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읽을 책이 없어서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석간신문이 오기를 기다리던 어느 날이 생각난다. 집에는 책이 많지 않았고 그나마 다 읽어치워버렸다. 열네다섯 살 무렵의 방학이었고 나는 읽을 것이 필요했다. 오죽하면 한자가 많아 읽기도 쉽지 않은 신문이 오기를 그렇게 기다렸겠는가.

뉴욕에 사는 가난한 여성작가 헬렌은 1949년 영국 채링크로스 84번지의 헌책방에 이런저런 책을 구할 수 없겠느냐고 편지를 보낸다. 마크스 앤 Co. 중고서적은 희귀 고서들을 잘 찾아내는 걸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런데 책을 부탁하는 입장에 있는 헬렌의 말투가 건방지고 너무 재미있다.

'프랭크 도엘 씨, 거기서 뭐하고 있는 거예요? 우두커니 앉아 빈둥거리고 있나요?(......) 봄날도 다 가고 해서 연애시집 한 권을 주문합니다. 키츠나 셀리는 사양이고요, 넋두리 없이 사랑할 줄 아는 시인으로 부탁드려요. 당신이 직접 판단해 주었으면 해요.'(1950년 3월 25일)

'그는 6달러에 뉴먼의 대학 초판을 구해놓고 능청맞게 묻는도다. 관심이 있느냐고.'(1950년 9월 25일)

헬렌은 입은 좀 거칠었지만 속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여성이었다. 2차대전 후 영국 서민들의 식량이 보급으로 근근이 유지되는 걸 알고 서너 번의 편지와 책이 오간 후일 뿐인데 햄덩어리를 사서 소포로 보낸다. 서점 식구들 나눠먹으라고. 그 후에도 헬렌은 달걀꾸러미니 혓바닥고기 통조림이니 바리바리 싸서 보낸다. 자신의 형편도 그리 넉넉지 않으면서......

'친애하는 한프 양, 프랭크한테는 제가 이 편지를 썼다는 걸 모르게 해주세요. 당신 편지나 소포가 자기 앞으로 오기 때문에 당신에게 편지하는 일은 자기만의 몫이라고 여기는 듯해요. 하지만 저도 꼭 한 번 직접 편지를 드리고 싶었어요.'(1950년 4월 7일 서점의 다른 직원 세실리의 편지)

소포로 온 음식물은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고 나누면서 헬렌의 편지를 거의 독점하는(오죽하면 그 몰래 직원들이 헬렌에게 다투어 편지를 보내겠는가) 프랭크는 평소 점잖고 말수 적은 30대 후반의 사내. 재미있는 것은 나중에 프랭크의 아내 노라도 헬렌과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서점 직원들이 돈을 모아 선물한 리넨 식탁보에 수를 직접 놓은 이웃의 팔순 할머니까지 헬렌의 친구가 된다.

'친애하는 한프 양, 먹을 것으로 가득한 멋진 소포가 오늘 도착했구려.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원......난 생전 소포라고는 보내본 적도 없다오.'(1952년 3월 24일 식탁보에 수를 놓아 팔았던  팔순 할머니 메리 볼턴이 헬렌의 편지와 소포를 받고 감격하여 쓴 편지)

이 책을 읽어나가며 나는 헬렌이 서점 직원들에게 보내는 음식물 보따리와 헌책방에서 그녀에게 보내오는 책보따리가 나의 것인양 흐뭇하여 연신 입이 벌어졌다. 그들이야말로  인생을 제대로 살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닌가.

헬렌의 책 취향도 내 마음에 쏙 들었다. 가령 다음과 같은 구절.

'어차피 블레이크는 좋아하지 않아요. 걸핏하면 황홀경에 빠져들잖아요. 제가 말하는 건 존 던이에요.'

나 또한 평소 툭하면 황홀경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저 사람 왜 저래?" 하며 물끄러미 쳐다보는 유형의 인간인지라 헬렌 한프가 툭툭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재미있어서 아주 오금이 저렸다. 주문한 책이 도착했는데 기대했던 것과 너무 다르자 "여기저기서 쓸데없는 것만 발췌해놓은 그 중뿔난 편집자들이라니!" 하면서 욕을 퍼붓는데 가슴이 뜨금했다. 나 역시 교정교열을 보면서 순전히 내멋대로 발췌하는 형식으로 일을 할 때도 없지 않았으니까.

