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뜬구름
찬쉐 지음, 김태성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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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인간인 척하지만 몰개성적인 현대인의 추한 모습과 그로 인해 일어나는 불안과 소외를 그린다. 감시와 미행이 빈번한 중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도 읽힘. 근데 이 감상이 맞나? 확신은 들지 않는다. 진짜 뜬구름 잡는 소리 같아서... 이 작품만 보면 찬쉐는 나보다 더한 인간 혐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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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6-02-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하고 황니가... 초기작들 아주 징글징글하더구먼입쇼.

잠자냥 2026-02-13 14:28   좋아요 0 | URL
아우 황니가는 안 읽을래요... 이거 근데 의외로 5별 줄줄이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
전 불쾌한 맛.

잠자냥 2026-02-13 14:31   좋아요 0 | URL
다 읽고 표지 보니까 표지도 징그러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6-02-1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뜬구름은 정말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것이었군요..

잠자냥 2026-02-13 14:28   좋아요 0 | URL
아 진짜 이거 짧은데 화딱지 나게 오래 걸린 읽기였습니다.........
 

중2병이라는 말이 있다. 열다섯에서 열여섯 그즈음. 사춘기의 시기. 질풍노도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 시절. 불안정하고 반항적이며 삶 자체가 따분해지는, 왜 살아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허무해지는 그런 때. 누구나 그 한때를 지나간다. 나 또한 그렇다. 그 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지금의 나와 많이 다른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반항이라는 것을 해보기는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와 다름없이 읽고 끼적이고 듣고 보고 그런 나날을 보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생활은 그렇다 치고 머릿속은 어떠했을까. 그때도 염세적이기는 했다. 집안이 그다지 화목하지 않았고, 부모는 서로 사랑하지 않음을 알았기에 사랑이라는 것을 믿지 못했고, 혹여 누군가를 사랑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지극히 유한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 또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부모처럼 살기 싫어서라도 결혼이라는 것에 묶이는 짓만은 결코 하지 않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은 본디도 추한 존재인데 나이 들수록 더 추해지므로 그러기 전에 제 손으로 죽어야 한다고, 인간이 추해지기 전의 나이는 딱 마흔까지라고 그러니까 마흔 전에는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미 나는 그 나이를 훌쩍 지나버렸다. 내 육체도 점점 더 추해질 것이다.

문득 이렇게 내 열다섯 열여섯의 그즈음을 떠올려보는 까닭은 미시마 유키오의 <꽃이 한창인 숲>을, 이 작품의 한 구절을 읽었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나는 추억 따윈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불과 일이 년 전까지만 해도 그러했다. 나는 어떤 편견에 따라 이런 식으로 생각했었다. 추억은 이미 지나간 삶의 빈 허물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설령 그것이 미래의 과실(果實) 역할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이미 현재를 잃어버린 쇠락한 인간을 위한 것뿐이지 않은가, 하는 식으로. 열병 같은 젊음은 그런 생각에서 무턱대고 긍정을 찾아내려는 경향을 보이게 마련이다. 하지만 잠깐 사이에 나는 그것과는 또 다른 생각 쪽으로 간단히 옮겨갔다. 추억은 '현재'의 가장 청순한 증거인 것이다. 사랑이라느니 헌신이라느니, 현실에 자리매김하기엔 지나치게 청순한 그런 감정들은, 추억 없이는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거나 거기서 올바른 의미를 찾아낼 수 없다. 마치 낙엽을 헤쳐 찾아낸 샘물이 비로소 파란 하늘을 비춰내는 것과 같은 일이다. 샘물 위에 떨어져 흩어져 있어봤자 낙엽들은 결코 하늘을 비춰낼 수 없기 때문이다. (<꽃이 한창인 숲>, 《미시마 유키오-우국·한여름의 죽음 외》, p.8~9, 현대문학)


미시마 유키오가 무려 열여섯에 쓴 작품이다. 열여섯 즈음의 나도 무언가를 늘 끼적이는 아이였지만, 내가 도대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었을까. 지금의 나이에 이르렀어도 저런 문장은 쓰지 못할 것이다. 내 눈길이 한참 머무는 곳은 이런 구절들이다. “몇 번이고 나는 추억 따윈 따분한 것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추억은 이미 지나간 삶의 빈 허물에 지나지 않는 게 아닐까.”...... “이미 현재를 잃어버린 쇠락한 인간을 위한 것뿐이지 않은가”........ “사랑이라느니 헌신이라느니, 현실에 자리매김하기엔 지나치게 청순한 그런 감정들”........ “샘물 위에 떨어져 흩어져 있어봤자 낙엽들은 결코 하늘을 비춰낼 수 없기 때문이다.” 열여섯의 미시마 유키오, 당신은 어떤 인간이기에 이런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가. 


