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중독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창해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오며가며 지나가다 눈에 띄는 과자봉지에서 과자를 한 움큼 꺼내어 입에 털어넣고
바짓가랑이에 쓱 손을 문지르는 기분으로 한 권의 소설을 읽었다.
이틀 동안 그 과자봉지는 텅 비었다.
야마모토 후미오의 <연애 중독>, 이 작가의 책은 <플라나리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제목이 '연애중독'이라고 해서 꽤나 뻑적지근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나 했더니
그것도 아니다.
자신의 기호대로 '불쌍한 구석이 있는 여자'들만 골라 닥치는 대로 건드리고 수하에 두는
남자 주인공 이츠지 고지로의 연애와 결혼생활이 신통하거나 예쁠 것 없는 것은 물론이고,
유치원 시절부터 타인과의 관계맺기에 곤란을 겪었던, 그리고 '미우(美雨)'라는
자신의 너무 예쁜 이름에 단 한번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던 미나즈키의 연애도
달콤함이나 화사함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제법 책의 앞부분, 이혼녀에 도시락집 점원인 미나즈키 미우가 유명한 연예인 이츠지 고지로와
처음 손님과 종업원으로 만나는 장면은 꽤나 실감나고 가슴 설레었다.

"볶음밥하고 만두는 어떨까요? 야채스프까지 함께 드시면 영양적으로도 좋아요."

이렇게 똑부러지고 상냥하게 유명인 손님에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맞춤한 도시락을 권하던
그녀가 끝까지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연애의 흐름에 세련되게 몸을 맡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러나 연애의 묘미는 바로 자기의 페이스가 헝클어지는 데 있는 법이다.
헝클어지는 정도이면 괜찮게?
자기에게 만정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면서도 그 짓을 멈출 수 없는 것이 연애에 빠진 상태의
인간인 것이다.

--부모는 그저 부모일 뿐이고 친구는 그저 친구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스스로도 나 자신을 좋아하지 못했던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 그였다.
내게도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 있구나, 나는 나란히 깔아놓은 이불 이편에서 눈물을 글썽였다.(152쪽)

소심한 인간이든, 대범한 인간이든 연애에 빠져 있을 때는 한없이 쪼그라들게 마련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자신 좋은 조건을 모두 구비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상대의 눈빛 하나에 천국과 지옥이 오간다.
어떤 계기로 그 이상한 마법 상태에서 풀려났을 때 상대를 보면 황금마차는 호박으로 변해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생에서 최고의 쾌락은 사랑이요, 연애가 아닐까?

그러니 매사에 자신없고 소심한 사람의 사랑이나 연애는 더 힘겹게 마련이다.
나는 나란히 깔아놓은 이불 이편에서 눈물을 글썽였다는 미나즈키의 마음을 너무 잘 알 것같다.
결혼식을 마친 후 친구들의 배웅을 받으면서 남편의 고물차에  오르며 나는 내 몫의 남자를
하나 확보했다는 안도감에 만세를 불렀으니까!

내 생각에 미나즈키는 전 남편도, 이츠지 고지로도 제대로 사랑하지 않았다.
자신도 연애를 하고 있다는, 즉 이 무서운 세상에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즐겼을 뿐이다.
남자란 어리숙한 것 같으면서도 한없이 영악한 동물이어서 그녀의 마음속 사정을 눈치챈 순간
냉정한 얼굴로 돌아서버린다.

아무튼 나를 향한 상대의 마음이 식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결혼을 하고 나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문제이다.(그 반대의 경우도.)
우리 부부는 결혼 초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만약 살다가 우리에게 누군가가 생겨 그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되면 솔직하게 고백하고
맨몸으로 집에서 나간다.
먼저 약속을 깬 사람이 아이와 공동의 저금을 두말없이 상대에게  넘겨준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공동의 저금을 만들지 않고 닥치는 대로 써버리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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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6-01-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마지막 문장에 얼마나 웃었는지 눈물이 줄줄 흐릅니다!

나도 결혼 초에 저런 약속이나 해 둘 걸!^^

urblue 2006-01-03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단락에서 풉, 웃고 나니, 이거 웃을 일이 아니잖아욧!

플레져 2006-01-03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처럼 저는 말 할 수 없어요.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불안해죽겠는데 그 말을 했다가는 현실이 될 것만 같아서, 이 새가슴은 그저 감탄만 합니다.
새해에도 열심히 독서하는 로드무비님! 반가워요~ ^^

물만두 2006-01-0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blowup 2006-01-03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석구석 재미나고 새겨둘 만한 말이 많은 리뷰예요.
저렇게 구체적인 대화는 안 했지만, 저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맨몸이라니, 두렵긴 하군요.--;;


라주미힌 2006-01-03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한 부부세요.. 맨 몸으로 나간다라...
요즘시대는 알몸으로 내 쫓을 것 같은데... ^___^;

로드무비 2006-01-03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입은 옷은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namu님, 헉, 맨몸으로 나갈 것을 상상하시다니!^^

물만두님, 헉,은 무신 뜻입니까.^^

플레져님, 하나 아셔야 할 것은 '말'만으로는 이 세상에 저보다 쿨한 인간이
없을 거라는 겁니다.
실제로는 어떤 추태를 연출할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블루님, 그래도 지난해 말, 적금 하나 들었어요. 너무 걱정 마세요!^^

깍두기님, 지금이라도 약속을 하시는 게!^^
(그런데 그 대목이 그렇게 우스운가요? 히히~)


이리스 2006-01-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저기 저 비슷한 결심을 한 부부 내 주변에도 있던데. 먼저 배신 때린 사람이 왕창 뒤집어 쓰는 것으로 ㅋㅋ

mong 2006-01-0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도 리뷰지만...댓글들의 내공도 만만치가 않아요~
^^

2006-01-03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6-01-03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남자는 결혼할때 니가 다른사람을 만나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너를 보내주겠다 이런 조건을 내세웠다죠(물론 통장의 돈도 반도 준다고 하고요.ㅎㅎ)
근데 결혼하고 나선 니가 다른 사람과 더 행복할 수 있더라도 나랑 살자로 바뀌었습니다(아무래도 통장의 돈 반이 아까와서인거 같다는..^^;;)

2006-01-03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1-03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미나즈키가 맞는 거죠? 고마워요.^^

사야님, 그 비결이 뭡니까? 남자를 꽉 잡는!^^
전 정말 책장수님 고맙게 생각해요. 저랑 살아줘서.
그렇지만 마음이 변한 걸 안다면 억지로 붙잡고 살지는 않을 겁니다.^^

