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의  "환상의 책"

비행기 사고로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혼자 남아 슬픔과 외로움 앞에서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주인공 짐머 이야기에, 그가 우연히 보고 흥미를 갖게 된 무성영화 시대 코메디 배우 헥터의 영화에 관한 이야기에, 헥터의 자서전을 쓰고 있다는 여자 엠머가 들려주는 헥터의 비밀스러운 인생 이야기에, 헥터가 만들었다는 영화 이야기 까지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줄줄줄 흐르는 소설

 

 

나는 못된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소설 속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스토리나 허구의 영화 내용들 등등 전부 각자 따로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머릿속에 생각해 놓은 것들인데 그것들이 독립적으로 좋은 작품이 될 여지가 별로 없어보이자 이렇게 하나의 소설 속에 몽땅 다 집어 넣어버린게 아닐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이겠지~ '-^  하 하 하

 

아무튼 썩 재밌게 읽진 못 했다.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가 그다지 신선한 느낌은 없었고,

헥터의 행적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지만 그저 그냥 스케치하듯 훑는 수준이라 흥미로움의 최대치를 끌어내지 못 한 느낌도 들었고...

 

 

결국 이 소설은

슬프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하면 될까? 아울러 고난의 삶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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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가고 있다고 느끼지만 용기가 없어 그저 안정된 결혼을 선택했던 20살의 한나.
시간은 흘러 50대가 되어 이제는 꽤 괜찮은 가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딸의 예상치 못한 일탈에 더해 한나 자신의 과거의 어떤 행동까지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제부터는 모든 상황이 한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한나의 시련이 쉴새없이 펼쳐지는데 읽기만 해도 참 가혹하게 느껴졌다.

 

2003년 부시 시절의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그 보수적인 주장들이 한나에게 비수를 꽂는 장면들이라거나 과거 급진적인 반전운동가였다가 근본주의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고 위선떠는 뻔뻔한 인물, 엄마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종교에 기댄 주장만 옳다하는 교조적인 아들, 속을 알 수 없는 답답한 남편. 이 모든 상황들이 한나를 괴롭혀댄다.

 

여기까지 보자면 한나라는 인물에서 소설 '마담 보바리'의 엠마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판 엠마는 다르다.


"엠마가 왜 자살을 탈출구로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에요. 파리같은 도시로 달아날 수도 있었잖아요" p.13

"플로베르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은 소설가야" p.14

 

 

엠마는 '사회의 희생양'이었다고 주장하며 결말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대학생 시절의 한나는 그럼에도 엠마처럼 원하지 않는 삶속에 자신을 가두고 살아가다가 그 삶이 큰 위기앞에 멈춰서자 엠마를 두고 나누었던 아버지와의 토론을 기억해 냈을지도 모른다.


엠마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던 한나는 도망가거나 숨지 않고 스스로 삶에 맞서 싸우면서 새로운 길을 가기위한 용기를 낸다.

3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삶이 무너지는 고통을 맛보고 나서야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으로 걸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늘 망설이고 자신의 뜻과는 반하는 선택을 하는 한나가 답답하고 짜증도 나면서 안타깝기도 했다. 소설 속 주인공이지만 그런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 속 우리처럼 어리석고 못난 주인공이 점점 변해가면서 인생의 교훈을 깨닫고 새 삶으로 걸어가는 이야기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한나의 인생을 응원하면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었던 재밌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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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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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진솔하고 재밌기까지한 소년의 성장기. 어떤 소설보다도 소설같은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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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7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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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어크 유대인 동네의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한 네이선 주커먼은 오랜만에 만난 늙어버린 동창들의 살아온 사연들을 듣고 그들의 어린시절 모습들을 회상하기도하면서 꽤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내가 잘못 생각했다. 내 평생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그렇게 잘못 알았던 적은 없었다"라고 스스로 고백할만큼의 어떤 한 사람에 대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은 주커먼이 어릴때부터 우상으로 생각했던 학교 선배 시모어 레보브, 스위드라는 별명으로 불리곤 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미 주커먼은 스위드를 동창회 전에 만난적이 있었다. 어린시절 품고 있던 스위드에 대한 동경의 마음을 여전히 간직한 채 이미 스위드를 어떤 신적인 위치에 올려놓고 그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주커먼은 정작 스위드가 너무나 평범하고 따분한 대화만을 늘어놓는 보통의 노인이 된것에 큰 실망을 했었다.

하지만 동창회에서 만난 스위드의 동생이 들려준 형의 인생은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전에 만나기를 고대하는 동안 오해를 해버린다. 함께 있는 동안에도 오해를 한다. 그러고 나서 집에가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만남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또 완전히 오해를 해 버린다." p.61

 

 

"산다는 것은 사람들을 오해하는 것이고, 오해하고 오해하고 또 오해하다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본 뒤에 또 오해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알면서." p.63

 

 

 

스위드와의 만남에서 그저 그를 평온한 삶을 살아온 따분한 인간으로 오해했던 주커먼은 자신의 오해를 깨닫자마자 스위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기 시작한다.

 

 

스웨덴 사람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스위드. 그 외모덕에 미국 백인 주류 사회에 유대인이라는 장벽 없이 자연스레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사람.

남다른 운동신경으로 대회를 종횡무진 누비며 선망의 대상이었던 사람.

잘생긴 외모만큼 훌륭하고 겸손한 인품으로 누구에게나 호감을 샀던 사람.

