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헌책 - 책에 남은 흔적들의 우주 아무튼 시리즈 65
오경철 지음 / 제철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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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책들의 묘지 헌책방, 그곳에서 자기만의 보물을 찾아헤매는 이의 간절한 마음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책쟁이라면 공감하며 읽을 부분이 무척 많다(사고 싶어지는 책도!) 오랜만에 국문학 관련 깨알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휴..난 헌책까지 사모으지 않아서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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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9-02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 ㅋㅋㅋ
곧 그 세계로 걸어가실 것 같사오며

잠자냥 2024-09-03 09:48   좋아요 1 | URL
난 아님.. 초판본 이런 거에 관심 없음~!! 헌책도 지저분해서 별로 안 좋아함..;

공쟝쟝 2024-09-03 10:07   좋아요 0 | URL
깔끔 수집벽 자냥님은 그러실지도 😀 저는 제가 절판된 책 사 읽을 줄 몰라가지고 ㅋㅋㅋㅋ 모든 가능성은 열어둬야 흔다!!!
 
성스러운 술꾼의 전설 / 황제의 흉상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요제프 로트 지음, 진일상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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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자,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결코 돌아갈 수 없기에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 그런 이들을 바라보는 요제프 로트의 따뜻한 시선. 그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았기에 더 진솔하게 다가온다. 로트는 이야기꾼이면서도 문장은 담백하고 애수가 담겨 있다. 이런 작가의 작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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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8-30 1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술꾼의 전설에는 삽화가 들어 있나요?

잠자냥 2024-08-30 11:09   좋아요 2 | URL
아니요, 이 책에는 삽화는 전혀 없고요. 맨 앞장에 요제프 로트가 술 마시는 사진이 한 장 있거든요? 그것만 봐도 술땡깁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30 13: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후후훗

잠자냥 2024-08-30 13:57   좋아요 2 | URL
😻😻😻
 
우리가 동물을 사랑할 때
엘렌 식수 지음, 김모 옮김 / 이숲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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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안에서 사랑과 자유, 고통, 죽음, 식민주의, 인종차별 등 여러 문제를 다룬다. 엘렌 식수의 글이라서 기대하고 읽었는데 어른이 읽기에는 조금 너무 쉽고 아이들이 읽기에는 어려울 듯한.... 독자 대상을 좀 더 명확히 해주지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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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28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엘렌 식수 인데도 어른이 읽기에 조금 쉬워요? 엘렌 식수.. 어려울 것 같은데.............

잠자냥 2024-08-28 15:57   좋아요 1 | URL
내 말 한번 믿어봐~ ㅋㅋ <메두사> 읽은 사람들한테는 완전 껌이야.......

잠자냥 2024-08-28 16:00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속한 시리즈가 애초부터 ˝청소년과 어른을 대상으로 언어, 이미지, 전쟁, 신화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이를 여러 권 소책자로 만들었˝다고 합니다요...
 
상실과 발견 - 사랑을 떠나보내고 다시 사랑하는 법
캐스린 슐츠 지음, 한유주 옮김 / 반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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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리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상실과 발견>을 읽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일이 없는 나조차도 돌아보면 잃어버린 것들이 떠오른다. 지갑이나 그 지갑 안에 담겨 있던 신분증이기도 하고 핸드폰을 잃어버리기도 했고…. 이런 물건들이 지금까지 기억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잃어버렸을 그 순간의 당혹감이나 잃어버린 물건의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들 말고도 나는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사소하고 자잘한 물건들을 잃어버리며 살아왔을 것이다. <상실과 발견>에 따르면 우리가 60세가 될 즈음이면 평균 20만 개의 물건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숫자이다.