속삭이신 님, 우와, 너무 감사합니다.
이런 충고 정말 하기 쉽지 않을 터인데.
님을 만나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참, 노란연필은 왜 거기 들어갔을까요?
아무튼 모든 말씀이 반갑고 고마울 뿐입니다.
명심할게요.^^

mong님, 댓글의 내공이 진짜 내공인데......^^

낡은구두님, 조영남을 제가 많이 미워하지 않는 이유가 그래도
헤어지는 여자에게 자신의 저금통장을 전부 주었다는 겁니다.
자신이 먼저 배신 때려놓고 한푼도 안 주고 쫓아내려 획책하는
비열한 인간이 너무 많아서 말이죠.^^

새벽별님, 님의 끄덕끄덕이 반갑네요.^^

히피드림~ 2006-01-03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우'는 류이치 사카모토 딸 이름인데,,, ^^ 이름이 너무 예뻐서 나중에 딸 낳으면 생각해 둔 이름 중 하나였어요. 로드무비님 리뷰는 잘 읽었어요. 어떤 책인지 구경하고 왔답니다.

sandcat 2006-01-03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산에 관해선 한 번도 얘길 나눠보지 않았군요.
내, 오늘 당장!
(새해에도 님의 스케일은 여전하군요)

로드무비 2006-01-03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얘길 나눌 만한 재산이 있으신가요?ㅎㅎ
그렇담 너무 다행이고요.=3=3=3
(그런데 '스케일'이 무슨 뜻인지 아리송!^^)

펑크님, 류이치 사카모토와 김원봉에 대해선 모르는 게 없으시죠?ㅎㅎ
전 되려 마이 도러 이름 지을 때 너무 예쁜 이름은 기피했어요.
그 결과가 주하.
'서우'라는 이름이 멋지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 남자 이름으로도.^^

비로그인 2006-01-03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신 비결이요?
맨날 술마시다가 쫓겨나지 않을까 떨고 있는데
그냥 겉으로 의연한 척 하는거요? 하하
근데 살아줘서 고맙다는 건 아무리 그래도 로드무비님 답지 않아요..^^;;
아님 책장수님이 소울메이트던가요 그런거죠? ㅎㅎ

sandcat 2006-01-0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연애의 묘미는 바로 자기의 페이스가 헝클어지는 데 있는 법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인생에서 최고의 쾌락은 사랑이요, 연애가 아닐까?
..나는 내 몫의 남자를 하나 확보했다는 안도감에 만세를 불렀으니까!

등의 문장에서 보이는 마음의 스케일입지요.
(물론 닥치는 대로 쓰는 경제적 스케일 포함 =3=3)
너무 예쁜 이름 기피했던 거 말이예요.
괜시리 뒤통수가 근지러워질까봐 그러셨나요?


로드무비 2006-01-03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아니네;; 샌드캣님! 바로 그겁니다.
이름이 너무 예쁘면 낯간지럽더라고요.
그런데 님의 아이 이름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제 맘에 들어봤자지만......
(그 단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호호~)

사야님, 아니 저랑 비슷한 고민을 한다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ㅎㅎ
쫓겨나면 우리 둘이 힘을 합쳐 살아보지요, 뭐.
그리고 그 말은 진심인데요?
알고보면 결격사유가 좀 많은 인간입니다.^^

비로그인 2006-01-0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아니 어떻게 힘을 합쳐 살아요?
전 경제적 능력도 없는데
전 그냥 쫓겨나게되면 놈팽이나 하나 잡아서
또 빌붙어 살아야한다구요..흑흑

제가 결격사유가 더 많죠?
(이건 원 지난번 처럼 누가 누가 못난건가 대회가 열렸군요..ㅎㅎ)

로드무비 2006-01-03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둘이 힘을 합쳐 대폿집이라도 하나 차리면
입에 풀칠은 되지 않을까 했는데......
'결격사유'는 그냥 넘어가자고요.ㅎㅎ

비로그인 2006-01-0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집도 아니고 대폿집이라니..
로드무비님과 저랑 자본금 말아먹는데 딱 한 달 걸리리라 사료되옵니다..흐흐
그냥 우리 안 쫓겨나게 잘 지내요..^^;;

로드무비 2006-01-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그, 그러십시다요. 사야님.^^;;
(쪼매 아쉽네요.)

로드무비 2006-01-03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그랬다니까요.
살던 집은 빼고!^^

blowup 2006-01-03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댓글 무지 재미있어요. 로드무비 님. 사야 님. 대폿집에 찬성. '세 과부집' 어떤가요?

로드무비 2006-01-0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런데 '쌍과부집'이 아니고 '세 과부집'?
ㅎㅎ님도 슬쩍 끼시려고?
만세!!!^^

비로그인 2006-01-03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과부집이라니.
그냥 남편이 스무살이나 어린애랑 바람나는게 낫겠어요..-_-
만약이긴 하지만 우린 소박을 맞는 거라구욧!
나무님까지 끼신다니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절 마담시켜주신다면 말이죠..ㅎㅎ
로드무비님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신랑이랑 할 일이 있어서 왔다리 갔다리 하며 다느라 더 재밌었어요..^^

mong 2006-01-03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럼 가서 바람 잡을래요
푸하하

하루(春) 2006-01-03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나리아'도 안 읽었는데... 흑~
그나저나 잘못된 거 알려드려요. 설레었다(X) --> 설렜다(O)

날개 2006-01-03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읽다 리뷰 내용 다 까먹었어요..ㅡ.ㅜ 댓글이 왤케 긴겁니까!
뭐.. 여하튼간에 젤 마지막 문장에 추천이요!ㅎㅎ

로드무비 2006-01-03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자세히 보면 저랑 사야님이 주고받은 거이 대부분입니다.
추천은 고맙구유.헤헤 ~^^

하루님, 알려주셔서 감사.^^
그런데 그냥 저렇게 쓰는 게 진짜 가슴 두근거리는 것 같지 않아요?
자장면-짜장면처럼!=3=3=3
(읽으시려면 <플라나리아>부터 읽으세요.^^)

mong님, '삐끼'를 하신다고라?
전 카운터를 맡길 생각이었는디!=3=3=3

사야님, 오늘 님과의 실시간 리플 너무 재밌었어요.
전 채팅을 한 번도 안해봤는데 오늘 우리가 나눈 얘기가 거의
채팅 수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맞죠?ㅎㅎ
그런데 처음으로 '내 남자'가 아니라 '신랑'이라고 하셨어요.
오오, 산뜻한데요?^^

