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1
스티븐 킹 지음, 박봉희 옮김 / 잎새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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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연작 시리즈의 3부에 해당된다는 것을 모르고 먼저 보게 된 것이 좀 아쉽다. 총잡이 롤랜드는 검은탑을 찾아가는 총잡이 세계의 마지막 사람이다. 각각의 다른 시간의 문을 통해 데려 온 두 사람, 에디와 수잔나는 롤랜드의 훈련에 따라 총잡이의 길로 들어서지만 그를 능가할 수는 없다.

에디는 자신이 살고 있던 세계에서 마약중독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었고, 수잔나는 이중인격을 지닌채 살아가는 흑인 여성으로 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두사람은 각각 살던 시간대가 다르지만 롤랜드와 함계하면서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다.

한편 숲속에서 머리 안에서 돌아가던 레이더가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해 노후의 길을 걸어가자 그 때문에 미쳐 버린 문지기 곰이 이들을 공격한다. 나무 위로 올라가 목숨을 부지하던 에디는 수잔나의 총격으로 곰이 쓰러짐으로서 간발의 차로 살아난다. 문지기 곰의 거처를 찾아간 세 사람은 '축'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전편에서 롤랜드에 의해 죽도록 버림받은 제이크를 다시금 자신들의 세계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한다. 그리하여 축을 따라가다 보면 나타나는 검은 탑을 향해 운행하는 기차를 찾으러 간다. 그들이 여행하면서 찾아낸 세상은 핵전쟁으로 멸망하여 늙은이와 젊은이(난쟁이)로 나누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참혹한 도시였다. 그곳에서 영악한 인공지능을 지닌 기차 블래인를 만나 시험에 드는데.. 과연 그들은 검은탑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자못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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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그림책 - 중부유럽편 여행 그림책 1
안노 미츠마사 그림 / 한림출판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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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한 척이 한가로이 떠가는 한없이 푸른 바다와 사슴이 풀을 뜨고 있는 넒은 들판을 지나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나온다. 아이들이 뛰놀고 소들이 풀을 뜯고 포도맡을 가꾸는 농부와 아낙네들, 축제를 벌이는 사람들... 이 책에는 여러가지 풍경들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세상 구경을 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이 책이 '여행그림책'인가 보다.

다만 명화나 명작, 역사나 유명인의 얼굴들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명확하게 어떤 부분인지를 가려낼 능력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이 조금 어렵게 느껴진다. 물론 아이에게 그 어려움을 함께 하자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아이에게는 그림을 보고 느끼는 점을 나누는 것만으로 만족할 뿐, 굳이 이 부분은 어떤 화가의 그림을 곁들인 것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다.

사실 작가나 출판사나 책에 어떤 부분을 눈 여겨 보라는 설명이 없기에 그저 나혼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이사를 하는 풍경이 페이지와 집은 달라도 똑같은 형태로 그려져 있다는 것을 발견한 정도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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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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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은 왜 유독 여자는 결혼하는 남자에 의해 삶의 질이 결정되는가 하는 것이었다. 안진진이라는 한 여자가 토로해 낸 자신의 주위의 사람들-부모님, 동생, 이모네 식구들, 자신의 결혼 후보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먼저 와 닿았던 것은 그런 의문이었다. 실제로 나의 엄마와 4명의 이모들을 보더라도 누구와 결혼하였는가에 따라서 그네들의 삶의 질과 행복과 불행의 깊이는 달랐다.

학교 졸업할 때까지 찰떡같이 붙어다녔던 쌍둥이인 엄마와 이모의 삶이 결혼과 동시에 그렇게 다른 길로 갈라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바로 결혼 대상-남편에 의해서였다. 사랑이 자신을 가두는 감옥처럼 여겨져 부랑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남편을 둔 엄마는 내내 불행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했다. 반면에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가정에 충실한 남편을 둔 이모는 내내 평안한 행복을 누려왔다. 그런 두 사람을 엄마와 이모로 둔 안진진이 자신의 인생에 온 생애를 다 걸기로 한 다짐의 실천으로 결혼을 선택하였다.

김장우와 나영규라는 두 남자중 하나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김장우를 사랑하지만 나영규를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안진진의 선택의 기준은 엄마와 이모였다. 심심한 남편과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과 잘난 자식들을 둔, 모든 사람에게 행복하게 보여졌던 이모의 자살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모의 '무덤속 같은 평온한 삶'과는 달리 남편은 부랑자요, 아들은 감옥에서 콩밥먹는 신세에 시장에서 아둥바둥거리며 살아가는 엄마. 모든 사람에게 불행하게 비쳤던 엄마의 삶이 이모에게는 행복한 것으로 보였고 그렇게 살고 싶어했다. 결국 안진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선택하였다.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날'이라는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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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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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의 재발로 2년을 넘게 병원을 들락거리는 다움이와 오직 아이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아빠의 이야기. 계속된 치료로 기력이 쇠진한 아이의 소원은 언제 죽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마취도 하지 않고 생으로 큰 주사바늘을 몸에 꽂은채 골수를 체쥐하면서 아이가 겨우 내뱉은 말-이만큼 아팠으면 죽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한창 뛰어노는 재미에 빠져 있을 나이에 사는게 너무 고통스러워서였으리라.. 아이는 독한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로 지옥같은 고통을 겪으며 지쳐가고 아빠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고 가슴이 무너내린다.

