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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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영화가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긴장감 넘친다.
보통 이런 영화들이 초반 10~20분동안 일상의 평온함, 주인공의 행복을 보여주기도 하던데.. '끝까지 간다'는 그런 것 없이 정말 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게다가 주인공이 처한 절체절명의 순간들이 어찌나 생생한지, 보는 내내 숨이 턱턱 막히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의 멜로물이 아닌 액션스릴러 엉화에서도 억울한 목소리와 억울한 표정을 잃지 않는 이선균의 연기 또한 기가 막히다. 황정민, 하정우같은 배우들보다 존재감은 훨씬 덜 할지 몰라도 극도의 심각함과 터질듯한 긴장감 속에서 폭소를 터뜨리게 만드는 개성이 있다. 당장 폭탄이 터질 상황에서도 특유의 어눌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대는데... 개그 전문배우들은 절대로 흉내낼 수 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이렇게 억울해 보이는 주인공이라니...)

 

식상한 설정, 억지스러운 전개 등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간다'가 이토록 재미있는 이유는 감독의 막나가는 연출 덕분이기도 하지만, 두 배우의 빼어난 연기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이선균의 정신없는 연기도 좋았고, 이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조진웅의 저승사자같은 카리스마도 멋졌다. 지금까지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보여주던 악당 연기는 대부분 얼음장같은 싸늘함과 잔혹함의 광기만 강조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조진웅의 연기에는 이선균 못지 않은 유머와 위트가 넘친다. 영화 내내 진중함과 차분함을 잃지않고 비장한 표정으로 허무개그를 내뱉는데, 확실히 기존의 악당들과 다른 매력에 영화의 재미가 배가된다.

 

(카리스마와 유머가 넘치는 저승사자)

 

'끝까지 간다'가 2014년 가장 잘 만든 영화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재미있는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금고 속 물건의 정체를 보니, 정말 목숨걸고 살인까지 해가면서 찾아다닐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덱스터', '브레이킹 배드'같은 미드들에서 보던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워낙 뻔한 설정들과 익숙한 클리셰들이 넘쳐나는 영화이니만큼 그러려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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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억 부자들 - 자수성가형 부자 100인이 공개하는 대한민국 신흥 부자의 모든 것!
노진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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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돈을 좇지 않으며 인간 관계에 더 신경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공자님 말씀같은 뜬구름 잡는 소리다. 아니면 부자들이 스스로를 포장하는 자화자찬, 미사여구에 불과하다.

 

특히 신생신사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하며, 부자는 신용에 살고 신용에 죽는다는 말을 할 때는 거의 부자들의 홍보책자같은 느낌을 받았다. 물론 신용을 목숨처럼 중요시하는 부자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신용을 중시하는 부자들을 10명은 안다. 하지만 신용보다 무자비한 추진력, 지독한 착취 등으로 부자가 된 사람을 100명은 더 알고 있다.

 

'돈은 행복을 주지만, 돈에 욕심을 부리면 불행이 찾아온다'는 식의 말은 전형적인 부자들의 허세일 뿐이다. 부자들은 누구보다 돈에 대한 탐욕이 강하고, 집착이 심하다. 만약 투자에 실패했다면 그것은 욕심이 많았던 것이 아니라 어리석거나 능력 부족이었을 것이다.
왜 자신의 운명과 능력의 한계를 욕심 탓으로 돌리며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얼굴에 미소를 띄고...'하는 부분에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저자는 도대체 어떤 부자들만 만난 것일까?
돈 좀 있다고 사람을 우습게 보고, 아래사람들을 닥달하는 그런 부자들은 못만나본 것이 틀림없다.
부자들은 대부분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자신이 부리는 일반 직원들을 답답해하거나 심하게 채근하는 경우가 많다. 왜 밑의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에 열정을 갖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기도 한다.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조언, 지독하게 절약해야 한다는 가르침은 굳이 신간 도서를 구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다. 10년 전, 20년 전에 출간된 재테크 서적, 자기계발서적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식상하고 케케묵은 격언들이다.
도대체 새어나가는 작은 돈을 아껴야 한다, 그리고 큰 지출을 아껴야 한다. 이게 무슨 어줍잖은 조언이란 말인가.

 

하루 15시간 이상 근무하고 승진할수록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는 한 호텔리어 출신 부자의 말처럼 지겹고 지루한 방식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거리가 떨어졌는지... 100억 부자와는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 이런저런 재테크 정보들을 한없이 늘어놓는다.

 

당황스럽게도 책의 후반부에서, 상당한 분량을 국내 경제 전망에 할애한다.
뭐, 이미 지난 시점에서 과거의 글을 폄하하기는 쉬운 일이지만, 당시 시점으로 보더라도 굳이 평가할만 할 일 없는 두루뭉실하고 일반론적인 전망들 뿐이다.