훗날 미시마는 <꽃이 한창인 숲>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1941년에 쓴 릴케 풍의 이 소설에는 지금 보면 일종의 낭만파의 악영향과 애늙은이처럼 잘난척하는 것만 눈에 띄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열여섯 살짜리 소년은 독창성에 손을 내밀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손이 닿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잘난척하기로 한 것처럼 보인다. 덧붙이자면, 이 단편집의 제명을 ‘꽃이 한창인 숲’으로 하고 싶다는 출판사의 뜻에 따라 나는 할 수 없이 선택했다.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p,89)

‘낭만파의 악영향과 애늙은이처럼 잘난척하는’이라는 표현을 달리 말하면 중2병스러움이 아닐까. 그런데 이런 중2병이 나에게 밀어닥친다면 나는 기꺼이 환영하겠다. 미시마의 이런 부끄러운 듯한 고백과 달리  <꽃이 한창인 숲>은 열여섯 천재 소설가의 탄생을 알린 작품으로 추앙받으며 일본 문단의 전폭적인 찬사와 지지를 받는다. “ <꽃이 한창인 숲>의 작가는 완전한 연소자이다. [……] 바로 우리들의 어린 동료이다.” “유구한 일본 역사가 점지한 아이다. 우리들보다 나이는 훨씬 적지만 이미 성숙한 뭔가가 탄생한 것이다.”(같은 책, p.100~101)

“유구한 일본 역사가 점지한 아이” 열여섯의 천재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 천재란 선천적으로 타고난, 남보다 훨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시마는 천재라고 불려 마땅하다. 내가 이 천재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가면의 고백>이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읽었던가 그랬을 것이다. 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각사>를 찾아 읽었다. 참 이상한 일이지. 그 예전만 하더라도 이 땅에서는 미시마 유키오를 읽는다 하면 조금 이상한 시선을 받곤 했다. 그런 미친놈의 작품을 왜 읽느냐 하는 눈초리. 아, 하긴 이것은 내가 문학전공자라 전공자들 틈바구니에서 받았던 시선일지도 모르겠다. 일반 세상에선 미시마 유키오 이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허다했으므로 아무래도 상관없었을 것이다. 

그 이후로도 나는 족족 그의 작품이 번역되어 나오면 나오는 대로 찾아 읽었다. <파도 소리>(절판된 이 책은 현재 중고가 2만 5천 원에 팔리고 있다. 오호라, 나, 이 책 있는데!)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이 두 책도 최근 <사랑의 갈증>이 새로 나오기 전까지는 중고 책이 꽤 고가에 팔리고 있었다. 오호라, 나 이 책들도 있는데!), <봄눈>, <미시마 유키오-우국·한여름의 죽음 외 22편>, <나쓰코의 모험> 같은 작품들은 물론 <부도덕 교육 강좌>, <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의 편지교실> 같은 좀 이상한(?) 책들까지 닥치는 대로 읽었다. <봄눈>에서부터 이어지는 풍요의 바다 시리즈 <달리는 말>, <새벽의 사원>, <천인오쇠>는 번역이 다 되면 한 번에 몰아 읽을 심산으로 아껴두었는데 이제 읽을 때가 되었다. 그리고 <금색>, <오후의 예항/짐승들의 유희> 등등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은 당장 읽지는 않더라도 사두지 않은 게 없다. 




궁금해서 갑자기 찾아봤다....... 그렇다 한다.



