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뼈 - 머리에서 발끝까지 머리에서 발끝까지 6
허은미 글, 홍기한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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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요즘 우리 몸에 관심이 많아서 보게 된 책인데, 괴물이야기 등에서 해골 그림들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큰 거부감없이 여기저기 들추어 보고 있다. 먼저 우리의 머리를 헬맷처럼 보호하고 있는 두개골에 관한 설명이 나오고, 길다란 등뼈, 갈비뼈, 팔다리뼈 등의 순서로 뼈의 특징이나 역할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또한 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가는 물질 가운데 하나로, '말하는 뼈'에서는 뼈만 보고서도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적혀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골반뼈를 보면 알 수 있으며, 나이와 키, 직업도 개당 알 수 있다고 한다. 그 반면 죽어도 알 수 없는 것으로는 좋아하는 이성타입이나 좋아했던 연예인, 취미나 관심사래나...^^

그 외에도 뼈가 있는 동물과 없는 동물(몸 밖에 있는 곤충들)에 관해서도 알 수 있다. 마지막에는 뼈와 관련된 속담들까지 실려있다. 인체에 관심이 있고 특히 뼈에 관심이 많은 아이에게 권해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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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네버랜드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엘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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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새, 애벌레, 그리핀과 가짜 거북, 모자장수, 요리사, 체셔고양이, 공작부인, 여왕, 그리고 흰토끼.. 제목을 듣지 않아도 무슨 책인지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특히 장갑과 부채를 들고 '늦었다'를 연발하며 허둥지둥 뛰어가는 흰토끼는 앨리스보다 더 유명할 지경이다. 우연히 그 토끼를 따라 토끼굴에 뛰어들었던 앨리스는 끝도 없이 떨어지다가 어느 방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갑자기 나타난 음식을 먹으면서 갑자기 키가 커졌다 작아지는 일을 겪게 된다. 그와중에 자신의 흘린 눈물에 빠져 허우적대던 끝에 여러 동물들을 만나 코커스 경주라는 것을 하기도 한다. 설겆이 할 틈도 없이 자리를 옮겨가며 차를 마시는 삼월토끼와 모자장수도 만나고, 돼지처럼 생긴 아기를 안고 있는 공작부인 집에서 황당한 일도 겪는다.

모든 것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세계에서 앨리스는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확신이 서지 않게 된다. 그러던 중 흰장미에 빨간색을 칠하고 있는 카드병정을 만나고'목을 쳐라'라는 말을 즐겨하느 여왕의 크로키 대회에 참석하여 움직이는 홍학으로 게임을 한다. 그리고 중간에 가끔씩 등장하는 체셔고양이는 공중에서 웃는 얼굴만 남기고 사라지는, 흰토끼와 더불어 독특한 캐릭터로 나중에 목을 벨 수 있는냐, 없느냐는 논란거리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내용이 제법 길어서 초등학생은 되어야 혼자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아이들에게는 내용을 압축시켜서 이야기해 주었다.그런데 이 책의 삽화들은 디즈니 에니메이션에 익숙해져 버린 내게 엽기적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었다. 특히 목이 길어진 앨리스의 그림은 마치 일본 괴기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가끔 오래전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 읽었던 동화책들을 다시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책 제목이 생각이 나질 않아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결국 불발로 그치고 말았는데 그다지 유명한 책은 아니었나보다 하는 결론을 내렸다. 그에 비하면 이 책은 너무 유명해서 지금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환상적인 동화책이다. 아마 내가 꼬부랑할머니가 되었을 때도 살아남아 있을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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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무라카미 류 지음 / 무당미디어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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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될 여자를 구하는 오디션이라..조금 황당한 설정이기도 하고 내용이 궁금하기도 하여 바로 책장을 넘겼다. 글 중반 중반에서 내비쳐지는 실마리를 놓치지 않았다면 이 소설이 공포소설이라는 감을 잡을 법도 하다. 영화로 보았다면 그 끔찍함에 소름이 끼쳤을 것 같은 잔혹한 마지막 장면을 머리 속으로 연상하면서 책장을 덮었다.

7년전 아내를 암으로 잃은 한 남자, 일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하여 기반을 잡고 있는 아오야마는 어느날 재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친구인 요시가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친구로부터 오디션을 하자는 황당한 제의를 받게 된다. 영화를 찍는다는 명목으로 여자들의 이력서를 받아 그 중에서 아오야마의 아내가 될만한 여자를 뽑는다는 것이었다.