2006-01-04 0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6-01-0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즐거운 리뷰에 즐거운 댓글이에요. 지난밤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가 오고갈 동안 쿨쿨 잠만 잤다니 아쉬운 걸요.

mong 2006-01-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그럼 저는 삐끼+카운터+디제이+잔심부름
등등 도맡아서 하겠습니다...음하하

로드무비 2006-01-04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정리해 볼까요?
사야님은 얼굴마담, 몽님은 삐끼+카운터+디제이+잔심부름,
저는 주방 책임자.
namu님과 사야님이 서로 간판 마담하겠다고 하시면 어쩌죠?^^

조선인님, 어제 저녁 무렵에 나눴던 이야기들이에요.
리뷰 내용에 따라 댓글이 많이 달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습니다.
(여기서 '내용'이란 흥미 위주의 스토리를 말함!ㅎㅎ)

물만두 2006-01-0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우리 부부는 공동의 저금을 만들지 않고 닥치는 대로 써버리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blowup 2006-01-04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럴리가요?
나이로 보나, 카리스마로 보나 사야 님이 왕마담이시죠.
전 주방과 홀을 오가며 잔심부름이나 하려구요.
몽 님. 잔심부름은 제게 넘겨요.
근데, 제가 예전에 검은비 님한테도 까페 하라고 부추겼는데.
검은비 님도 잘 어울리죠?
거기는 낮 장사 시키고, 저희는 밤 장사 하고.
전 하루에 두 탕 뛰어야지.

로드무비 2006-01-04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고정하시옵소서!^^
(혹시 주방 책임자 자리를 넘보시는 건?ㅎㅎ)

물만두님, 땡큐!^^

검둥개 2006-01-05 0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하하!!!! (헤진 입에 맛 간 허리로 웃느라고 고통을 참아가며)
41번째 코멘트, 12번째 추천입니다!!! ^^*

로드무비 2006-01-0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하이고, 추천도 코멘트도 캄사합니다.^^
(그나저나 빨랑 나으셔요.)

비로그인 2006-01-05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뒤늦게 읽고 갑니다.
저도 얼마 전에 읽기를 마친 책인데 책읽는 내내 괴롭고 싫었어요.
뭐랄까. 그냥 공연히 짜증이 나고 싫은 느낌이 들더군요.
연애며 사랑이며 다 진저리 난다 어처구니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물론 심히 공감이 간 구절들도 많았습니다만...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마무리가 잘 안되어요 >_<)

로드무비 2006-01-05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셔고양이님, 오랜만입니다.
읽을 때 짜증이 나고 싫은 느낌이 뭔지 알겠어요.
저도 치근치근한 건 딱 질색이라.
그래도 그냥 객관적으로 읽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하더라고요.
중심을 하나 잡으려는 인간의 몸부림으로 비쳐져서.
너무 허한 사람이었잖아요.

말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kleinsusun 2006-01-0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한줄 한줄 고개를 끄덕이며
어쩜 이렇게 로드무비님은 사랑의 본질을 잘 알까...감탄하며 읽다가
마지막 문장 읽고 기절했습니다. 넘 웃겨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로드무비 2006-01-08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제가 님을 조금 웃겼나요? 흐뭇.^^

도도 2006-01-08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의 묘미는 바로 자기의 페이스가 헝클어지는 데 있는 법이다"면?
결혼의 묘미는, 맨날 똑같은 '페이스 face'를 봐야한다는 데 있죠?

산사춘 2006-01-09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랑 댓글이랑 다 느무 재밌어요. 근데 껍닥만 건드리고 마는 연애스토리들에 더 짜증이 나는 결과가... ㅎㅎㅎ

DJ뽀스 2006-01-0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도 읽으셨군요 ^^: 이 작가 작품 다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세권 다 읽고 나니 감질납니다. ㅠ.ㅠ
연애중독...저같이 삼십줄에 연애한번 못 해본 인간에겐 정말 부러운 단어군요. ㅋㅋ

로드무비 2006-01-10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J뽀스님, 저도 이 작가의 책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간 나오면 서로 정보 나누어요!^^
(연애중독, 저와도 너무나 거리가 먼 말입니다. 어쩌다 남편을 꿰차긴 했지만...^^)

산사춘님, 전 이렇게 댓글 긴데 추천수 안 느는 리뷰 처음 봅니다.ㅎㅎ
저도 왕창 벗은 연애소설이 재밌어요.
껍데기도 속마음도...^^

madpluto님, ㅎㅎ 유머러스하십니다.
아이는 아직도 공룡책을 좋아하나요?^^
 

 









--용기란 非存在의 힘, 즉 궁극적 허무, 철저한 무의미, 그리고 영원한 죽음이라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아를 긍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감한 사람은 자아 긍정을 통하여 비존재에 대한 불안을 자기 자신이 짊어진다. 

                                         -폴 틸리히 <존재에의 용기/ Courage to be>  중

 

십몇 년전,  현대문학인지 문학사상을 읽다가 '폴 틸리히의 <존재에의 용기>를 읽고
절망의 끝에서 용기를 얻었다'는 시인 원재길의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흥분하여 당장 서점에 알아보았더니  절판, 출판사에 전화를 했더니 어디 창고에 한 권쯤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걸 기다리지 못하고  퇴근 후 무작정 버스를 탔답니다. 
마포구 구수동의 한 출판사였는데 뺑뺑이 돌다가 결국 못 찾고(제가 길치입니다!)
근처의 허름한 생맥주집에 들어가 맥주만 벌컥벌컥 한잔 마시고 나왔지요.
어느 시골 장터의 술집 같은 곳이라 혼자 앉아서도 별로 불안하지 않았답니다.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검색해 보니 <존재의 용기>란 제목으로 2004년에 책이 출간되었네요.
2006년 저의 첫 주문 책은  당연히 <존재의 용기>입니다.
혼자 비실비실 돌아다니던 그때가 울컥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참, 생각나는 일화도 하나.
1990년대 중반,  불발로 끝났지만 무슨무슨 문학 행사 준비 관계로 프라자호텔 한식당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상희 시인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의 아누크 에메'라고 김영태 시인이 말했잖아요.
그는 바로 원재길 시인의 아내였어요.
<존재에의 용기>라는 책을 혹시 책꽂이에서 본 적이 있냐고 묻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져
달싹이다가 결국 밥을 코로 먹었는지 어디로 먹었는지도 모르게 그 시간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갈비찜을 뜯던 주둥이로 '존재에의 용기'라는 말을 꺼내는 게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도 '존재에의 용기'가 그토록 간절히 필요했나 봅니다.