'프랭키, 당신은 제가 말하기 전까지는 죽을 권리도 없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아아, 저런 식의 우정 표현이라니!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대사를 한 번만 하고 죽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리고 한 번만 들어봤으면......

'친애하는 헬렌, 네, 우린 아직 여기 있습니다. 갈수록 나이가 들고 바빠지지만  더 부자가 되지는 않는군요.' (1965년 11월 13일)라고 답장을 쓰던 성실한 서점 직원 프랭크는 어느 날 헬렌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저세상으로 가버린다. 헬렌에게 편지를 보내온 건 그의 아내 노라였다. 사실 그녀는 헬렌을 조금 질투하기도 했다고 그제서야 털어놓는다.

프랭크의 아내 노라의 편지도 참으로 사랑스럽고 유쾌하다. 남편이 애지중지하는 편지친구가 여자라면 나 또한 그렇게 선선하게 웃으며 편지를 보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그럴 수 있다'이다. 

헬렌과 프랭크는 20년 동안 그렇게 따뜻한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살아서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다. 채링크로스의 책방에 갈 경비를 모으다 보면 헬렌이 치과에 가 뭉텅이 돈을 갖다바칠 일이 생기고 또 무슨무슨 일이 생기곤 했던 것이다. 헬렌은 가난뱅이였다. 늘 좀이 슨 스웨터에 모직바지를 껴입고 난방이 잘 되지 않는 낡은 아파트에서 책을 읽고 대본을 집필했다. 이 서간집을 발간한 이후 그녀의 이름은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니 참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헬렌 한프에게서 저를 떠올렸다는 어느 예쁜 분이 어제 이 책을 보내주셨습니다. 잘봐주셔서 너무 고맙구요,  저의 리뷰가 마음에 흡족한 답장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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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4-09-2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리뷰보고 저도 불현듯 로드무비님을 떠올렸답니다. 이 책 살까말까 계속 망설였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겠군요.

깍두기 2004-09-23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컴백, 베이베~
님은 잘 쉬셨는지 모르나 우리는 많이 기다렸다우.
리뷰를 읽으며 '이 여자, 로드무비님이잖아' 하다 보니 맨 밑에 보라색 글씨가 있네요. 나도 예리해^^

깍두기 2004-09-23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마디 더.
우린 님이 필요해요. 그러니 빈둥대지 마시라구요.
그리고 님은 제가 말하기 전에는 죽을 권리도.......(으하하)

superfrog 2004-09-23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rblue 2004-09-23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읽기 전에 코멘트부터. 님, 보고싶었어요. 흑.

내가없는 이 안 2004-09-2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이 책 출간됐네요. 굉장히 얇은 책 맞죠? 번역되기 전 이 책에 대한 정보 보고서 무척 흥미로웠는데... 읽다보니 정말 로드무비님이시네... ^^

로드무비 2004-09-2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이삼 일 서재를 좀 끊어보자 했더니 그게 글쎄 하루를 넘기기가 얼마나 힘든지......
채링크로스 읽고 나니 쓰고 싶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하니케어님, 깍두기님, 금붕어님, 블루님, 이 안님 고맙습니다.^^

2004-10-01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10-01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 잘하셨어요.
그런데 내가 정말 헬렌과 닮았다니!
기분좋아요.^^

icaru 2004-12-2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가난뱅이, 책, 거친 입, 낡은 아파트...



보관함으로 슈웅~~~
 
나른한 오후 샘터만화세상 4
마정원 지음 / 샘터사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오늘 오후 나는 이희재, 박흥용 등 리얼리즘 만화의 계보를 잇는 무서운 신인이 나타났다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나른한 오후>를 읽고나서이다.

얄팍한 만화책 한 권이 무려  8000원. 비싼 책값 때문에 주문을 잠시 망설였지만 조금 전 배달되어온 <나른한 오후>를 나는 기분좋게 30여 분 만에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이걸 리뷰로 쓸까, 짤막한 페이퍼로 쓸까 잠시 망설이다가 리뷰로 쓰기로 한다. 이 책이 준 진한 감동과 여운을 한 장의 엽서로 처리해 버리기엔 아무래도 미련이 남는 것이다.

