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사랑 -상
양귀자 지음 / 살림 / 199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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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오래되어도 아주 오래 지속되어 온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기다려 왔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다. 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암자를 찾았던 성하상이 수행의 길로 접어 들어, 내면의 눈을 뜨면서 자신의 오래동안 예비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이 조금은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태어나서 2개월만에 버려져 고아로 힘겹게 살아온 인희가 예비된 사람을 만나고도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 더 힘겨운 삶을 안겨준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는 것이 속상했다. 다른 나라에서 주인집 딸과 하인으로 만났던 두 사람이 결국 헤어졌다가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만났것만 결국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지 못하고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린 윤희는 그럼 언제 그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

그동안 읽어 온 양귀자님의 다른 소설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라서 읽다가 조금 실망하기도 했다. 같은 이야기를 너무 반복해서 쓰는 것 같기도 하고, 이야기를 질질 끄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인공들이 엮어 온 천년의 사랑만큼은 아름답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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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강한 여자 로베타 로베타
라빌 스펜서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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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렇지만 '이혼'라는 딱지는 유난히 남자보다 여자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준다. 언니와는 달리 전혀 정을 주지 않고 편애해오던 엄마의 곁을 과감히 떠나 대학을 나온 로베타는 난봉꾼 남편에게 시달리다 못해 이혼을 감행한다. 물론 그것은 아이들이 찬성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결국 이혼녀라는 딱지를 달고 찾아 온 고향에서 그녀를 맞이한 것은 주위의 차가운 냉대와 색안경을 쓰고 덤벼드는 남자들의 거침없는 손길이었다. 더구나 형부마저 수시로 로베타를 덮치려고 지분거리는데다가 그가 얻어준 집은 형편없이 망가진 집이었다.

분노한 로베타를 형부에게 모든 수리비를 일임시키고 집수리를 맡은 가브리엘과 말다툼도 벌인다. 가브리엘도 처음에는 그녀를 탐탁치 않게 여겼으나 자시의 딸인 이소벨이 그녀의 딸들과 어울리면서 로베타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을 두고 주위에서 말들이 많고, 드디어 형부라는 사람이 처제를 담뱃불로 협박하며 강간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그런 로베타를 감싸안아주는 가브리엘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강해서 더 아름답게 여겨지는 한 여인이 주위의 차가운 시선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과 아이들을 지켜내는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진 소설이다. 차를 모는 여성이 하나도 없다는 것으로 봐서는 시대적 배경이 좀 오래되긴 했지만 로베타의 삶의 방식만은 현대 여성이 이어받기에 모자람이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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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학년이 읽고 감상하는 우리나라 좋은동시
신현득 외 지음 / 꿈이있는집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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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아동문학상 수상하기도 한 우리나라의 52인의 대표 동시가 실린 책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동시, 유명한 동시, 전래동시와 동요 등 재미있는 동시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동시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의 옆쪽에 <감상하기>라는 제하에 시의 각 연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요즘 아이가 귀여운 마음에 손등이나 손가락을 물어주어서인지 김소운님의 '손등물기'라는 시가 마음에 꼭 와 닿는다.

엄마가 아기의 손등을 잘근잘근 물었습니다. '엄마! 내 손등을 왜 물어?' '응, 그건 엄마가 너를 너무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야.' 아기도 엄마의 손등을 꽈-악 깨물었습니다. '아야야! 이렇게 아프게 물면 어떡하니?' '그건,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엄마를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이야.'

깨물기로 사랑을 표현하자면야 엄마의 사랑을 표현할 길이 없을터이지만 아프지 않을만큼만 무는 엄마의 마음을 아이가 알까? 아이는 엄마르 사랑하는 만큼 세게 깨물어 마음을 표현하지만 엄마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이다.

그 외에도 좋은 시가 많이 실려 있고, 뒷편에는 동시를 어떻게 쓰고 감상해야 하는지를 1,2학년의 아이들이 알기 쉽게 적어 놓았다. 상을 받은 작가의 작품이라서 좋다기 보다는, 아이에게 동시의 세계를 알려주는데 좋은 책으로 추천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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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
가스통 르루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세계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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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텔레비젼에 영화를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고, 오페라로 유명세를 타는 작품인지라 어느 정도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책으로 보기는 처음이다. 책의 분량이 제법 되는지라 내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임을 감안할 때 며칠동안은 읽을 각오를 하고 책을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미안하게도 식사를 챙겨줄 때 외에는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읽자, 조금만 더... 하다가 책의 끝머리까지 보고야 말았다.

너무나 추악한 외모때문에 끝내 사랑받지 못했던 한 남자, 오페라 하우스의 지하에 자신만의 세계를 지어놓고 살면서 그가 추구하는 것은 완벽한 음악을 작곡하는 것. 그런데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 그에게 더 큰 불행을 가져다 주고야 말았다.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기에 오페라 가수였던 크리스틴의 음악선생을 자처하고, 그녀의 사랑을 갈구하게 되지만 그녀에게는 이미 사랑하지만 신분의 차이로 결혼할 수도 없는 라울 자작이 가슴에 담겨져 있었다.

더구나 해골과 흡사한 끔찍한 모습마저 보아버린 그녀에게는 공포심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아버린 덕분에 아폴로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푸쉬케와는 달리 에릭의 추악한 외모를 보았기 때문에 평생 그의 곁에 머울러야 할 운명을 맞이하게 된 크리스틴... 결국 모든 비극은 예정된 결말처럼 다가와, 에릭에 의해 크리스틴은 납치되고, 그녀를 찾기 위해 라울과 그를 돕는 페르시안이 찾아 든 곳은 고문실.. 천상의 목소리를 지녔고, 완벽한 복화술사이며, 건축의 천재였지만 부모도 등을 돌린 외모때문에 평생 불행한 삶을 살은 에릭이 너무나 불쌍할 수 밖에 없었다. 한마디로 오페라의 유령인 에릭의 절실한 사랑이 가슴에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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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피랑 영어 받아쓰기 해요
토피 편집부 지음 / 토피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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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귀여운 토끼가 나와서 유아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내용을 보니 알파벳 단계에서는 그림은 없이 단어만 5개씩 나오기 때문에 유아들이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처음 영어 단어를 익히는 어린이를 위해 가장 쉬운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소개 문구처럼 처음으로 영어단어를 접하는 아이들에게 받아쓰기를 시킨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즘은 모국어를 배우듯이 먼저 말을 익히고, 알파벳이나 단어는 나중에 가르치는 추세이다. 그런데 처음 영어단어를 접하는 아이에게 받아쓰기까지 시키다는 취지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다. 우리집 작은 아이(4살)에게 보여주었는데, 뒷쪽에 나와 있는 몇가지는 그림을 보면서 혼자서도 말한다. 물론 영어단어 글씨를 보고 읽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통문자로 글을 눈에 익히기 때문에 자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책 크기는 보통 동화책의 세로의 절반 크기로 알파벳 순서에 따라 단어가 나오소 숫자, 과일.채소이름, 동물 이름이나 탈 것에 관한 단어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A, a'에는 'airplane',외에 'addres', 'age', 'airport', 'animal', 'apple'이 단어만 적혀 있다. 따라서 작은 아이는 알파벳 단계에서는 그림이 없어서 엄마가 같이 읽어주지 않으면 모른다.

그런데 단어 밑에 한글 발음을 적어놓은 것이 또 하나의 티가 아닐까 싶다. 글씨를 모르는 아이는 상관없지만 글씨를 아는 아이는 자신이 아는 발음과는 상관없이 책에 적힌 한글발음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해서 말려야 했다. 차라리 발음기호를 써놓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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