어디 물건들만 그러할까, 때로 내가 잃어버린 것들은 그것을 잃어버림으로써 다른 것으로는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그런 것들-어떤 존재일 수도 있다. 나만의 기록이리라 굳게 믿었으나 그 믿음이 깨져버려 다시는 쓰지 않게 된 일기장, 남다른 추억이 있어 절대 버리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 날 사라져버린 낡은 티셔츠, 엄마 손을 잡고 따라나서기를 즐겼던, 그러나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재래시장, 누군가가 가져가 버린 게 틀림없을 빨간 자전거, 집을 나가 영영 돌아오지 않은 강아지… 특별한 기억이나 추억이 깃든 물건과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섣불리 글자 몇 자로 끼적일 수 없는,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다. 세상을 떠난 사람도 있고, 인연이 더는 닿지 않아서 또는 인연을 끊을 수밖에 없어서 나의 삶에서 사라져버린 이들이 있다. 그런 상실은 잃어버린 물건이나 추억이 안겨준 슬픔보다 몇 배는 더 깊고 진하게 생에 새겨져 있다.

그럼에도 나는, 인간은 살아가야만 한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을 끌어안고, 더는 내 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그 존재를, 대상을 그리워하면서 애달파만 하기에는 인생에는 또 다른 것들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지갑 대신 새로운 지갑을, 핸드폰을 살 수도 있고 그것들이 전에 쓰던 것들보다 더 마음에 와 닿는 일도 종종 겪는다. 물건은 그 안에 담긴 추억을 굳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새로 사는 것들이 더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그렇지만 존재, 생명을 지닌 대상은 어떠할까? 어떤 대상과 대상을 서로 견준다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기도 하지만, 그러나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종종 이런 일도 일어난다.

그러나 때로는 견주는 대상 자체가 서로 너무나 다른 존재일수도 있다. <상실과 발견>의 저자 캐스린 슐츠는 사랑하는 아버지를 떠나보내기 얼마 전, 결혼하게 될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절대적인 사랑을 잃어버릴 즈음, 또 하나의 절대적인 사랑이 나타난 것이다. 이 두 존재-아버지와 반려자는 결코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큰 사랑이 나를 떠나려는 순간에, 또 다른 종류의 커다란 사랑이 다가온다는 것은, 그리하여 어쩌면 생의 비극을, 슬픔을 그나마 잊을 수 있게, 그것이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은 이 지난한 인생을 그래도 버티며 견딜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위로는 아닐까.

사랑이 또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꼭 이렇게 가족을 또 다른 가족으로 대체하는 형태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인생에서 잃어버린 사랑은 새로운 사랑으로 그 공허가 외로움이 채워진다. 친구든 연인이든 잃어버리거나 떠난 사랑의 자리는 새로운 사람이 그 빈 공간을 매워주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때는 바로 이 사람이다, 라는 확신, 이 사람이라면 어떨까 싶은 ‘발견’의 시선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즉 “사랑이 우리에게 처음 제기하는 문제는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이며 “누군가를 발견한다는 건 한없이 경이로운”(p.233) 경험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발견에서 “절망이 아닌 경이”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애도의 이야기 구조가 상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듯, 사랑 이야기는 모두 발견의 연대기이며 특별한 발견의 개인적 역사”(p.112)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발견에 이어서는 사랑에 빠지는 상태, 즉 그 대상에 대한 정보를 갈망하는 상태가 된다. 사랑하는 상대를 알고 싶은 갈급함은 지식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져 “사랑에 대한 갈망은, 그것이 육체적이건 감정적이건 지적이건 실존적이건, 언제나 ‘더 많이’ 요구”(p.162)하게 되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발견의 경이로움, 기쁨과 충만함을 던져주던 대상이, 그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죽을 것만 같던 대상이 어느 날 너무나 익숙해지고 더는 발견의 기쁨을 던져주지 못해 그 대상에 대해 더는 알고 싶지 않은 상태, 아무것도 궁금하지도 않은 상태 또한 찾아온다는 것을…. 그렇게 한 존재를 잃어버리기를 스스로 선택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을…. 이렇게 잃어버림과 찾음, 상실과 발견이 따르기 마련인 사랑이 제기하는 문제는 삶이 꾸준히 인간에게 던져주는 문제이기도 하다. 잃어버리고, 발견하고 다시 또 잃어버리고…. 그렇게 인간은 삶의 모든 단계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지만 또 잃어버린다. 게다가 “상실은 우리가 나이를 먹을수록 빈번하게, 더욱 파괴적인 내밀함으로 충격”(p.290)을 던져준다.