200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만화 부문 초대 당선자인 마정원은 1979년생. 이 책 맨 앞장 작가의 말을 보니 말수가 적고 차분하고 구구한 설명을 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우리 가족 네 명 모두가 막노동을 하러 나간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납니다. 출근길, 새벽 일찍 일어나 허겁지겁 입속에 우겨넣던 토스트의 맛, 그리고 점심때면 밥대신 술이 힘이 난다며 식권으로 막걸리를 받아 마셔버리고는 취기에 의지해서 일하시던 아저씨......"

책 맨 앞의 '나른한 오후'라는 단편은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소년에게 누나를 잘 돌보아줄 것을 부탁하며 자장면값으로는 꽤 두툼한 지폐를 건네주나 했더니 막노동꾼으로 보이는 그 아버지 바로 열려 있는 창문으로 몸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자식들 눈앞에서...... 창밖은 바로 청계천 고가 부근. 개발이니 뭐니하여 하루아침에 철거가 이루어져 그 일대의 주민들이 생계의 터전을 잃은 바로 그곳이다.

이희재의 만화 주인공 악동이가 좀 터프하게 자란 것 같은 인상의 소년은 이제 내일 모레면 철거될 낡은 아파트에서 정신이 온전치 않은 누나를 돌보아야 한다. 먹고살기 위해 소년이 알바를 나간 동안 같은 아파트의 못돼먹은 녀석들은 그 누나를 데리고 나쁜 장난이나 하고......어느 날 등에 칼을 맞은 노인 사체가 발견되는데......

두번째 이야기 '과꽃'은 바로 작가의 신춘문예 등단작이다. 벌이도 신통치 않은 주제에 맨날 술만 퍼는 남편......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면 일어나라고 아침마다 아이 방 앞에서 고함을 치는 엄마, 그런데 그것이 모두 그녀의 환상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아이를 잠시라도 잃어본 엄마라면 그 심정을 알 것이다. 우리 딸아이가 세 살 때 일이다.  어느 날 외출을 했는데 우리 부부가 한눈을 파는 사이(서로 아이를 데리고 있겠지 믿었던 것) 거짓말처럼 아이가 없어졌다. 시간상으로는 약 40여 분. 나는 그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20분 전쯤에 아이가 앞만 보고 뛰어가더라는 가게 아저씨의 말을 듣고 목이 터져라 아이 이름을 부르며 달리노라니 순식간에 아래위 입술이 하얗게 말라붙었다. 다행히 지나가던 경찰차가 아이를 태워 데리고 있었고 40여 분 만에 우리 모녀는 감격적인 상봉을 할 수 있었다. 그때 아이를 찾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바로 <과꽃> 속의 미진이 엄마처럼 되지 않았을까?

앞의 두 작품에 비해 그래도 약간의 온기를 전해주는 것이 '첫눈 내리던 날'이다. 조그만 트럭을 끌고 다니며 적당한 장소만 보면 보따리를 풀고 만 원짜리 옷을 파는 한 노점상 아저씨, 엄마와 이혼한 아버지를 미워하고 그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딸 송이와 그녀의 유일한 친구 미령이......아주 스토리를 절망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듯하더니 고맙게도 이 작가 조그만 주머니난로 하나를 우리 독자들에게 내미는데.....

이 책의 맨 뒤에는 '우리 이웃 사람들'이라고 하여 작은 갤러리의 문이 열려 있다. 각양각색으로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노는 모습들과 함께 청계천에서 커피 파는 아줌마, 장사가 안되니 낮부터 취해 있는 행상, 까치둥우리 머리의 노숙자 등의 사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속'이라는 완장을 차고 있는 아저씨도 이렇게 개인적으로 앉아있으니 얼마나 인자하고 푸근한 모습인지......나는 대한민국 청계천이란 곳을 소재로 하여 이토록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들고 나타난 이 패기 만만한 젊은 작가의 속내를 들여다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머니난로 정도의 그 온기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지......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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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9-19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걸프렌즈> 빌려드릴 때 함께 내놓겠습니다.
좋은 책 나누기 차원임돠.^^

2004-09-19 16: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먼저 찜합니다. 찜~!! 오늘 하루 종일 왜 이러십니까..증말루, 무셔워요ㅡ.ㅡ;:

깍두기 2004-09-19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저 오늘 대여점 갈 때 알아봤는데요 걸프렌즈 없대요. 그러니까 빌려줘요~^^

마냐 2004-09-19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그죠, 마지막 작품이 약간의 온기를 주는게 고맙죠....두번째까지 하두 가슴이 무거워서...