갑자기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왜? 나는 미시마의 무엇에 끌려 그의 작품이라면 번역되어 나오는 족족 다 읽어보려고 하는가? 심지어 평전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까지! 그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하긴 좀 어려운 인간이다(일단 외모가 내 취향 아님). 그럼에도 그의 작품에는 무한정으로 끌린다. 무엇이 그렇게 끌리느냐 묻는다면 허무해서일 것이다. 파괴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극도로 자기 파괴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름답게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병약했던 소년이 훗날 그토록 육체 단련에 집착했던 것도 일종의 자기 파괴였다. 극한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결국 그것을 제 손으로 파괴해버리는 죽음으로써, 사멸로써 불멸해지려는 욕구. 금각사를 불태워 버린 바로 그 마음… 그 충동.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을 통해 나는 내가 그의 작품에 한없이 매료되는 이유를, 결국 내가 어렴풋이 느꼈던 그 미학, 허무와 자기 파괴적인 미학의 실체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 알려졌듯이 단지 미시마 유키오는 문단의 총아이기만 하지는 않았다. 일본에서는 거의 대중의 우상이었다. 몰락한 귀족 가문 출신으로 열여섯에 천재라는 소리와 함께 문단에 나타난 뒤 <가면의 고백>, <금각사> 등으로 격찬을 받은 것은 물론 심지어 영화배우와 사진 모델로 활약했으며 가부키와 현대극 극본을 쓰고 극단을 만들어 연극을 연출까지 했던 대스타였다. 마흔다섯의 나이에 할복이라는 극단적 방식으로 삶을 마감한 것까지도 너무나 센세이션한 미시마 유키오. 그가 그렇게 이른 나이에 죽지 않았다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일본에서는 두 번째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가 미시마 유키오가 아닐까.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대스타'라는 말이 나와서 잠깐 언급하자면, 이 책을 통해 미시마 유키오가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영화에도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단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마스무라 야스조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 영화 감독으로 변태 같은 영화를 참 잘 만든다. 변태 취향이라 그런가. 또 다른 변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영화로 자주 만들었는데 《만지 (卍; All Mixed Up)》(1964), 《문신 (刺青; Tattoo)》(1966), 《치인의 사랑 (痴人の愛; Love for an Idiot)》(1967) 이 모두 거기에 속한다.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에서 말하기를 마스무라 야스조는 <실없는 놈>에서 주연을 맡은 미시마 유키오의 연기를 혹평했고, 미시마는 이로 인해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는데 나는 왠지 두 변태의 만남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거 같다. 완전 B급 영화 감성이랄까....



Saint Sebastian (c. 1615) by Guido Reni


 나는 얼마 남지 않은 페이지를 왼편으로 한 장 넘겼다. 그러자 한 귀퉁이에서 나를 위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한 장의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제노바의 팔라초 로소에 소장되어 있는 귀도 레니(Guido Reni)의 〈성 세바스티아누스〉였다. [•••••] 그 그림을 본 순간 나의 전 존재는 일종의 이교도적인 환희에 휩싸였다. 나의 피는 끓어올랐고 나의 기관은 분노의 색채로 가득 찼다. 이 거대한,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오른 나의 일부는 전에 없이 격하게 나의 어떤 짓을 기다렸고, 나의 무지를 힐책했으며, 격분해서 헐떡거렸다. 어느 누구에게 배우지 않았는데도 내 손은 저도 모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의 내부에서 어둡고 빛나는 뭔가가 잰걸음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그것은 아찔한 도취를 동반하고 솟구쳤다....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p.46)


