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 전철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아니 내년 달력이 벌써 나왔어요?” “아유, 그럼요. 두 달 밖에 안 남았잖아요.” 돌아보니 서로 초면인 장년의 아줌니와 아재가 말을 나누고 있다. 그렇구나, 두 달 밖에 안 남았구나. 2024년 나한테는 어떤 한 해로 기억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요즘 우울증을 의심해 볼 만큼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서 큰일이다. 오늘 아침에도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 내리다 눈물이 또르륵..... 이럴 때 나에게는 결국 책이 답이라서 책을 사고 또 산다.




실비 제르맹, <소금 조각>
실비 언니.... 내 취향이야...... 문장성애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1984Books에서 나온 예쁜 장정의 책. 사지 않을 수 없다. 실비 제르맹이 1986년에서 1993년까지 머물렀던 프라하를 배경으로, 변화하는 역사 속에서 정신적 위기를 겪는 개인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인공 루드빅의 삶의 고통과 내면적 변화를 탁월하게 묘사”한다고.




에드나 오브라이언, <시골 소녀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발표 전에 은행나무가 좀 덕을 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은행나무세계문학에세’ 목록을 살펴보면, 최근 노벨문학상 베팅 사이트에 늘 이름을 올리는 작가들 작품이 다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찬 쉐, 제럴드 마네인(국내 첫 소개), 저메이카 킨케이드, 조이스 캐롤 오츠, 다와다 요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등- 그런데 결국 결과는! 모두가 다 아는 그분이 받으셨고. 나는 이 시리즈 중 최근 소개된 이 책을 읽고 싶어서 샀다(제럴드 마네인 책도 살 예정). “소설 속 인물들은 전부 색정증 환자들”이라며 1960년 아일랜드에서는 출간되자마자 금서로 지정, 불태워졌다는데 그래봤자 얼마나 부도덕하고 야하겠냐 싶은데...




천쓰홍, <67번째 천산갑>
10월에 리뷰대회가 좀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그 용도로 샀다. 다들 10월 말까지 마감이던데 관심 있는 책 골라서들 도전해보세요. 난 다른 책은 관심이 없어서(읽어봤자 안 쓸 거 같아서) 포기하고 이 책만 도전. 이건 재밌을 것 같다. 게이 남주랑 헤테로 여주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는데... <대도시의 사랑법>과 비슷할까 아닐까.

이 책 말고 또 다른 리뷰 대회가 있는 책은 다음과 같음(모두 총상금 100만원).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 (얘들아, 이건 문화상품권으로 준대-1등 30만원이야!)




<유령의 시간> (얘들아, 이건 분량이 짧고-A4 1장 이내, 알라딘적립금으로 여러 사람을 준다!)



오에 겐자부로, <치료탑 행성>
아니, 오에 겐자부로가 SF 소설을?! 하고 놀라는 사람들 있으리라. 나도 그랬다. 이 책의 존재는 최근 읽은 <출판사의 첫 책>에서 알게 되었는데, 출판사 ‘에디토리얼’에서 내놓은 첫 책이다. 주로 과학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곳인데 오에 겐자부로의 이 SF 소설을 처음 출간하게 된 사연을 흥미롭게 읽다가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는....


 에디토리얼의 <마로 시리즈Maro Series> 첫 책이 오에 겐자부로의 『치료탑 행성』이에요. ‘출간되었던 당시에도 그다지 주목받지는 못한 듯하다’라고 적힌 책 소개를 봤어요. 알려지지 않은 옛 작품을 첫 책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렇게까지 주목받지 못한 것은 아니고요. (웃음) 1995년에 지금은 사라진 출판사 고려원에서 ‘오에 겐자부로 소설문학 전집’이라는 큰 기획물이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치료탑 행성』은 그 전집 수록작이에요. 일본 문학 전공자에게 이 책을 추천받았는데, 저는 오에 겐자부로가 SF 소설을 썼다는 것을 몰랐어요. 작가와 친했던 SF 마니아 작곡가 다케미쓰 도루武満徹를 위해 쓴 연작이라고 해요. 오직 친구를 만족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작업했는데 정작 그분은 별로였는지 별다른 코멘트가 없었나 봐요.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출간해야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오에 겐자부로의 문학 세계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 국가나 공동체의 문제가 개인의 아주 사적인 영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와 그렇게 벌어지는 사건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유예요. 『치료탑 행성』은 이러한 특징을 SF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고요. 근 삼십 년 전 출간된 작품이지만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을 개인에게 구원이 되는 방향으로 풀어 나가는 작가의 기조가 여전히 의미 있게 와 닿았어요. -<출판사의 첫 책>에서 발췌




단테 알리기에리, <신곡- 지옥.연옥.천국 귀스타브 도레 삽화 수록본>
갑자기 일어난 알라딘 서재 <신곡> 함께 읽기(이게 다 누스바움 언니 때문)- 다락방에게 땡투를 하고 싶었으나.... 나는 민음사 <신곡> 말고 이 책이 사고 싶어서 이걸로 샀다는. 미안해 다락방 다른 책으로 땡투 많이 할게!


    


린 노티지, <스웨트 : 땀, 힘겨운 노동>
영미 연극계를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린 노티지의 2015년 작. 이 작품으로 린 노티지는 두 번째 퓰리처상(2017)을 비롯하여 수잔 스미스 블랙번상(2016), 오비어워즈(2017), 이브닝 스탠다드 씨어터 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했다고.