내가없는 이 안 2004-09-20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합니다. 빌려주신다고 해서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

로드무비 2004-09-20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깍두기님...헤헤헤
마냐님, 덕분에 좋은 만화 읽었습니다.
님의 리뷰 아니었으면 언제까지 보관함에 처박혀 있을지 모르는 일이니깐요.^^
이 안님, 추천 고마워요.^^

아영엄마 2004-09-2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 (저 역시 공원에 갔다가 아이를 두시간 가까이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답니다.)

로드무비 2004-09-2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큰애요, 작은애요?
몇 살에 잃어버리셨는데?
어떻게 찾았어요?

아영엄마 2004-09-2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궁금하신 것도 많으셔라.. 답글 달기에는 너무 긴 내용이니 조만간 페이퍼에 써서 올립지요..
 
바람의 풍경
신경림 지음 / 문이당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바람의 풍경>은 신경림 시인의 첫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자기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시간이 남아돌아서 쓴 글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무조건 시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십몇 년전 그의 산문집<한밤중에 눈을 뜨면>을 누워서 읽다가 후다닥 일어나 앉은뱅이 책상 앞으로 다가가 정색을 하고 읽었던 것처럼 벌떡 일어나 이 책을 읽었다. 신경림 시인의 글들은 항상 나를 소스라쳐 일어나게 만든다. 서정과 생활의 절묘한 조화라고 할까. 그러한 시를 쓰신 더 오래 전 시인으론 백석 시인이 있다.

인사동 술집 평화만들기에서 신경림 시인을 뵌 적이 있다. 그 술집에는 조그만 방이 하나 따로 비밀서랍처럼 달려 있는데 시인은 벽에 기대어 발가족족한 얼굴로 지인들과 흥겹게 어울리는 중이었다. 노랫소리도 흘러나왔다. 신경림 시인이 술 좋아하고 노래 좋아하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또 한번은 당주동 민예총 사무실에 원고를 직접 받으러 간 일이 있다. 어마어마하게 흠모하던 시인이라 나는 바보같이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원고만 받고는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신경림 시인은 35년생인데 신기하게도 소년의 얼굴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내게는 길만이 길이 아니고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이 길이었다."(작가의 말)

나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내린 후 일단 책장을 덮었다가 두 편의 산문을 다시 꼼꼼하게 읽었다. 제목은 '내 이십대의 끝'과 '서울 속 시골에서의 한철'이며 각각 이렇게 시작된다.

"나의 이십대는 실의와 좌절의 나날이었다."

"서른에 결혼을 했다."

신경림 시인의 젊은 시절 하면  혹독한 가난과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로 정리된다. 하기야 요즘 젊은이들도 앞이 보이지 않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지독한 가난과 방황을 이상하게 입가에 미소를 짓고 읽게 된다는 데 신경림표 글의 묘미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당시엔 가난에도 어떤 분위기와 격조가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시인 지망생들로 책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다. 그들은 밥을 굶을망정 세상에 대고 호기를 부릴 줄 알았다. "이까짓 게 뭐라구!"하면서 마지막 남은 지폐를 찢어 난로 속에 불쏘시개로 집어넣질 않나, 새처럼 자유롭고 싶다며 단벌외투도 서슴없이 번어던져 버리는 등. 그런 친구들을 보며 소심한 청년 신경림은 가죽장갑을 잃어버리고 며칠째 남몰래 애태우고 있는 자신의 옹졸함을 부끄러워 한다.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 그는 몰랐다.(1956 <文學藝術 >발표. 시 '갈대' 전문)

나는 이렇게 우물쭈물하고 소심한 시인의 자기 고백이 오히려 미덥고 좋다. 생활이 묻어나서 더 좋다. 그토록 용감무쌍하고 무모하기까지 하더니만 시인은커녕 거지로 삶을 마감했다는 '이현우'라는 기인 친구도 가슴 떨리도록 좋다. 그야말로 예술가였다. 시인의 기억 속에서......언제까지나.