귀도 레니의 〈성 세바스티아누스〉는 미시마의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그의 작품을 한편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으리라. 미시마 유키오는 이 그림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수음을 한다. “환희에 휩싸”이고 “피는 끓어올랐고” “기관은 분노의 색채로 가득”찬 채. 그의 작품 곳곳에 흐르는 동성애적 색채도 그러하고, 성과 죽음이 폭력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요 <파도 소리>처럼 그리스 조각상의 건강한 육체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작품도 그렇고 <우국>처럼 격정적인 섹스 후에 피를 흘리며 왜 자결할 수밖에 없는지 그 모든 작품의 미학이 저 그림 한 장에서 출발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햇볕을 쬐면서 나는 자신의 개조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이고 모자라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나에게 남는 것은 확실히 감수성이고, 나에게 모자라는 것은, 뭐랄까, 육체적인 존재감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었다. 나는 이미 차갑기만 한 지성을 경멸하리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의 조각상처럼 의심하기 어려운 육체적 존재감을 가진 지성밖에 인정할 수 없었고, 그런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었다. 그것을 얻으려면 동굴 같은 서재나 연구실에 처박혀 있어서는 안 되며 반드시 태양의 매개가 필요할 터였다.
그리고 감수성은? 이놈은 이번 여행에서 구두처럼 닳아빠질 때까지 다 써버려야만 한다. 낭비할 수 있을 만큼 낭비해서 더는 그 소유자를 괴롭히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마침 잘됐다. 나의 여정에는 남미와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 태양의 나라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p.207)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에서 저자는 미시마 유키오라는 한 인간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그의 펜 끝으로 되살아난 미시마 유키오의 형상을 응시하노라면 우리에게 익숙한 극우 파시즘에 취해 할복 자살한 미친놈이라는 평가가 얼마나 치우친 시선인지 깨닫게 된다. 미시마 유키오는 왕족과 친분이 깊었던 몰락한 귀족 집안 출신 할머니의 손에서 어린 시절부터 유폐되었다시피 키워졌다. 유폐는 그의 상상력에 날개를 붙여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는 무너져버린 전통 앞에서 모든 것은 헛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윽고 근대화가 밀려와 일본은 부흥했으나 전쟁과 패전을 겪으며 몰락을 겪는다. 허무와 몰락, 폐허의 아름다움에서 끊임없이 표류하고 분열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총괄하는 것은 결국 죽음뿐이었다. “죽음은 마지막 작품”이라는 미시마 유키오의 말처럼. 


허무를 형상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절망에 절망을 거듭할 뿐이지 않은가. 그런 물음에 이렇게 답하고 싶다. 우리들은 뿌리 깊게 그리고 교묘하게 뒤얽힌 기만의 구도에 얽매여 자신이 지금 어디에, 어떤 상태에 있는지 스스로 알 수가 없다. 풍부한 문예 전통의 힘을 빌려 우리들의 거처를 정확하게 가리켜 보이는 것, 그리고 그 형상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작업이자 동시에 창조적인 일이 아닐까.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비로소 모든 일을 바로잡을 수 있는 출발선에 설 수 있을 테니까. (《미시마 유키오, 죽음의 충동과 허무의 미학》 p.541) 



이제 <풍요의 바다> 시리즈를 읽을 차례이다.... 이 책 덕분에 더욱 풍부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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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2026-02-12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은 오로지 저만의 확신인데, 미시마 유키오는 동성애자였던 것 같아요. 원래 동성애자들이 자기의 본심이 발각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훨씬 더 남성적이라 여겨지는 거친 행동을 하기도 하잖아요. (쓰리빌보드의 경찰같이)
실제 자기와 바깥에 비춰져야 하는 본인 간 괴리가 너무 커서 평생 우울했던 것 아니었을지...
참전한 군인도 아니면서 오바쌈바 하면서 극우 활동을 한 것도 결국 열등감 때문이고 허무하다라고 표현하지만 결국은 절대로 자기의 이상에 가까워질 수 없음에 괴로웠겠죠. 참 정이 가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의 감수성에 공감하고 싶지도 않고요.
일생의 나약함을 한번에 만회하는 방법으로 할복을 택한 것 같은데, 어리석을 뿐이죠. 감수성 예민하고 연약한 자기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어땠을지. 하긴 그랬으면 소설을 못썼겠죠. 행복한 상태에서도 신들린 듯 쓰는 작가들이 있지만 결핍이 예술의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니까요.
그나저나 열여섯에 쓴 글 미쳤네요. 거참.
근데 더 놀라운 건 네???? 영화배우요?? 모델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무실에서 심각하게 읽다가 빵터짐. 미시마 유키오의 팔뚝 너무 싫어요. 오우 노. 글만 읽겠습니다. (사실 글도 안읽음)
설연휴 다가오니 우울해요. 엄마 돌아가신 뒤로는 가족행사 때마다 우울합니다. 엄마 살아계실 땐 또 그것대로 싫었는데.
하여튼 저는 명절이 참으로 싫습니다.