상실이 더욱 많아지는 인생, 그 쓸쓸한 생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사랑뿐만이 아니라 잃어버리는 모든 것들을 그럴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인생의 법칙임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것이 어쩌면 나이듦이 아닐까, 제 나름의 성숙은 아닐까...... 이 세상에서 가장 불화한 존재가 아버지임에도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아버지라는 존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슐츠처럼 아버지를 사랑한 적도 없고 사랑할 수도 없었음에도 이제는 꽤 나이가 들었을,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를 듣는다면 이제는 조금 애도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일렁거렸다. 평안히 살고 계시기를, 세상 떠나는 그날에는 가까이에서 깊은 애도를 보낼 이들이 그래도 많기를…. 이 모든 생각을 가능하게 한 것은 슐츠의 글이 주는 힘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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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8-21 18: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물건에 대한 건가 20만개라니?? 했는데 사람에 관한 이야기군요.
상실이 더 많아지는 인생에 최근 두명의 친구를 발견하신 걸 축하드립니다 ㅎㅎ 발견의 경이로움! 뭐 얼굴 본 게 최근일 뿐이긴 하지만요..
암튼 5별이군요. 흠.

잠자냥 2024-08-22 09:41   좋아요 1 | URL
물건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기는 하지만 정확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또 새로운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 책입니다. 아버지는 가고, 연인은 오고 그리고...!
엥 제가 발견한 건가요? ㅋㅋㅋ 다락방은 발견인 것 같기는한데.... 은곰탱이는 제가 발견당한 거 같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4-08-21 20: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함께였던 적이 없는 두 사람을 하나가 되게 해보라. 어떤 때는 최초로 수소 기구와 열기구를 견인줄로 함께 묶었던 것과 비슷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추락한 다음 불에 타는 것과, 불에 탄 다음 추락하는 것, 당신은 둘 중 어느쪽이 낫겠는가? 그러나 어떤 때는 일이 잘 돌아가서 새로운 뭔가가 이루어지고, 그렇게 세상은 변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머지않아 이런저런 이유로 그들 중 하나가 사라져버린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초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의 총합보다 크다. 이는 수학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감정적으로는 가능하다.’

잠자냥 님의 이 리뷰를 읽는데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가 생각났어요.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빈자리는 애초에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의 총합보다 크다.

독서괭 2024-08-21 20:27   좋아요 4 | URL
크~ 이 인용문을 읽으니 이 인용문을 재인용한 명저가 떠오르는군요. <잘 지내나요?> 라고 아실랑가…

다락방 2024-08-21 21:18   좋아요 6 | URL
독서괭 님 지구에서 제일 똑똑하고 매력적이라고 제가 말했던가요?? 💕

잠자냥 2024-08-22 09:42   좋아요 2 | URL
반스의 그 책에 저런 구절이 있었군요?! 다락방 님이 옮겨주시니까 정말 절묘합니다. 왜 저런 구절을 적어두지 않았을까...? 아무튼 소설 천재 다락방!!

Falstaff 2024-08-22 07:1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소설 쪽은 안 읽으셔요? 기다리다 지쳐서....

잠자냥 2024-08-22 08:57   좋아요 5 | URL
ㅋㅋㅋㅋㅋㅋ 곧 읽고 올리겠습니다요.

단발머리 2024-08-23 16: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죽음이 아니어도 매일, 매순간 겪게되는 이별의 순간이 있겠지요. 그래서 다시는 못 보는 사람이 있고요. 요즘 제 머릿속에 가득한 생각이 ‘잃어버린 사람....‘ 뭐, 이런 주제였거든요. 잠자냥님 글 읽다보니 그걸 어떻게,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할지 더 많이 알고 싶어지네요. 새로운 ‘발견‘이 그 다음에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 저는 그 과정에도 관심이 많고요.