전자책



유진 오닐, <잘못 태어난 자를 위한 달>
유진 오닐 희곡이 번역되어 나왔는데 안 살 수가 있는가. 그런데 지만지..... 종이책은 정가 20,800원. 으음 너무해! 전자책도 무려 16,640원 → 16,640원(0%할인)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전자책으로 쿠폰 모아 알뜰하게 샀다. 이 작품은 오닐의 대표작 〈밤으로의 긴 여로〉에서 이어지는 세계관으로, 그 등장인물의 하나인 형 제이미가 주인공이다. 오닐이 형에게 가졌던 애증의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어 오닐 작품 세계는 물론 생애를 들여다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랭 드 보통, <현대 사회 생존법-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보통 책이 갑자기 읽고 싶어서 최근에 나온 이 책을 샀다. 휘리릭 넘겨보니 보통의 보통 맛.




토마스 렌취, <20세기 철학 입문-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철학사 좀 훑어보려면, 허구한 날 소크라테스부터 시작해서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그 앞 장에서 지루하게 헤매다 끝내던 나날이여 안녕, 이 책은 20세기 철학만 훑어본다. 책도 일단 가벼워서 부담 없어 보임.




클레어 데더러, <괴물들-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위대한 걸작을 탄생시킨 괴물 예술가를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나에게도 이런 딜레마가 좀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람 중엔 “로만 폴란스키” 그가 바로 그렇다. 그는 아동 성범죄자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영화를 좋아해..... 인간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가 만드는 영화는 계속 보고 싶은 나-특히 <차이나타운>(1974) 같은 영화.... 이런 나의 딜레마를 이 책으로 마주해 보고자 샀다.




사사키 겐이치, <새로운 단어를 찾습니다- 4천만 부가 팔린 사전을 만든 사람들>
이 책은 내가 여러 번 언급했던 것 같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계속 기억에 남기도 하고, 다시 읽고 싶어서 결국 구매. 사전에 미친 두 남자, 인간이기에 실수와 오해가 있고 그로 말미암아 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이 두 사람의 애증의 관계, 그 애증의 세월을 다룬 책으로 기억에 남는다...

전에 이 책 읽고 쓴 페이퍼를 다시 훑다가 이 단어가 눈에 들어와 다시 소개.
 


사랑: (상대의 행복이나 발전을 바라는) 따뜻한 마음. -<산세이도 국어사전>, 초판





마이클 스타코위치,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
지난번 9월 두 번째 산책에서 소개했던 책이다. 알라딘 품절센터에 의뢰했는데 새 책이 왔습니다. 열일하는 알라딘, 잘한다! 아무튼 이 책을 다시 소개하고 싶어서 또 올려 봄.




사실, 책은 많이 사지는 않은 것 같은데 책탑을 높이는 데 신곡이 큰일했다.




아침에 이 사진 찍는데 막냉이... 졸린 거 아니고요. 간식 달라고 하트 눈 발사 중.... >_<



그렇지만 막냉아... 오늘의 포토제닉은 3호란다. 저 이빨 어떡해!!!!!! ㅋㅋㅋㅋ 아 귀여!!!!!!!!!





그리고 3호 이 녀석 좀 봐요... 맨날 내 머리맡에서 자더니 나 없으면 잠을 못 자.... 내 손 좀 예쁘 게 나온 거 같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끝으로 1분 은곰탱이 뉴스

최근 알라딘 언니들이 아닌 다른 곳에서 3040 언니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늘도 예쁘다는 소리 들었다” 자랑하던 은곰탱이는 그래도 첫사랑인 알라딘 언니들을 잊지 못해 틈틈이 북플을 살펴보던 중 책잘알 운동잘알 언니들이 런데이앱을 깔고 모두(?) 달리기를 하는 것에 자극받아 본인도 저질체력을 극복코자 런데이앱을 깔고 달리기를 시도했으나 달린 지 30초 만에 사경을 헤맬 듯한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 앱을 바로 삭제해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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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5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한강 노벨상 소식에 같이 유난 떨고 싶은데 그럴 때 생각나는 건 알라딘 뿐이었다는 사람들이 여럿 보이네요. 제 서재에도 그런 분이 오랜만에 댓글 달아주기도 하셨고요. 오프라인에서 얘기를 나눌 사람이 없... ㅎㅎ 알라딘이 있어서 여러가지로 참 좋고 다행이고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소설 속 인물들은 전부 색정증 환자들‘이라는데, 아아, 예전 같으면 어머 이건 읽어야해!! 했을것 같은데, 저 문장 보자마자

으.. 피곤하다.. 극심한 피로가 몰려온다..

이렇게 되고 있네요? 이것이 바로 노화라는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곡]은 잠자냥 님이 구매하신 게 훨씬 탐스럽네요 ㅠㅠ

잠자냥 2024-10-15 13:00   좋아요 0 | URL
책 좀 읽는 사람들이 아닌 바에야, 노벨문학상에 크게 관심도 없었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튼 책 안 읽는 사람까지도 서점 드나들게 하는 한강 언니의 수상 또 한 번 축하할 일이고요.