배철수 아저씨가 어떤 락밴드 보컬이 젊어서 나는 서른이후의 삶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공공연히 자살 예고를 했지만 80 넘어까지 아주 잘 살고 계시다고 했던 거 생각해요 ㅋㅋㅋㅋ 저는 막연히 오래 살고 싶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너 죽고 싶다면서 왜 살아있냐는 말 들을까봐 실제로 입에 올린 적은 없습니다.
사람의 명은 하늘에 달린 것 같아요. 저희 엄마는 누가봐도 장수할 팔자였답니다.

재밌는 글 감사해요!

잠자냥 2026-02-12 15:17   좋아요 1 | URL
미시마 유키오는 동성애자 맞습니다. 그 내밀한 사정을 털어놓은 것이 <가면의 고백>이고요. 제가 아직 안 읽은 작품인데 그런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 <금색>입니다. 헌데 아무튼 결혼도 하고 딸 아들도 낳았으니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자면 양성애자라고 해야겠네요. 케이 님이 말씀하신 그런 원동력으로 글을 쓴 작가들이 많은데... 일단 떠오르는 작가가 존 치버랑 테네시 윌리엄스가 있네요. 둘 다 알코올중독이 심했는데 아마도 자신의 성향에서 비롯된 그 우울감 때문에 더 그랬을 거 같아요.

<실없는 놈> 스틸컷 좀 찾아봤는데..... 너무 못생겼어요. ㅋㅋㅋㅋㅋ미시마는 심취했을 자신의 그 육체도 뭐랄까 왜 그런 몸매 있잖아요? 요즘 헬스장 같은데 지나가다 보면 키는 참 왜소한데 근육만 키워서 땅딸막하고 풍선 같은 그런 남자들 좀 보이던데.... 미시마 육체가 딱 그렇게 보이기는 해요. 이 책에 실린 소년 시절 사진 보면 미소년 같은 모습도 좀 있던데... 근육이 망처버린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시마의 몸은 잊고 글만 읽어보세요. 미친 글이 많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록밴드 보컬은 혹시 그 인간 아닌가... 롤링 스톤즈 믹 재거? ㅋㅋㅋㅋㅋㅋㅋ

싫은 명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쌍둥이들과 아웅다웅 즐겁게 보내세요!

잠자냥 2026-02-12 15:24   좋아요 1 | URL
사실 성 세바스티아누스 저런 그림 보면서 자위하는 남자 빼박 동성애자죠. ㅋㅋㅋㅋ 비슷하게 그런 장면으로 인상적인 게 <벨벳 골드마인> 보셨죠? 거기서 아서 스튜어트(크리스찬 베일)가 데이비드 보위를 모델로 한 그 가수 ‘브라이언 슬레이드(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앨범 재킷 사진하고 음악 듣다가 갑자기 야릇해져서 방문 걸어 잠그고 자위하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크리스찬 베일은 그로 인해 자신의 성정체성에 눈을 뜨고.......ㅋㅋㅋㅋㅋㅋ

케이 2026-02-12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엇 그렇군요. 다른 건 몰라도 <가면의 고백> 은 꼭 읽어야겠네요. <봄눈> 읽으려고 했지만 아직도 딴 책 읽느라...
저는 의외로 벨벳골드마인을 보지 않았답니다. ㅋㅋㅋ 그 영화 처음 나왔을 때 미성년자여서 못봤는데 여지껏 못봤네요.
저는 저 양반 양성애자도 아니고 그냥 남자만 사랑했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입니다. 여자랑 결혼하는 거는 그냥 위장이지 않았을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지가 짧은 남성이 근육을 키우면 ㅜㅜㅜㅜ 그거만한 목불인견이 없습니다. 어떻게든 팔다리가 길어 보이게 해도 모자란데 펌프질을 하다니요. 님아 제발
뭐 마흔 넘어 날로 살쪄가는 제가 할말은 아니지만요.
80넘어까지 잘살고 계신 락밴드 보컬은 누군진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ㅋ 누군진 몰라도 너무 뻔뻔하신 분.
잠자냥님도 긴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잠자냥 2026-02-12 15:49   좋아요 0 | URL
미시마 유키오는 집안의 압박이 심해서 결혼하기는 했지요. 근데 또 그런 경험이 있어서 <우국>을 쓴 것도 같아요. 우국 보면 이성애 섹스 묘사가 진하게 그려지고 있거든요.

