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7]

일요일에 주지사 선거 소식이 다시 있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Mrs.Welch 는 Proposition 187 법률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의 자켓에는 주지사에 대한 뱃지가 달려 있었다. “왜 그들이 그것을 the Save Our State law이라고 부를까요?” 미아는 손을 들고 대답했다. “전가죠.” 그녀는 우리 학교에 수많은 불법 이민 학생들이 존재한다며 이 때문에 한 해에 1.5조 달러의 비용이 든다 말했다. 그녀는 주지사가 하는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미아는 항변했다. “Education is a basic human right.” 그녀는 미아에게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아이들은 킬킬거렸다. 제이슨은 미아에게 직접 자신이 요리를 대접하겠다며 집으로 초대한다. 미아는 학교 내 187 법률에 대해 토론하는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한다. 행크는 신문에 모텔 광고를 내려다 초기 비용 말고 장기 비용이 필요하다는 말에 힘없이 돌아온다. 미아 부모님은 광고를 내지 않는게 낫겠다 생각한다.


scapegoating: 전가

snicker: 킬킬거리다

parrot: 앵무새


[CH8]

미아는 풀이 죽은채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행크는 미아 곁에 다가와 왜 풀이 죽었냐고 말했다. 그는 신문 광고의 문제, 선생님과 친구들의 태도에 분노가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행크는 그녀의 말을 들어주면서 자신이 security guard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이야기한다. 이유는 너무 많은 휴가를 썼다는 이야기인데 미아는 그저 핑곗거리로밖에 느끼지 않는다. 미아는 그에게 모텔에서 함께 일하자고 이야기를 꺼낸다. 행크는 반색하고 부모님의 반응도 좋다. 이로써 모텔 직원은 6명이 되었다. 미아는 루페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데 불법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알고 보니 그녀의 가족들은 부모님이 가진 돈 이상인 만 달러를 지출했는데 paper investors는 그 이상을 원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서류 문제 때문에 의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신원이 증명이 안 되니 루페는 Calivista 모텔 측에도 피해가 갈까 우려하는 것이다. 


[CH9]

행크와 엄마는 미아를 pick up해서 백화점에 갔다. 그들은 행크의 새 일인 Director of Marketing에 대한 것과 의료 보험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백화점에서 엄마와 미아는 clothing clearance rack을 둘러보다 중국인 세 명과 마주쳤다. 엄마는 만다린어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짙은 빨강의 사틴 드레스를 187.99달러에 구입하고 말았다. 옷을 구입하고 나와 행크를 마주한 중국인 중 한 명인 Mrs Zhou(Zhou Tai Tai)는 “Is he your husband?”라고 해서 미아와 엄마를 당황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온 뒤 아빠는 엄마의 드레스를 발견하고 화를 낸다. “I thought about all the nights my mom stood over the hot stove after a long day of cleaning. Sometimes, she’d pull out pieces of paper with math formulas written on them from her pockets and look at them while she cooked. Or she’d sew up a hole in my backpack while keeping an eye on the rice.” 엄마가 하는 일은 이렇게 많았다. 엄마는 내가 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이것도 구입을 못하느냐며 결국 울음을 터뜨린다. 미아는 루페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엄마는 결국 드레스를 다시 돌려주기로 했다. 미아는 엄마가 그 드레스를 돌려주기 전 입은 모습을 보라고 하고 아빠는 입어보라고 한다.


[CH10]

Mrs. Welch는 미아가 이민에 대해 쓴 글을 돌려주었다. 미아는 점수를 기대하며 A나 최소한 B+를 기대했는데 결과는 C였다. 그녀에게 가 왜 이 점수를 주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6학년이라 작문에 더 나은 수준을 원했을 뿐이라 말했다.

미아는 루페에게 왜 서류가 갖춰지지 않았던 것을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I didn’t want you to think I was different.” 서류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은 남들은 펜을 갖고 있는데 자신은 연필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한다. 

