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3분 설득법
이정훈 지음 / 리더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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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마이크 타이슨의 명언이다.
'누구나 한 방 맞기 전에는 다 그럴듯한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이론과 현실의 괴리는 너무도 크다.
열린 질문을 통해서 설득을 한다고 치자.
'고민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내 재산을 관리할 방법을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받았다고 해서 "그럼 제가 책임지고 관리해드리겠습니다"라는 제안을 넙죽 받아들일까.

 

실제로 세일즈가 이뤄지는 방식은 자잘한 설득기법들이 아니다. 갑의 위치를 이용한 암묵적인 강요나 을의 위치에서 어쩔 수 없는 접대 또는 기존의 인간관계를 이용한 조르기다.
기존의 관계와 밑바탕이 90이고 마지막의 기법들이 10에 불과하다.

화려한 언변과 드라마틱한 화법으로 상대를 넘어오게 하는 것은 거의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아니면 이미 설득자에게 충분한 진정성이나 매력, 뒷배경이 있거나 말이다.

 

'설득의 5할은 준비'라는 식의 조언은 굳이 책을 통해 읽을 필요조차 없는 말이다. 동쪽에서 해가 뜬다거나 굶으면 배고프단 말처럼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할 꺼었으면 차라리 준비를 제대로 했던 성공담이나 반대의 경우인 실패담 한두개는 풀어놨어야 내용이 충실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답답했던 건 '판매하려는 제품의 장점만 늘어놔서는 소용없다'는 내용이 거의 모든 챕터의 첫부분에 나온다. 저자는 자신의 세일즈 기법을 설명하기에 앞서 습관적으로 장점 나열의 쓸데없음을 강조하고 본다.
한두번도 아니고 이게 계속 반복되니까 정말이지 읽는 사람이 지칠 지경이다.

 

만년필로 송판을 찌른 다음에 써보라고 했던 세일즈맨의 일화같은 진심이 담긴 이야기는 너무 뒤늦게, 너무 조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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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리딕 : 한정판 콤보팩 (2disc: BD+DVD) - 무삭제 감독판 BD+극장판 DVD
데이빗 토히 감독, 빈 디젤 외 출연 / 데이지 앤 시너지(D&C)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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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물량으로 밀어붙이기만 했다가 폭삭 망한 2편과는 달리 비교적 소규모의 아기자기한 추격전으로 성공했던 1편의 스타일을 따라기기로 한 점은 다행이지만, 어찌되었든간에 재미가 없다.

 

3류SF영화들에서 볼 법한 싸구려CG와 히어로/악당 간의 심각한 밸런스 붕괴는 보는 사람이 피곤해질만큼 영화를 재미없게 만든다.
별로 돈이 들지 않았을 것 같은 식상한 괴물들과 쌍팔년도 취향의 메카닉을 보면 한 숨이 나온다.
무엇보다도 악당들이 리딕의 존재 자체만으로 설설 기는 게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이렇게 주인공을 신격화하는 영화치고 제대로 된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언더씨즈2'에서는 테러범들이 스티븐 시걸의 이름만 듣고도 쫄아서 주접을 떨어댄다. '황비홍' 시리즈도 계속되면서 황비홍의 막강함에 감흥이 무뎌진다.
여기서도 대놓고 리딕 찬양모드니 뭐 기대할 게 없다.

 

(우스꽝스러운 선글라스에도 간지 폭풍)

 

'분노의 질주5'에서도 더 록과 화끈한 육탄전을 벌이더니, 엄청난 레슬링 기술을 선보이는 바티스타를 단칼에 베어버리는 리딕은 역시 우주최강이다.

 

 (레슬링 판에서는 스타였는데, 여기서는 그냥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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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경찰: 스페셜ID
곽요량 감독, 견자단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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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단도 나이듦을 인정해야 할 때일까.
영화 속의 그는 여전히 동안 외모와 날렵한 발차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액션의 질은 '도화선'이나 '살파랑'에 훨씬 못미치는데다가, 심지어는 손과 발이 스치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이 나가떨어지는 장면이 여럿 있다.
게다가 이제는 너무 표가 나는 대역까지 등장해서 견자단의 노쇠함을 안타깝게 한다.

