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소노라 센트로아메리카노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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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뜨겁게 두 번째는 차갑게.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좋구나. 아이스로 마시면 더 좋은 느낌. 연휴에 다 마셔버릴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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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4-06-08 2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같은 원두군... 냉정과 다정의 조화가 좋구나. 3년 안에 결혼해버릴 것 같네!♥️

잠자냥 2024-06-09 15:20   좋아요 0 | URL
냉정과 열정 사이 곰탱이
 
뒤라스×고다르 대화 채석장 시리즈
마르그리트 뒤라스.장-뤽 고다르 지음, 신은실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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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적대적인 형제와도 같군요˝라는 고다르의 말처럼 이미지주의자 고다르와 텍스트주의자 뒤라스의 텐션 넘치는 대화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둘 다 한 고집&한 개성한다는 느낌인데 그 느낌이 싫지 않다. 그리고 둘은 동류의 인간 맞다. 당신들의 영화가 주는 느낌이 적어도 내겐 비슷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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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6-04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과 저는 동류입니까?

잠자냥 2024-06-04 10:49   좋아요 1 | URL
먹는 데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6-05 14: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은오X자냥 대화>

‘우리는 조금 정열적인 부부와도 같군요‘라는 은오의 말처럼 결혼주의자 은오와 비혼주의자 자냥의 설렘 넘치는 대화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둘 다 한 고집&한 개성한다는 느낌인데 그 느낌이 싫지 않다. 그리고 둘은 운명의 짝꿍 맞다. 당신들이 함께하는 미래가 적어도 내겐 그려지니까.

잠자냥 2024-06-05 14:5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여전히 100자평 패러디에 몰두하는 곰탱이

그새 누가 좋아요 눌렀나 봤더니 여전히 은곰탱이 댓글 따라다니는 독서괭

은오 2024-06-05 14: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 읽는 잠자냥님... 머싯어...♥️

잠자냥 2024-06-05 14:53   좋아요 1 | URL
글 좀 써 이눔아.....
 
레이먼드 카버의 말 - 황무지에서 대성당까지, 절망에서 피어난 기묘한 희망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레이먼드 카버 지음, 마셜 브루스 젠트리.윌리엄 L. 스털 엮음, 고영범 옮김 / 마음산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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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버의 팬이라면 그냥 넘길 수 없는 인터뷰집. 카버의 인간으로서의 고뇌와 자기 작품 및 단편, 시, 장편에 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다. 가드너, 리시, 치버, 테스 등등 그를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들의 영향력도. 다만 인터뷰 모음집이라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중복된다는 느낌(특히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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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6-0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신간 소식 보고 오오 카버의 말이 나왓구나, 한게 어제였나 그제였나.. 그런데 잠자냥 님은 벌써 또 다 읽고 백자평을 똭!!!!!

잠자냥 2024-06-03 14:10   좋아요 0 | URL
말 시리즈 중에서는 두께가 좀 있는 편이긴 한데(508쪽) 뒤로 갈수록 중복된다는 느낌이 있어서 금방 읽습니다~

은오 2024-06-05 14: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버보단 잠자냥님의 생각을 엿보고 싶읍니다~!! 잠자냥님 인터뷰 모음집이라면 중복되는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을 텐데....

잠자냥 2024-06-05 14:54   좋아요 2 | URL
거의 다 알지 않아요?
한없이 투명한 뇌 잠자냥 ㅋㅋㅋㅋ

은오 2024-06-05 15:04   좋아요 1 | URL
아직 모르는게 많은거같은데요?
베일에 싸인 신부 잠자냥님

잠자냥 2024-06-05 15:09   좋아요 1 | URL
나 베일 같은 거 안 써.....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4-06-05 16:52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오랜만에 와도 두 분의 사랑은 역시👍
베일에 싸인 잠자냥 님 상상해버렸어요.