미아는 방과 후 데리러 온 야오씨 차를 타고 제이슨의 집에 방문했다. Wilson for Governor 엽서가 책상에 있는 것을 보고 미아는 제이슨에게 실망감을 표현하는데 그는 아빠가 가져다놓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가 주장하는 것은 불법 이민자들에 한한 것이라고. “They don’t belong here.”라고 말해서 미아는 열이 받는다. 제이슨이 사천 요리를 준비한 것을 보면서 그래도 마음을 푼 것 같다. 그치만 작문에 C 점수를 받은 충격이 미아는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CH11]

제이슨의 요리를 맛보면서 미아는 셰프가 되도 되겠다며 엄지척을 내민다. 이때 야오씨는 그가 어른이 되면 변호사나 의사가 되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야오씨는 미아에게 모텔 운영이 어떻게 되가느냐 물었고 미아는 빈 방이 없을 정도로 잘 되고 있다 말했다. 야오씨는 빈정거리며 사람들이 나에 대한 음모를 꾸미느라 너무 바빠서 그동안 실제적인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마와 아빠가 모텔 운영하면서 밤낮없이 애써온 것이 생각나 화가 더 난 미아는 우리가 잘 되니까 배가 아파서 그러느냐 쏘아붙였다. 야오씨는 넌 사업을 모르고 종업원일 뿐이지 않느냐고, 사장은 다르다고 말했다. 미아는 야오씨가 이제 좀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He might view me as an equal. a professional, his industry peer, I had never advanced past hired help in his eyes.” 제이슨은 아빠의 말에 사과했지만 미아는 그 집을 뛰쳐나왔다.


[CH12]

풀이 죽어 온 미아를 발견한 루페의 아빠는 평소에 말을 잘 안하는데 그녀의 옆에 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들려준다. 8년 전 이민을 와서 처음 시작한 일이 포도밭이었는데 살충제 때문에 도저히 계속 일하다간 등에 업혀있던 루페도 위험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고. 그 후 피자 배달원으로 일했는데 20분 안에 따끈한 피자를 배달하지 않으면 돈을 돌려줘야 했다고. 5분씩 늦어 계속 돈을 돌려줘야 해서 한 번은 운전을 급히 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그만둔다고 하니 주변의 사람들은 니가 가진 기술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곳에 취직을 하느냐고 만류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케이블 수리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고 포기하지 않고 연마하여 마침내 어떤 케이블도 수리할 수 있고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단, 야오씨만 빼고!) 정도의 기술자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딸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 기회, 자유를 주기 위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것이라고 했다. 미아의 가족도 그건 동일한 것이었다.

토요일에 아빠는 미아를 온통 사방이 중국인인 곳을 데려갔다. 미국에 이런 곳이 있다니 미아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여긴 왜 온 거예요?” 아빠는 니가 좋아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낸다. 큰 그릇에 눈꽃이 가득 담겨 있고 콩들이 보였고 맛본 미아는 “아이스크림이네요.” 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아빠는 한숨을 쉬며 너와 엄마는 너무 미국화되었다고 말한다. 미국화되는 것이 뭐가 문제인지, 아빠가 원하던 것이 이런 것 아니었냐며 미아는 따지듯이 말한다. 그는 팥빙수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아빠가 음식을 버린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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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援이 처음 이르렀을 때에 황제가 宣德殿 남쪽 행랑 아래에서 두건만 쓰고 앉아서 맞이하였다. 황제가 웃으며 馬援에게 이르기를 "卿이 두 황제(公孫述과 자신의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니, 지금 卿을 만남에 사람으로 하여금 크게 부끄럽게 한다." 하였다. 馬援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하고 인하여 말하기를 "지금 세상엔 단지 군주가 신하를 가려서 쓸 뿐만 아니라, 신하 또한 군주를 가려서 섬겨야 합니다. 신은 公孫述과 한 고을 사람이라서 어려서부터 서로 친합니다. 신이 지난번 蜀에 이르렀을 때에 公孫述은 창을 잡은 호위병을 뜰에 세운 뒤에야 신을 나오게 하였습니다. 신이 지금 먼 곳에서 왔는데, 폐하께서는 어찌 刺客과 간사한 사람이 아닌 줄을 아시고, 소탈하고 쉽게 대하기를 이와 같이 하십니까?" 하니, 황제가 다시 웃으며 말하기를 "경은 刺客이 아니라 다만 客일 뿐이다." 하였다. 馬援이 말하기를 "천하에 반복하여 帝王의 名字를 도둑질한 자를 이루 셀 수가 없었는데, 이제 폐하를 뵈니 넓고큰 도량이 고조와 똑같습니다. 이제야 帝王이 본래 진짜가 있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였다. - ≪後漢書馬援傳≫에 나옴-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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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철학들의 기본 논리는 다음과 같다.
1. 세계를 이루고 있는 실재는 영원하고 자기동일적이고 순수한 존재‘들‘이다.
2. 이 존재들이 일정한 방식으로 ‘관계 맺음‘으로써 무/부정 및 타자성을 매개해 운동함으로써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현상세계가 성립한다. - P148

