3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큰 글씨 책 덕분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서당 다녀오는 동자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커요. ㅋㅋㅋㅋㅋㅋ 어르신들인 좋아하실라나 ㅋㅋㅋㅋㅋ 그럼에도 도서관 정책은 이해합니다. ㅋㅋㅋㅋ

2017-03-0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17-03-08 16:39   좋아요 0 | URL
네 저 책은 확실히 눈 나쁜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더군요. ㅎㅎㅎ

Falstaff 2017-03-09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 시리즈 책은 한 권도 안 산 게 정말 다행이네요. 그리고 당연히 완역은 아니지요? 지만지에서만 나오는 좋은 책들이 있는데 그게 궁금해서 도무지 안 사게 되더라고요.

잠자냥 2017-03-16 17:31   좋아요 0 | URL
다행히 <호르두발>은 완역이었습니다!

잠자냥 2017-03-0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르두발>은 아직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절판된 예전 출판사 <호르두발>과 이번 지만지 시리즈 페이지 분량을 확인해 보니 어쩐지 완역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만지 시리즈를 보면, 아시다시피 원작은 무지막지한 분량인데 가볍게 한 권으로 나온 책들이 꽤 보이더군요. 그래서 이 시리즈 어이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면서도 책 값은 또 무지막지 비싸요.

다행히 여기서 나온 체호프 단편선이나 이반 부닌 단편선 같은 책들은 ‘단편‘이니까 몇몇 작품들만 골라서 온전히 수록되었더군요. <호르두발>은 다 읽고 나면 완역인지 아닌지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