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으로 돈 버는 법 - 어린이를 위한 경제학 지식 다다익선 7
루이스 암스트롱 지음, 빌 바소 그림, 장미란 옮김 / 비룡소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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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라고 하면 어른도 다소 부담되는 분야이다. 얼마 전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동화가 제법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경제의 원리를 알고, 어려서부터 돈을 합리적으로 쓸 줄 아는 경제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다소 두께가 있는 경제동화들은 초등 중학년에서는 소화하기 힘들 것 같았다. 오늘 막간을 이용하여 오랜만에 찾아간 어린이책방에서 '어린이를 위한 경제학'이란 부제를 달고 얇고 날렵한 두께로 꽂혀 있는 노오란 책이 눈에 띄었다. <레몬으로 돈 버는 법>이라는 제목부터 꽤 상큼한 냄새를 풍겼다.

흑백과 레몬빛이 이끄는 대로 만화 주인공 같은 두 아이를 따라가면, 이야기를 들려주듯 술술 나오는 경제의 기본 용어들을 만날 수 있다. 초등 중학년 정도에서 이미 들은 적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해될 만한 용어들이 주로 나온다. 레몬과 물과 설탕을 '원료'로 하여 시장 가격이 형성되어 제품을 팔고 이윤을 얻고 경영자가 되고 노동쟁의가 일어나 협상과 타협안이 나온다. 기계화, 자동화로 실업자가 늘어나게 되는 산업구조, 가격경쟁과 기업 합병, 자산 유동화라는 용어까지 아주 쉽고 흥미롭게 풀어주고 있다. 드디어 주인공은 노오란 반지와 가운을 걸친, 신용도가 높은 성공한 기업가가 된다. 이 아이는 여자아이이고 합병을 한 친구는 조니라는 남자아이이다.

처음부터 군더더기는 전혀 없고, 레몬으로 돈 버는 법은 단도직입적으로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짧은 강의처럼 들린다. 지리한 설명은 오히려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이해를 돕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레몬 냄새처럼 코를 톡 쏘는 글과 그림이 퍽이나 재미있다. 어린이들에게 잘 다가가는 방법은 역시, 눈높이를 제대로 맞추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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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을 점령하라 사계절 중학년문고 4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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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의 책은 거의 실망을 안겨주지 않았다. 작가의 진지하게 빛나는 눈빛을 본 이후로 팬이 된 나로서는 늘 그랬다. 이 책의 공간적 배경은 작가가 실제 사는(이제는, 혹은 살았던) 동네임을 알겠다. 몇년 전 작가와의 만남에서, 송신탑이 들어서고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마을을 안타까와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것들 대신 도서관이 들어섰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고 하였다.

작가는 자신이 사는 공간, 자신이 만나고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에게서 작품의 소재를 얻게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황선미 님은 그렇게 소재를 고름에 있어서도, 소재를 살피는 시각이 남다르다. 그것에는 무엇보다 따스함이 배어있다. 특히 목숨 있는 것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세밀하고 민감하며 그만큼 깊이가 있다. 그것에서 벋어나오는 상상력의 가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란 칭호를 주고 싶을 정도이다.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술술술 풀어나가는 그의 이야기는 한 순간도 느슨하지 않다. 읽는 이를 한 눈 팔지 않게 하는 서술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초등 중학년을 대상으로 한다는 <과수원을 점령하라>는 여섯 개의 이야기 조각이 한 권을 이룬다. 각각의 이야기는 매력적인 등장인물 때문에 한결 흥미롭다. 마지막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주인공이 동물이다. 오리, 쥐, 찌르레기, 까치, 그리고 버드나무. 어느 한낮, 길가를 바쁘게 가는 쥐 한마리를 보고, '저 쥐는 무슨 일로 저렇게 급히 어디로 가는 걸까?'가 궁금하여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에서, 그의 눈에 비친 보잘 것 없는 생명을 따라가는 작가의 정스러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시종 유쾌하고 발랄하게 전개된다. 인간들보다 낮은 곳에 사는 오리, 인간들보다 어두운 곳에서 사는 쥐 그리고 인간의 귀염만 받아 나약했지만 스스로 강한 힘을 기르는 고양이, 철새와 텃새로 아웅다웅하다가 이웃이 되는 찌르레기와 까치, 왕버드나무의 정령. 모두 인간 군상의 허세와 유약함, 자부심과 강인함까지 닮았다. 연민과 웃음을 자아내는 밉지 않은 인물들이다. 마지막 장의 '할머니의 보물지도'는 압권이다. 조각퍼즐들이 하나로 맞춰지는 마지막 순간, 과수원 집에는 또하나의 어린 생명이 태어나, '삐약삐약 슬리퍼'를 신고 온 집안을 들쑤시고 다니며 할머니가 오랜 세월 숨겨 놓은 보물들을 하나씩 찾으며 내지르는 귀여운 탄성이 들리는 듯하다. 흙을 밟고 나무와 꽃내음을 맡고 동물과 대화하는 아이이다.