엠페도클레스는 다원론을 시도한다. 영원한 것이 단지 하나(일자)가 아니라 넷이 된다. 다른 모든 것들은 이 넷으로부터 나오고 넷으로 돌아가지만, 이 넷은 영원한 동일성이다.

네뿌리들은 결국 물, 불, 공기, 흙 즉 지수화풍(地水火風)이다. 바로 이 네뿌리가 태어나지 않는 것들‘(영원한 것들)로서의 4원소(stoicheia)-라틴어로 ‘elementa‘가 된다. 일반적인 맥락에서는 ‘요소들‘로, 화학적 맥락에서는 ‘원소들‘로 번역된다. ‘stoicheion‘이라는 희랍어는 오늘날까지 화학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네 원소 각각은 영원한 동일성들이고 만물은 이 네 원소들의 조합으로 생겨나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 네 가지가 질적으로 서로 환원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다른 모든 것들은 이 네 가지로 환원되지만 이 네 가지는 서로 환원되지않는다. - P150

사랑은 네 원소들을 결합하고, 미움은 이것들을 분리한다. 공기, 불,
물, 흙의 순서로 분리된다고 한다. 현대 화학에서도 원소들끼리의 결합•분리는 중요한 문제이거니와, 지금 엠페도클레스의 사유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야 한다. 원소들 자체가 사랑/미움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서 이들을 결합하기도 하고 분리하기도 하는 근본적인 두 힘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 P156

엠페도클레스의 인식론을 지배하고 있는 핵심 원리는 "같은 것이 같은 것을 알아본다(hé de gnösis tou homoiou to homoio)"는 것이다. 사물들은그 표면에서 여러 가지 방출물(aporrhoē)을 내고 그것들이 인식 주체의표면으로 이전됨으로써 인식이 성립한다. 그런데 시각적 방출물들, 청각적 방출물들 등의 크기가 다 다르고 시각, 청각 등의 미세한 구멍 크기들이 또 다 달라서 결국 시각적 방출물들(예컨대 색)은 눈에만 들어간다고 한다. 물론 다른 감각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P161

아낙사고라스에게서 아페이론은 아무런 규정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차라리 무한한 규정성들이 얽혀 있는 상태이다. 아페이론은 모든 종자들이 함께 존 - P168

재하는 그런 상태인 것이다. "모든 사물들은 함께 있었고, 수적으로도또 작음에서도 무한했다." 여기에서 ‘모든 사물들‘은 모든 종자들을 뜻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무한히 작은 무한한 종자들이 공존하는 상태, 그것이 아페이론 상태인 것이다. 무질서의 상태가 아니라 무한한 질서의 상태이다. - P169

아낙사고라스의 생각은 정신이라는 것이 따로 설정되고 그것이 이 우주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이 정신을 신으로 보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기 십상이고, 실제 후대에 아낙사고라스의 생각을그런 식으로 이어간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아낙사고라스가 ‘누스‘라는말로 신을 가리켰다고 보기는 힘들다. 훗날 헤겔의 ‘정신(Geist)‘ 개념에서 아낙사고라스의 영향을 보게 된다.
아낙사고라스가 말한 ‘누스‘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이렇게 분명하지가않지만,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두 이 생각을 반겼다.
이들은 누스를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정신적 원리로서 받아들였던 것이다. - P173