 

더 황당한 것은 당장 10억도 없을지 모를 독자들에게 100억 부자들의 상속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미리미리 증여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하지만, 이는 돈의 속성을 잘 모르고 하는 말 같다. 실제로 꽤 많은 부자들은 아무리 세금이 높다 하더라도 생전 증여보다 상속을 더 선호한다. 돈 앞에 비루한 인간의 속성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가식적인 내용들을 제외한다면, 세입자와 법정 다툼을 벌이거나, 일주일만에 상가 임차인을 내보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정한 태도는 확실히 배울만 하다.
그런데 이는 '돈에 욕심을 부리면 불행이 찾아 온다'는 앞의 내용과 얘기가 다르지 않나...
한두달의 말미도 주지 않는 냉정함, 조금의 재산상 손해조차 보지 않으려는 집주인의 태도는 무엇이란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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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
로저 도널드슨 감독, 다이안 래드 외 출연 / 필림21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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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1928년식 오토바이 '인디언 스카웃'을 타고 세계기록을 세운 버트 먼로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런데 감독은 놀랍게도 '노 웨이 아웃', '겟어웨이', 'D-13', '리크루트'같은 수작 스릴러를 찍어왔던 로저 도널드슨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은 로저 도널드슨이 지금까지 감독했던 스릴러들과는 분위기부터 판이하게 다른 휴먼 드라마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생,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한걸음 한걸음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인생...
이 작품은 그렇게 뻔하고 평범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오토바이를 꿈꾸고, 새벽에 일어나서 시동을 켜다가 이웃 사람에게 핀잔을 듣고, 동네 클럽에 나가 춤을 추는 그의 일상은 무척이나 무료하고 따분해 보인다.

 

물론 자신의 평생을 바칠 꿈이 있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그렇게 꿈을 꾸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그냥 열심히 살다 보니까 뭔가 되어 있더라는 식의 인생도 나름대로 가치 있는 삶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5분을 위해서 25년을 기다린 사나이의 이야기는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격정적인 감동을 이끌어내는 그런 작품은 아니지만 시종일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작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한참 뒤에도 긴 여운이 남아있는 작품이다.

 

"5분만이라도 오토바이를 타고 전력을 다하는 게 다른 사람들이 평생을 사는 것보다 더 의미 있을 수 있는 거란다."를 비롯해서 주옥같은 명대사가 작품을 수놓는다.

 

실제 주인공 버트 먼로가 1967년도 1000cc 이하급 오토바이 경기에서 세운 기록은 아직까지도 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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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보타지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 올리비아 윌리엄스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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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같은 드라마가 웬만한 영화들보다 훨씬 밀도있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주는 시대에 '사보타지'같은 작품은 좀 시대착오적이다.
쌍팔년도에 나왔더라면 나름 흥미진진한 액션 영화였을 것이다.

총격전은 빈약하고, 등장인물들은 개성이 없다.
참으로 소박한 사건들이 이어지다가 엉성하고 식상한 반전으로 끝난다.


잘 만든 액션 드라마의 에피소드 50분보다도 못한, 훨씬 밀도가 떨어지는 작품이다.

차라리 아놀드가 남미로 복수를 하러 가서 터미네이터처럼 신나게 때려 부수는 내용이었다면 10배는 더 재미있었을 것이다.

액션 배우를 하기에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너무 늙었다. 성공적인 정치인 생활을 이어나갔다면 차라리 좋았으련만, 주지사 생활에 실패하고, 캐네디가와의 결혼도 실패하고...

8~90년대, 영광의 시절을 재현하기에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너무 나이 들었다.
총을 쏘는 장면, 주먹을 날리는 장면에서 진한 피로감이 느껴질 정도다.
스나이퍼의 저격을 피해 몸을 굴리는 장면에서조차 너무 힘들고 무거워 보인다.

 

(액션 스타의 수명연장을 위해서는 스텔론처럼 진한 약물의 힘이 필요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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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블루레이] 고질라 : 콤보팩 (2disc: 3D+2D)
가레스 에드워즈 감독, 브라이언 크랜스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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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없는 괴수 영화는 처음 본 것 같다.
주인공인듯한 인물들은 초중반에 전부 퇴장한다. 묵직하고 연기력 되는 배우들을 주연처럼 내세워 광고하더니 일찌감치 사망하고 나머지 등장인물들이 시시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별로 하는 것도 없고 성과도 없는 일을 위해, 막말로 쓸데없이 고군분투한다.


 

 

 

('브레이킹 배드'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괴수들의 대결도 전혀 스펙터클하지 않다. 모든 싸움이 컴컴한 밤에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가 않는다. 고질라가 무토를 쓰러뜨리고 있는 건지, 공격이 얼마나 파괴력 있는지 알아보기가 힘들다. 실눈을 뜨고 초집중해서 봐도 뭐가 뭔지 잘 알아볼수가 없다.
그것도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처럼 어둡고 칙칙한 장면들이라 리얼함이 절로 느껴진다. 아이돌 가수의 공연장에 가서 직캠한 동영상처럼 말이다. 당연히 스펙터클은 매우 부족하다.
결국 스펙터클은 90년대의 '고질라'보다도 못하고, 리얼함은 '클로버 필드'보다 부족하다.


 

 

 

(뭐가 뭔지 잘 안보임)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는 작품인지는 몰라도 괴수 영화에 액션이 밋밋하니... 아무리 원작의 괴수 vs 괴수 패턴이 의미있다 해도 참고 보기 힘들었다.

와타나베 캔은 그냥 구색 맞추기 출연이다.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영화 내내 부연 설명만 하는 배역이라면 일본의 대배우를 부를 필요도 없이 그냥 아시아계 단역배우를 썼더라도 됐을 것이다.(일본 시장을 생각했다면 당연한 선택일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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