이 책도 읽고 싶어요. 저는 처음 듣는 작가거든요. 일단 넣어둡니다. 캐스린 슐츠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8-23 15:55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머릿속에 가득한 잃어버린 사람.... 누구일까요? ㅎㅎ 그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
새로운 발견을 어떻게 연결해 갈 것인지 그것도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겠죠?
저도 처음 듣는 작가였는데, 에세이가 나오면 또 읽어볼 것 같아요. ㅎㅎ
 

지난 8월 17일 토요일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알라딘 최고의 극E 다락방 씨(24세 여)와 극I 잠자냥 씨(23세 여)가 만나 술잔을 기울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만남은 MBTI INTJ로 평소 인간 보기를 돌같이 하던 잠 씨가 먼저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은오에 이어 다락방까지 새로운 인간들을 만나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는 잠 씨의 광폭적인 행보의 배경에 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잠 씨와 다 씨는 17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모 순대국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잠 씨는 약속 시간이 오후 4시면 오전에 가볍게 자전거를 좀 타고 와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에 게으름을 피우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집을 나섰다고 한다. “약속이 있으니까 좀 부담이 되기도 해서 오늘은 뒹굴뒹굴 게으름을 피우다 나갈까 싶었는데... 머릿속에 다락방 그 인간이 왠지 아침부터 올림픽공원을 달릴 거 같더라고요? 그 인간은 분명히 달릴 거 같은데... 내가 질 수 없지! 해서 자전거를 끌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패착은 이날의 라이딩 코스- 집사2가 가보자고 제안한 행주산성 코스를 집사2만 믿고 덜커덕 나선 것이 문제였다. “집사2는 한번 가본 코스라고 해서 완전 믿었죠. 자전거앱으로 계산해 보니 왕복 24km라서 그렇다면 자전거만 한 시간 반... 집에 2시까지는 충분히 돌아오겠구나 싶었던 거죠.”

집사2가 길치라는 점을 간과했던 잠 씨는 행주산성에서 한강으로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30분 이상을 허비하게 되었고... 시간은 흘러흘러 2시가 넘은 시간에도 여전히 한강을 달리고 있던 잠자냥. 마침내 쏟아지는 땡볕 아래 “으아! 나 약속 늦는다! 늦어! 처음 만나는 사람인데 약속 시간 바꿀 수도 없고!! 왜 길 잘 모르면서 다 안다고 했어!!!!!!!!!!!!!!!!!!!!!!!!!!!” (짜증폭발) 땀 한바가지 짜증 한바가지를 한강 자전거 도로에 쏟아 부은 다음 기적적으로 집에 도착한 시간은 2시 40분. 30분 만에 씻고 준비하고 나가는 신공을 발휘한 잠 씨는 바쁘게 약속 장소로 가는 중에도 다 씨를 위한 숙취해소제를 챙기는 데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덕양구... 행주산성 근처에서 지체가 많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잠 씨가 준비한 것은 여명1004와 히말리야 숙취해소제로, 여명1004는 시중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 중에는 가장 고가로, 이것을 마신 자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다음 날 아침 천사를 만난다는 전설이 있다. 잠 씨는 자신을 위해서는 여명1004의 절반 가격인 여명808을 준비해, 다 씨를 향한 잠 씨의 세심한 배려를 알 수 있는.....(은 아니고 잠 씨는 자기까지 1004를 사마시기는 돈이 아까웠다고 한다). 아무튼 그러니까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어쩌면 저렇게 숙취해소제도 똑같은 걸 사왔어요?!”는 아니고, 다 씨는 상쾌한을, 잠 씨는 여명과 히말라야 숙취해소제를 사온 것으로 밝혀졌다.




가운데 여명과 여명1004 위의 히말라야 숙취해소제는 잠 씨가, 상쾌한과 컨디션환은 다 씨가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쿠팡에서 판매 중.... 이거 한번 잡숴봐......