데모크리토스는 아르케로서 원자들(atomata)을 제시한다. 각각의 원자는 파르메니데스의 일자와 같지만, 원자들‘은 다자를 형성하며 또 운동한다. 데모크리토스의 사유 또한 포스트-파르메니데스적 사유라는 점 - P176

을 확인할 수 있다. 데모크리토스는 원자들을 "어떤 것(to den)", "꽉 찬것(to naston)", "있는 것(toon)" 등으로 부른다. 그리고 일자와 마찬가지로 이 원자들도 우리의 감각을 벗어나는 존재들이다. - P177

플리키우스는 이런 말을 전해준다. "데모크리토스가 온갖 형태의 원자들)로 이루어진 회오리가 전체로부터 떨어져 나왔다고 말할 때(그러나어떻게, 그리고 어떤 까닭으로 그러한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자연발생(t‘automation)과 우연(tyché)으로부터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 같다." - P179

섹스투스 엠피리쿠스가 전해준 다음 구절이 데모크리토스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듯하다. "앎의 능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적법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출(庶)적인 것이다. 서출적인 것에는 다음의 모든 것들,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속한다. 반면에 적법한것은 이것(서출적인 것)과는 구별된다. (...) 서출적인 것은 더 작은 것에 대해서 더 이상 볼 수도 들을 수도 냄새 맡을 수도 맛볼 수도 접촉에의해 감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미세한 것에 대해서 <탐구해야 할 때는, <적법한 것에 따라야 한다. 적법한 것은 더욱 미세한것을 인식하기 위한 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식론에서의 이런구분은 특히 근대 초(고전 시대)의 철학자들에게서 다시 분명하게 나타난다. - P186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에 따르면, 데모크리토스는 삶의 목적을euthymia‘로 보았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autarkeia‘, ‘psychagogia‘, ‘a kataplexia‘ 등을 들고 있다. ‘euthymia‘는 ‘thymos‘를 잘 다스리는 것을 뜻한다. ‘thymos‘는 맥락에 따라서 기개, 의지, 격정 등을 뜻한다. - P187

"thymos와 맞서 싸우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것을 이기는 것은 사려 깊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라는 구절도 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데모크리토스에게 ‘thymos‘는 훗날의 ‘passion‘ 즉 ‘정념(情念)‘과 같은 것을 뜻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념을 극복하는 것이 그에게 중요했던 것이고 이 점에서 그가 고중세의 철학자들 대부분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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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발랑탱 경찰청장과 다양한 얼굴을 하고 나오는 플랑보, 극을 이끌어 가는 브라운 신부가 흥미로웠다. 셜록 만큼은 아니어도 꽤나 흥미로운 추리 단편이었다.


<푸른 십자가>는 추리 과정이 재밌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쯤 될까.

<보이지 않는 사람>은 막판으로 갈수록 소름이. 119페이지 인용구는 정말이지 무릎을 쳤다. 사람이 현실을 보는 것에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가장 멀고 외로운 별이라 해도, 이성과 정의를 피해 갈수는 없습니다. 저 별을 보십시오. 하나하나가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같지 않은가요? 식물학이나 지질학으로 비유해 볼까요. 이파리가 모두 보석인 숲을 생각해 보십시오.
달은 코끼리만큼 큰 사파이어이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광기의 천문학이라고 해도, 이성과 정의에는 털끝만 한차이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진주로 만든 절벽 아래 오팔 들판이 펼쳐져 있다 해도, <도둑질하지 말지어다>라는 표지판은 똑같이 서 있을겁니다.」 - P31

브라운 신부가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졌다. 「참으로이상한 일이 아닙니까. 부유하고 안락하면서도 신이나 인간을 위해 아무런 결실도 내지 않고 하찮게 사는사람이 이토록 많은데, 도둑놈과 부랑자는 회개를 해야 한다니 말입니다. 감히 부탁드리건대, 제 영역을 침범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실제로 회개했는지 의심스럽다면 여기 있는 나이프와 포크를 보십시오. <참된 어부 열두 명> 클럽의 은제물고기는 모두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저를 사람 낚는어부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 P62