˝색정증˝ 그 책은 ˝색정증˝이 포커스는 아니고 ㅋㅋㅋㅋㅋ (그건 내 눈에 띈 문구 ㅋㅋㅋㅋ) ˝어린 두 소녀가 작은 시골 마을을 떠나 대도시로 이주한 뒤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인데요, 흔한 성장소설과는 다른 파격적인 이야기가 좀 들어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당시 통념상으로는 어린 여자들의 욕망과 판타지 등을 보수적인 아일랜드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나 봅니다.

제가 산 신곡 들고 읽으면 손목 나갈 무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stella.K 2024-10-15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력이 벌써 나왔군요. 올연말에도 저는 벽걸이형 달력을 구하기 위해 뛰어야합니다. ㅠ
소금조각 표지 좋으네요. 전 저런 표지가 좋더라. 새로운 단어... 좋은가 봅니다. 글치않아도 어제 보관함에서 째려 봤는데...ㅋ

잠자냥 2024-10-15 12:22   좋아요 0 | URL
종이값이 비싸서 달력 구하기도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새로운 단어>는 어디선가 소개되기도 해서 그나마 많은 분들이 읽었던 것 같아요. 좋은 책이에요. 사전 만드는 사람들의 ˝열정˝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 않아서 더 재밌습니다.

302moon 2024-10-15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금 조각>, <시골 소녀들> 읽고 싶네요! 다른 책도 보이지만 우선 두 권 찜 😁

잠자냥 2024-10-15 12:56   좋아요 0 | URL
또 바로 읽으시고 별점 남기실 거 같습니다~!!

공쟝쟝 2024-10-15 1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왜 울어여.... 잠자냥.. 울지 마 (짝) 울지 마 (짝) ㅋㅋㅋㅋㅋ
나두 저거 클레어 데더러 샀는 데.. 이미 사가지구... 대신 커피에는 땡투해서요!

잠자냥 2024-10-15 14:54   좋아요 1 | URL
갱년기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도 때도 없이 눈물 나! ㅋㅋㅋㅋ
아 그 커피 땡투가 쟝이었구나! 감사감사 ㅋ

단발머리 2024-10-1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책탑 멋져요~~~ 이제 산 책도 2번 밖에 안 남았네요.
저는 실비 언니 ㅋㅋㅋㅋㅋㅋㅋ 언니? ㅋㅋㅋㅋ 책은 안 읽어봤지만 표지가 너무 제 스타일 ㅋㅋㅋㅋ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꽂지 말고 어디에 전시하고픈 외모입니다.
단테 신곡 어마무시ㅋㅋㅋㅋ 책이 엄청 탐나네요. 가격 보러 좀 가봐야겠어요!

잠자냥 2024-10-15 14:56   좋아요 2 | URL
저도 산책 두 번밖에 안 남았길 바랍니다...ㅋㅋㅋ
1984books 책 디자인 참 예쁩니다. 이 출판사 책 나란히 꽂아두면 더 예뻐요.

햇살과함께 2024-10-15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곡 삽화 너무 탐나지만 저건 지하철에서 못 읽을 수준...
은오님 아직 젊어서 우리처럼 달리기가 절박하지 않아 ㅎㅎㅎ

잠자냥 2024-10-15 14:56   좋아요 2 | URL
저렇게 두꺼운 책.... 집에서 읽을 생각으로 사야지 전철 타고 다니면서 읽으면 큰일나요!
은곰탱이보다 쳬력은 언니들이 더 좋을 것으로 아룁니다...ㅋㅋㅋㅋ

새파랑 2024-10-1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소금 조각> 읽었는데 뭔 내용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ㅋ 리뷰를 찾아보려고 하니 리뷰가 하나도 없더라는....
잠자냥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

잠자냥 2024-10-15 14:57   좋아요 1 | URL
푸하하, 안 그래도 술파랑님이 이 책 읽고 있어요 표시한 거 보기는 했는데 뭔소리인지 모르겠군요?!
제가 리뷰를 쓰고 싶어지는 책이길 바라겠습니다......


독서괭 2024-10-15 1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머 3호야~~미친 미모~~ 세상에~~ 이 순간 잠자냥의 팔이 되고 싶다!! ㅋㅋㅋ
이번에 리뷰대회가 많군요?? 다른 리뷰대회까지 친절하게 소개해주시다니. 제 취향은 얇고, 분량적고, 여러 사람에게 뿌리는 대회이지만 저에겐 시간이 촉박하네요. 잠자냥님 1등 기원!!
저는 잠자냥님을 산세이도 국어사전이 정의한 개념에 따라 사랑합니다.. ㅋㅋ 눈물 날 땐 다락방님을 만나면 어떨까요? 원래 가을도 타시나요?
오, 우리 은곰님이 한강작가님 꽃길을 예상했네요~~ 와우. 보는 눈이 있어.. (저와 달리..흑흑) 근데 달리기 30초에 나가떨어질만큼 저질체력이었나요 ㅋㅋ 같이 합시다 은오님!

다락방 2024-10-15 13:53   좋아요 1 | URL
눈물날 땐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10-15 14:58   좋아요 2 | URL
3호 진짜 미친 미모로 나왔죠?
아니 날 그렇게 사랑하다니... 눈물 난다.......!
눈물 날 때 다락방 만나면 같이 땀 흘리면서 삼겹살 ㅋㅋㅋㅋㅋㅋ
곰탱이가 런데이앱 깔고 달렸다고 해서 웬일이냐! 했더니 30초 달리고 지웠다고 해서... 아..... 그럼그렇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10-15 16:43   좋아요 2 | URL
다리 후들거려서 같이 못해요 괭님.....
지금 생각해보면 30초도 못채웠던 거 같은데...