신기하지 않으세요?
'존재'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도, 별로 깊이 고민하지도 않고 살고 있는데 저 책이 뚝 떨어진  것.
지금도 저 책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봅니다.
사는 데 용기가 필요한 것도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다를 바 없고요.

읽지도 않는 책을 마구 사들이고,  허구헌날 알라딘 방에서 죽치고.
방만한 한 해로 올해가 정리됩니다.
내년엔 좀 다르게 살아야 할 텐데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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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2-3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는 데 용기가 필요한 것도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다를 바 없고요...
연말과 연초를 여는 페이퍼로군요
내년에도 용기를 내어 살아야 겠지요~

hanicare 2005-12-3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에 실린 사진은 정말 아누크 에메같은 얼굴이었어요.실제는 어떨까 잠시 궁금했던 기억이 나네요.(사진이나 소문, 비 올 확률 50% 등의 말들이 같은 부류로 여겨져서요.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 로드무비님은 실물확인을 하셨군요.

각설하고 틸리히의 저 말, 요즘의 내게 꼭 필요한 처방같습니다. 덧붙여 저 또한 방만한 생활을 정리해야겠다 되뇌고 있습니다.에센스만 남기고.
늘어나는 살림을 보니 물건에 압사당할 것 같아요. 책도 이젠 그만 사들이리라고 굳은 맹세를 합니다. (사실 이젠 책같은 것 별로 믿지도 않아요.) 이 꼴 저 꼴 안봐도 될 것들을 본의아니게 보다보니 마음이 차고 딱딱해집니다.신데렐라에게서 제일 무서운 점은 계모와 이복자매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는 건데, 참 독한 년이라고 생각했었죠.그러나 사람에겐 독한 구석도 분명 필요하다 싶습니다. 다만 제 속내에 과일의 씨방처럼 잘 감춰둬야겠지요. 타인에게 자기 쓴맛을 마구 내놓는 사람은 저급해보여요.자해행위가 경멸스럽듯이.

그런 생각도 때때로 해보라고 세월마다 마디마디를 박아넣었나봅니다. 어리석고도 간교한 인간 종족들이 말입니다.
(참, 이렇게 긴 댓글을 써넣고 보니 민망합니다.)

비로그인 2005-12-3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천을 열개하고 싶은 페이퍼네요
특히 저처럼 마흔고비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참 와닿는 말이구요
오십이 되어도 용기가 필요하겠단 생각이 왜 좌절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지..
(저 들어왔는데 부랴부랴 여기부터 왔습니다..ㅎㅎ 일단 밥부터 먹고 또 뵐게요..^^)

로드무비 2005-12-3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추천 10개 해주세요.ㅎㅎ
그리고 어쩌면 50, 60에 용기는 더 필요한 것인지 몰라요.
어째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하니케어님, 간단하게 댓글로 대꾸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셨군요.
이를 말씀이겠습니까!
가끔 제 방의 어떤 글에도 눈살 찌푸리고 가시는 님을 느꼈답니다.
그것도 아주 무관심한 것보다는 고마웠고요.
올해 제가 다소 질척이는 면이 있었는데 좀더 산뜻하고 드라이한
로드무비가 되려고요. 그러면 마음에 드실라나?!
(언제 편지 한 통 따로 쓸게요!^^)

mong님, 님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사셔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 드문 사람인데요?^^

바람구두님, 네. 마음으로 읽을 책들이 몇 권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바람구두님껜 저 책이 이미 추억의 책이에요?
징그러운 사람!=3=3=3




로드무비 2005-12-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제가 오해를.
그래도 이미 뱉은 말이니 그냥 둘게요.
뭐 '징그럽다'는 말도 뜻이 가지가지니까!^^

mong 2005-12-30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참 귀여우신 멘트를...ㅎㅎ
로드무비님, 느끼는 대로 살다가도 와락 겁이 날때가 있어요 ^^
그럴때마다 어렸을적 엄마가 안보이면 가슴이 철렁 하던 시절과
달라진게 없는것 같아요

blowup 2005-12-3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만한 사람들 계모임 할까요?^^
플라나리아 계 하고 그대로 겹치나요?(후후)
로드무비 님은 어쩜 그렇게 재미난 일화가 많으신지...
전 뭐하고 살았나 싶어요.


2005-12-30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12-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만한 한해 ㅋㅋ~ 설렁설렁 읽을 때는 방만한 게 뭐야? 어떻게 한 해가 방만해?? 했는데.... 쩝 제 2005년이 방만했어요. 바다만했어야 하는데... ^^;;

겨울 2005-12-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에의 용기. 자아 긍정. 새해의 마음가짐으로 꼭꼭 심어두고 싶은 글귀입니다. 새해 첫 책을 벌써 정하시다니 정말 부지런하세요.^^

로드무비 2006-01-0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우리 올 한 해 색다르게 함 살아볼까요?
색다르고 뭐고 간에 전 그 전에 살(!)을 좀 덜어줘야 하는데.
비법을 좀 가르쳐주시라요.^^

우울과 몽상님, 이런 일만 부지런하니 문젭니다.
읽을 책만 열심히 사고 막상 오면 안 읽고!^^

하루님, 그거 유머 맞죠?
깜찍하시긴 한데 별로 안 웃기는군요.=3=3

namu님 돈 안 되는 일화만 무성합니다.
그나마 없는 것보단 나을랑가요?^^
(방만한 사람들 뭘 믿고 계 모임씩이나 하겠어요.ㅎㅎㅎ
그래도 님이 오야 하시겠다면 할게요!^^)

mong님, 아이구 짠해라!
 
생애처음 빵 만들기 - 이 책만 있으면 누워서 빵먹기
이양지 지음 / 삼성출판사 / 2005년 12월
절판


오븐 없이 초보자도 얼마든지 쉽게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광고문안에 혹하여 주문한 책.
사은품으로 준비한 검은콩밀가루 500g 한 봉지의 유혹도 떨치기 어려웠다.(오늘 도착!)

파트는 크게 세 개로 나뉘어 있다.

1. 하루 한 끼 밥 대신 먹는 건강빵
2. 빵집 메뉴 그대로 집에서 만드는 빵
3.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예쁜 빵

'내가 만들었다고...'에는 참치치즈빵, 티라미수, 삼색 카스텔라빵 등 먹음직한 다양한 빵들이 소개되어 있다.(클릭하면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빵을 만들려면 재료와 함께 도구가 있어야겠지?
그런데 오븐이 필요없는 것은 물론이고 준비할 도구들도 비교적 간단하다. 다음 페이지에는 재료들이 꼼꼼히 소개되어 있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기본빵 만드는 법.
예상했던 대로 빵 만들 때 제일 중요한 건 반죽 과정인 것 같다.