모리스 블룸은 빈민들의아버지가 되겠다는 원칙을 지닌 무정부주의자로 출발했지만, 양측 모두에게 이용당하고 경멸받는 스파이로 끝났네. 해리 버크는 돈이 자유롭게 흐르도록 하겠다는 신념을지녔지만, 지금은 굶어 죽을 판인 여동생한테 술값이나 뜯어내는 신세가 되었지. 앰버 경은 기사도 정신으로 범죄의세계에 뛰어들었지만, 런던에서 제일 저급한 무뢰한들에게 협박이나 당하고 돈을 뺏기고 있지 않나. 또 자네 앞선세대의 위대한 신사 강도였던 바리용 대위는 배신당하고버려진 끝에 정신병원에서 공포의 비명을 지르며 생을 마감했어. - P93

사람들은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 혹은자신이 보기에 상대의 말이 의미하는 것에 대답하는 법이지요. 시골집에 사는 부인에게 <같이 사는 분이 있나요?〉라고 물으면 <네, 집사랑 마부 세명, 하녀 한 명이 같이 삽니다>라고는 절대 대답하지 않을 겁니다. 하녀가 같은 방에 있거나 집사가 의자 뒤에 서 있다 해도 <같이 사는 사람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이 나오죠. 여기서 사람이 없다는것은 묻는 사람이 의미한 바로 그런 사람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전염병 조사를 나온 의사가 <같이 사는 분이있나요?>라고 묻는다면, 그 부인은 곧바로 집사랑 마부 하녀들을 떠올릴 겁니다. 언어는 늘 그렇게 사용됩니다. 문자 그대로의 질문에 답이 나오는 일은 없다는 거죠.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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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이토스는 실재는 완전히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완전히은폐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훗날의 ‘parousia‘ 개념을 예기하고 있다) 지금 식으로 말해, 실재는 어떤 기호(sign)로서, 징후로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 자신의 언어가 바로 이런 기호들이었다. 헤라클레이토스의 언어는 담론사의 새로운 문턱을 넘어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언어/글쓰기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 P99

어떤 사물의 생성의 매 순간은 그것이 그 존재이자그 존재가 아니게 되는 순간이다. 때문에 매 순간은 모순을 함축한다. 존재이자 비존재라는 모순을 존재와 무는 결코 섞일 수 없다. 서로 절대 모순을 형성한다. 생성은 존재이자 비존재=무이고, 거기에서 존재와 무는 이어지고 있다. 이로부터 생성이란 그 자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도래한다. 여기에서 존재와 비존재 그리고 생성, 시간, 모순관계, 동일성과 차이, 재인(再=recognition) 같은 개념들이 복잡하게얽히면서 하나의 개념군, 문제군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는 사유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거대한 존재론적 난제(難題)=‘ontological aporia‘에 봉착한 것이다. - P105

조화라는 것은 모든 투쟁이 끝난 조용하고 편안한 상태가 아니다.
우주의 영원한 진리는 투쟁, 갈등, 전쟁이며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근원적하나의 계기들이라는 것, 그런 계기들의 균형을 통해 우주는 조화를 유지한다는 것, 이것이 헤라클레이토스의 통찰이다. - P112

헤라클레이토스 같은 철학자들이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인식론적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학적인 것이다. 인식론적으로 볼 때 대부분의 종교가 말하는 내용이 학문적으로증명되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고, 윤리학적으로 볼 때 종교의 담당자들이어리석은 대중을 속여 부와 권력을 누리기 때문이다. 인식론적 비판은대체로 정당하다. 그러나 윤리적 맥락에서는 간단히 일반화하기가 곤란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헐벗은 민중과 함께하는 종교로부터 막강한 권력을 누리는 종교까지 무수한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 P113