<바람의 풍경>은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자주 가던 시금털털한 막걸리집과 시장통 국밥집과 도라무깡 난로가 있던 대학 강의실과 석탄 캐는 막장의 어두운 통로까지 나를 데려다주었다. 그것은 꼭 보고 싶고 맡고 싶던 삶의 풍경이며 그리운 냄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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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09-19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애정어린 서평이네요^^

에레혼 2004-09-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야말로 아침부터 왜 이러세요?
하기는 요즘 시가 읽히더군요, 입맛 돌듯이 자꾸 땡겨서 저도 시집이 있는 책장 앞을 자주 서성거립니다.
신경림 시인, 저도 두 번쯤 뵌 적 있는데, 장식이나 허영이 없는 정갈하고 담백한 분이지요.
시인의 산문집... 읽어보고 싶네요. 좋습니다......

2004-09-1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정신 차리셔요~ 네~! 일요일 새벽부터 왠 일이시랍니까...시인의 자전적 에세이라니, 읽을 책이 늘어만 가네요. 님들 모두 미워욧! 전 가을에 놀러 댕겨야 한단 말여요..앙앙

내가없는 이 안 2004-09-20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우물쭈물하고 소심한 시인의 자기고백이 더 미덥다는 말, 저도 동감합니다. 호기있는 목소리는 어쩌면 자신없음을 감추고 있는 편이 많지요. 로드무비님, 시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시 속의 사람도 함께 사랑하는 분 같아요...

로드무비 2004-09-20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산책님도 신경림 시인 좋아하시는가봐요?
반갑습니다.^^
라일락와인님, 어제 오전에 한 개 오후에 한 개 리뷰 써서 올렸더니
모두들 왜 그러느냐고... 게으름뱅이 로드무비로 다시 돌아가야겠어요.
참나님, 누가 놀러다니지 말래요? 아무도 안 붙잡습니다.^^
이 안님은 사람을 참 기분좋게 해주시는 분이에요.
저는 뭐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인간인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잉크냄새 2004-11-15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잘 쓰셨네요. 옆에서 조근조근 신경림 시인의 이야기를 듣는듯한 기분입니다. 저도 한번 읽어보아야겠네요.
 
로망스
윤태호 지음 / 애니북스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로망스>는 <혼자 자는 여자>라는 기괴한 컬트만화와 <야후>의 작가 윤태호가 2002년 모 신문에 연재하던 작품들을 모아 펴낸 노인들의 비망록이다.  로망스와 노인은 별로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고? 그런 말씀 마시라. 노인의 사랑이 얼마나 절절하고 진국인데! 박진표  감독의 영화 <죽어도 좋아>도 못 봤는가?  나는 그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비로소 노인들의 사랑도 가슴 두근거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상대에 대한 독점욕 때문에 시기와 질투로 몸부림치다가 같이 밥을 먹고 잠자리를 함께 하면서 정이 들고 조금 싫증도 내고 하는 그 모든 '로망스'의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밟는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마디로 젊은이들의 연애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상할 정도로......

만화비평가 이명석은 이 책을 한마디로  '한국 최초의 본격 노인 개그 만화'라고 정의했다.

"김이용이올시다. 올해로 70 먹었고 딸 둘, 아들 하나 두었시다. 40년 넘게 나라녹을 먹었는데......그 덕에 우리 식구 건사하고 집도 하나 장만하고......"

이 만화에 제일 먼저 등장해 꾸벅 인사를 올리는 김이용 노인은 바로 우리 아버지나 혹은 할아버지의 초상에 다름아니다.  아들네와 함께 살고 있는데 아들내외가 부부싸움이라도 한 기색이면 아내와 함께 눈을 찡긋하고 방으로 들어가 고래고래 부부싸움을 시작한다. 그 서슬에 아들 내외의 냉전은 눈 녹듯이 풀리고......

"머라꼬? 갸가 갔단다!"