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장갑사업을 물려받아 성공적으로 이끌며 유대인이 아닌 아일랜드계의 아름다운 미스 아메리카와 결혼한 사람.

도심 외곽의 시골에서 마치 미국의 개척자처럼 소떼를 기르며 단란한 가정을 꾸려 목가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

 

그리고 미국의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며 마을의 우체국을 폭파시켜 사람을 죽인 열여섯살의 테러리스트 메리를 낳은 사람.

딸이 터트린 폭탄. 이 느닷없이 닥친 비극에 행복을 빼앗겼던 사람.

 

 

 

"시모어는 줄곧 밖에서 자기 삶을 들여다보았어. 그는 평생 이 사건을 묻어버리려고 몸부림쳤지. 하지만 그럴 수 있었겠어?

형은 그전에는 한번도 "왜 모든게 요 모양 요 꼴일까?"하고 물어본 적이 없어. 모든 게 요 모양 요 꼴로 늘 완벽한데 뭐하러 그런걸 묻겠어? 왜 모든게 요 모양 요 꼴 일까? 답이 없는 질문이지. 하지만 형은 너무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 그때까지는 그런 질문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거야." p.140

 

 

 

모든게 만족스러운 삶을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역사의 노리개가 되어버리는 스위드의 굴곡진 인생에 대해 생각하던 주커먼은 작은 단서들을 모아 살을 붙이고 상상을 더해 스위드의 일대기를 소설로 써내려간다.

 

 

 

이 액자소설을 읽다 보면 '왜 이토록 선한 스위드에게 폭파범 메리라는 시련이 닥쳐올까? 그가 딸에게 무슨 잘못을 했기에 혹은 딸을 어떻게 길렀기에 딸이 그런 행동을 할까?'라는 질문이 마음속에 계속 맴돌게 된다.

그 질문에는 앞서 언급된 '오해'라는 단어가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스위드는 인생자체를 오해하고 살았던게 아닐까. 그가 사랑했다고 생각하는 아름다운 집, 아름다운 가정은 그 겉모습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겉모습 이면엔 많은 문제가 있다. 이를테면 딸의 말더듬증은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위한 딸의 무의식적 행동일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충고 같은 문제, 빛이 들어오지 않는 오래된 돌집의 문제, 아일랜드인의 종교와 유대인의 종교 사이의 거리 문제 등등. 하지만 스위드는 그런 문제를 보지 않으려 하고 또 알지도 못 했다.

스위드 주변의 사람들이 그에게 기대했던 높은 도덕성에 부흥하기 위해 형성된 무엇도 의심하지 않는 스위드의 순수한 기질과 모범적 성품은 이 모든 겉모습이 바로 진짜라고 오해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스위드'라는 별명 조차도 시모어 레보브가 보는 아름다운 겉모습의 세상과 딱 알맞은 별명이 아니었던가. 본질은 그렇지 않지만 겉모습은 스웨덴 사람처럼 생긴 '스위드'.

 

 

 

"그는 대부분이 질서이고 아주 작은 부분만 무질서인 줄 알았다. 그러나 거꾸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는 환상을 만들었는데, 메리가 그를 위해 그 환상을 해체해주었다. 그애가 염두에 둔 것은 특정한 전쟁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그애는 미국에게, 그녀 자신의 집에,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   2권 p.281

 

 

 

이 액자 소설에는 1960년대 말 70년대 초의 미국 사회의 분위기, 베트남전 반전운동의 역사, 유대인 이민자들의 역사, 뉴어크라는 도시의 역사에서부터 장갑제조에 관한 세밀한 묘사까지 거침없이 다루어지고 있다. 그 배경 속에서 스위드라는 인물과 그의 가족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역사가 펼쳐진다.

스위드가 메리로 인한 고난속에서 찬찬히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주변인물들을 다시 생각해 보고 그와 가까이 있는 역사를 마주 대하면서 겉모습 이면의 모습에 서서히 눈뜨게 되는 긴 과정이 이 소설 속에 녹아있다.

 

 

그리하여 소설 말미에 가서 스위드는 폭파범 테러리스트 딸로 인해 보려하지 않았던 것을 볼 수 있게 되는 시력을 찾게 되었다고 언급된다.

되찾은 시력으로 보는 세상엔 비로소 아내의 불륜이 보이고 스위드 자신의 불륜이 보인다. 이미 절단된 가족의 모습이 보이고 그들을 비웃는 웃음소리도 들린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목가적인 삶이란 단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 있는 허약하기 짝이 없는 허상일 뿐이라는 비웃음이 드디어 스위드의 귓속에 파고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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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만     내가 아까 그 친구 한 대도 못 때리고 맞기만 하니까 안타까웠지?

유나    응...

창만     됐어. 고마워!

유나     뭐가?

 

창만    내가 한 대라도 때렸으면 좋겠다는 그 마음.
           그 안타까운 마음이 난 사랑이라고 생각해!

 

유나     미안하지만 사랑은 아니야!


창만     어쨌든 내가 그 친구한테 맞아서 떡이 되도,
           유나씨가 나를 더 좋아하면 그건 내가 이긴거야!

유나     그게 무슨 소리야? 실컷 얻어터진 주제에!


창만    얻어 맞은 거 상관없어! 중요한건 사랑의 승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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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저 대사 좀 봐

너무 좋아

이제 유나의 거리도 1회만 남겨뒀다.

이거 끝나면 뭘 보나.....

50회가 이토록 짧게 느껴지다니.........

끝나는게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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