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곡예사 올리비아 벨 이마주 23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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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우리의 올리비아, 오늘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엄마에게는 별 일이 없었다고 대답하는데, 과연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를 지어낸 것, 즉 거짓말을 한 것은 별 일이 아닐까? 분명히 거짓말은 나쁘다. 하지만 호랑이가 담배를 핀다던지, 동물이 말을 한다는 등의 옛날 이야기 같은 것을 생각해 보라. 그것은 엄연히 거짓이지만 우리에게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올리비아가 서커스장에서 공연을 했다는 이야기는-지어낸 것이 확실해 보이긴 하지만- 거짓말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유희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속에서 이루어진 일들을, 때로는 정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사실처럼 말한다고 해서 무조건 거짓말을 했다고 치부하고 야단치기 보다는 그런 생각을 해낸 것을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사자를 놀라게 하고, '트램펄린의 여왕'을 자처하는 올리비아의 서커스 솜씨는 아이들의 눈길을 끌 것이 분명한, 여전히 빨간색이 눈에 확 띄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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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와 푹신이 내 친구는 그림책
하야시 아키코 지음 / 한림출판사 / 199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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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이.. 원어책에는 이름이 어떻게 나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제목부터 참 포근하게 느껴진다. 여우 인형 푹신이는 자기를 만든 할머니의 부탁으로 새로 태어날 아기를 돌봐 주러 왔다. 엄마, 아빠와는 또다른 존재로 늘 은지 곁에 있으면서 함께 나이를 먹어 간다. 때로는 질질 끌려 다니기도 하고, 깔라 뭉개지기도 하고, 침이 잔뜩 묻기도 하면서 푹신이는 점점 낡아져서 결국은 팔이 터져 버리고 만다. 그래서 둘은 할머니에게 푹신이를 고쳐달라고 하기 위해 기차를 탄다. 은지가 어린 나이에 부모도 없이 길을 나설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푹신이를 믿기 때문이 아닐까?

도시락을 사기 위해 나갔다가 뒤늦게 돌아오는 바람에 그만 꼬리가 문틈에 끼여 버린 푹신이. 불안해 하던 은지가 푹신이와 함께 쪼그리고 앉아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안되 보이기도 했다. 친절한 차장 아저씨께서 납작해진 푹신이의 꼬리에 붕대를 감아주긴 했는데 아무래도 제대로 고치려면 할머니의 손길이 필요할 것 같은데 드디어 기차가 모래언덕에 도착했다. 둘은 곧장 집에 가지 않고 모래 언덕에 들렸다가 뜻하지 않은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푹신이를 보니 어째 고장난 로봇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할머니의 손길을 거치고 목욕을 하고 난 후의 폭신이를 보니 나조차 한 번 안아 보고 싶은 생각이 들렀는데, 아이들도 책 속의 푹신이를 가졌으면 했다. 그래서 나보고 만들어 달라고 한 적도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런 실력은 없어서... 그래서 귀여운 여우 인형인 '푹신이'가 이 책에 달려(또는 포함되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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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 문화마당 4-004 (구) 문지 스펙트럼 4
최윤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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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삼아 한 번씩 서점에 들릴 때면 매장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보고 놀라고 두서가 없어질 때가 많다. 어느 책을 살펴 볼까, 우리 아이가 어떤 책에 관심을 가질까 하면서 이 책도 들추어 보고, 저 책도 뒤적거려 보면서 얄팍한 지갑때문에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이제는 좋을 책을 고를 수 있는 기준을 소개하는 비평서도 많이 나와 있고, 인터넷이라는 정보통이 있어서 검색을 통해 좋은 책을 고르는 것이 한결 수월해 졌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여자는 미인이고 순종적이어야 행복하다'는 식의 설정이 내포되어 있는 명작동화나 전래동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비록 나는 그런 책들을 읽고 자라고,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좀 더 진취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담은 동화-<종이 봉지 공주>나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 안젤리카> 같은-를 접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해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구입할 때도 여자가 등장하는 그림책은 더 꼼꼼히 살펴보는 편인데 아직은 많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또 한가지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를 위해 여러 책을 먼저 읽어보면서 느낀 건데, 작가의 말처럼 좋은 동화책이라고 추천된 책들 중에 '문학작품이 아니라 도덕 교과서의 예문이어야 할 동화'가 많아서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이 많다는 것이다.