'날고 기는 파랑새'라는 닉네임(월남 파병용사였다)의 할아버지는 용돈이 궁하면 친구의 부고 소식을 들은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연기해 며느리와 부조금 흥정에 들어간다. 수화기를 든 채 "머라꼬?"라고 외치는 날고 기는 파랑새 할아버지 모습을 못 보여주는 것이 한인데 가만 보니 표지의 저 할아버지다. 저승사자들이 잡으러 왔다가 이 노인의 만담에 넘어가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갈 정도이니 그의 구라 솜씨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너  누구냐?"노망기가 있어 초등학교 3학년 손주의 존재를 끊임없이 확인시켜 주고 그나마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할아버지도 나온다. 아이의 응석을 받아줘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 집 아이들은 버릇이 나빠진다고 눈살 찌푸리는 젊은 엄마들이 많은데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말이다. 어릴 때 도망가서 숨을 수 있는 탑탑한 할머니의 치마속 냄새를 기억할 수 있다는 것도 얼마나 큰 인생의  축복 중 하나인데!

현역으로 뛰고 있는 열쇠장이 노인은 스스로 학위 없는 열쇠박사라 자부하며 남의 집 고장난 자물쇠를 고쳐주는 것은 물론 가끔 눈이 맞은 독거노인의 하룻밤 애인이 되어주기도 한다. 아아, 그의 유능함이라니! 그외에도 이 만화에는 조금 얼빵한 조폭 모씨,똥침 마니아 모씨, 탈모 청년, 30대지만 50대로 보이는외모로 모욕적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경로당을 찾아가 귀여움을 흠뻑 받는 노처녀도 나온다. 철저하게 서민, 그 중에서도 주변부에 속하는 등장인물들이다.

<로망스>라는 제목의 로망은 그 외에도 노망(老妄)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노인들의 조금 꼬질꼬질한 듯한 모습과 일상은 너무나 리얼하고 코믹해서 에피소드들을 읽어나갈 때마다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산적해 있는 노인문제들. 그 많은 문제를 정면으로 심도 깊게 다룬 건 아니지만 윤태호가 그려낸 노인들의 표정과 일상은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어서 늙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이나 자기자신의 노년을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아마 그것이 이 책의 제일가는 미덕 아닐까?

이 리뷰의 제목처럼 젊은이들에게만 하루가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가끔 잊고 살고 있다. 노인이 되면 인생이 끝장이라도 나는 것처럼 무서워 하면서......자기도 언젠가 노인이 될 것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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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누리 2004-09-1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책이네요. 노후대비하여 보관함에 넣었어요^^ 추천하고 가요...

2004-09-19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09-20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누리님, 그래요, 이제 노년을 대비하자고요. 조금씩......^^
속삭이신 분, 우와 그게 정말이에요?
정말이겠죠. 멋진 일입니다.
저도 그런 추억 하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님의 기분 이해합니다. 저라도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예쁘시길래, 흥!^^

2004-09-20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09-20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20대에도 안 참했던 사람 여기 있습니다!
계속 염장을......^^;;;
 
오리 선생 한호림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Sign 1 오리 선생 한호림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Sign 1
한호림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이너로, 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등 일련의 베스트셀러를 내어 주목을 끈 바 있는 오리 선생 한호림의 세계 뒷골목 간판 기행문이다. 영어로는 사인(Sign). 간판보다는 훨씬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사인'이란 우리나라의 간판처럼 그 건물이나 집의 이마빡에 내건 옥호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그 집을 이미지나 어떤 문자로 상징하는 것이다. 그곳이 학교인지 관공서인지, 또 식당인지 여관인지, 또 식당 중에서도 치킨집인지 국수집인지......아주 세부적으로, 혹은 뭉뚱거려서.

내가 이 리뷰의 제목을  '선술집, 실비집, 여인숙' 등의 철지난 단어들을 끄집어내어  꽤나 서정적으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끌려는 것이다.  그처럼 '사인'은 그야말로 어떤 집(숍)이 사람들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여기 이러한 맞춤한 곳이 있으니 얼른 오시오!" 하는......