 

또한 잠복 경찰 이야기는 식상하다못해 지겹기까지 하다. 언제부터 견자단의 영화에서 줄거리를 따졌느냐마는, 확실히 더이상 영화 속 잠복경찰들이 폼이 안날만큼 뻔하디 뻔하다. 훤칠한 미남 형사들이 제아무리 바닷가나 마천루 옥상에서 폼을 잡고 있어도 더이상 멋있어 보이지가 않을 지경이다.

 

(나도 경찰이라규.)

 

그리고 오경의 비중이 터무니없이 적다. 단역에 가까운 조연이라도 화려한 발차기 몇 번 보여줄만 하건만,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대사 몇마디 날리고는 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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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워
써니 럭 외 감독, 양가휘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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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나고 사건 직후 경찰차량과 몇 명의 경찰이 사라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이부처장이 대행처장으로 암호명 '콜드 워' 사건을 지휘해 나가지만, 곧 라이벌인 류부처장의 항명으로 수사권을 넘기게 된다.
그리고 계속되는 함정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의 적... 사건은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90년대라면 한 작품에 모으는 것이 불가능했을 정도의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콜드 워'는 기존의 홍콩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이다

.
식상한 구도지만 일단 양가휘와 곽부성의 연기 대결이 불꽃튄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뭐 '무간도'의 굉장함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확실히 홍콩 영화계는 조금씩 신선한 피를 수혈하면서 좀 더 새로운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관객에 따라서는 후반부의 새로운 흐름이 좀 늘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려한 액션과 카리스마 대결은 부족하고 이야기 전개는 다소 지지부진하게 보이기도 한다.


어쨌든 결코 끝나지 않는 전쟁을 계속해나가야 하는 씁쓸함이 담겨있는 결말은 나름대로 신선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90년대의 홍콩 스타들을 보는 기분이란 언제나 묘하다. 팔팔한 젊은이로 스크린을 누비던 곽부성은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화려했던 일급 스타이자 아름다운 매부리코 유덕화는 작품을 받쳐주는 든든한 조연을 맡고 있다. 청순미 넘치던 양채니는 곱게 나이든 아주머니가 되어 있다.
가는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간지폭풍 곽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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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앨런 J. 파큘라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외 출연 / 필림21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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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미국의 정치사에서 최악의 스캔들로 기억될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영화다.
알란 파큘러 감독은 거장답게 영화를 교과서적으로 풀어 나갔고,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을 비롯한 주연 배우들도 과장되지 않은 제스처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사실 영화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로 차분하다.
요즘 영화였다면 눈을 부라리는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작품을 지배하는 스릴러 영화가 되었거나, 시종일관 빠른 전개와 정신없는 편집으로 보다 현란한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 인물인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기자보다 너무 섹시하고 멋진 두 주인공)


하지만 실화가 주는 무게감이 대단하다.
결국 이 작품을 온전히 지배하는 것은 거장의 탁월한 연출력이나 스타 배우들의 명연기보다도 실제 사건의 진지함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언론인들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까, 우리나라였다면 어떤 식으로 사건이 전개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안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베일 속의 제보자, 딥 스로트의 신분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예상보다 엄청난 거물...


(딥 스로트의 정체는 바로...)


그리고 결말이 깔끔하고 매끈하지 않은 편인데, 오히려 열심히 타자기를 두드리는 두 기자의 모습과 닉슨 대통령의 취임식 모습이 겹쳐지는 엔딩이 꽤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영화를 볼 때에는 늘 이런 생각이 든다. 당시의 사람들은 얼마나 고단했을까. 지금이야 도서관의 대출 기록은 키보드 몇 번 두들기는 것으로 알아낼 수 있을텐데 40년 전에는 몇 시간동안이나 대출기록을 뒤적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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