책읽는나무 2024-06-05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버의 말이 나왔군요?!!
오.....
덕분에 장바구니에 담아갑니다.^^
잠자냥 님 방에선 담아갈 책들이 너무 많아요.😂🥲

잠자냥 2024-06-06 09:21   좋아요 1 | URL
나무 님 자주 오세요!!!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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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함께 여행을 떠난 사람이 있다. 이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헤어지자, 그러니까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여행이다 약속-참으로 기묘한 약속을 하고 함께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이 여행이 끝나고, 이 여름이 끝나고 나면 너는 너대로의 삶을 나는 나대로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했던 그때- 그렇기에 그 여행은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필요도 없었고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곳이어서는 더 안 되었다. 그저 눈이 부시게 투명한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기다란 튜브 위에 누워 수영장 위를 둥실 떠다니며 머리 위로 쏟아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아침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를 바라보면서 이게 마지막이지, 더는 저 사람하고 이런 곳에 오지 않는다는 거지, 괜찮아, 괜찮아, 괜찮다고 다독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괜찮았다. 우리 저거 한번 타볼까? 다른 곳이었다면, 다른 때였다면 절대로 시도해보지 않았을 텐데,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쩌면 그 바다가 태평양이었기 때문에, 모험하듯이 제트스키에 몸을 실었다. 이 바다에 빠져버리면 죽는 것일까? 공포와 스릴, 알 수 없는 해방감 속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다 신이 나서 웃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돌아가면 우리는 헤어진다. 더는 우리는, 우리가 아니다. 당신은 당신, 나는 나로 돌아간다…

사강의 <어떤 미소>를 읽고 나니 문득 이십 대의 나, 그때 그 여름의 바닷가가 떠올랐다. 이십 대의 ‘도미니크’는 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뤽과 사랑에 빠지고 그로부터 일주일간 함께 여행을 떠나자는 제안을 받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는 여행이니 뭐 망설일 게 있을까 싶지만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뤽은 도미니크보다 스무 살이나 더 많은 40대의, 게다가 유부남이다. 심지어 도미니크가 사귀고 있는 베르트랑의 외삼촌이고 도미니크는 뤽의 아내인 프랑수아즈와도 안면을 튼 사이이다. 하필이면 프랑수아즈는 도미니크에게 여러 가지로 호의를 베풀기까지 한다. 그런데 그런 사이의 뤽이 도미니크에게 속삭인다, “우리” 둘이서만 함께 일주일간 여행을 가자고. 연인 사이를 비롯해 호감을 느끼는 두 존재가 어딘가로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하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어떤 새로운 곳을 너와 함께 보고 싶다기보다는 그 새로운 곳에서, 너를, 당신을 나의 눈으로 발견하고 싶다는, 그 기간 동안만큼은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너를, 당신을 독점하고 싶다는 의미가 가장 클 것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연인들이 사랑에 빠지거나 서로 사랑을 확인하게 되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자고 속삭이는 게 아닐까.

그런데 도미니크처럼 명백하게 위험한 제안-그러니까 일주일간 한 유부남의 애인, 정부(情婦)로서의 자리를 제안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다수의 세상 사람들은 이 스무 살의 어린 여대생에게 정신 차리라면서 훈계를 늘어놓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어른인 뤽에게 도덕적 비난을 가할 것이다. 유부남 주제에 어린 여자를 꾀어서 일주일간 실컷 즐기고 차버릴 심산이라니, 저런 썩을 놈이 다 있나 혀를 끌끌 찰 것이다. 도미니크, 제정신이야! 저 남자가 원하는 것은 너의 젊음, 너의 육체뿐이다 그러니까 거절해! 달아나! 도미니크도 안다. 이 제안의 위험성, 이 관계의 위태로움, 이 짧은 사랑의 덧없음, 그 후 남겨질 자신의 고통…. 아무리 일주일간 서로에게 충실하더라도 그 기간이 지나면 그는, 뤽은 나를 사랑하지 않기에 떠날 것임을 안다. 그럼에도 도미니크는 뤽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누구도, 그 자신도 열망을 막을 수가 없다. 모든 도덕적 비난과 현실적인 제한을 헤아리기에는 그것들보다도 더 크게 그를 사랑하니까, 원하니까.

