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은 원숭이, 조지가 등장하는 책은 시리즈로 많이 나와 있지요.이 책은 조지가 엉뚱한 것을 먹고 배가 아픈 바람에 병원에 가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조지는 참 엉뚱한 녀석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 아이들의 어릴적 모습과 다름이 없어요. 아저씨가 죠지에게 선물로 줄려고 갖다 놓은 박스를 뜯어서는, 그 속에 든 것이 알록달록한 모양이자 사탕인줄 알고 하나 먹어 버리지 뭐예요. 다음 날 조지가 배가 아파서 노란 모자 아저씨와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검사를 위해 바륨이라는 약품을 먹고 X-레이도 찍고, 링겔도 꼽고, 체온도 재고, 주사도 맞습니다. 조지가 아픈 모습을 보니 안되보이더군요. 마침내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여 뱃속에 든 퍼즐 조각을 제거하고 기운을 차린 조지! 엉뚱한 행동을 잘하는 조지가 아무 사건도 일으키지 않고 병원을 나갈리가 없겠죠? 그리고 병원이 무서워서 웃지 않았던 배시가 조지가 일으킨 엄청난 소동으로 마침내 침울한 표정에서 벗어나 마음껏 웃어 대는 걸 보니 제 마음도 놓였어요. 우리 아이도 조지 덕분에 병원 안이 엉망진창이 된 상황을 보고 웃고 맙니다. 집에 영어책도 있는데 내용이 제법 긴 편이라 작은 아이에게는 이야기중에서 몇가지 상황을 집어내어 간략하게 들려주었는데 참 재미있어 합니다. 사실 영어판보다는 한글판을 더 좋아해요.
집에 백과사전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동식물 도감을 준비하려고 살펴보다가 고른 책입니다. 이 책에는 초등학교 전학년, 전 과목 교과서에서 뽑은 160가지의 동물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더군요. 책을 받아서 미리 살펴보았는데 정말 감탄했습니다. 같은 물체인데도 선명한 사진이 주는 느낌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더군요. 더욱 세심하고, 정감있다고 할까?, 책을 만드는데 기울인 정성이 눈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예전에 생물학과에 다녀서 물체를 점묘법으로 세밀하게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기 때문에 이 책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네요. 이 책을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을지 짐작이 갑니다. 그림 하나 하나를 그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세밀하게 관찰하고,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그리려고 또 살펴보고 그랬을까요. 아이도 관심있거나 궁금한 점이 생기면 혼자 꺼내서 보기도 하고, 저와 함께 특정한 동물을 찾아서 보기도 합니다. 시간이 되면 이 책을 가지고 야외에 나가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죠?
우리들이 알고 있는 '아기 돼지 삼형제'의 줄거리를 내포하되 돼지 입장이 아닌 늑대의 입장에서 돼지가 먹히게 된 사건의 개요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사실 이 책에 등장하는 늑대는 전혀 무섭지 않게 생겼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돼지의 입장에서나, 돼지를 키우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돼지를 먹은 늑대가 '죽일 놈'이다. 하지만 늑대 입장에서는 식사거리인 돼지를 먹는 것은 그다지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늑대가 만들어 놓은 햄버거 속에 언뜻 비치는 토끼나 생쥐같이 작은 동물들을 보면 비위가 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햄버거 속에 고기를 넣어서 먹는거랑 무엇이 다를까! 이 늑대 알은 감기에 걸려 재채기도 하고, 사랑하는 할머니를 위해 케이크를 만드려는 착한 심성을 가졌는데, 이런 늑대가 왜 돼지 삼형제를 잡아 먹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한 번 알아보아야 하지 않겠는가.이 쪽 이야기를 들으면 이게 진실인 것 같고, 저 쪽 이야기를 들으면 저게 진실인 것 같은데, 마찬가지로 늑대가 고의로 돼지들의 집을 무너뜨리고 잡아 먹은 것인지, 어쩌다 벌어진 일인지의 진위를 가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아기 돼지들의 입장에서야 늑대가 자기들의 집을 날려버리고 잡아먹기까지 한 무시무시한 동물이지만, 늑대 입장에서는 그저 설탕 한 컵을 얻으러 갔다가 재채기로 허술하게 지은 집이 날려가 버린 것이고 놔두면 상해버릴 음식(돼지)이기에 먹어버린 것일 뿐이다. -늑대는 돼지들이 자기에게 버릇없이 굴었다고 진술했는데 과연 진실일까?이 책과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가끔 비교해 보면서 어느 쪽이 거짓말을 했냐고 따지기 보다는 서로의 입장이 보는 시선에 따라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느냐를 알아보곤 한다. 그리고 어른인 내 입장에서도 천편일률적인 명작동화보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를 재창조하는 이런 그림책이 더 좋은 것 같다.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이 구두장이의 이야기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특정 종교인이 아니지만 이 책을 구입해서 아이에게 읽어주었다. 아이도 종교적인 면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예수'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가 찾아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읽어주었다. 우리 이웃들 중에는 춥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주위의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돌보는 것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사실 나 자신에게는 조그마한 배려이긴 해도 상대방에게는 앞날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커다란 사랑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행위를 실천으로 옮긴 마틴이야말로 진정으로 예수님을 사랑하고 대접한 것이다. 말로야 누군들 예수님과 어려운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겠는가마는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조그마한 선행이라도 베풀 줄 알면서 커나가기를 바란다.
올챙이와 친한 친구였던 물고기는 자신과 같은 물고기라고 생각했던 올챙이에게 어느날 다리가 나면서 '개구리'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래서 둘은 다투지만 개구리가 '개구리는 개구리고, 물고기는 물고기다'라는 말로 끝을 낸다. 그런 후 세상 구경을 다녀 온 개구리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상상하는 모양을 보라. 새도 젖소도 사람도 모두 물고기 모양이다. 사람도 그럴 것이다. 무슨 이야기를 들을 때면 자신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려고 하는데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물고기가 바깥 세상을 직접 경험해 보기로 결정한 것은 긍적적인 면에서는 모험심을 가지고 다른 세상을 경험하려는 것이니 칭찬받을만한 행동이지만, 부정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전혀 별개의 세상-숨조차 쉴 수 없는-에 아무 대책없이 뛰어드는 무모한 행동을 한 것이다. 하긴 그의 상상처럼 물고기는 바깥 세상에도 물고기가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으니 숨을 쉴 수 없는 세상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한 것이리라. 이제 물고기는 자신은 물고기이며, 개구리와는 다른 존재임을 자각하였고 수긍하였다. 사람들도 세상속으로 나가 혹독한 시련을 거치면서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내가 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될 수 없다고 하여 비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고기는 물고기이듯이 나는 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