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 [True Classic Series]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제임스 메이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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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자인 로저는 우연히 조지 캐플런이란 사람으로 오해받고 대저택에 납치된 뒤 살해될 위기에 처한다.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뒤 음주운전 사고로 죽을 뻔 하지만 가까스로 탈출해서 도망치는 도중에 경찰에 잡히게 된다.
하지만 경찰관은 물론 판사와 어머니 등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다음날 찾아간 납치 장소였던 저택에는 명망있는 사람이 살고 있고 지난 밤 사건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주인공은 더 큰 음모에 휩싸이고 엄청난 누명까지 쓰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커진다)


마치 엘러리 퀸의 소설같은 고전적인 음모와 비밀, 사건들이 펼쳐지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거대한 음모에 말려든 일반인의 고생담을 무척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옛날 영화답게 인물들의 행동과 사건들은 느릿느릿하고 간혹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어설픈 장면들이 등장하지만, 히치콕 감독이 선사하는 꽉 짜인 긴장감과 스릴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요즘의 토니 스콧 감독이나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라면 훨씬 더 액션이 많고 폭발씨도 많은 매끄러운 영화를 만들었을테지만, 고전영화도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개성과 흡입력이 충분하다.

허허벌판에서 버스에서 내려 접선하는 장면은 지금봐도 놀랄 정도로 반전과 액션을 선보인다. (액션 자체야 촌스럽기 그지없지만, 엉거주춤 서 있는 주인공의 어정쩡한 모습과 예상하지 못했던 적의 등장, 주인공의 탁월한 탈출실력까지 물흐르는듯한 구성의 명장면들이다.)


광고회사에서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매끈한 꽃미남이 범죄조직에게 쫒기는 장면들도 요즘은 보기 힘든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지금이라면 캐리 그란트같은 배우가 이런 작품의 주인공을 맡을 수 있었을까. 아마도 맷 데이먼이나 마크 월버그 같은 배우들이 맡았을 배역이다.


요즘의 화려한 CG 과다의 블록버스터가 가끔 식상할 때는 이렇게 고전적인 스릴러를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CCTV와 휴대폰이 있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그냥 평범한 엔딩 장면이 아니다)


좀 아쉬운 점은 여주인공이 히치콕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치고는 좀 부족한 외모가 아니었나 싶은 점이다. 히치콕의 영화에는 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고전적인 미인이 등장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비교적 평범하고 현대적인 여성이 히로인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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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007 스카이폴 - 뉴 슬리브
샘 멘데스 감독, 주디 덴치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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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평론가들은 007의 제임스 본드도 '다크 나이트' 배트맨의 고뇌를 갖게 되었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007 시리즈 특유의 대담하고 세련된 액션이 없다면 무슨 007이란 말인가. 그래서 변화와 혁신은 올바른 방향으로 적당히 해야 되는 건가 보다. 


제이슨 본의 스타일을 더했던 이전의 두 편과 달리 스카이 폴은 철학적 고민과 심각한 드라마를 찍기로 작정한듯한 작품같다. 
그 때문에 007 시리즈의 장점들은 많이 퇴색되었고 새로운 재미도 느끼기 힘든 작품이 되어 버렸다.

액션은 드문드문 희미한 흔적만 남아 있고, 마치 본드가 아닌 국장 M이 주인공인 것처럼 M의 사연만 주구장창 펼쳐진다. 
마치 '스파이더 맨 3'의 진정한 주인공은 오스본이고, '다크 나이트'의 진정한 주인공은 하비 덴트라는 말이 생각나지만 적어도 이 두 편은 블록버스터의 본분에는 충실했다.


('스카이 폴'의 실질적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초췌하고 힘들어 보인다. 세련되고 자신만만한 본드 스타일은 완전히 퇴색되었고 맡은 임무가 너무도 힘겨운 노쇠한 스파이만 보일 뿐이다.


(너무 힘들어 보여서 마치 007좀비같다)


하비에르 바르뎀도 마찬가지다. 악당이 된 전직요원 설정도 식상하고, 과장된 표정으로 눈알을 굴리는 사이코 악당을 연기하는 연기파 배우도 너무 많이 봤다.


(감옥에서 자신의 상처를 공개하는 장면은 그 괴기스러움에 깜짝 놀랐다)


평범하고 대중적인 액션팬이 감상하기에 이번 50주년 기념작은 제임스 본드의 존재론적 고찰을 하는 철학적인 작품인 동시에 너무 깊은 의미를 담은 사색적인 작품이다.

'카지노 로얄' 때만 하더라도 신선한 시도처럼 보였던 새로운 007은 이후 두 편이 조금씩 하락세인 것을 보니 007 시리즈의 흑역사가 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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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메카닉
사이먼 웨스트 감독, 벤 포스터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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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그런 킬링타임용 액션 영화 치고는 의외로 짜임새있고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다. 


일단 첫 장면부터 창의적이다. 
전문 킬러인 비숍은 경비가 삼엄한 저택의 조직 보스를 암살하는데 그 방식이 꽤나 인상적이다. 잠입의 설득력 따위는 뻔한 수준이지만 수영장에서 매복해 있다가 순식간에 해치우는 장면은 허황되지만 무척 폼난다.