칸의 어느 호텔에서의 일주일은 훌쩍 지나간다. 도미니크와 뤽은 함께 수영하고 바닷가를 거닐고 햇볕에 그을리고 위스키를 마시고 방 안에서 사랑을 나누고 함께 잠든다. 키스를 하다 잠든 새벽 내내 키스를 하고 싶다. 잠들 때도 그가 옆에 있고 눈을 떴을 때도 그가 옆에 있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열망과 욕망의 대상이 일주일, 168시간 가까이 온전히 내 소유인 셈이다. 내가 정말로 열망하는 사람이 이런 제안을 해온다면 그 제안을 뿌리칠 수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헤어지는 것이다, 헤어질 것이다, 다시 만나지 않을 것임을 안다 해도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쉽사리 하지 않는 뤽은 그 일주일이 지나간 후에는 일주일만 더 같이 있지 않을래? 망설이듯 입을 연다. 도미니크보다 연애 경험도 많고 사랑에 냉소적인 그이지만 그 자신조차도 이 사랑을 거부하지는 못한다. 이 주일간의 완벽한 둘만의 시간. 사랑으로 가득한 이 시간이 인생에서 존재했다면 이 사랑을 잃고 나서도 아무리 고통스럽다 한들 그 기억만큼은 어떻게든 행복하게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권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권태로운 삶에서 그토록 열망했던 대상, 그 사람과 보내는 며칠은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선물과도 같은 시간일 것이다. 그러기에 도미니크는 기꺼이 받아들인다. “더 많이 사랑하고, 아무 일 없는 것보다는 더 행복했다가 더 불행해질 거”(p.82)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그러므로 그 시간이 아무리 짧았다 한들, 한 사람을 사랑했던 사람으로서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내가 그 여름 바다 위에서 웃다가 끝내 눈물을 흘렸지만 이제는 그 시절을 돌아보면서 미소 지을 수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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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5-3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께서 생각보다 사강의 책 많이 읽으시네요.
일주일이라 그런거 같은데요. 시간 지나면 다 똑같아 질 것 같습니다.
근데 잠자냥님은 그때 바로 헤어졌나요? ㅎㅎ

잠자냥 2024-05-30 19:00   좋아요 2 | URL
사강 책 국내 번역작은 거의 읽은 거 같아요. ㅋㅋㅋㅋ 사강, 뒤라스 저는 계속 읽게 되더라고요. 다락방과는 달리?! ㅋㅋㅋㅋㅋ
네 그 사람하고는 그해 가을에 헤어졌습니다.

다락방 2024-05-31 23:02   좋아요 2 | URL
어쩐지 그 분에게서 과메기 향이 나는듯 합니다....

독서괭 2024-05-30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헤어질 걸 알면서 떠나는 여행이라니.. 어떤 마음일지.. 여행지에서의 장면 하나하나가 남다르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잠자냥님 최근 글 못 쓰셨는데 어제부터 연달아 두 편~ 이제 읽고 쓰실 여유가 좀 생기신 걸까요? 그렇다면 다행이예요!

잠자냥 2024-05-31 10:20   좋아요 1 | URL
괭 어제 댓글 두 개 다 ˝오˝로 시작함 ㅋㅋㅋㅋㅋ
여행지에서의 장면 하나하나 지금은 몇몇 장면만 기억에 남고 다 잊혔습니다요- ㅎㅎ
근데 그 여행지는 또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여유라기보다는 안 쓰니까 더 답답한 기분이라서 쓰고 있어요!

달자 2024-05-30 21: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여행이라는 걸 알고 떠나는 여행을 저도 전애인과 해본 적이 있는데, 잊고 있던 기억이 잠자냥님 글을 읽고 되살아났어요. 뭔가 저도 잠자냥님과 비슷한, 먹먹한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흠 그리고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제가 만약 도미니크였다면, 뤽이 20살 연상이라는 설정만 빼면 (저랑 동갑이거나 연하라면) 저도 기꺼이 일주일살이 불나방이 되어...불 속에 제 몸을 던졌을 것 같네요

잠자냥 2024-05-31 10:22   좋아요 1 | URL
먹먹하죠... 그 먹먹함을 잊을 수 없을 거 같기도 하고.... 근데 시간이 흐르면 다 잊히더라고요! ㅎㅎㅎㅎ 인생... ㅋㅋㅋㅋㅋ 일주일살이. ㅋㅋㅋ 저 두사람은 결국 일주일 더 있자고 해서 이주일살이했어요. 사실 사랑하는 사람하고라면 이주일도 후딱 갈 거 같아요.