헤라클레이토스의 사유는 동북아의 사유와 몇 가지 친연성(親緣性)을가진다. 이미 언급했듯이, 만물이 흐른다는 생성존재론은 易의 기본 원리인 "生生不息"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또한 이 흐름이 사실상 로고스에 의해 지배된다는 생각 역시 역의 생성이 태극에 의해 지배된다는각과 상통한다. "가장 아름다운 질서는 아무렇게나 쌓인 쓰레기 더미이다" 같은 식의 역설적 사유는 『노자』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 투쟁이 만물의 아버지라는 생각은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를 비롯한 여러 구절들에서 그 짝을 찾을 수 있다. "죽음은 우리가 깨어난 뒤에 보는것들이고, 자고 있을 때 보는 것들은 잠(삶)이다" 같은 생각은 음양론의구조와 맥이 닿아 있다. 적어도 사유의 골격에 있어 두 전통은 적지 않게 상통한다 할 수 있으리라. 두 사유의 관계를 앞으로 면밀히 검토해볼필요가 있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서구 철학의 ‘주류‘가 되었다면 동서양의 관계는 사뭇 다른 것이 되지 않았을까. - P118

학이 갈마듦을 확인할 수 있다. 비판 위주의 사유는 세계에 대해 스스로적극적인 가설을 내기보다는 기존의 학설들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인식론이 대표적이다. 철학을 ‘메타적‘ 담론이라고 할 때 이 말의 한가지 의미는 비판적 사유에 있다. 이런 유형의 철학을 전개하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형이상학에 대해서, 세계에 대한 거창한 사변들에 대해서부정적이다. 반면 종합 위주의 철학은 기존의 작업들을 비판하기보다는스스로가 적극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인문·사회 • 자연과학을 종합해서 세계와 인간 그리고 역사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것이 ‘메타적‘이라는 말이 가진 또 하나의 의미이다. 칸트가 전자의 예라면, 헤겔은 후자의 예이다. 철학사는 비판철학과 종합철학의 대결의 역사이다. 종합철학자들이 큰 그림을 그려놓으면 비판철학자 - P119

들이 거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다시 또 다른 인물이 나와 보다 발전된 그림을 그리곤 한다. 철학사는 인식론과 존재론, 비판철학과 형이상학, 메타적 분석과 종합적 사유의 길항(抗) 과정으로 볼 수 있다. - P120

크세노파네스는 퓌타고라스학파와 대조적이다. 퓌타고라스학파가 교조성이 강한 종교 단체였다면, 크세노파네스는 헬라스 전역을 유랑하면서 활동한 비판철학자였다. 종교적 신앙과 비판적 사유는 단적으로 대립한다. 크세노파네스는 헤라클레이토스보다 더 분명한 방식으로 퓌타고라스학파를 비판했다. 크세노파네스의 문화 상대주의와 신화/종교 비판_은 헬라스 문화사의 중요한 한 사건이다. - P123

파르메니데스는, 오로지 논변(argument)을 통해서만 사유할때, 다자와 운동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감각을 통한 그런 경험은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재는 오로지 ‘영원부동의 일자‘라는 것이다. - P126

파르메니데스의 말을 압축하면,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 이는 단순한 동어반복이 아니다. 있음은 가능하지만 없음은 불가능하다는말이다. 없음은 없다. 즉, 무(無)는 불가능하다. 오직 있음만이, 존재만이가능하다. - P128

결국 완벽하게 연속적이고 균일하며 영원하고 부동인 그런 것이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나 ‘존재‘라는 말은 추상 개념이 아닌가? 존재 개념과 세계, 우주, 자연 개념은 다르다. 하지만 파르메니데스에게서 일자=존재는 곧 세계이다. 퓌타고라스학파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르메니데스에게서도 구체적인 것과 추상적인 것의 구분은 희미하다. 때문에 존재는곧 세계로 이해되고 있다. 파르메니데스는 존재가 완벽하게 연속적·균일적 · 영원적 • 부동적이라면, 결국 그것은 완벽하게 둥그런 구(球)가아닐까 생각했다.(따라서 파르메니데스의 세계는 유한하다) 우리에게 ‘구‘와 ‘존재‘라는 두 개념은 범주를 달리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파르니데스에게는 존재=일자=세계=구이다. - P135

그리스 존재론 및 자연철학의 역사는 이렇게 파르메니데스 극복의 역사, 영원부동의 일자가 다자성과 운동으로 화하고 다자들의 관계와 운동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명되어간 역사라고 할 수 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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