아이고 반가워라! 옛날 막걸리 찐빵
나는 이렇게 구수하고 덤덤한 맛의 빵을 좋아한다.
버터나 치즈, 우유가 많이 들어간 빵을 좋아하지 않으니
이 빵을 제일 먼저 만들어볼 공산이 크다.

재료 너무 간단!
박력분 150그램.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소금 1/2 작은술, 달걀 3개, 황설 탕 90그램, 통조림옥수수, 막걸리 6큰술.

만드는 과정 너무 간단!
찜통에 찌면 된다.(궁금하신 분은 클릭하여 자세히 보세요!)

녹차빵.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간단하다.
빵 한 개의 칼로리도 일일이 소개해 주는 센스!
녹차빵은 1개 220 Kcal.

요구르트 케이크는 전기압력밥솥에서 익힌다.

티라미수 케이크까지!
시판 '카스텔라' 두 개를 사서 만든다는데 정말 부드럽고 맛나게 생겼다.

플러스 페이지. 3가지 색 야채밀가루 활용법.
검은콩과 찰밀가루, 시금치와 찰밀가루, 호박과 찰밀가루에 대한 자세한 소개. 실패하지 않는 빵 만들기 노하우도 다음 페이지에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달걀 먼저 넣을 것, 설탕은 나중에!"하는 우리가 미처 모르는 기본적인 상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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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12-28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빵 좋아하는 것 어떻게 아시고
헤헤 고맙습니다. 로드무비님

mong 2005-12-2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빵을 좋아하는 몽
갑자기 부들부들....사서 만들어 봐야겠다는 결심이
그러나 과연? ㅎㅎㅎ

날개 2005-12-28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로 만들어 보셨어요? +.+

urblue 2005-12-28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빵순이잖어요!
예전에 모요리잡지사에 가서 밥솥으로 케잌 만드는 걸 봤는데요, 음음..하나도 안 쉬웠다는....

로드무비 2005-12-28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티라미수 케이크 보고 안 그래도 님이 떠올랐답니다.
제가 꼭 두어 종은 만들어 볼게요. 기대하시라!^^

날개님, 조금 전에 도착했습니다.^^

mong님,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모양새의 빵들이라 더 구미가 당깁니다.
님도 역시 빵순이!^^

니르바나님, 막걸리빵 찌면 택배로 좀 보낼까요?ㅎㅎ
(기약할 수도 없는 약속을 또 하고 있는......)

코마개 2005-12-28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 칼로리 엄청나네. 저거 하나 먹어도 배도 안부른데 밥한공기 칼로리네...

로드무비 2005-12-28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쥐님, 그러게 말입니다.
차라리 밥 두 공기 양껏 먹는 게 나을까요?=3=3=3

아영엄마 2005-12-2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선 빵순이들이 많아서 반갑네요. 우리집도 빵순이가 세 명~~ ^^* 저는 예전에 빵 만들어 보려다 과자를 만든(ㅡㅜ) 이력이 있어서 제 실력을 믿을 수가 없는지라 일찌감치 포기를 했답니다.

stella.K 2005-12-28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오기~삼색 카스텔라빵. 이라고 쓰셔서 순간 놀랐다는...카스테라가 아니라 카스텔라인가요?

어제 생각지도 않게 막걸리를 샀는데, 저희도 빵을 만들어 볼까 하는데 걱정이어요. 잘될까 싶어서.^^


반딧불,, 2005-12-2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저기 올라오는 먹거리로 죽겠사옵니다ㅠㅠㅠ

로드무비 2005-12-28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 오늘 음식 페이퍼 많이 올라왔나요?
전 발견 못 했는데......
시장하신가봐요, 저도 지금 배고파서 미치겠습니다.^^;;

스텔라님, 카스테라인데 이 책에는 카스텔라라고 쓰고 있네요.
님의 댓글을 부르는 초인종이었으니 그냥 두렵니다.
막걸리빵 한 번 만들어 보시지요.^^

아영엄마님, 빵순이들......저는 사실 떡이 더 맛있어요.
빵을 만들려다 과자를 만들었다면 그것도 재미있겠는데요?
마술을 부렸다고 우기시면 될 텐데...^^

stella.K 2005-12-28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근데요, 저렇게 반죽해서 바로 찜통에 올려서 쪄 먹으면 되는 건가요?

로드무비 2005-12-28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그런가봐요.
클릭해서 설명 자세히 읽으셨죠?
빵 만들기 전에 홀랑 다 마시고 취하시면 안 됩니다.^^

혜덕화 2005-12-28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리 간단하다고 하는 음식도 만들어보면 실제로 간단한 건 별로 없더군요.
저는 그냥 사먹는 쪽을 택할래요. 그래도 해 보시고 정말 쉬우면 추천해 주세요.^*^

플라시보 2005-12-28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간단하단 말이죠? 이걸 보다가 보니까 안그래도 빵을 좋아하는데 슬쩍 사서 시도를 한번 해 볼까 싶네요.^^

깍두기 2005-12-28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웬만큼 간단하지 않다면 그냥 사먹고 말래요.
그러니까 로드무비님이 빨리 시범을 보이셔서 페이퍼를 올리면 그때 판단해야지^^
(저 막걸리빵은 우리 엄마가 나 어릴 적 해 주던 거.....우린 그때 저 빵을 '개떡'이라고 불렀죠^^)

blowup 2005-12-29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샀어요. 이양지 씨가 버터와 설탕 사용을 좀 자제하시는 분이라.
베이킹에 아주 살짝 뜻이 있는데, 제과제빵이 거의 버터와 설탕이 넘쳐 흐르는 세계라, 먹고 싶을 때 가끔 사먹는 게 그나마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사놓고 아직 펼쳐 보지도 않았다죠. 헤~

서연사랑 2005-12-29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기만 해도 고소한 빵냄새가 솔솔~~^^

로드무비 2005-12-2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사랑님, 빵들이 정말 맛나게 생겼어요.^^

namu님, 저도 열심히 빵을 만들어 먹겠다는 생각은 없고요.
아이들(동주 포함)에게 유능한 엄마로 비쳐지고 싶어서요.
두어 번 정도는 애들 보는 앞에서 뚝딱 빵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namu님이 직접 빵을 만들면 장난이 아닐 듯.)