망고 2024-10-15 13: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창밖 바라보며 커피내리면서 또르륵...우는 것도 문학적인 잠자냥님ㅠㅠ 멋있지만 그래도 울지 마세요ㅠㅠ
냥냥이들 눈 게슴츠레 뜨고 지가 예쁜 줄 알고 애교부리는 거 너무 웃기지 않아요? 최고 못 생긴 표정인데 그게 기분좋을 때 나오는 표정이라니ㅋㅋㅋㅋ3호는 장난이 잔뜩 난 표정인걸요? 귀여워ㅜㅜ

잠자냥 2024-10-15 14:59   좋아요 1 | URL
정말 고양이들 자기 이쁜 줄 아는 거 너무 웃기죠? 막냉이도 자기 미모를 아는 거 같은데 저런 표정 짓는 거 너무 웃겨요.

자목련 2024-10-15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막내의 하트코만 보여요!
잠자냥 님의 <소금 조각> 리뷰 기대할게요^^

잠자냥 2024-10-15 15:00   좋아요 0 | URL
하트코 ㅋㅋ 전 오늘 게슴츠레 눈만 보느라 하트코는 잊었네요.
<소금 조각> 읽고 리뷰를 짜게 써보겠습니다........ㅋㅋㅋㅋ

페넬로페 2024-10-15 15: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은오 넘 웃겨요.ㅎㅎ
오늘은 3호의 눈에 넘어 갔습니다.
귀스타프 도레의 그림이 있는 신곡이 끌리네요^^

잠자냥 2024-10-15 16:34   좋아요 1 | URL
곰탱이 저랑 2만 걸음 넘게 걸어다니고는 다음 날 근육통에 시달린 전력도 있습니다....
3호 오늘 사진에서 눈은 못 알아보고 하찮은 이빨만 보고 귀엽다 했는데 눈도 예쁘네요....! (내 고양인데 왜 몰라 ㅋㅋㅋ)

은오 2024-10-15 16: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곰탱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곰탱이와 결혼을~!!
잠자냥님과 결혼을 못해서 사경을 헤맬 듯한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읍니다..... 매일 3시간씩 뛴 거 같음.....

잠자냥 2024-10-15 16:39   좋아요 0 | URL
잠자냥과의 결혼은 인생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은오 2024-10-15 16:43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이 결혼 안해줘서 이미 망함~!!

케이 2024-10-16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창 알랭 드 보통 붐이 일어날 때 그의 책을 읽고 온 세상이 저를 속이고 있단 생각을 했어요. 세상에나 너무 재미없어서 결국 중도하차 했습니다..... 진짜 얇은 ‘동물원에 가기‘ 그 책 한권만 겨우 다 읽었어요.
잠자냥님 요즘 가을 타시나봐요.
10월은 저희 엄마가 돌아가신 달이예요. 눈부시게 파란 하늘에 시시때때로 죽어가는 엄마를 보러 서둘러 병원에 갔던 기억, 밤 늦게 돌아오는 전철에서 혼자 우는데 뱃속의 두 애기들이 갑자기 꿈틀꿈틀 태동하는 바람에 죽음과 탄생을 동시에 겪고 있는게 이상하게 더 슬펐던 기억....등등 모든 게 다 생생해서 10월만 되면 저도 푹 가라앉네요.
그래도 올해는 제가 응원하는 야구팀인 기아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가 예정되어 있어 그 낙으로 삽니다.
이번 우울도 책으로 잘 달래시길 기도할게요. 건강하세요!

잠자냥 2024-10-16 11:29   좋아요 1 | URL
알랭 드 보통은 저는 <불안> 같은 책은 지금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가끔은 다시 읽어 볼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동물원 가기> 그건 정말 별로였는데 하필이면.... ㅋㅋㅋㅋㅋㅋ

어머니 돌아기신 지.... 그게 벌써 몇 해 전 10월이군요! 그 사이 아가들이 또 무럭무럭 자랐고요.
10월이 좀 그런 달인 것 같기도 하네요. 날씨는 눈부시게 좋은데 해는 일찍 저물어서 더 그런 것 같고요.
기아팬이셨어요? ㅎㅎ 기아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원합니다~!! 그래서 케이 님의 가을이 좀 더 행복한 기분으로 마무리 되길 바랍니다~

구단씨 2024-10-16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현실에서 같이 떠들어줄 사람이 없는 1인 추가입니다. ^^
남편과 뉴스 보면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와아~ 멋지다‘ 이 감탄사로 끝. ㅎㅎㅎ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 지난 번에 언급해주셔서 검색해보고,
도서관에 딱 한 권 있는 걸 발견하고 얼마나 기뻤던지요. ^^
최근에 읽은 <쓰레기의 세계사>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기도 했지만, 계속 보도되는 쓰레기섬 이야기에, 정말 우리가 사는 이곳이 얼마나 힘들어지고 있는지 심각성을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잠자냥 2024-10-17 15:19   좋아요 0 | URL
ㅎ 전 그래도 주변에 같이 떠들 사람들이 많아서 행운인가요? ㅎㅎ (이럴 때만 ㅋㅋㅋ)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 도서관에서 발견하셨다니 제가 다 기쁘고 감축드립니다. ㅎㅎㅎ

관찰자 2024-10-21 1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보셨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 <행복한 사전>도 너무 좋게 봤어요.