간추린 이력서들을 보던 중 '죽음을 받아들인다' 문구를 쓴 야마자키 아사미라는 여자에게 강하게 끌린 아오야마는 계속 그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친구는 아사미라는 여자의 존재와 환경에 의문을 품고 충고를 하지만 아오야마에게는 이미 소귀의 경읽기가 되어 버린듯... 무감각한 얼굴로 서슴없이 발목을 절단하는 여주인공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그녀가 그토록 잔인해지게 된 것은 어렸을 때 학대를 받았던 것이 결코 치유되지 못할 상처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어린아이가 딸린 사람과 결혼할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 좋은 부모가 되는 자질을 충분히 연마한 다음에 결혼하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아이를 학대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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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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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온지 꽤 되어서 같은 시대를 겪으면서 자라지 않은 사람이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이 살고 있는 '나성여관'도 요즘의 여관이라는 이름이 풍기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민박집이나 여인숙같은 허름한 집일 뿐이다. 결국 나성여관도 새로 들어선 여관에 밀려나게 되지만..

그리고 고문으로 정신병을 얻어버린 형의 선배이야기도 먼 옛날이야기에나 등장할 것이 되어버렸다. 반공을 으뜸으로 삼던 시절, 삼청교육대니 대학내에서 학생을 가장하여 불순한 생각을 가진 학생을 잡아내던 경찰이야기 등은 잊혀져 가는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그 희생자들은 아직도 살아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시대의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사람들이 살아왔던 시절의 암울한 시대상을 요즘 이 책을 읽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은 삼수생이다. 그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둡기만 하고 어느 것 하나 좋게 끝나는 것이 없다. 그가 살고 있는 나성여관은 점점 퇴락의 길을 걷고 사람들도 허물어져 간다. 나성여관의 주인이자 돈을 움켜쥐고 사람들을 흔들어 대는 엄마, 그런 엄마의 그늘에 가려 아버지 노릇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하는 아버지. 자식 셋이 모두 부모 마음대로 되주질 않는다.

머리가 좋아 공부 잘하고 대학까지 갔던 형은 데모한다는 이유로 엄마에게 내놓은 자식이 되어 버렸고, 아름다운 것만을 추구하던 누나는 안락하고 호화로운 삶을 찾아 떠나 버렸다. 막내인 우연이 마저 삼수생 생활을 청산하기로 마음먹어 버렸지만 차마 엄마에게 말하지 못한다. 어느날 미이라 같이 생긴 사람과 함께 나타났던 형은 미이라가 발작을 일으켜 나성여관의 문짝을 부수던 날 결국 완전히 집을 나가버린다.

지독한 고문으로 인성마저 망가져 버린 미이라같은 형의 선배이야기를 보면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을 망쳐놓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캄캄한 관(칠성판) 속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누운 사람이 무엇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밀실공포증이 극대화 되어 버려 잘 때조차 무릎을 펴서 편하게 누워잘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람의 심정,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한 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고문형사 '이근안'사건이 새삼 떠오른다. 권력의 비호 아래 자행된 고문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망가졌을까? 이제는 그런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과연 그러할지는 의문이다.

한편 나성여관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인물들이 함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평양이 고향인 할아버지는 딸이 죽으면서 정신연령 미달의 손자까지 데려와 살게 된다. 그러나 고향으로 가고픈 열망에 눈이 어두워 그만 전여행사 직원에게 전 재산을 사기당한 할아버지는 나중에 행려병자로 돌아가시고 만다. 자신의 고향과 재물에 미련을 두고 평생을 살아 온 할아버지는 기어코 휴전선을 향해 떠나버린 것이다. 하늘나라에서나마 고향땅을 밟아보셨기를 바랄뿐이다.

주인공와 가장 많은 교류가 있었고, 숭배하기까지 했던 누이.. 색깔에 뛰어난 감각을 지녔으며 아름다운 것만을 사랑하던 아름다운 누이는 집을 뛰쳐나가 돈많은 유뷰남과의 생활을 반복하다가 결국 술집으로 흘러 들어간다. 마약에 찌든 누나의 모습을 보며 우연은 삶의 등불을 잃어버린 것처럼 절망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결국 누이는 그런 삶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점점 아름다움을 잃어갈 수 밖에 없는 것인지..