자목련 2024-05-31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잠자냥 님 사강 좋아하는 걸까요?
그나저나 이별로 이어지는 여행을 떠나는 마음은...
<마지막 욕망>과 <어떤 미소>까지, 대체 사랑이 뭔지.

잠자냥 2024-05-31 10:2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사강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계속 읽고, 이 작품은 사실 구판으로 예전에 읽기는 했던 건데 또 읽은 걸 보면 좋아하는 건가? 막장드라마 같은 소재도 사강이 쓰면 막장드라마 같지 않아서 그런 점에서는 확실히 잘 쓴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사랑에 빠진 사람들 심리 묘사도 잘하는 것 같고요.

은오 2024-06-05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가 너무 아름다워요...ㅠㅠ

잠자냥 2024-06-05 14:5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살아 있었네 곰탱이?

2024-06-05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05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05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4-06-05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도 차오르는 결혼욕구
결혼욕구 잠재우려면 잠자냥님 글을 읽지 말아야 함.. 아니 잠자냥님이 안써야 함..

잠자냥 2024-06-05 14:54   좋아요 1 | URL
곰탱이도 글좀 써보세요. 언니들이 기다릴 텐데....
책만 무쟈게 읽고 있네.....

은오 2024-06-05 15:02   좋아요 1 | URL
전...요즘
머릿속에 잠자냥님밖에없어서..
연애편지가아니면 글이라는걸 도무지 쓸수없는 상태입니다..

잠자냥 2024-06-05 15:06   좋아요 0 | URL
아니 그럼 모든 리뷰를 연애편지 형식으로 써 보든가....
맞춤법 연재 예문처럼!!!!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6-05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뤽은 진짜 개새끼다!!
도미니크의 선택은 이해할 만하지만...
애초에 그런 제안한 뤽이 너무 개새끼...-_-

잠자냥 2024-06-05 14:56   좋아요 1 | URL
뤽 너무 개새끼라고 욕하면서 읽었어요? ㅋㅋㅋㅋㅋ
은오는 도미니크처럼 뤽 같은 아재 따라가면 안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6-05 15:04   좋아요 0 | URL
네 ㅋㅋㅋㅋㅋㅋ 도미니크 힘들어할때 진짜 욕나옴 ㅠㅠ
못따라가게 잠자냥님이 결혼으로 막아주십시오~!!

잠자냥 2024-06-05 15:07   좋아요 0 | URL
ㅋㅋㅋ 한국 이대녀 프랑스 이대녀에게 극공감 ㅋㅋㅋ
도미니크 그 개새끼 프남충 따라가지 마! ㅋㅋㅋㅋ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집>)