앗! 근데 문장만 보면 또 <봄눈>도 장난 아닌데...... <가면의 고백>하고 <봄눈>은 읽으시는 것으로.

ㅋㅋㅋㅋㅋ 목불인견에 빵 터집니다.

믹 재거가 아직도 팔팔한 거 같아서 찾아보니 82세! ㅋㅋㅋㅋ

<벨벳 골드마인> 언제 기회 되면 보세요. 케이 님이 좋아할 음악이 그냥 계속 흐릅니다.........

망고 2026-02-1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시마 유키오 한번도 읽은적 없어서 모르지만 열여섯에 쓴 문장 놀랍네요...
다른 얘기로 중2병이 중2에 오는 것도 축복입니다 저는 한참 늦게 오는 바람에 엄청난 흑역사를 만들어놓고 참...추억하면 늘상 이불킥이기 때문에 추억 따윈 따분하군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13 10:00   좋아요 1 | URL
망고......
지금도 중2병 같은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고 2026-02-13 11:25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동안😝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6-02-13 13:05   좋아요 0 | URL
그 수영장 물이 좋네 🤣

다락방 2026-02-1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예술적 감각은 타고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잠자냥 님의 이 페이퍼를 읽고 합니다. 그건 열여섯에 쓴 글에서도 나타나지만, 그림을 보고 피가 끓어 오르다뇨. 그런 감각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천재가 아니면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바꿔 말하면,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며 제가 다다를 수 없는 경지라는 것입니다. 세상엔 천재가 참 많기도 하죠.
저는 요즘 오펜하이머 평전 읽고 있는데, 세상을 바꾸는 건 어쩌면 천재 몇 명이 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합니다..

잠자냥 2026-02-13 10:02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도 타고난 게 있습니다.
음식을 보면 피가 끓어오르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닌가?!
여행갈 새로운 도시를 보면 피가 끓어오르는 역마살다락방 ㅋㅋㅋㅋㅋㅋ

오펜하이머 평전은 어쩌다 읽게 됐쑤?

독서괭 2026-02-13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라, 그래서 잠자냥님이 그렇게 책을 사두는 것이렸다? 잠자냥에겐 다 이유가 있다구. ㅋㅋㅋ
미시마 유키오 하나도 안 읽었고 읽고 싶지도 않은데,, 잠자냥님 글 보면 궁금해지긴 합니다.
마저 읽으시고 따악 한권만 추천해 주세요 ㅋㅋㅋ

잠자냥 2026-02-14 09:46   좋아요 0 | URL
🙆🏻‍♀️
 
가난의 문법 - 2020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소준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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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버릴 때마다 마음이 불편한데(누군가 내 쓰레기를 뒤진다는 사실에) 그 감정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쓰레기를 놓고 벌이는 노인들의 사투가 처절하다. 국가는 자신의 의무를 개인에게 전가하지는 않았는지, ‘동정’과 ‘시혜’보다 기본 삶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가 변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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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두사의 웃음 - 여성적 글쓰기에 대한 최초의 선언 앳(at) 시리즈 10
엘렌 식수 지음, 이혜인 옮김 / 마티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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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스 세계를 무너뜨리는 무기가 될 수 있는 여성의 글쓰기, 여성의 리비도와 주이상스에 충실한 글쓰기. 빼앗긴 언어를 되찾을 여성의 시니피앙을! 그리하여 메두사에게 살아 있는 혀/언어를 돌려주라, 그대 여성이여! 선언하는 식수. 구판은 읽기 난해하다던 소문이 의아해질 만큼 잘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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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6-02-10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은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그럼 번역의 문제였는가요….?

잠자냥 2026-02-10 16:41   좋아요 1 | URL
이거 펼쳐보시면 알겠지만 편집이 색달라서 페이지 수에 비해 텍스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금방 읽어요.
동문선 버전은 워낙 악평이 많아서 저는 읽어 볼 생각도 안 했거든요(새 번역 나올 때까지 기다림ㅋㅋ). 그래서 구판하고 비교하기는 뭐한데... 이건 정말 잘 읽히던데요??? (페미니즘 도서 그간 많이 읽으신 분들은 저보다 더 잘 읽으실 듯)

건수하 2026-02-10 22:25   좋아요 1 | URL
반가운 소식입니다. 저에게도 잘 읽히기를!