기계화, 규격화, 시멘트화 되어가는 도시의 그림을 안타까와 하는 작가는 그 가운데에 결코 작지 않은 과수원을 남겨두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시끌벅적 보여준다. 이야기 조각마다 뭔지 모를 한가지씩을 슬쩍 비추기만 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그 실마리를 잡고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재미가 솔솔하다. 동물들이 앞다투어 과수원을 점령하려 하는 이유를 알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맛과 함께 영양분을 잘 소화하면 좋겠다. 환경의 소중함, 더불어 사는 예의, 인정,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건강함과 자신감을, 한바탕 밝은 웃음과 함께 살짝 느끼면 좋겠다. 작가는 읽는 이들이 눈치채지 않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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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소년 미네르바의 올빼미 1
윤정모 지음, 김종도 그림 / 푸른나무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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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인민군으로 끌려가기 싫어 19세의 학생은 무작정 2층의 창문을 통해 아래로 뛰어내려, 그길로 산으로 들어간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피난길을 걸어걸어 내려오며 지금 들어보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기만 한 아슬아슬한 일들을 겪으며 부산에 도착한다. 이 학생은 바로 이제 72세가 되신 아버지이다.

아버지께선 기억의 저 편에 있는 이야기들을 해주시며 바로 눈앞의 상황인양 몸을 부르르 떠셨다. 배가 너무 고파 남의 집 부엌 창문으로 손을 들이밀어 작은 남비 째 음식을 훔쳐 먹던 일, 하도 걸어서 발바닥의 허물이 벗겨지던 일, 몇차례고 죽음의 고비를 넘겼던 일들을 풀어내시는 얼굴에 어린 슬픈 자욱을 잊을 수 없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이 이제는 주름진 얼굴에 아련히 배어있다.

10대에 온몸으로 겪으신 아버지에게 전쟁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념적인 전쟁과는 다르다. 불바다가 되어 번쩍이고 있는 바그다드, 늘씬한 몸체로 상공을 날며 폭격을 하는 미사일 부대를 보며, 사이버상의 모의 전쟁 같은 멋지다는 느낌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전쟁을 모르는 세대에게, <전쟁과 소년>은 전쟁의 참모습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다. 작가는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경험한 세대이며, 전쟁의 실상은 참혹하고 아픈 것이라는 걸 가르쳐주고 싶어한다.

우리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각도는 중요하다. 그런 만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작업은 반드시 해야한다. 전쟁을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동화는 이미 있지만, 이 책은 그 정황을 그리는 방법이 에둘러 가지 않고 좀더 사실적이다. 아버지에게서 겪었던 일들을 직접 듣는 것처럼, 충격을 덜기 위한 묘사의 완충제는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전쟁의 결과는 미화될 수도, 눈 감을 수도 없는, 가슴 아픈 현실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스스로 보고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다. 전쟁이 남기는 상처는 세월이 지워주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보이지 않게 깊숙하고 크게 자리하며, 또 오래 간다.

