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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온사나이
켄 폴레트 / 서지원 / 1993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이야기는 1900년대를 배경으로 영국과 러시아의 전쟁협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스릴 넘치는 소설이다. 화려한 삶이 보장된 귀족과 비참한 생활을 연명해 나가는 평민의 삶이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 극명하게 잘 묘사되어 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아니 국왕이나 귀족들이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큰 피해, 즉 목숨을 내 놓아야 하는 것은 평민이다. 그들의 고통은 누가 보상해주겠는가...
이것은 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전방에서 추위, 더위에 시달리며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의 대부분은 중산층이하의 사람들이다. 이른바 상류층의 자제들은 해외 유학, 영주권 취득, 병력 특례 등의 갖가지 방법으로 병력의 의무를 피해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지 않은가...
제정 러시아 말기의 피폐해진 사회에서 자란 한 무정부주의자, 펠릭스는 러시아에서 파견된 밀사를 암살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 마주친 한 여자, 리디아로 인해 상처를 입고 도망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젊은 시절 정숙한 백작의 딸로 알려진 리디아와의 육체적인 향락은 어느날 그녀의 결혼과 함께 끝나버렸다. 비밀경찰에게 잡혀가 고문을 당했던 펠릭스로서는 영국에 월든백작 부인인 그녀를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과연 그의 암살 임무는 성공할 것인가와 여성참정권 모임에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하고 있는 샬롯을 구하면서 알게 된 진실 등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를 자아내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