시인이면서도 시를 쓰지 못하는 다움이의 아빠. 아이의 치료비가 없어 자존심을 접어가면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려 하지만 결국 젊은 시절 굶어가면서 모은 시집을 팔아 병원비를 마련한다. 적합한 골수조차 찾을 수 없어 죽을 날만을 받아놓은 아이의 아빠에게는 이미 시나 미래나 목적을 잃은지 오래인 것이다.

다움이는 아빠의 귀를 만지길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늘 아빠의 등에 엎혀서 컸기 때문일 것이다. 같이 살았을 때조차 사랑해주기보다는 귀찮아하던 엄마는 아이에게 먼 타인일뿐이다. 그림이라는 자신의 열망을 이루기 위해 남편과 아이의 곁을 떠난 아이의 엄마가 단지 아이가 조각에 소질이 있다는 이유로 아이의 양육을 맡겠다고 한다. 애가 이지경인데 당신은 뭘햇느냐고 따지는 아내에게 자신의 고충과 고통은 내색도 하지 않는 아이 아빠가 오히려 답답하게만 여겨졌다.

뒤늦게 잘난 아내의 능력 덕분에 아이는 적합한 골수를 찾아 새로운 삶의 길로 돌아섰는데 아이를 위해 자신의 신장을 팔려했던 아빠는 간암으로 죽음의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미 스러져가는 자신의 육제중에서 마지막으로 내놓을 수 있는 각막을 팔아 아이의 이식비를 마련한다. 그것이 아이에게 자신이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기에.. 아이를 떠나보내며 자신을 잊으라고 당부하는 아빠, 그러나 아이의 가슴 속에 살아 있으며 영원히 동행하리라는 아빠의 마음을 아이는 알른지..

친정아버지가 간암 치료를 위해 입원하신 병원(국립암센터)을 찾던 날 병원 현관 입구에서 본, 휠체어에 앉아 있던 아이와 엄마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항암제 치료를 휴유증인지 머리카락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작고 갸날픈 아이가 구토를 하는지 몸을 꺽고, 아이의 엄마가 휠체어 옆에 앉아 손수건을 입에 대주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면서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우리 아이들이 큰 병치레없이 건강하게 자라주고 있어서 너무 고맙다는 것이었다. 고작해야 신물만을 뱉어내고 있는 아이를 보며 그 엄마가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다움이의 아빠처럼 그저 병이 나아 건강하게만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역시 약물치료로 힘들어하시는 우리 아버지. 자신도 힘드실터인데 아이들 돌보느라 지친 내 모습을 보며 속상해 하신다. 나도 자식을 낳은 엄마가 되엇지만 부모의 마음을 완전히 아는 날은 언제쯤일까? 우리집에 있는 책들 중에 정말 가슴 아프게 읽었고, 그래서 더 아껴서 가끔씩 보는 책이 몇 권 있는데 이 책 역시 그중에 하나다. 다시 읽을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아프고, 작가의 표현처럼 얼음주머니를 코 끝에 댄 것처럼 싸한 감정이 쏟구치곤 한다. 책장을 덮으며 이 세상 모든 이가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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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9
주디스 커 지음,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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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에게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관한 이야기, 즉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동화책입니다. 존 버닝햄이 쓴'지각대장 존'이나 '장바구니'처럼 현실적으로는 등장하지 않을 동물이 등장하는데 이야기속의 사람들은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공통적인 특징이지요.

여기에 나오는 호랑이는 마치 커다란 고양이 같아요. 얌전을 빼며 식탁에 새초롬이 앉아 있는 모양새나 음식을 먹으면서 흐뭇하게 웃는 모습들이 전혀 호랑이 같은 인상을 풍기질 않습니다. 호랑이라면 무서운 존재로만 알고 있는 아이도 간식을 먹으러 온 배고픈 호랑이를 보고 전혀 다른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겠지요.

간식을 먹으려고 식탁에 앉아 있던 소피네 집에 벨이 울립니다. 엄마는 올 사람이 없다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며 문을 여는데 방문자는 바로 호랑이이죠. 털이 북슬북슬하고 줄무늬가 난 호랑이는 굉장히 배가 고프다며 간식을 같이 먹어도 될지 물어봅니다. 엄마가 얼른 들어오라고 하자 식탁에 앉은 호랑이는 엄마와 소피가 권하는 음식을 먹습니다. '하나 드실래요?'라고 하면 그것을 접시째로 집어다가 한 입에 몽땅 다 삼켜 버리죠. 그리고 식탁의 음식들을 다 먹고도 모자라 아빠의 저녁거리와 온 집안의 먹을 것은 싸그리 다 먹어 버리고 마셔버리지요.

호랑이가 아빠의 저녁밥도 먹어치워 버리고 간 덕분에 소피와 엄마는 아빠와 외식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장을 보러 가서는 소피는 아주 큰 깡통의 호랑이 먹이를 삽니다. 하지만 그 후로 호랑이는 다시는 오지 않았지요. 소피도 그렇겠지만 호랑이가 다시는 오지 않았다는 것이 저에게도 조금 슬프고 아쉬운 일로 느껴지네요. 아마 소피는 그 후로도 오래도록 남겨져 있을 호랑이 먹이를 보면서 그 날의 일을 추억하고 호랑이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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