(역시 이번에도 먼치킨 제이슨 스테이넘)


'메카닉'의 액션은 한마디로 제이슨 스테이넘의 영화답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홍콩 영화나 스티븐 시걸 또는 반담의 작품들보다 훨씬 터프하고 잔인하다. 
주변의 물건들을 이용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급소와 얼굴 등을 쑤셔대고 망설임없이 총을 쏴댄다. 
적당히 호흡을 조절한다거나 그럴듯하게 폼을 잡기보다는 격렬하고 잔혹한 액션들을 망설임없이 펼쳐 놓는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액션 수작들보다 더 실전의 개싸움처럼 보일 정도다.(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잭 바우어의 아버지도 잠깐 출연)


그리고 최종 악당을 해치운 이후 마지막 장면까지 이야기의 흐름이 굉장히 긴장감 넘친다. 과연 비솝이 당할 것인가, 아닐 것인가, 언제 어디서 일이 터질 것인가 하는 스릴감이 기가 막히다. 
수준높은 반전이 있는 스릴러 걸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저그런 액션 영화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멋진 후반부가 펼쳐진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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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엘리트
게리 맥켄드리 감독, 로버트 드 니로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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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영국 특수부대에 의해서 아랍 지도자의 아들들이 죽고 그것을 복수하는 정도의 사실에 엄청난 과장과 뻥을 덧붙인 이야기일 것이다.


어쨌든 제이슨 스타뎀이 출연하는 B급 액션 영화들과 비교하면 훨씬 재미있다. 
마지막까지 킬러들의 쫒고 쫒기는 추격전도 긴장감 넘치고, 영화 중간중간 터져나오는 액션 장면들도 그리 식상하지 않다. 일단 주인공이 상대하는 적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부대인 영국 SAS대원들이라 호락호락 당하지만은 않는다. 하긴 적으로 등장하는 배우가 클라이브 오웬이니 병풍이나 허수아비같은 악당으로 그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군인으로서 자신의 임무를 했을 뿐인데...'같은 대사나 마지막 목표를 앞에 두고 스타뎀이 취하는 행동과 클라이브 오웬에게 내뱉는 말들은 진짜 특수부대원들이 느낄 법한 피로와 감흥을 잘 표현한다.(마치 '본 얼터메이텀'의 마지막을 보는 것 같았다.)
영화 속에서 그리 진지하게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화려한 캐스팅의 무게감있는 배우들이 날리는 대사들이니 그리 얄팍하게 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악역)


비록 '킬러 엘리트'가 첩보물과 B급액션물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가벼운 오락 영화에 불과할지라도 그 재미만큼은 기대 이상이다.
요즘 난무하는 CG과다, 감정과다의 헛폼잡는 영화들에 비하면 훨씬 더 인상적이다. 쌍팔년도 시절 아놀드 슈왈츠네거와 실베스터 스텔론이 생각나기도 하고 말이다.


(강력한 조연)


뭐 반대로 보자면 위의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실화와 액션 사이의 어중간함이 불만스러울 수도 있기는 하다.


(난다. 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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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나는 가게 자리 망하는 가게 자리
이재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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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가를 찾으려면 발품을 많이 팔으라는 조언은 너무도 당연하고 케케묵은 조언이라 오히려 식상하다. 좋은 목이 창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맞다. 그리고 좋은 목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늘 그렇듯 문제는 '돈'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 건널목을 마주한 곳, 가로수 등에 가리지 않은 곳이 좋다는 사실을 알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한 건물 내에서도 그런 로얄상가는 주인이 직접 관리한다거나 아니면 건물주의 가족 아니면 다른 상가보다 임대료가 훨씬 높은 경우가 많다. 초보자인 내가 보기에 좋은 입지는 다른 사람들 눈에도 좋은 입지다.
결국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은 탁월한 안목보다 탁월한 자금력의 힘이 더 큰 편이다.

더구나 입지를 보는 이런 정도의 기본적인 안목조차 없는 초보자라면 아무리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발품을 팔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단순무식한 발품만으로 안목이 길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차라리 전문가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편이 좋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업종보다 입지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대로 가게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그만큼 입지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요즘은 온라인 쇼핑의 등장으로 상권의 범위가 축소되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확실히 예전에는 시내에나 패스트푸드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동네마다 햄버거 가게가 있다. 배달이 안되는 햄버거, 피자를 먹으려고 차를 타고 10분을 나가야 한다면 차라리 안먹고 마는 게 요즘 시대다.


문제는 '업종이 좋아도 입지가 나쁘면 소용이 없다', '지금의 소비자는 멀리 나가는 것을 싫어한다'는 내용을 자꾸만 반복한다는 것이다. 중요하고 맞는 말이긴 하지만 읽다가 지칠 정도다.


저자는 1년치 영업이익이 권리금으로 적당하다고 했지만, 요즘은 불경기 때문인지 3개월치 영업이익을 권리금으로 하는 업종도 꽤 있다.

사실 조그만 규모의 업종을 시작한다면 배후인구, 유동인구, 동선 등의 분석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소규모의 자영업을 시작하는 때에는 그 모든 것들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다못해 건물의 임대료 수준만 보더라도 그 모든 가치를 파악할 수 있다.
솔직히 복잡다단한 분석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김밥이니 아니면 그 틈새를 공략하는 주먹밥이니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입지와 맛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일 상권 내에서는 통행인이 많은 곳이 좋은 곳'이라는 식의 뻔한 조언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것이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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