나중에는 책이랑 같이 오버랩되어서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있습니다.

오늘 당장 쓸모없을 것 같은 일에
평생을 매진한다는 것은
진짜,
아무나 못하는 일 같아요.

잠자냥 2024-10-21 15:26   좋아요 0 | URL
제가 그 영화는 본다고 찜만 해두고 아직 못 봤습니다~
꼭 챙겨볼게요. 감사합니다~
 
우리에겐 논쟁이 필요하다 - 우리를 분열시키는 이슈에 대해 말하는 법
아리안 샤비시 지음, 이세진 옮김 / 교양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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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인종차별(역차별 운운)이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지적질, 표현의 자유 제한 등 저열한 지배자의 언어에 똑똑하게 차분히 논리적으로 저항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 지적으로 너무나 명민해서 읽는 내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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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4 12: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또 사야겠네.. 에휴..... (그런데 구매자가.. 아니네요?)

잠자냥 2024-10-14 12:15   좋아요 1 | URL
밀리의서재에서 읽었어요! 아이 참 좀 천천히 사! ㅋㅋㅋㅋㅋ
근데 아무튼 이 책 너무 재밌어요!!

잠자냥 2024-10-14 12:23   좋아요 2 | URL
아무튼 이건 책 이야기인데오,
이 책 저자 노트북 메인화면을 본 친구들이 ˝우디 알렌을 메인에 놨어?!!! 헐 너 실망이야!!!˝ 난리 났었는데...
사실 그건 우디 알렌을 무척 닮은 저자의 할아버지였다고 합니다.... 아무튼 우디 알렌의 작품을 좋아하기는 했던 그녀는.....

건수하 2024-10-14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는 내내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길래 저도 땡투 눌렀다가... 으잉? ㅎㅎㅎ

잠자냥 2024-10-14 13:36   좋아요 1 | URL
저는 100자평 비구매자일 경우.. 1. 밀리의서재 / 2. 도서관 책입니다ㅋㅋㅋㅋ
(마음만 받겠습니다요!)

독서괭 2024-10-1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리뷰를 써주시면 되겠군요!

2024-10-14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자 2024-10-14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땡투를 날리려~~다 못날리고 ㅋㅋㅋㅋ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연기 대산세계문학총서 189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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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바로 이게 내게 닥친 불행입니다” 사랑이 불행일 수도 있음을 아는 이들에게 투르게네프의 이 문장은 치명적이다. 사랑과 연애 또는 결혼…. 인간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항목처럼 따라다니는 조항이지만 이것으로 인해 행복이 솟구치기는커녕 불행과 절망의 나락으로 끝없이 추락하기도 한다. 물론 행복이 치솟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이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또는 자신의 사랑이 응답받는 순간 등등. 그렇지만 서로 다른 두 존재의 마음이 늘 같은 크기이거나 같은 깊이일 수는 없으므로 그 마음의 크기가 어긋나는 순간부터 고통과 불행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 마음들이 더는 같은 곳을 바라보거나 꼭 같지는 않더라도 도무지 균형이 맞지 않을 정도로 달라져 버리면 함께 하던 두 존재는 저마다의 길을 가게 된다. 한때 찬란히 빛나던 사랑은 이제 지옥을 헤맬 것이다. 적어도 한동안은.

여기 러시아에도 그런 청년이 있다. ‘그리고리 리트비노프’라는 이름을 가진 사나이. 러시아의 귀족들이 하릴없이 여유로움 또는 잉여로움을 자랑하기 위해 모여든 휴양지 바덴, 리트비노프는 이곳에서 약혼녀 타냐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러나 어쩐지 이곳 사교계 사람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만 하는 리트비노프. 그럼에도 그는 귀족과 지식인들이 모여 러시아의 미래에 대해 뜨겁게 토론하는 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는 한다. 왜냐하면 그도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러시아의 새 질서에 적응하며 타냐와 결혼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그 앞에 이 바덴에서 갑자기 “길가의 가벼운 먼지를 흩어버리듯” “그 모든 목적과 계획을 날려버린 사건”(p.71)이 일어나고 만다. 인생, 참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바덴의 사교계에서 얼핏 본 한 여자. 그 여자의 뒷모습이 너무나 그 누군가를 닮았기 때문이다.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 설마…. 그러나 설마는 빗나가지 않는다. 그 여자는 바로 한때 리트비노프를 열망에 들떠, 환희에 젖어, 사랑에 빠져 도무지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들었던, 행복의 절정에 이르게 해주었던 여자, 리트비노프의 첫사랑 ‘이리나’였기 때문이다. 그가 대학생 시절 너무나 사랑했던 이름 ‘이리나’- 그는 그 여자를 사랑했다. 진심으로 사랑했다. “한 생애에서 되풀이될 수 없고, 또 되풀이되어서도 안 되는 수난”과 같은 첫사랑이었다. 그런데 왜 그토록 사랑했던 여자는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이곳 바덴에서 사교계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고, 리트비노프는 다른 여자, 그러니까 타냐라는 이름의 다른 여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리나도 리트비노프를 사랑했다. 처음에는 도무지 사랑이라고는 모르는 사람처럼 리트비노프를 차갑게 대하던 그 여자, 이리나- 타고난 밀당의 재주꾼인 그녀는 거의 두 달 가까이 리트비노프를 쥐락펴락 괴롭히더니 어느 날 마음을 열어 그를 받아들인다. 둘 사이에는 불길이 확 타오르듯, 뇌우가 몰려오듯 사랑이 덮친다. 달콤한 연인이 된 두 사람은 곧 결혼을 약속한다. 이리나는 섬세하면서도 연약한 리트비노프를 쥐락펴락. 자신을 향한 사랑의 노예로 만든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결혼하여 쑥쑥 애도 여럿 낳고 살아가는 게 행복(?)한 결말일 텐데, 어쩌다가 바덴에서 서로 다른 사람을 곁에 둔 채 재회하게 되었을까.