그리고 나성여관에 찾아 든 또 한 사람, 공사판을 찾아 돌아다니는 찌르레기 아저씨. 주인공은 찌르레기 아저씨의 노트를 본 후로는 불안하기만 한 삶을 지탱해 나간다. 노트에 언급된 찌르레기 아저씨의 삶 또한 우리에게 절망의 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 모두가 한 건의 살인 미수사건을 통해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들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인간에게 희망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겠는가.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은 인간의 삶의 원동력으로 영원히 우리를 지켜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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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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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의 나이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그 중압감과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려던 혜완. 그녀는 버스를 놓칠까봐 길에서 다가 오고 있는 파출부에게 아이의 등을 떠밀고 쫒아가려다 그만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고 만다. 모든 책임은 그녀에게 있었고, 아이를 죽였다는 남편의 힐난과 구타를 참지 않고 이혼을 감행한다.

딸만 낳아 시어머니의 냉대와 남편의 눈치만 보며 살아온 혜완의 친정어머니는 손자의 시체를 끓어 안고 오열하는 사돈을 두고 병실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장면이 있다. 그토록 귀한 아들을 횡천길로 보낸 딸때문에 얼굴을 들 면목이 서질 않았기 때문이리라. 자신의 한을 풀듯 딸 둘을 둔 큰 딸에게는 소파수술을 시켜서서라도 기어이 아들을 가지게 만든다.

한편 혜원을 작가 초년생이자 이혼녀로 살아가는 혜완은 어느날 친구인 영선의 자살소동 소식을 접한다. 영선은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학업도 접고 파리로 날아가 남편을 영화감독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한 여성이다. 그녀가 왜 자신의 몸을 자해하려고 했을까? 정신병, 아니면 우울증? 그녀의 불행은 남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 그래서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자신이 너무 비참했기 때문이리라. 같이 공부하자면서 남편은 커피와 야참을 이야기하고, 집안에 어디가 지저분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과연 영선이 남편과 아이 뒷바라지를 하면서 자신이 하고싶은 일을, 공부를, 책을 마음껏 읽을 시간이 있기나 했겠는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정의 일과 육아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은 없다. 어느 것 하나는 삐걱거리고, 여자를 힘들게 한다. 그렇다고 전업주부는 행복하기만 할까?

또 한 명의 여주인공 경혜는 잘나가는 방송국 아나운서였지만 의사라는 잘난 남편을 만나 직장도 그만 두고 집에 있다. 재력의 차이때문에 시댁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경혜에게는 남편의 외도라는 불행이 함께하고 있었다. 불행한 결혼생활이지만 그녀는 혜완처럼 이혼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영선처럼 자살을 할 용기도 없다. 그저 겉만 번지르르한 의사 사모님의 위치를 지켜나갈 뿐이다.

이 책을 몇 번째 읽지만 그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딸이었든데 그 생각이나 며느리가 된 후, 아이의 엄마가 된 수의 생각들이나 느낌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여자의 불행에 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여자가 사회의 편견과 불평등을 안고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여자에게는 불행이듯이, 남자도 평생 가족의 부양이라는 짐을 지고 살아가는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불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나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더 큰 희생과 불평등을 강요하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다. 물론 작가가 이 소설을 쓴 시대와 그 이전 시대에는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든 지금보다 더 큰 굴욕과 굴종의 짐들이 여성에게 짐지워져 있었다.

자신은 딸로 태어났으면서 아들이라는 존재를 낳기 위해 자식을 줄줄이 낳거나 낙태수술을 반복하는 것은 다반사였던 시대가 분명이 있어 왔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은연중에 어른들로부터 주입되고 강요된 의식-여자는 아들을 낳아야만 대를 있는 의무를 완수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토록 아들에 집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들의 대화중에 '딸낳고 잔치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하는 말이 있다. 정말 아들을 낳았다고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동네방네 자랑하려고 쫓아다녔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딸 낳았다고 기뻐하거나 잔치를 벌인 집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과연 여자는, 딸은 환영받지 못할 존재인가.. 이 세상에 인간이라는 존재를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두 성이 다 존재해야 하는데 왜 유독 여성은 불평등을 안고 살아야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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