저자 한호림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전세계 뒷골목을 돌며 그의 눈길을 끄는 사인들이 있으면 닥치는 대로 셔터를 눌러 왔다. 시각 디자인 오브제를 찾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 마침내 2년 전 그가 집대성하여 두 권으로 낸 이 책에는 미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거나 이름만 대면 사람들이 아아, 하고 넘어가는 유명한 곳 중심이 아니라 세계의 뒷골목에서 오늘도 손님을 기다리며 불을 밝히고 있는 희미한 사인들이 저마다의 독창성을 뽐내며 모여 있다.

들머리를 장식한 각종 모뉴먼트, 멋드러진 글씨의 채널 레터, 엠블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문장(紋章), 올빼미나 고양이 등의 조그만 청동 주조물, 벽에 새겨진 부조, 벽화, 공룡 등 거대한 동물 모형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아이 캐처(eye-catcher), 로고, 옥외의 메뉴 보드 등 사인의 종류는 무척이나 다양하다.

하버드 대학교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뒤쪽의 샛문에 '진리는 하버드 유니버스티의 상징'이라는 조그만 부조 하나밖에 학교를 알리고 자랑하는 그 무엇도 없다고 한다. 이런 점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몇 개 안되는 미덕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해적 캐릭터가 유머러스하게 그려진 해적학교가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

벽화가 정말 예쁜 세계의 유치원과 탁아소들, 도서관과 출판사와 서점들도 빠트릴 수 없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올드타운의 고색창연함. 이곳 광장 가게들의 특징은 가게 이름이나 업종을 쓰지 않고 건물의 장식을 겸한 조그만 아이 캐처만 설치했다는 것. 가령 정육점에는 쇠머리에 쌍도끼 심벌만 걸려 있을 뿐이다. 폴란드는 특히 놋쇠 빛깔의 '모루(anvil)' 하나만 문 위쪽에 달랑 걸어놓고 '영업중'이라는 의미로 약한 촉광의 등불을 켜놓는다니 그 골목과 거리의 서정이 눈에 선연히 잡히는 듯하다.(우리 나라 도심의 건물 외벽을 도배질하다시피 한 어지러운 간판들과 현수막과 정말 비교된다.)

미국의 벼락부자들과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여 사는 동네 비벌리 힐스, 북유럽의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예쁜 우편함, 동물병원, 숙박업소....저자는 참으로 온 세계 구석구석을 발로 누빈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매사추세츠에 있다는 '옛 항구여관(The Old Harbor Inn)'은  짐 자무쉬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에 나온 그런 허름한 여인숙이 아닐까. 언제 기회가 되면 그 집에서 며칠 묵었으면 좋겠다. '강이 보이는 여인숙(Riverview Inn)'도 "여섯 시에는 잠잘 곳을 정하세요' 라는 뜻이라는 'Motel 6'도 심플해서 너무 좋다.

페루 안데스 깊은 산속 조그만 호스텔의 외벽에 써놓은 호스텔의 이름(Y'LLARY HOSTAL)은 예술이고, 프랑스  마르세유의 한 튀니지 음식 전문점 벽 색깔과 레터링은 정말 환상적이다. 주머니가 가벼운 노동자들을 겨냥해 생긴 실비집들. 토론토의 한 실비집 이름은 '간단하게 때울 분 오십시오(Hello Toast Restaurant)'라니 구미가 당긴다.

거리의 간이매점인 키오스크, 세계 곳곳의 작은 옷집들, 거기다 움직이는 빌보드라 할 수 있는 트럭, 트레일러, 미니밴의 화려하고 개성적인 외양들......

이 책을 읽고 나자 나는 갑자기 카메라를 하나 들고 우리 나라 소읍이나 산간, 혹은 바닷가 마을 가게들을 한번 샅샅이 훑어보고 싶어졌다. 감자볶음 사진 하나 못 올리는 형편에 정말 야무지고 얼토당토않은 꿈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은 이 책의 본문 중 한 페이지. 집집마다 있는 북유럽의 예쁜 우체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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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09-14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번화가에 서로 자기만 눈에 잘 띄려고 호화찬란 대문짝만한 간판을 보면 심란하죠. 이쁜 그림이 많이 있을 것 같네요, 이책에.