안국역에서 내려 조계사를 지나 열심히 순대국밥집으로 걸어가던 잠 씨의 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 “잠자냥 님! 저 먼저 도착했는데 어떡해요! 오늘 순대국밥집 전 직원 야유회로 문 닫았어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한 다락방은 황망한 문자를 보냈고, 이에 잠자냥은 금방 간다, 조금만 기다려라, 화답한 후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잠자냥은 다 씨의 인스타를 통해 이미 자칭 다코타 씨의 얼굴을 익히 알고 있던 바, 다락방에게 다가가 활짝 웃으며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순간 다락방 씨 얼굴에는 저 인간이 잠자냥인가??? 나한테 인사하는 걸 보니 잠자냥이 맞기는 맞나보다 하는 표정이 스쳐지나간 것으로 알려진다. 아무튼 그렇게 잠깐 인사를 나눈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또 다른 순대국밥집을 찾아나섰는데(순대국밥과 수육을 향한 두 여인의 집념), 도착한 그곳도 문을 닫아(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결국 근처 족발집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진다(아재입맛 20대 다락방과 잠자냥).

족발집에 도착한 그들은 족발 대짜와(“몇 천원 차이도 안 나는데 대짜 먹죠!”-다락방), 소주 한 병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그리고 술잔을 기울이기 전!!! 잠깐!!!!을 외친 다 씨는 가방에서 주섬주섬 준비해 온 숙취해소제를 꺼냈는데 바로 그때 잠 씨도 똑같이 잠깐!!!!!을 외친 후 가방에서 여명1004와 여명808을 꺼냈고, 순식간에 테이블 위는 숙취해소제로 가득 찼다고 한다. 여명을 사이좋게 나눠 마신 그들은 다시 또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는데, 다 씨는 자신이 손수 만든 스콘을, 잠 씨는 자신이 손수 만든 책을 각자에게 선물했다. “제가 만든 책에 명함 끼워 넣어서 줬는데... 아마 다락방 그 인간은 책 그대로 가져다 놓고 뻗어서 여태 그 안에 제 명함 있는지도 모를걸요?” 잠 씨는 이렇게 말하며 “다락방 그 인간, 은퇴하면 몰타에서 빵집 차려도 될 거 같더라고요. 스콘 만든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아. 모양은 영 볼품없지만 맛은 일품이야....”(지금 먹고 있....). 이렇게 그들은 깊고 진한 대화를 나누며 (대화 내용 자체 검열) 술잔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소주 네 병을 다 비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거 다 비운 후... 쫓겨남... (사진 제공 다락방).. 족발 다 못 먹었는데..... ㅠㅠ




다락방 : 잠자냥 님 오늘 향수 뿌렸죠?
잠자냥 : 네.
다락방 : 아까 냄새 맡았어요. 이 인간이 신경 썼네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간 체취 싫어하는 다락방을 향한 배려)



한편 이 와중에도 잠 씨는 다 씨의 친화력에 감탄을 했다고 하는데, 잠 씨에 따르면 “그 여자는 E가 맞더라고요. 정말입니다. 그 와중에도 새우젓으로 가게 아주머니한테 입을 털더니 아주머니하고 또 그새 친해지더라고요???? 저는 새우젓 같은 거 부족하면 더 달라고 말하는 대신 그냥 꾹 참는 편인데... 그 인간은 새우젓 한 접시 더 주세요. 하더니 무슨 말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정말 신기했습니다. 새우젓으로도 사람을 사귈 수 있구나.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가까워진 가게 아주머니는 이 인간들이 술잔을 기울이다 못해 냉장고의 소주를 다 비울 것처럼 보여 위협을 느낀 나머지 “이제 문 닫아야 해. 그만 가!”라고 말을 급 놓으며 그들을 내쫓았다고 한다.