깍두기님, 저도 그걸 지향합니다.
그냥 사먹고 마는 것.ㅎㅎ
막걸리빵 꼭 만들어 볼게요. 개떡, 저도 알지요.
그런데 우리는 술빵이라고 볼렀는데......

플라시보님, 설명에 의하면 무지 간단한데 블루님이랑 몇몇 분이
제 의욕에 찬물을 끼얹네요.ㅎㅎ
빵만들기 태교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뜬금없이!^^

혜덕화님, 네. 꼭 그럴게요.^^

2005-12-29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29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2-2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찐빵과 만두님, 댓글 다는 거 깜빡했네요.
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꿈이 야무졌나?!ㅎㅎ
그리고 받으면 바로 전화할게요. 고마워유.^^

kleinsusun 2006-01-01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 고파요!!! 06년 제 계획에 요리를 배우는 것도 있답니다.ㅎㅎ
뭐...요리라기 보다는 간단한 음식들요.^^

로드무비 2006-01-0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차근차근 준비를 하시는군요. 므흣.^^
센스가 있어서 잘하실 거예요.
혹시 못하실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미모와 지성으로 뻗대세요.^^

로드무비 2006-01-0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 아자씨가!
입장 곤란하게 하시네!!=3=3=3

산사춘 2006-01-09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리하기보다 무비님한테 친한 척 하는게 더 낫다고 봐요. 맛으로 보나, 정성으로 보나... 얍삽뇨 올림

로드무비 2006-01-10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저도 누구 못지 않은 얍삽뇨라고 자부하는데,
산사춘님이랑은 친한 척 말고 진짜 친하길 원해요.^^

산사춘 2006-01-12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야 무비님께 이런 말씀 들은 것만으로도 영광입지요. 철퍼덕~

로드무비 2006-01-12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철퍼덕~^^*

차캐지수 2006-04-0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저희 엄마 너무나도 사고 싶으시답니다 -ㅇ-

한권 사드려야쥐!!

수민엄마 2006-05-1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맛있는 거면 우리 아이에게 엄마로서 꼭 해주고 싶네요 지금은 금전적으로 그래서 다음에...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8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젊은 날 운이 좋았던 건지 고대광실에 사는 사람들 구경을 많이 했다.
여기서 운이 좋았다는 건 출세한 사람들,  잘사는 사람들을 가까이서 보았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아무리 출세해도 부자로 살아도 인생이란 건 별게 없구나, 하는 기묘한 깨달음을 얻었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사람들은 모두 막다른 골목에서 살고 있었다. 자기만의 골방에서.

나는 오래 전부터 단 한 사람의 친구를 꿈꾸었다.
내가 "아"하고 입을 벌리면 "어"하고 화답해 주는 친구.
그런데 그런 친구는 이 세상에 없었다.
내 친구인 것이 송구할 정도로 잘난 사람이 친구인 적도 있었지만 그는 내가 바라던 사람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다.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아"하고 입을 열면 "어"라고 해야 하는데 "우"라든지 "꺽'이라든지 엉뚱한 소리만 내었다.
그러면 우리는 민망해서 서로 고개를 돌렸다. 하긴, 그런 순간도 없는 것보단 나았지만......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를 읽었다.
12년 혹은 13년을 한 남자만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자기의 마음이 사랑인지 뭐인지 분간도 못하는
오타니 양의 덤덤한, 어리둥절한,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애타는 연애에 마음이 이끌렸다.
사랑을 시작할 때 이번만은 진짜 일생의 사랑이라고 확신하고 몸을 떨던 수많은 그녀들은 지금 대부분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나는 그때 그녀들의 너무도 자주 찾아오는 일생의 사랑에 대한 확신과 덜 떨어진 열정이
가소롭기도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부럽기도 했었다.

--당신은 말했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임종을 봐주고, 내가 어머니의 임종을 봐주고, 내가 떠날 때는 누가 봐줄까."
"나요."
아무런 의심도 없었다.
(...) 결혼은 하지 않았는데 장례식은 한다.
나는 당신이 남긴 뼈 중에서 작은 조각 하나를 슬쩍 할 생각이다.
반은 막자사발에 갈아 카페오레에 넣어 마실 것이다. 그러면 내 뼈가 될 것이다.
나머지 반은 주머니 속에, 작은 주머니 속에 넣어, 불안할 때나 힘들 때마다 만질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48~49쪽)

그녀의 상대 오다기리 다카시 청년의 마음도 뭐가 뭔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고작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과는 달리 늦지 않고 약속 시간을 잘 지키는 걸로 오타니 양에 대한
조금은 각별한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는 정도이다.
 '상대를 막다른 골목 안쪽으로 몰아세우는 짓'으로 남다른 사랑을 증명하려는 부류의 인간이 나는
오래 전부터 기피대상이었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에  이어지는 연작 단편 '오다기리 다카시의 변명'도 들어줄 만하고,
사춘기 조카와의 편지질에 점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열어가는 고집불통 독신 도오루 삼촌의 이야기
'알리오 올리오'도 읽고 나면 가벼운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

'사람들은 모두 막다른 골목에 산다'는 그런 희미한 확신, 혹은 비겁한 안도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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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2-26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편집인가요?
왠지 덤덤하고 어리둥절하고 나름 애타는 연애를 한다는 오타니 양이 내 맘에 드는군요..^^

waits 2005-12-2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리뷰도 마음을 확 잡아끄네요. 아, 자꾸 이러면 곤란한데.. ㅎㅎ

싸이런스 2005-12-26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사람도 막다른 골목에 살고 있던 거였네요?

로드무비 2005-12-26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고 일단 저는요.^^

나어릴때님, 뭐가 곤란하실까요?^^

날개님, 세 편의 단편집. 그런데 앞의 두 편은 연작이에요.
저도 호들갑스럽지 않은 사람이 좋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호들갑스러운 인간입죠.;;)

히피드림~ 2005-12-2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디서 읽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이 놈의 머리!) 우리는 흔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말들을 하잖아요. 근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진심을 증명하기 위해 연인의 죽음을 가정하는 것. 역시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짓이겠죠?

2005-12-26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2-26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아무튼 너무 깊이 파헤쳐선 안 돼요.
얼마나 많은 것이 무너져 내릴지......

플라시보 2005-12-26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되게 읽어보고 싶네요. 보관함에 담습니다.^^

로드무비 2005-12-2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제가 이런 건건찝질 별다른 스토리도 없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님의 취향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잘 살피셔서.^^

하루(春) 2005-12-26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윗부분이 맘에 들어요.^^

blowup 2005-12-2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 로드무비 님이 퍼오신 글 보고 샀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기다렸다가 로드무비 님한테 땡스 투 하고 살 걸.
사놓고 아직 대기중이거든요.
지금 동시 상영중인 책이 네 권. 푸하하.
그 중 두 권만 끝내고 볼 참이에요.