Falstaff 2026-02-10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거 참 증말.... 문학책 좀 읽으셔요. 자냥 님이 그짝 책 읽은 얘기가 없으니 요즘 도무지 읽을 거리를 찾을 수가 없어서 말입쥬.

잠자냥 2026-02-10 16:4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아니 얼마전에 오블로모프 올렸잖아유...
어제부터 <레볼루셔너리 로드> 시작했습니다.
이거 영화 재미나게 봤던 터라 원작도 기대됩니다.

Falstaff 2026-02-10 16:48   좋아요 1 | URL
아씨... 오블로모프는 태고적에 읽었고, 레볼루는 희망도서 신청해서 오늘 오후에 도서관 도착했다고 카톡 왔다고요! 전엔 자냥 님 리뷰 보고 책 신청하고 그랬는데.. ㅋㅋㅋ

잠자냥 2026-02-10 16:58   좋아요 1 | URL
폴스타프 님이 문학은 워낙 넘사벽으로 재빨리 많이 읽으셔서 쇤네는 별 도움이 못 될 줄로 아뢰오.ㅋㅋㅋ
 
사랑에 대하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61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이항재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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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후기 단편들이 모두 실려 있어서 작품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초기에 비해 중후기로 갈수록 불가해한 인생의 모순을 포착하는 능력이 눈부시게 발전함을 확 느낄 수 있다. ‘유형지에서’부터의 단편은 모두 명불허전. 특히 ‘다락방이 있는 집’ 인상 깊게 읽었다. ‘미슈시, 그대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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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6-02-10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최근 체홉의 단편을 읽었는데, 초기작품은 유머러스하면서 풍자적인 반면 중후기작품으로 갈수록 좀 더 깊이가 있는 거 같아요.

잠자냥 2026-02-10 09:37   좋아요 1 | URL
네, 어제인가 북플에서 쿨캣님이 녹색광선에서 나온 체호프 작품집 읽으신 것 봤어요. 그 책도 참 좋죠!
이 책 초반에 실린 유머 단편(보드빌Vaudeville)은 예전에 범우사에서 나왔던 <안톤 체호프 선집1~5>에 실린 작품들이 좀 있었던 거 같아요. 근데 전 하도 오래전에 읽었던 터라 이번에 정말 새롭게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체호프는 후기작이 정말 대단한데, 후기의 명작들만 모아서 나오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coolcat329 2026-02-1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작가가 워낙 많이 써서 안 읽은 작품이 많네요.

잠자냥 2026-02-10 09:38   좋아요 1 | URL
그래서 저도 나오는 대로 다시 또 읽어보고 있어요. 종이책으로 또 사보긴 뭐해서 읽은 작품 많이 실린 책은 전자책으로... ㅎ

케이 2026-02-10 14: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자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댓글 드립니다. (글은 다 읽고 있었어요 ㅋㅋㅋ)
옛날에 소담출판사에서 나온 다락이 있는 집 정말 사랑했어요. 지금도 집에 있어요. 아마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체호프의 로맨스 소설인 것 같아요. 어디에!!!! 마지막까지 여운이... 지루한 이야기도 보석이여!!!! 하고 끝나잖아요.
소설의 화자가 한 겨울에 미슈시네 집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면서 듣는 눈 밟는 소리를 좋아했다는 구절 정말 사랑했는데... (확실친 않지만 대충 이런 문장이었던) 아무래도 또 읽어야겠어요!!!!

잠자냥 2026-02-10 14:12   좋아요 1 | URL
저도 마지막 부분이 특히 너무 좋아서 아예 밑줄 통째로 그었는데요. 민음사 버전은 이렇습니다.
(말씀하신 그 구절도 좋고요. 아마도 다음 문장에 있는 구절 같아요. ㅎㅎ)

-나는 이미 다락방이 있던 집에 대해 잊기 시작했고, 단지 가끔씩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마땅한 이유도 없이 불현듯이 창문에 비친 녹색 불빛, 사랑에 빠진 내가 추위에 얼어붙은 손을 비비며 집으로 돌아가던 밤에 들판에서 들렸던 내 발자국 소리가 떠오르곤 한다. 그리고 더 드물게는 고독에 젖어 괴롭고 비통한 순간에도 어렴풋이 지난날을 회상하곤 한다. 그러면 왠지 그녀 역시 나를 회상하며 기다리고 있고, 우리가 다시 만나리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한다.
미슈시, 그대는 어디에?