배신- 두 마음이 같은 곳을 바라보다 한 마음이 떨어져 나가는 일이 그들 사이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배신당한 처지였던 리트비노프는 고통과 절망 속에서 이리나를 미워했다. 증오했다. 이제 겨우 그 상처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는데 다시 그녀, 자신을 절망으로 추락시켰던 그 여자가 나타나다니, 이를 어쩌면 좋으랴. 정상적인 사고의 회로를 따른다면 리트비노프는 그녀를 외면해야 했다. 이리나도 제대로 된 인간이라면 리트비노프를 외면했어야 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러지 못한다. 사랑이 하는 일일까? 운명의 장난일까? 이리나가 리트비노프에게 손짓을 한다. 예전처럼 그를 다시 쥐락펴락해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 오래전 배신에 대해 사과라도 하고 싶은 것일까.

이리나의 이름은 리트비노프에게는 불가항력이다. 그는 이 운명에 저항하고자 했으나 도무지 저항할 수가 없다. 다시 그녀를 만나고는 예전처럼 강렬한, 예전보다 더 강력한 사랑을 느낀다. 헤어졌다 다시 만난 사람이니 어찌 그 사랑이 운명처럼 느껴지지 않으랴. 그렇지만 예전과 다른 점들이 있다. 리트비노프는 전처럼 자유롭게 그녀를 사랑할 수가 없다. 그를 만나러 저 멀리서 약혼녀가 오고 있는 중이다. 이리나 또한 다른 남자의 아내가 아닌가. 어쩌면 이 장벽들이 그들의 사랑을 더 불타오르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심성이 선량하고 연약한 리트비노프는 괴롭기 짝이 없다. 사랑스러운 타냐, 아무것도 모른 채 기쁜 마음으로 약혼자에게 달려오고 있을 타냐를 어이할까!

행복이 아닌 고통과 괴로움이 솟구친다. 그는 자신이 못마땅하다. 룰렛 게임에서 돈을 잃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기분이다. 자신을 달래보기도 한다. 너는 타냐의 약혼자이다, 너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다, 진중한 어른으로서 호기심의 부추김이나 추억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된다! 내면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그를 다그친다. 이리나는 예전처럼 교태를 부리는 것일 뿐이야. 일시적인 기분이고 변덕일 뿐이야…. 결혼한 삶이 따분하고 모든 것에 싫증이 나서 날 낚아챈 거야, 미식가가 갑자기 흑빵이 먹고 싶은 거지. 아무리 자신을 달래고 다그쳐보아도 그는 그녀를 향해 달려가기를 멈추지 못한다. 도무지 그녀를 경멸하고 미워할 수가 없다. 한때 자신을 그토록 절망의 구덩이로 몰아넣었던 그 나쁜 여자를. 리트비노프는 머릿속에서 이리나의 형상을 쫓아내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이제 그는 타냐의 모습을 떠올릴 수조차 없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그를 설득하는 이도 있다. 그 여자는 악마처럼 교만하다고, 누군가가 보기에는 진실할 수도 있지만 사교계 부인들은 아무리 훌륭하다 칭송받아도 뼛속까지 썩었다고. 물론 이리나에게도 좋은 자질, 이를테면 무척 선하고 선심을 잘 쓰는 구석이 있기는 하다고, 그렇지만 그녀가 베푸는 선심이란 “자기에게 필요 없는 것을 남들에게 줘버리는”(p.145) 수준일 뿐이라고. 그렇지만 당신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자는 강하며 우연은 전능”하기 때문에 “단조로운 삶에 만족하기는 어렵고, 자신을 완전히 잊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데 “여기에 아름다움과 공감이 있고 따스함과 빛”이 있으니 어떻게 저항할 수 있겠느냐고 . 그렇지만 그 빛을 향해 달려가 보았자 “그다음에 냉담, 어둠, 공허가 찾아”올 것이라고. “결국엔 모든 것과 멀어지게 되고,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처음엔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을 테고, 나중엔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할”(p.146) 것이라고.