로드무비 2005-12-26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아이 땡스투 아까워라!ㅎㅎ
저도 동시상영중인 책이 대여섯 권 됩니다요.
두 권쯤으로 저도 끝낼까요?^^

하루님, 저의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다고라?^^

mong 2005-12-26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말이라 그럴까요?
갑자기 기분이 추욱~처지는 저녁에
'비겁한 안도감'에 지잉~하고 넘어갑니다

깍두기 2005-12-26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겁한 안도감이라도 전 그냥 갖고 살래요.
나만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하면 엄청 우울하거든요.

rainy 2005-12-2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어릴때 님처럼. 마음 한구석이 곤란(!)해집니다^^
올해 책 사들이는 건 이제 그만이었는데.. 너무 땡기잖아요..
나무님이 못다이룬 땡스투와 함께 일단 보관함에 ^^

내가없는 이 안 2005-12-27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리뷰도 좋고 소설도 재미있을 것 같고 제목도 좋은데... 건건찝질, 이란 말이 너무 재밌네요. 알아두고 가요. ^^

로드무비 2005-12-27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없는 이 안님, 건건찝질...별 맛도 없고 달지도 않은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이런 뜻으로 가끔 사용하는 말입니다.^^

rainy님, 2천 원 적립금 때문에 책 사는 규모가 커졌어요.
예전엔 두 권 정도도 자연스럽게 주문했는데 이젠 기본이 4, 5권.
이 책은 나중에 천천히 읽으세요.
'곤란'이라는 단어가 웃음을 짓게 합니다.^^

깍두기님, 겉으로 보면 파워풀하기만 한 님께서
가끔 묘한 말씀을 하신단 말입니다.^^

mong님, 저런 표현 자체가 사실 비겁한 거예요.
너무 깊이 생각하면 할 말이 하나도 없어서 그냥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기로 했습니다.

비로그인 2005-12-27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면 어 하는 친구가 있는 저는 아직 막다른 골목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냥 그런 안도감을 가져도 되는 걸까요?

플레져 2005-12-2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자주 느끼는 그 비겁한 안도감...
막다른 골목 표지판을 보신 적 있으세요?
우리동네에는 그 표지판이 두어개쯤 있어요. 지금은 한참 재개발 중인 골목이랑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골목언저리에. 이상하죠. 그 표지판 뒤로 바로 우리 아파트 가는 길이 있어요. 막다른 골목 그 너머엔 길이 있을거에요.
계절 따라 가는 님의 분위기 있는 리뷰, 좋아요.

로드무비 2005-12-28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면 차라리 뭔지 안심되는 기분이 있지 않아요?

사야님, 님은... 행운이시군요.

2006-01-02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1-0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어제 오늘 컨디션이 별로네요.
상큼하게 시작해야 하는데.
그런데 감기에 걸리시다니 어쩐답니까!
초기에 잘 잡아야 해요. 감기란 놈.
무리하지 마시고요.

저 위의 인용하신 구절은 뭐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청춘의 특권이죠.ㅎㅎ
지나고 나면 좀 무안하기도 하지만, 그럼 좀 어때요!
확신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아무튼 연애할 땐 집중하시길!
저보다 훨씬 잘 아실 테지만......^^

검둥개 2006-01-05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앓느라고 파란만장한 연말을 보내는 사이에 이런 엄청난 리뷰를 쓰셨단 말입니까! 전번에 주문한 책도 아직 안 왔는데 벌써부터 또 사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 한단 말여요! ^^

로드무비 2006-01-05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엄청나긴요. 소소한 소품인데요.
그 엉덩이는 당분간 좀 의자에 붙들어 매주시길.ㅎㅎㅎ
이제 좀 괜찮으신 거죠?^^

도도 2006-01-08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이 책을 사려고 보관함에 쟁여놔는데, 장바구니에 담으려고 보니 로드무비님의 리뷰가 보이는군요. 검증 받은 느낌이라 얼른 장바구니에 담고, 추천하기도 꾹 누릅니다. 로드무비님께 책 보낸다고 해놓고 안 보낸 전적이 있어, 대략 난감이지만 그 난감을 '추천하기'로 대신하면서.

로드무비 2006-01-08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반갑습니다.
그때 그분이시군요.
잘 지내셨지요? 추천 고맙습니다.^^
 

알라딘 이벤트 중에 지난 한 해 다이어리 중의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리는 것이 있다.
몇 명을 뽑는 건지, 한 명을 뽑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금이 10만 원. 
10만 원이면 책이 도대체 몇 권이야,  혼잣말을 하면서 며칠 전 밤 내 다이어리를 훑어보았다.
("10만 원이면 고기가 도대체 몇 근이야?"가 알라딘 서재 입성 이전 내  입에 달린 말이었다면
믿어지시는지? ......믿어진다고요?)

그런데 12월, 뒤쪽부터 훑어나갔다.
왜냐하면 근래 내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살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쪽에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좀 신통한 스토리가 기록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나의 2005년 다이어리는 몇몇 인터넷 서점과 내가 잘 가는 가게의 거래장부
혹은 간단한 기록장에 불과했던 것이다.

유아블루님에게 빌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를 읽고 리뷰를 쓰기 위해 메모를 좀 해놓은 
페이지가 눈에 띄었는데 그 페이지를 사진 찍어 올려 이벤트에 참여해 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긴 했다.
그러나 난 금방 그 야비한 생각을 접었다.

빌려 읽은 책 리뷰로 연속 15만 원 돈이나 번 게 미안해 내딴에는 좀 거한 규모의 이벤트를 펼쳤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거야. 뭔가 떳떳하지 못했던 그 심리를.  빌려 읽은 책으로......
(<닭털 같은 나날> 리뷰였으면 나는 이벤트를 벌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벤트 하는 게 리뷰 뽑힌 거 자랑하는 걸로 보였는지 즐찾이 몇 명 확 줄었던 기억.
그때 참 무안했었지.
"아줌마는 그 나이에 그러고 살고 싶소?" 하는 골방족 청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나는 남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생각은 꿈에도 없지만 누군가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고백하자면 나는 청년 시절 그렇게 많이 만났던 멋진 어른들로부터 제대로 된 위안을 얻지 못했다.
내가 먼저 스스럼없이 손을 벌리거나 마음을 털어놓은 적도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당신은  자리를 잡은 어른이니까 내게 뭔가 희미한 빛이라도 비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어른들은 한결같이 돈과 명예는 어느 정도 획득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모르는 자기만의
사정으로 바빴고 도무지 여유가 없었다.
그냥 본인이 죽지 않고 잘 살아주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인 사람도 많았다.
지금 나는 그들의 사정을 100퍼센트 이해한다.
어느덧 나도 그 나이에 이르른 것이다.