잠자냥 2026-02-10 14:17   좋아요 1 | URL
전 이 부분도 정말 완벽한 묘사라고 생각했어요. 미슈시랑 헤어진 후.....

이윽고 어두운 전나무 가로수 길, 무너진 울타리…… 처음 만났던 그때엔 호밀꽃이 피고 메추라기가 울던 들판에서, 지금은 소들과 뒤얽힌 말들이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언덕 위, 여기저기로 푸른 가을 작물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술에 취하지 않은, 냉정하고 일상적인 기분에 사로잡혀 곰곰 생각해 보니 내가 볼차니노프의 집에서 했던 모든 말들이 부끄러웠다. 예전처럼 삶이 따분해졌다.

케이 2026-02-10 14:20   좋아요 1 | URL
크.................... 역시 체호프 선생님. ㅜㅜㅜㅜ 정말 좋은 소설 맞네요.
꼭 다시 읽어야겠어요!!!

케이 2026-02-10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근데 민음사 버전은 물음표로 끝나나 보네요? 소담출판사는 어디에!!!! 이러면서 느낌표로 끝났던 것 같은데. 이따 집에서 꼭 확인해봐야겠어요.

잠자냥 2026-02-10 14:11   좋아요 0 | URL
네 물음표인데요..... 이렇게 되면 원문을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케이 2026-02-10 14:18   좋아요 1 | URL
P.196

나는 이제 다락방이 있는 집에 대해서 잊어버리기 시작했고, 단지 아주 가끔씩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 언젠가 창문을 통해서 보았던 녹색 불빛이나, 사랑에 빠진 내가 추위로 언 손을 비비며 집으로 돌아가던 밤에 들판에서 들려오던 내 발자국 소리가 생각나곤 했다. 그리고 더 드물게는 고독감에 젖어 우울해질 때면, 나는 어렴풋이 옛날을 회상하며 그녀 역시 나를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아마도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예감이 고개를 들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미슈시, 당신은 어디에!

케이 2026-02-10 14:19   좋아요 0 | URL
저 너무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제가 예전에 써놨던 감상문에서 발췌한 부분 찾았어요!!
소담출판사는 느낌표가 맞네요!!!!
원문은 느낌표였을까요 물음표였을까요? 의외로 그냥 마침표 찍혀 있는 건 아닐까요?
아 궁금하다.

잠자냥 2026-02-10 14:20   좋아요 0 | URL
Мисюсь, где ты?

오, 원문은 물음표입니다!

케이 2026-02-10 14:21   좋아요 0 | URL
헛!!!! 그렇군요.!! 십수년전 제가 그냥 느낌표로 바꿔버린 걸지도 몰라요.
오늘 당장 퇴근하고 확인해볼게요!

잠자냥 2026-02-10 14:23   좋아요 0 | URL
Missyuss, where are you ?

영문 버전도 물음표네요.

소담이 아니라 케이출판사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느낌표도 좋은데요.

케이 2026-02-10 14:24   좋아요 1 | URL
푸하하하 정말로 십수년전 제가 느낌표로 바꿔버린 거면 너무 웃길 듯요. ㅋㅋㅋ뭔 자격으로 물음표를 느낌표로??? ㅋㅋㅋ

잠자냥 2026-02-10 14:27   좋아요 1 | URL
애독자자격 🤣

케이 2026-02-10 17: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와서 보니 십수년이 아니라 무려 이십몇년전 (2002년 책)이고 느낌표로 되어 있어요. 오호? 96년에 류필하 라는 분이 번역한 책인데 전혀 몰랐네요. 원서에는 물음표였단 사실을.

잠자냥 2026-02-10 17:41   좋아요 1 | URL
역자는 그렇게 느끼셨나 봅니다!
쌍둥이들하고 맛난 저녁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