천년 문화의 고장 경주의 한 산골 마을을 무대로, 9살 남자아이가 치르는 전쟁은, 처음엔 심심하고 외로운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피난을 떠나고 동생을 낳으려고 하는 엄마 때문에 피난길을 떠날 수 없는 필동이와 엄마, 할머니에게 수상쩍은 말투의 7살 여자아이가 맡겨진다. 인민군의 딸 담선이와 며칠을 함께 하면서 필동이는, 전쟁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것이며 모든 것을 잃은 담선이에 비하면 자신은 한결 낫다는 생각으로 상처입은 사람을 품어주기까지 한다.

필동은 나이가 좀더 많은 것으로 설정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사려 깊다. 어려운 시절을 서로 돕는 선한 마음으로 사는 필동이네 가족과 스님, 필동에게 싱긋 웃어 준 인민군 소년병, 죽은 엄마가 생각나 필동의 엄마에게 황어를 잡아다 갖다 주고 싶어하는 담선의 마음이 군인들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던 마을의 풍경과 대조를 이룬다. 이들에게 전쟁은 싸우고 죽여야 할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는, 오히려 마음 다친 사람들을 걱정하고 손잡아주게 하는 것으로, <전쟁과 소년>은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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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들의 전쟁 - 천년동안 읽는 동화 반달문고 1
김진경 지음, 최달수 그림 / 문학동네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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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의 천년 동안 읽는 동화 시리즈인 <목수들의 전쟁>은 몇가지 면에서 꽤 시선이 집중되는 동화이다. 목수라는 직업에서 우선 떠올릴 수 있는 생각(편안함, 장인, 소박함)과 전쟁이라는 거대한 암흑덩어리가 어떤 관련이 있길래,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작품의 배경은 2500여년 전의 춘추전국시대로 노나라, 초나라가 주무대이다. 노나라의 공수반이라는 전설적인 목수에 관한 단편적인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고 묵가사상을 대표하는 사상가 묵자의 가르침을 주제로 하고 있다. 혼란한 시대에 난립하는 여러 사상들과 권력가들, 그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고통 받는 백성들의 삶은 도외시된 채, 역사의 강물은 흘러간다. 그러한 상황은 현대에 그대로 옮겨 놓아도 별반 차이가 없다.

<목수들의 전쟁>은 명료하고 단순한 선으로 인물과 배경, 사건을 나열한다. 발단에서는 재주 많은 목수 노반의 발명품이 잘못 사용되어 부모을 잃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에피소드이다. 첨단기술이 잘못 사용되었을 때 그 피해는 얼마나 크고 참혹한 것인지 암시한다. 전개에서는 스승 묵자에게서 함께 배운 묵적이 목수들의 왕이 되어 노반을 찾아오고, 둘 사이에는 의견의 충돌이 일어난다. 아내와 함께 가장 강한 나라 초나라로 간 노반은 초나라 왕을 도와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많은 기구들을 발명한다. 그 중 '거'는 적군이 들어올 때 밀어내는 기구이며, '구'는 적군이 도망갈 때 잡아당기는 기구이다. 묵적은 이런 노반을 찾아가 담판 짓기 위해 초나라를 향한다. 묵적은 자신의 '거'는 '겸손함'이며 자신의 '구'는 '사랑'이라는 말을 하며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로 노반과 초나라왕을 설득한다. 모의 전쟁까기 벌이며 공격보다는 방어가 최상의 힘임을 반증한다.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사상은 노반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이기주의이다. 지구촌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덕목은 가족, 국가, 민족, 인종을 초월한 겸애의 사상이다. 인류애, 박애 정신은 세계평화를 부르짖는 이 시대에 절대 필요하다. 전쟁을 합리화하는 것은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힘없는 사람들)을 눈감고 보지 않으려는 것이다. 노반과 묵적의 오랜 생각의 갈등이 해결되는 과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꾸준히 참을성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하고, 확신으로 자신의 옳음을 증명해 보이는 묵적이야말로 희생을 최대한 줄이는 지혜로운 전략가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북한과의 관계에서, 나아가 지구촌 다른 어느 곳에서도 힘의 논리만을 내세워서는 악순환일 뿐이다. <목수들의 전쟁>에서 목수는 오늘날의 첨단과학기술자로 대변된다. 무기를 만드는데 쓰이는 천문학적 비용이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의 자본으로 지원되는 상상은 어리석은 것인가?