조금 전 로그인을 하지 않고 오랜만에 내 방을 구경했다.
선물 페이퍼만 주르르륵.
크리스마스라고 하여 뭐를 기뻐하고 축복해야 한다는 말이냐는 사람들이 보기엔 내 방의 불빛이
너무 밝았다.  겉으로 보기엔.....
 
거기다 2005  다이어리를 보니 한숨만 나온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마무리를 잘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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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2-26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님의 거래장부를 봐도 재밌을 거 같은데요? 알라딘의 소파 홀릭!
에, 또, 로드무비님, 마로 보러 와주세요. 주하도 찬조출연했어요. *^^*

mong 2005-12-2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침한(아닌가? 긁적~) 제방이 있는가 하면
주하와 로드무비님 그리고 책장수님이 계셔서
화목하고 즐거운 방도 있는 게지요~
연말이 되니 괜시리 생각이 많으시죠? ^^

mong 2005-12-2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한때 저는 10만원이면 CD가 몇장이야? 이었던 적도 있구요~
커피우유가 몇개야? (우유중독시절ㅋㅋ) 이랬던 때도 있어요
ㅎㅎㅎㅎ

로드무비 2005-12-2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CD나 커피우유는 귀엽잖아요.
저같은 경우 '소주가 몇 병이야?" 안한 것만 해도 다행!^^
그리고 뭐 특별히 생각이 많아진 것도 아닙니다.
(리뷰 하나 쓰려다가 엉뚱한 페이퍼로 바뀐 거랍니다.)

조선인님, 책밖에 남은 게 없네요.
왜 그랬을까요?!

하늘바람 2005-12-2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산 사람이 더 뒤를 돌아보는 것같아요. 저도 일기장 한번 뒤져보아야겠어요

로드무비 2005-12-26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뭐 반성 비슷하게 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아영엄마 2005-12-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초에는 포부도 당당하게~~, 이런 저런 인생 설계도 하고, 가계부도 다시 써야지!! 해놓고는 올해도 어영부영하다 다 보내버리는군요. 남은 일주일을 여유롭게 보낼 것이냐, 가열차게 해치울 것이냐... 음, 일단은 한해를 마감하는 주일이니 가열차게 출발하긴 했는데 과연 잘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네요..^^;;(저도 내년에는 다이어리를 알차게 함 적어봐야겠어요. ^^)

로드무비 2005-12-2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 엄마님, 반납할 책정리 하고 있는데 책 몇 권이 안 보여서.
올해 안에는 기필코 돌려드리겠습니다. 불끈=3

울보 2005-12-2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
님의 다이어리는 알라딘이 서재일수도 있잖아요,
일주일 힘차게 보내시고 2006년은 더 멋진한해가 되세요,

blowup 2005-12-2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표현에 그걸 보고 마음이 불편할지 모를 사람들에 염려가 부록처럼 달려 있군요. 예뻐라~

urblue 2005-12-2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로 떳떳하지 못할게 뭐고, 야비한 생각이라니요. 그런 마음 갖지 마세요.
선물 페이퍼 주르르~인 것을 보면, 뭐 쫌 부러운 게 사실이지만, 님이 평소에 그만큼 뿌렸으니까 가능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로밋 2005-12-2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저 님 리뷰 볼때마다 좌절감 느껴요. 책임지3 ^^

날개 2005-12-2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선물페이퍼만 주르륵이라....ㅠ.ㅠ

kleinsusun 2005-12-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은 희망을 주시는데요, 따뜻한 위안과 다독거림두요....
적어도, 최~소한 제게는....힘내세요!!!!! 올 한해 수고 많이 하셨어요. Brovo your 2005!

로드무비 2005-12-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아이 상냥하시기는 정말!
님의 인사에 절로 입이 벌어집니다요.^^

새벽별님, 뭘요? 뭘요? 책임지라니!(대든다!)=3=3=3

날개님, ㅎㅎ 쫌 미안시럽죠?^^

그로밋님, 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어깨가 들썩들썩.
나도 이 책을 읽고 리뷰 써야겠다는 의욕이 용솟음치진 않고요?^^

블루님, 그냥 한번 지껄여본 말이라우.
다시 '오만방자' 모드!^^

namu님, 제가 그런 경험이 있어서 말이죠.
언제인가 엄청 고독하고 기분이 안 좋은 날, 어느 님이 이벤트 한다고
빵빠레 울리고 수도 없이 댓글들이 달리고 하는 광경을 보자니
기분이 쪼매 이상하더라고요.
아무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

울보님, 올 한 해 알라딘에서 죽친 것 빼면 제겐 아무것도 없어요.
님은 어떠신지?
다정한 인사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5-12-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이미 그 모드로 버튼을 눌렀답니다.
(님도 참 알고보면 이상한 별님이시구만요.^^)

히피드림~ 2005-12-26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읽은 책으로 당선된 리뷰!!! 맞아요.저두 그 심정 잘~ 알아요.^^;;;
로드무비님께서 빌려주신 [아버지]읽고 쓴 리뷰~
그때 저두 참 부끄러웠답니다. -_-
(빌려주신 책들 다 좋았지만, 특히 [벼랑에 살다]가 기억에 남네요...)

로드무비 2005-12-2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우리가 결벽증이 조금 있나봐요.ㅎㅎ
한편으론 좋으면서 출판사와 알라딘, 그리고 님들에게 미안하던 마음.
<벼랑에 살다>는 저도 정말 괜찮은 책이라 생각해요.^^

울보 2005-12-2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올초에는 야심차게 계획했던것 이룬것이 별로 없는듯,,
저도 올해 님들을 알게된것이 가장 큰수확이라지요,,

로드무비 2005-12-2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별 탈 없이 잘 지낸 걸 다행으로 알자고요.
새해에는 많은 수확 거두시길......^^

숨은아이 2005-12-2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밝고 따스한 방도 희망이 된다고 생각해요. 올 한 해 저한테 비춰주신 그 빛에 감사합니다.

로드무비 2005-12-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아이고, 그 말씀이 도리어 고맙고 기쁘네요.
제 방이 밝고 따스해 보인 건 마이 도러가 있어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