작가는 불량식품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듯, 수많은 책들 속에서 정말 아이들에게 읽힐만한 책을 골라 주는 몫은 부모에게 있다고 말한다. 솔직히 아이들에게 책을 고르라고 하면 좋은 책을 고르길 바라는 부모의 바램과 달리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이나 만화책을 고른다. 그렇기에 부모가 먼저 아이들의 책을 살펴보고, 골라 읽어주면서 아이 스스로 좋은 책을 고를 줄 아는 안목을 기르도록 도와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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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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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이면 무엇을 알까 싶은데, 작가는 이미 세상을 느낄만한 나이라고 한다. 하긴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 나이 정도면 어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홉 살의 내 모습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저울질 해 보았다. 70년대 중반의 내 아홉살의 삶을 되짚어 보았지만 평화롭고 즐거웠던 기억들만이 떠오른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여민도 성장한 후에 자신의 아홉살을 되돌아 본다면 그 때 느꼈던 불행과 슬픔은 퇴색되고 윤색되어 있으리라...

나온지 제법 오래된(?) 책인지라 젊었는데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었다길래 구입해서 다시 읽어 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세상을 느낄만한 나이인 아홉살에 접어든 사내아이이다. 채석장에서 일하는 아버지, 잉크공장에서 사고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어버린 엄마,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여민'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아이이다. 살고 있는 동네의 사람들이 다 그러하니 그다지 표가 나지 않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질 못하다. 그가 싸가지고 오는 도시락이 그의 가난을 드러내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민이는 도시락을 집에 오는 길에 있는 숲에서 군대 말투를 쓰는 기종이와 함께 먹어버린다. 그의 또다른 친구인 검은 제비는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죽자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하면서 열 두살에 벌써 건강한 살빛과 눈빛을 잃어 버리고 만다.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나 자신이 살아 오면서, 여러 책을 읽으면서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그래도 주인공 여민은 친구들 중에서 가장 나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을 받쳐 주고 이끌어 나가는 아버지와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주는 어머니가 계시니까 말이다. 기종이나 검은 제비의 인생에 비한다면 험난한 세상의 풍파를 조금이나마 비껴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책을 덮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가슴을 짓누르는- 부분은 누나와 단 둘이서 사는 기종이가 학교 선생에게 체벌을 받는 장면이었다. 아니 그것은 체벌이라기 보다는 폭행에 가까웠다. 숙제를 해 오지 않았다는 명분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무자비 하게 때릴 수 있는지... 돌봐 줄 부모가 없는 아이에 대한 배려도 할 줄 모르는 선생이었다. 촌지를 내밀 수 있는 부잣집 아이들만이 관심 대상인, 월급기계나 다름없는 선생 밑에서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을 수 있기나 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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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4
존 버닝햄 글, 그림 | 이주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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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애쓰는 산타 할아버지의 험난한 여정과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한 아이의 환한 얼굴이 가슴 찡하게 다가온 존 버닝햄의 그림책입니다. 크리스마스 전 날 산타 할아버지는 온 세상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고 집에 돌아옵니다. 아픈 순록도 돌봐주고 잠자리에 누우려는 순간, 아뿔싸! 멀고먼, 롤리폴리 산꼭대기 오두막에 사는 하비라는 아이의 선물을 빠트린 것을 알게 되지요. 너무 가난해서 선물이라고는 산타 할아버지로부터 받는 것이 다인 하비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 역시 산타 할아버지가 꼭 선물을 가져다 주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순록들은 잠이 들어버렸고, 산타 할아버지도 매우 지쳐 있었지만 하비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섭니다. 멀고 먼 그 길을 순록도 없이 가야 하는 산타는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눈이 많이 내려 비행기는 더 이상 운행을 못하고, 지프는 나무를 들이박고, 오토바이는 미끄러지는 등 갖가지 사고를 당하지만 마침내 산타 할아버지는 하비의 오두막에 도착했답니다. 굴뚝으로 내려가서 하비의 양말에 선물을 넣어주고 여러 가지 교통 수단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오는데 광활한 들판을 터벅터벅 걸어 가는 산타 할아버지의 모습에 절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 밝아오는 때가 되서야 잠자리에 드는 산타 할아버지가 모쪼록 편히 쉬시길…

비록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은 아니지만 12월만 되면 아이들은 산타클로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부모님 말씀 잘 듣는 착한 어린이’라야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평소에는 귓등으로 흘리던 아이들도 12월만 되면 천사표가 되어 그렇게 말을 잘 들을 수가 없지요. 선물 욕심에 그렇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지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선물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저희들까지 행복해진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일년이 다 가도록 선물이라고는 받아보지 못한 하비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고 얼마나 기뻐했을지 상상이 갈 거예요. 가난하게 사는 하비의 선물을 빠트리지 않고 챙겨주신 산타 할아버지께 감사 드리며, 진짜 산타클로스가 있어서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을 단 하루나마 기쁘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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