쫓겨나듯이 가게를 나온 그들은 2차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러 가기로 했는데 2차를 마시러 도착한 곳에서 다락방은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은 처음이다. 나 왜 남자들하고는 이런데 못 왔어요???” 눈물을 머금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들은 그렇게 하이볼과 맥주를 나눠 마시면서 또 진한 대화를 나누었고(대화 내용 자체 검열2222222222), 그런 중에도 원래 사람이 사람을 알아보는 법이다. 우리는 친구를 해야 한다. 친구하면 잘 맞을 거 같다. 극E 극I MBTI 그딴 게 무슨 소용이냐?!를 외치며 앞으로 자주 만나서 술잔을 기울이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락방을 광화문 역에 들여보내고 저는 버스를 타러 갔는데... 과연 저 인간이 제대로 들어갈까? 아무리 그래도 멀쩡해 보이는데 잘 들어가겠지 했거든요? 근데 이 인간이 그날 밤도 그렇고 그다음 날 아침에도 연락이 없어서. 아... 뻗었구나. 숙취해소제도 별 소용이 없는 것인가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한편 잠 씨는 집에 돌아와서도 혼자 맥주 한 캔에 하이볼 한 캔을 비우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숙취해소제가 너무나 강력했는지 잠이 안 온다... 안 온다. 안 온다.... 하다가 잠이 든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 와서 혼자 또 마신 잠 씨.... 뒤에 깨알 고양이 등장(2호)



한편 잠 씨는 본지에 단독으로 털어놓은 바, 다락방은 잠 씨가 서른 넘어서 만난 최초의 친구이자, 최초로 자기주도적으로 사귄 친구라며 자신에게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밝혔다. “내가 인간 보기를 돌같이 해서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학연으로 맺은 친구는 더더욱 의미가 없다고 여겨서 학창시절 친구는 이미 다 인연을 끊은 것이나 다름없고 현재까지 친구라고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녀석들도 어쩌다보니 X한테 물려받은(?) 친구들이다. 그런데 서른 넘어서 내가 오래도록 지켜보다가 드디어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만난 친구는 다락방이 처음이다. 다락방은 이제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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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19 18:41   좋아요 2 | URL
저도 히말라야 주문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4-08-19 17: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두 분 정말 좋은 친구가 될 거 같아요. 웃기고 책 좋아하고 술 잘 마시고 등등... 아이고 글이 넘 재밌어서 실실 웃으며 읽었어요.
근데 그 은바오씨는 사라지셨나요?
알라딘을 통해 마음맞는 친구도 만나고 축하해요. 넘 보기좋아요.😊

잠자냥 2024-08-21 10:20   좋아요 2 | URL
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바오, 은곰탱이는 잠 씨 때문에 정신산란해서 북플을 거의 못하다가 요즘 그나마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거 같습니다. 슬슬 기지개 켜고 있는 거 같더라고요.

단발머리 2024-08-19 21: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적인 장면이라 잠사모 회장님이 플랜카드 들고 나가셔서 인증샷 찍으셔야 했는데 아쉽네요. 서른이 넘어 사귀고 싶다는 친구를 ‘발견‘한 것도 대단한 일인데, 두 분 첫 만남이 이렇게 뜨거웠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약혼자가 문 걸어잠글 만합니다.
두 분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잠자냥 2024-08-21 10:22   좋아요 3 | URL
다락방이 다음에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잠사모 회장 손꼽아...(엥?)
다음엔 술을 좀 덜 마셔야겠어요...;; ㅋㅋㅋ
은곰탱이는 말은 저렇게 해도 집에 도착하기 전에 문 앞에 나와 있습니다.......

자목련 2024-08-20 11: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곳은 이제 알라딘의 성지가 될 것이니!!
저는 잠자냥 님의 주량이 셀 거라 예상했어요.
은오, 다락방, 잠자냥 님의 만남도 성사될까요?
그나저나 저는 명함이 무척 궁금하고 부럽습니다.
추리와 퀴즈가 약하여 아직도 모르는 잠자냥 님의 그곳 ㅋㅋㅋㅋ

잠자냥 2024-08-21 10:23   좋아요 1 | URL
저도 제가 다락방보다는 잘 마실 줄 알았습니다.
그 세사람의 조합으로 만나는 날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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