크리스티앙 보뱅의 <마지막 욕망>을 읽는 내내 기형도의 시가 떠올랐다. 두 작품 모두 사랑을 잃어버린 이의 심정을 절절하게 노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형도의 <빈집> 속 ‘나’는 사랑을 잃어버린 후 문을 잠그고 빈집에 갇히기를 선택한다. ‘나’의 침잠과 은둔을 뜻할 수도 있고 사랑을 잃어버린 후의 세계가 더는 이전의 세상과 같지 않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보뱅의 작품 속 ‘나’는 사랑을 잃고 세상을 등지기로 한다. ‘나’는 좋아했던 오래된 책들의 페이지를 열 때면 사랑하던 이, 그러니까 ‘당신’이 준 철필을 사용하곤 했는데 이제 그 철필로 천천히 ‘나’의 정맥을 연다. 칼날은 먼저 옷감 속으로, 다음에는 피부 속으로, 마지막으로 살 속 깊숙이 파고든다. 가장 먼 곳에서부터 가장 가까운 곳으로 긋는 칼날…. 저항이 점차 줄더니 곧 사라진다. 피는 마치 블랙베리나 라즈베리의 거품처럼 솟았다가 솜털처럼 미지근하게 흘러내린다. 나는 이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세상을 등지기를 선택함으로써 욕망, 한때 자신을 사로잡았던 그 욕망의 세계 또한 벗어난다. 그렇기에 이 죽음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시도한 나의 욕망일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다 그 사랑을 잃어버린 후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위대한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 아니라 고통”(마리 루티, <하버드 사랑학 수업>)이라는 말처럼 사랑의 세계에는 온갖 고통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욕망하는 이의 마음을 얻지 못해 고통스럽고, 또 어떤 이는 기적처럼 원하는 이의 마음을 얻어 함께 똑같은 언어로 이루어진 사랑의 세계 안에 살다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떠남으로써, 또는 그 둘의 언어로 이루어진 세계가 더는 전과 같지 않음을, 사랑이 무너져 감을 지켜봄으로써 고통스럽다. “사랑이 시작되는 이유도 별로 없지만, 사랑이 끝날 때는 더더구나 아무런 이유도 존재하지 않”기에(<마지막 욕망>, p.129) 저무는 사랑을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인간의 목숨만큼이나 욕망과 사랑의 세계도 유한하기에 소멸의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그렇기에 너를 잃어버린 나는 문을 닫아걸거나 세상을 등지거나 또는 그와 비슷한 여러 형태의 은둔으로 담을 쌓는다. <마지막 욕망>의 ‘나’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 더는 살아갈 욕구를 느끼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은 또 다른 사랑을 꿈꾸지 않겠지만 사랑을 잃고도 사람들은 살기 위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다음에 찾아올 사랑은 조금은 다를지도 모르리라 기대하면서. “인생의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는 마음을 열수록 우리는 더 취약해진다는 사실”(마리 루티, <하버드 사랑학>)을 알면서도 또다시 그 취약함에 기꺼이 자기를 내던진다.
 
블랙베리나 라즈베리의 거품처럼 솟았다가 솜털처럼 미지근하게 흘러내리는 피는 죽음의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이 사랑은 나눌 때 느꼈던 것이기도 하다. 당신은 ‘블랙베리처럼 내 입술을 짓눌’렀으며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순간에는 장미, 체리, 산딸기, 오렌지향이 피어난다. 그런데 사랑을 속삭이며 느끼던 블랙베리는 이제 죽음의 피가 되어 내 몸에서 흘러내린다. 보고 싶어 죽겠어, 죽을 만큼 사랑해, 죽고 싶을 만큼 좋아, 죽을 것 같아…. 사람들은 사랑을 말할 때 죽음의 표현을 종종 한다. 에로스(Eros)와 타나토스(Thanatos)- 사랑과 삶, 죽음의 충동은 묘하게도 공존한다. 열정과 광기로 촉발된 사랑은 죽음에 이를 정도로 파괴적인 욕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은밀할수록 더욱 그렇다. 애절하기 때문일까. <마지막 욕망> 속 두 사람의 사랑은 은밀하기 짝이 없다. 숨겨 둔 보물을 찾듯이 편지를 주고받고 그 편지는 오직 둘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쓰인다. “단어 밑의 단어들. 흑백의 생채기가 가득한” 그 편지들은 그들을 “휩쓸었던 광기, 몸짓으로 접힌 주름 속의 광기를 모사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다른 것을”(<마지막 욕망>, p.60) 말한다.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나’는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딸을 둔 여자이고 그런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나의 남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륜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어떤 사랑. 그래서 은밀하고 애절할 수밖에 없던 그 사랑.