리트비노프는 그렇게 이리나에게 저항하지 못한다. 위로도 희망도 없는 환희가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찢어놓는다. 불면의 밤이 깊어간다. 그는 중얼거린다. “비록 나중에 죽는다 할지라도” ‘필시 사랑을 두 번 할 수는 없다’ 그는 생각한다. ‘다른 삶이 네 안에 들어왔고, 네가 그것을 들여보냈다. 너는 죽을 때까지 이 독에서 벗어날 수 없고, 이 끈을 끊을 수 없다.'(p.177)고 생각한다. 스스로 독이라고 칭하는 사랑, 그 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랑. 그도 알고 있었으리라. 타냐에게로 가는 삶과 이리나에게로 가는 삶이 얼마나 다를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더 이상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다. 옳고 잘 정리된 미래를 스스로 놓아버린 패배자이다. 그는 심연 속으로 자신이 무턱대고 뛰어들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절규한다. 자기 자신도, 타냐도 잃어버렸노라 절규한다. 모든 것이 망가졌노라고, 자신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노라고, 거기로 당신을 끌고 가고 싶지 않다고, 나를 구해달라고 타냐에게 울부짖기도 한다. 이전의 모든 것, 소중했던 모든 것, 지금껏 그가 의지하고 살아왔던 모든 것이 사라져버렸노라, 모든 것이 파괴되고 모든 것이 끊어졌노라 절망한다. “무섭고 저항할 수 없는 다른 감정이 급류처럼” 자신을  덮쳤노라(p.215) 울먹이는 리트비노프.

그는 이 이 이해할 수 없는 어스름 속에서 그만 헤매고 싶다. 그처럼 순진하거나 적극적인 사람은 열정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고 투르게네프는 말한다. “열정은 그들의 삶의 의미를 파괴하기 때문”이라고(p.217) 그렇지만 리트비노프가 다시 찾은 사랑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이리나가 그 앞에 다시 나타난 이유도, 그렇게 운명이 그를 이끈 이유도 무언가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불가항력적으로 또 한 번 첫사랑 여인과 사랑에 빠진 리트비노프의 삶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투르게네프는 말한다. 모든 선택에는 어떤 의미로든 불행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지만 본질적으로 모든 것이 똑같다. 모든 것이 급히 어딘가로 서둘러 가고 있지만, 모든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풍향이 바뀌면 모든 것은 반대쪽으로 몰려간다. 그리고 거기에서 똑같이 지칠 줄 모르는, 요란하고 불필요한 유희가 다시 시작된다.”(p.259) 사랑도 어쩌면 이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덧없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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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10 12: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란하고 불필요한 유희.. 그래서 그토록이나 감정적 육체적 소모가 큰것이 사랑인가 봅니다. 아니, 연애인가 봅니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저항해야 하지만 저항하지 못하는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먼 산)

그럼 이만.

잠자냥 2024-10-10 12:5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해탈한다락방 ㅋㅋㅋㅋㅋ

망고 2024-10-10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어졌다 다시 만나면 또 헤어지던데...ㅋㅋㅋ

잠자냥 2024-10-10 13:52   좋아요 1 | URL
정답!!🤣🤣🤣

다락방 2024-10-10 15:33   좋아요 1 | URL
정답!! (유경험자입니다)

잠자냥 2024-10-10 15:3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자니...?˝에 넘어갔던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10-10 16:05   좋아요 0 | URL
자니? 에 넘어 갔다가 결국 해탈의 길로...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10-10 16:17   좋아요 1 | URL
아프진 않니 많이 걱정돼 행복하겠지만 너를 위해 기도할게 기억해 다른 사람 만나도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 는걸…..

건수하 2024-10-10 16:28   좋아요 2 | URL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서 결혼한 사람도 있는데… 언젠가 헤어지긴 할 거예요 ㅎㅎ

잠자냥 2024-10-10 17:21   좋아요 0 | URL
건조한 팩트😹

독서괭 2024-10-10 17:4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님 댓글 너무 웃겨요.
전 헤어진 사람에겐 미련이 안 남던데.. 흠.. 결과가 안 좋을 게 뻔히 보이는데도 뛰어들게 되는 그 심경은 무엇일까요?

건수하 2024-10-10 18:02   좋아요 1 | URL
글쎄요… 왜 그랬지? 저는 만난 지 얼마 안돼서 헤어졌던지라 서로 잘 몰라서.. 깊이 생각 안하고 다시 만났던거 같아요. 근데 결혼하고 2-3년은 언제 다시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생각 많이 했었어요.

독서괭 2024-10-10 18:11   좋아요 1 | URL
엉?? 수하님 경험담이었나요! 전 다른사람 얘기하신 줄 알고 ㅜㅜ 그리고 심경 질문은 소설 관련이었어요. 헤어진 뒤 다시 만나는 거 자체야 종종 있죠~ 헤어짐의 이유가 중요한 듯요.

건수하 2024-10-10 18:30   좋아요 1 | URL
대략 봤는데.. 저 비밀댓글은 망고님께 보일겁니다 ^^;;

독서괭 2024-10-10 18:44   좋아요 1 | URL
아 수하님께는 다 안 보이는군요? 어흥 ㅠㅠ

건수하 2024-10-10 19:10   좋아요 2 | URL
어 어쨌든 저는 전혀 기분 안 상했습니다. 묻지도 않았는데 제가 술술 얘기한 것 뿐 ㅎㅎㅎ

독서괭 2024-10-10 19:23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잠자냥 2024-10-11 07: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나도 다 보여!