이 동화는 손에 잡힐 듯 명확한 인물의 성격과 가치관, 다섯 장으로 분류되어 복잡하지 않게 전개되는 사건, 그리고 2500여년 전 중국이라는 호기심 끄는 배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읽히면서도 곰곰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들이, 행간을 묵직하게 하는, 주제의 힘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의 눈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 세계관을 정립해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점에서 이 책은 맛과 영양분이 잘 어우러져 있다. 단지 46쪽의 '옥쇄'는 '옥새'가 되어야 바르게 쓰인 낱말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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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똥 - 비디오 테이프
(주)아이타스카 스튜디오 제작 / 인피니스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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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난다. 소박하고 투박한 흙빛의 배경에 볼품 없는 강아지똥, 거친 채색의 풍경에 내리 꽂히는 빗줄기, 그리고 잘게 부서져 흙의 일부가 되어 민들레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새 생명의 경이로움. 소재나 주제, 그에 어울리는 그림까지... 화려하고 반질반질한 그림책과는 달리 권정생의 <강아지똥>은 전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에서부터 부족한듯 편안하고 수수하여 겸허함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이 있었다.

작가는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하느님이 만든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더럽고 보잘것 없는 강아지똥을 주인공으로 하여 말하고 있다. 이 한마디에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웅크리고 있다. 아이가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감에 따라 한 가지 이야기씩 더 해 주는 것도 좋겠다. 생명이란 돌고 도는 것, 더불어 사는 자연의 이치, 내 몸을 희생하는 고귀한 정신, 꿈을 키우며 사는 삶 그리고 인간만이 자연의 주인은 아니라는 것까지 말이다.

이제 그림책 <강아지똥>이 클레이 에니메이션으로 탄생했고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재생종이로 만든 상자의 느낌이 우선 좋다. 30분 정도의 짧은 상영시간이나 대사의 전달이 나이 어린 아이들 눈높이에 마춤이다. 에니메이션은 생동감 나는 흙색과 곱게 물감을 풀어 만든 것 같은 짙은 사파이어 색의 밤하늘이 대조를 이루어 소박함에 화려함을 더하였다. 강아지똥과 흙덩이, 감나무잎, 민들레잎이 나누는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강아지똥과 함께 세상을 알아간다.

더불어, 자신을 알아가며 자신을 귀하게 쓰는 법을 배운다. 그건 나를 버리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가질 때 알게 되는 '나의 쓰임'이다. 이 세상 어느 것도 그 자체로 서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누군가가 '나'를 서 있도록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다. 그래서 서로서로 더불어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이 '세상'이다. 누군가에게 우리도 강아지똥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강아지똥의 조그만 눈망울에서 방울방울 떨어지는 눈물은 이제 감격의 그것이다. 민들레 홀씨들이 바람에 정처없이 날아갈 때 강아지똥은 흙과 하나 되어 예쁜 꽃을 피울 꿈에 젖어 낮게 엎드려 있다. 낮아지기. 낮아져서 높은 곳으로 꿈을 한껏 피워 올리기. 마지막 장면의 아름다움이 마음을 참 맑게 한다. 자연스럽고 생동감 나는 등장인물들이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배경과 잘 어우러져 원작의 감동을 되살리는 데 손색이 없다. 강아지똥을 마치 인형처럼 안고 자고 싶다고 할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앙증맞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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