이 사랑은 생텍쥐페리의 <남방 우편기>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세상과 멀리 떨어져 저 하늘 위를 날아다니며 살아가는 ‘베르니스’와 이 지상에 속한 여인 ‘주느비에브’의 사랑은 보뱅의 ‘나’와 ‘당신’의 사랑과 조금은 닮았다. 다른 남자의 아내인 주느비에브를 사랑하는 베르니스…. 베르니스는 하늘 위에서 세상을 두루 살피며 마음속의 연인 주느비에브를 그리워한다. 지상에 발을 디디고 살기보다는 생의 거의 모든 순간을 하늘에서 보내는 베르니스는 관습, 관례, 법과 같은 이 세계의 법칙에서 벗어나 있다. 그것들이 그에게는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주느비에브는 철저히 지상에 속한 여자로 그것들이 그녀 인생의 테두리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두 사람의 짧고도 뜨거운 사랑은 끝내 파국을 맞이하리라는 것은 누구나가, 어쩌면 그들 자신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곧 탄생과 같은 의미를 지녔던 베르니스는 주느비에브가 살던 기존의 삶을 텅 비우려고 애쓰며 그녀에게 새 삶을 안겨주고 싶지만 어쩐지 그 노력은 물거품처럼 보인다. “어떤 순간에는 가장 단순한 몇 마디 말이 위력을 발휘해 아주 쉽게 사랑을 불타오르게 하지. 그건 맞는 말일세…. 하지만 삶은 분명 그와는 다른 것이라네.”(<남방 우편기>, p.188)라는 베르니스의 친구의 말은 그래서 뼈아픈 진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자신이 속한 세속적인 삶에서 동떨어져 있기에 주느비에브는 베르니스를 사랑했을 것이다. 그의 품 안에서는 아이의 죽음도, 남편의 원망과 질타도 잊을 수 있었을 테니까. 마치 <마지막 욕망>의 ‘나’가 이른바 ‘세상의 지성에 금세 지루해져버린’ 것과도 같다. “언제나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전쟁과 돈에 대한 쓸데없는 이야기들” “성찰 없이 그런 일을 과장해서 떠드는 잡담”, “영혼과 혀를 빠르게 고갈시키는 입에서 나오는 소음”(<마지막 욕망> p.71)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거짓으로 웃거나 침묵하다 마침내 거기서 벗어난 삶을 살아가는 ‘당신’을 사랑하기로 선택했던 ‘나’- 그런 그들에게 이제 “진정한 언어는 사랑이라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마지막 욕망> p.71)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들은 결국 이 지상에서의 삶과는 완전히 유리될 수 없기에 사랑은 어느 순간 ‘나’ 또는 ‘당신’의 품을 떠나고 그것을 잃어버린 이들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혹은 죽지는 못하더라도 죽음과 같은 고통 속에 놓인다. 사랑이 이런 고통을 동반하기에 ‘나’는 이렇게 묻기도 한다. “사랑이 저주임을 알고 있느냐고, 당신에게서 삶을 송두리째 뽑아버리고서는 살아 있게 남겨두고, 일상을 벼락에 맞아 불타버린 황폐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마지막 욕망>, p.59)을 알고 있느냐고. 또한 그 사랑으로 인해 ‘나’는 다정함과 잔인함이 욕망의 이면에 서로 달라붙어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또 존재는 부재로 인해 성장했기에 부재를 피할 수는 없음도 깨닫는다. 더불어 탄생은 죽음만큼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라는 것도, 때로는 나아가는 일이 포기나 멀어짐보다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음도 깨닫는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상처를 주는 건 고통이 아니라 고통을 둘러싼 어두운 밤이며 밤의 외피임도 깨닫는다.  이런 깨달음 속에서 그런 ‘나’는 다시 사랑이 가능해진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달지 않은 달콤함. 폭력적이고 상냥한 부드러움…(<마지막 욕망>, p.22) 그래서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사랑을 잃고도 또 다시 사랑을 찾는 것이리라. “당신이나 내가 아니라 ‘우리’에게 머물러 기쁨을 주었던 사랑”(p.60)이 여전히 이 세계를 이루는 언어의 진정한 저자라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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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5-29 15: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을 써내기 위해서라도 잠자냥 님은 열심히 독서를 계속하셔야 합니다!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써내는 잠자냥~

다락방 2024-05-29 15: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사랑을 잃고 빈집에 갇히는 것도 사랑을 잃고 죽음에 이르는 것도 반대입니다.