밥헬퍼 2004-09-14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으로는 시선을 잡는다는 것은 일단 성공한 셈입니다. 제가 그런 곳에 대한 실제로 접해 본적은 없지만 늘 그런 표현들이 가슴에서 풋풋하게 일어납니다. 사람들이 삶의 장소여서 그런 모양입니다. '선험적 경험'이 가능할까? 라지만. 카메라들고 멀리 가지 않으셔도 될 것 같은데..집 안에도 있을 것이고, 문밖 조그만 가게도 있지 않겠어요. 재미있는 책이네요. 근데 별이 3개인 이유는 뭔가요?

로드무비 2004-09-14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정말 그렇죠?
특히 일산!
밥헬퍼님, 이 책에 별을 세 개만 준 이유는 너무 사진 중심이고 좀 잡다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이야 구구한 설명 빼고 하나라도 사진자료 올린 걸 반가워하겠으나
저는 좀더 서정적인 글이 함께 했으면 더 좋지 않았나 싶어 아쉬웠거든요. 그래도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sandcat 2004-09-14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보고싶어요.
사진집이라고 생각하면, 가격도 그리 비싸진 않군요.

로드무비 2004-09-1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ndcat님, 호화 장정의 사진집치고는 싼 편이에요.
님도 관심분야가 다양하시군요. 세상의 뒷골목이라는...^^

urblue 2004-09-14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야말로 관심 분야가 다양하세요. 이런 책도 보시는구나.
지난 주 아일랜드에서 시연이랑 재복이랑 오토바이 가게에서 나와 울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통닭집인가 뭐 간판들 사이의 골목길에 둘이 쭈그려 앉은 모습. 그런 느낌일까요?

2004-09-14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4-09-14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아블루님, 바로 그거죠. 허름한 뒷골목 풍경......좋잖아요.^^
속삭여주신 님, 고맙습니다. 칭찬해 주셔서......힘이 불끈불끈 납니다.^^
그런데 이왕이면 칭찬만 하지 말고 추천도 좀 눌러주시지...^^;;;

urblue 2004-09-1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죄송해요. 제가 좀 전에 정신없어서 추천 눌르는거 잊었다구요. ㅠ.ㅠ

로드무비 2004-09-14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유아블루님한테 드린 말씀이 아닌데...
누가 칭찬만 잔뜩 하고 그냥 가서 괜히 한 번 해본 소리예요.
호호호, 블루님...아무튼 고마워요.^0^

2004-09-14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 뒷골목 풍경이야말로 사진에 남겨둘 만하거든요..제가 이사 온 4년 전만 하더라도 정말 국보급이었는데, 순식간에 재개발로 초토화 되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기록작업^^ 해야 겠단 생각을 실천해 옮겨야 겠습니다. 리뷰 잘 읽고 갑니다. 꾸욱~

로드무비 2004-09-14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나님 사시는 동네가 어딘지 궁금합니다.
더 늦기 전에 꼭 기록해 주시길......^^

플레져 2004-09-14 2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시계획이 잘못되있어요. 일본도, 홍콩도... 무조건 간판만 걸어놓고 이목을 끌기 위한 장삿속. 가끔은 간판이 이쁜 집, 이쁜 글씨체로 쓴 가게에는 무턱대고 들어가고 싶어져요...
가게 이름이 정말 구미를 당기는군요! 님의 리뷰도...^^ 추천 꾹~!

로드무비 2004-09-1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그죠? 저는 가게 이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세상의 예쁜 가게 모두 가보고 싶어요.^^
추천 고맙습니다.^0^

내가없는 이 안 2004-09-15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감자볶음에 사진 넣어달라고 요청한 것이 괜스레 찔리네요. ^^
그건 그렇고 로드무비님 리뷰 읽다보니 그냥 확 나서고 싶네요. 좀전에 읽은 책에선 등산 얘기가 나와 산에 오르고 싶다가 지금은 어디고 걷고 싶으니... ^^ 별 세개지만 추천해요!

로드무비 2004-09-15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안님, 날씨가 너무 좋으니 자꾸 나가고 싶죠?
가까운 숲이나 공원이라도 자주 나가야겠어요.
가까이 살면 벤치에서 만나 커피라도 한잔하고 할 텐데.....
그리고 이 안님이 찔리실 것 하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