페넬로페 2024-10-10 2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한 게 자신에게 닥친 불행~~
사랑이 죄인가요, 가 생각납니다.
근데 투르게네프보다 글 잘 쓰시는 것 같습니다.
아주 절절합니다^^

잠자냥 2024-10-11 07:11   좋아요 2 | URL
투 선생보다 잘 쓴다니요! ㅋㅋㅋㅋ 넘 과찬입니다!! 한강 언니가 짱이죠. (엥?) ㅋㅋㅋㅋㅋ
 
인도 리버데일 SL-9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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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내릴 때는 오렌지향 가득히…. 첫 모금 미실 때는 팝콘인 줄. 진짜 팝콘 같다. 아이스로도 마셔보고 따뜻하게도 마셔봤는데 아이스는 비추. 신맛이 거의 없어서 어울리지 않음. 역시 가을에 어울리는 커피구나. 다만 최근 출시된 알라딘 원두 중에선 가장 별로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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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10-10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팝콘 맛 커피라니….. 🥲

잠자냥 2024-10-10 09:37   좋아요 1 | URL
저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고 집사2도 그렇게 말한 것으로 보면.....
아무튼 이 커피는 따뜻하게 마시면 별 넷, 아아로 마시면 별셋이옵니다. ㅋ

coolcat329 2024-10-10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커피 기다리다 다른 데서 샀는데 팝콘맛이라니 ㅎㅎㅎ 특이하네요.

잠자냥 2024-10-10 09:38   좋아요 1 | URL
저도 알라딘 원두 새로 나오는 거 늘 기다리는 편인데요... 워낙 늘 맛있는 커피가 나오던 참에 이건 좀 실망스러웠어요. ㅠㅠ 그렇지만 그렇다고 예전에 패션후르츠 향 나던 커피만큼 ㅋㅋㅋㅋㅋ 기묘하지는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4-10-10 09:41   좋아요 1 | URL
앗! 저는 그 패션후르츠 좋았는데요! ㅋㅋ 하지만 이 팝콘커피 저도 조만간 구매해보겠습니다. 😆

잠자냥 2024-10-10 09:46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커피는 좋아했어요! 향이 신기해서 그렇지 맛있었죠!

페넬로페 2024-10-1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커피 스탬프 많이 줘서 구매할까 하는데, 음음~~ㅎㅎ

잠자냥 2024-10-10 10:17   좋아요 1 | URL
저도 스탬프 많이 줘서 구매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100자평 쓰면 스탬프 또 준다고 해서....ㅋㅋㅋㅋㅋ 따뜻하게 마시면 괜찮아요! 팝콘은 옥수수 같은 고소?구수함이라고 생각하세요. ㅋㅋㅋ

독서괭 2024-10-1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팝콘.. 맛? 맛있겠다.. 사실은 팝콘이 더 먹고 싶군요.. ㅋㅋ

잠자냥 2024-10-10 12:11   좋아요 0 | URL
🍿🍿🍿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 감정의 연대기 1929~1939
플로리안 일리스 지음, 한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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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을 하고 역사는 흐른다. 개개인의 러브스토리와 1929년~39년 사이의 유럽사가 날줄씨줄처럼 촘촘히 엮여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이 많은 사람들 이야기를 이렇게 다 발굴해서 엮다니 감탄. 진짜 재미있다. 토마스 만 집안 휴… 비트겐슈타인 어쩔… 되블린의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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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10-07 0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읽을까 말까 .. 고민하다 사지 않고 넘어갔는데 그렇다면 땡투를.. 드려야겠군요?

잠자냥 2024-10-07 09:08   좋아요 2 | URL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라… 100자평에 땡투는 불가능하네요! ㅋㅋㅋㅋ 실구매자가 아니라서! 마음만 받겠소!

바람돌이 2024-10-07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사람 책 1913년 세기의 여름 사놓고 아직 안 읽고 있는데 일단 산거부터 읽고 읽어야겠어요. ^^

잠자냥 2024-10-07 10:10   좋아요 1 | URL
<1913년 세기의 여름> 이 책 읽고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 읽은 사람들 많은 것 같더군요. 글을 맛깔나게 쓰더라고요!

케이 2024-10-07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토마스 만 집안이 어땠을지 급기대가 되네요. 토마스 만 이 양반 가끔 보면 너무 자의식 과잉이란 생각 많이 했거든요.

잠자냥 2024-10-07 11:12   좋아요 3 | URL
토마스 만 집안 사람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다들 사랑에 죽고 살고 난리도 아니더라고요...... 형 하인리히 만의 러브스토리도 인상 깊지만, 토마스 만의 장남 클라우스 만, 장녀 에리카 만 둘 다 그 시절에 동성 연인과 수많은 염문을 뿌리고 다녔는데, 동성애는 진짜 유전인가 싶어지더라고요. 저런 아버지 밑에서 힘들었겠다 싶기도 하고....

독서괭 2024-10-07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재밌겠당.. 저 이번에 자냥오별 사면서 땡투했는데!

잠자냥 2024-10-07 14:23   좋아요 2 | URL
재밌어! 재밌어! ㅋ_ㅋ

coolcat329 2024-10-07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토마스 만 집안 얘기가 많다니 읽고 싶어져요. 토마스 만 때문에 읽는 분들 늘어날 거 같네요.

잠자냥 2024-10-07 14:25   좋아요 3 | URL
토마스 만 집안 이야기도 그렇지만 다른 작가나 예술가들 이야기도... 진짜 흥미진진했어요. 살바도르 달리에 대해서도 저는 새로운 거 많이 알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트겐슈타인도.. 사랑하는 여자를 앞에두고 도대체 안지를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