잠자냥 2024-05-29 15:36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 사랑을 잃고 나는 먹네 / 잘 있거라, 허기진 밤들아 / 창밖을 떠돌던 겨울 찐빵들아 / 내 곁을 떠났던 식탐들아, 잘 있거라 / 수저를 기다리던 흰 국밥들아 / 망설임을 대신하던 식탐들아 /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굶주림들아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마구 먹네 / 가엾은 내 허기 빈집에 갇혔네

망고 2024-05-29 15:57   좋아요 2 | URL
우와!!!!!!!넘 아름다운 시다!!!!!😂

다락방 2024-05-29 16:07   좋아요 1 | URL
흥!!! 제가 그렇게까지 많이 먹진 않는다고요!!!

2024-05-30 0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5-30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5-30 05: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5-30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케이 2024-05-30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시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네요. 저는 기형도의 <빈집>에서 ‘나‘는 문 바깥에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사랑도 가두고 종이도 가두고 밤, 안개, 촛불 하여튼 사랑이랑 관련된 모든 걸 다 빈집에 가두고 난 빈 껍데기처럼 심지어 앞도 못 보는 상태로 살겠단 뜻으로 생각했는데, 똑같은 시에 대한 다른 해석을 보는 게 신기하고 재밌네요!
사랑을 하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제 인생 통틀어 제일 부끄러운 시절은 20대 초반 누군가를 죽도록 짝사랑했던 시기인데요. 제 인생에서 통째로 지워버리고 싶을 만큼 추한 시기였거든요 ㅎㅎㅎ
내 사랑이 일방통행이어서 그랬던 걸까요? 서로 사랑하고 또 그 사랑이 끝나지 않더라도 결국에는 무덤덤해지기 마련인데 그런 사건으로 목숨까지 끊는 건 너무 억울한 것 같아요.
트위터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쓴 걸 봤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내가 최고로 행복하면서 끝없이 불안함을 느낄 때는 내가 가진 애정의 100%를 오직 한 사람한테만 쏟고 있을 때라고.
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랑은 나를 피폐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위험해요.
그런 사랑을 할 기회가 있었어도 택하지 않는 게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사랑은 그냥 책에서만 읽어야죠 ㅋㅋ

저는 애기 생긴 뒤 처음으로 내일 가평으로 여행갑니다.
말이 여행이지 뭐 애기들 뒷바라지 하다 끝나겠지요 그래도 좋네요.
잠자냥님도 좋은 주말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잠자냥 2024-05-30 14:14   좋아요 1 | URL
케이 님 해석도 흥미롭습니다.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게 또 시의 묘미겠죠!
사랑을 하면 정말 더 좋은 사람이 될까요??? 저도 돌아보면 사랑할 때 저의 가장 추하고 못난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해요. 인생 통틀어 제일 부끄러운 모습도 누군가와 사랑할 때 나타나는 것 같고요. 그래서 그런 괴물을 마주하면 현타도 오고 그렇습니다. 이럴 바엔 사랑하지 않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요. ㅎㅎㅎㅎ
사랑 때문에 피폐해진 경험도 종종 있었어서 다시는 그러지 않는다! 하고도 또 그러고 있는 저를 보면 참 한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우아 드디어 아가들과 내일 첫 여행을!!
새로운 곳에 가서 싱기방기 눈동자 굴릴 아가들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귀엽습니다.
케이 님도 쌍둥이들하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독서괭 2024-05-30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생텍쥐페리가 저런 작품도 썼군요. 처음 들어봐요. 야간비행은 예전에 사놓고 안 읽었던 기억이 있지만 ㅋㅋ
저 최근에 옛날에 했던 라디오 방송(영어책 읽어주는)을 들었는데 첫 작품이 <어린 왕자>더라고요. 귀로 듣는 어린왕자는 또 다르더군요. 너무 좋았어요.
보뱅의 이 책은 사랑의 이면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흠.. 읽고 싶진 않다.. 잠자냥님 글로 만족! ㅎㅎ

잠자냥 2024-05-31 10:27   좋아요 1 | URL
<야간비행>보다 <남방 우편기>가 더 좋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라능-
보뱅의 이번 소설은 지금까지 보뱅 작품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약간 당혹감을 안겨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